2003년 11월 30일 일요일

그런가?

지아지아오가 내게 그런다.
'어~! 승인! 살이 좀 빠진 거 같아~'
'처음엔 살이 쪄서 눈이 작아 보이던데 지금은 눈이 큰 것 같아~'
 
'어...난 살이 빠지는 게 좋아~'
 
정말 그런가? 밥도 잘 먹고 다니는데...
요즘 운동을 주욱 해서 그런가?
그런데 아무리 거울을 보면서 스스로를 살펴봐도 그렇게 살이 빠져보이진 않는다.
몸무게를 재봐도 늘 그 자리.
저울이 하향곡선을 좀 그려줬으면 하는 바램은 늘 있는데 말야.
 
후배 녀석은 살이 빠졌다고 좋아한다.
 
'난 왜 몸무게가 그대로지?'
'형이 운동을 열심히 안해서 그렇지.뭐'
이눔이...-_-;
 
나이가 들어갈 수록 나이살은 잘 빠지지 않는다는 말이 제법 실감이 난다.
 
열심히 아령을 들었다 놨다...들었다 놨다...
그리고 가볍게 땀 흘릴만큼의 탁구 한게임...
 
집에 와서 밥을 하는 게 좀 귀찮긴 해도
먹어야 사느니...
 
며칠 전에 밑반찬 사다놓은 게 참 유용하게 먹히네...
 
먹고 사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긴 하지만
때론 그것만큼 번거로운 게 없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긴 한다.

2003년 11월 29일 토요일

오랜만에...

정말 간만에 친구랑 술한잔 했다.
한국 식당에 가자고 그런다.
퇴근시간도 아닌데 좀 일찍 나올 수 있다면서...
 
그 친구와 태평양 1층에서 옷가게 점장인 여자와 함께 저녁을 함께 했다.
 
개고기를 먹고 싶다해서 안주로 개고기를 시키고
된장국을 시키고 버섯요리를 시키고는
맥주와 백주를 먹었다.
 
오랜만이라 그런지 술이 좀 취하는 것 같다.
 
점장은 한국에 대한 얘기도 물어보고 이런저런 가벼운 주제들을 꺼낸다.
배용준의 '호텔리어'를 무척 재미있게 봐서 배용준을 무척 좋아한다고 한다.
 
난 중국 배우들과 가수들을 대며 좋아한다고 말하고
친구랑 서로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말이 예전보다 좀 늘은 것 같다는 형식적인? 칭찬에 기분도 좋아졌다.
 
애니메이션 이야기가 나왔는데
북경이나 상해는 애니메이션이 유명하고 여건은 좋지만
물가도 비싸고 유명해지기도 어렵지 않겠냐면서
장춘에서 열심히 하면 금방 유명해지지 않겠냐며 장춘에서 일을 하란다.
길림대학에도 장춘대학에도 애니메이션 감독님도 있고 애니메이션과도 있으니 말이다.
얘기를 듣다보면 일리가 있기도 하다.
그런데 뭐...지금은 아직 어떻게 해야할지 정확하게 결정도 못하겠고
중국어 공부하는데만 좀 더 열중해야겠다는 생각 뿐이다.
 
돌아오는 길이 참 춥다.
시간이 그리 늦지도 않았건만 몇 주 전에 비해
자동차들도 뜸하고 사람들도 뜸하고
정말 겨울을 실감한다.
 
가끔 느끼는 건데
어떤 때는 한국친구들과 얘기를 하고 오는 것 같은 착각?이 들 때가 있다.
 
나도 조금씩 어학이 늘어가는 건가?
아직은 잘 모르겠는데..말야.

2003년 11월 28일 금요일

안들려...

가끔 밤에 눈이 내리는 광경은 참 이쁘다.
그것도 가로등 아래로 흩날리듯 쏟아지는 눈은 참 이쁘다.
 
주변은 어둡고 캄캄한데 가로등 아래는 밝아서
그 밝은 공간으로 눈들이 이리저리 흔들리며 쏟아지면
비가 오는 듯, 꽃 비가 오는 듯 시선을 떼기가 어려울 지경이지...
 
가로등 아래 저 멀리로 집으로 걸음을 재촉하는 사람들도 정겨워 보이고...
 
그림으로 남겨두고 싶었건만 타블렛만 잡으면
이미지는 머리 속에서만 맴맴 돌고
손은 게으르고 ctrl+z만 연거푸 눌르고 다시 그리고 다시 누르고...
타블렛 연결했다가 마우스 연결했다가 몸만 바쁘네...
 
....
낮에 친구 만나러 태평양 백화점에 갔다가
친구 아는 태평양 직원들 몇이(중국사람) 내가 탁구치는 걸 보고
스물스물 다가오더니 번갈아가며 탁구 치기를 원한다.
 
세시간...!
피곤해 죽는 줄 알았네...
(중국애들도 뭐뭐해서 죽겠다는 표현을 자주 쓰는데 어떤 행위를 표현하는 단어 뒤에 죽을 사(死)를 써서 표현한다.)
얼굴에서는 바닷물 정제하고 나온 듯 알 굵은 소금이 서걱거리고
땀흘린 만큼 즐겁긴 하다.
피곤해서 헬스도 가지 않고 집으로 바로 왔지.
 
다른 친구한테 전화해서 저녁이나 같이 먹자니까 알았다며 전화를 준다고 해놓고는
저녁 9시가 되도록 전화가 없어서
늦게 저녁을 먹었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그 친구는 내일이나 모레...연락을 해주기로 했다고 한다.)
분명 전화내용을 제대로 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증거할 만한 마땅한 방법도 없다.
 
오늘은 푹~ 자겠군.

2003년 11월 27일 목요일

간섭.

뉴스에서 2008년 북경 올림픽을 기해 대만이 독립하겠다고 선언한 내용이 나온다.
중국의 각계 각층의 전문가들에게 이야기도 듣고...그러는데...
지금 그 문제는 중국으로선 '파란을 일으키는 대만문제'정도로 생각되고 있다.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이야기가 나오고..말이다.
 
중국 친구에게 대만(타이완) 수도가 타이베이냐고 그랬더니
잠시 망설이다가 수도라고 하면 중국사람들은 혹 기분나빠할 수도 있다고 그러면서
그냥 하나의 시(-도청소재지 정도?)로 생각한다고 그런다...
 
예전에 대만을 갔었을 때도 대만과 중국의 전쟁문제가 슬쩍 들리긴 했었는데
이번에도 역시다.
 
중국으로 봐서는 대만의 독립이 못마땅할테고
대만으로 봐서는 독립을 해서 중국의 간섭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을테지...
신문을 보면 대만이 미국을 등에 업고 행동을 하는 듯 해서
중국정부와 미국정부가 일대일로 대화하자고 그랬다는 이야기도 봤다.
 
남의 나라 문제이니 뭐...별 다른 생각이 있진 않은데
왜 미국은 또 저렇게 설치나...싶다.
이라크 문제도 그렇게 크게 벌려놓고는 말이다...
그러고보면 미국도 참 오지랖이 넓은 나라다..싶다.
 
다만 바라는 것은 정부관계자들, 높으신 양반들로 인해
괜한 서민들 피흘리고 죽어가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제발 그냥 좀 편하게 살게 두는 것이 가장 위하는 길 아닌가 말이다.
 
'백성들이 왕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고 사는 나라의 왕이 가장 훌륭한 왕'이라는 옛이야기가 생각난다.
 
오늘은 바람이 덜 불어서 그런지 좀 포근하게 느껴지는 날이다.

2003년 11월 26일 수요일

[mov] 질투는 나의 힘 - Jealousy Is My Middle Name


....보고 나서 느낌은 슬프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하고...그랬다.
내 마음을 들킨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 또 현재를 사는 사람들의 잘 드러나지 않는 속내를 훔쳐본 듯한 기분도 들고 그랬다.

이원상(박해일), 박성연(배종옥), 박윤식(문성근) 이 세사람 말고도 하숙집 주인 딸, 그리고 원상의 옛 여자친구가 영화 끝나고 나서도 계속 마음에 걸렸다.

난 이 영화가 남자들과 여자들의 관계에 대한 불합리를 얘기하는 것 같다.
사실 영화 내내 남자들의 고민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현실적인 안정 속으로 제일 먼저 기어들어가는 사람들은 얍삽한 남자들이다.

하숙집 여자는 어떻게 될까... 어떤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게 될까... 원상의 여자 친구였던 매경이는 얼마나 힘겨웠을까... 주인공인 성연은 그렇게 남겨진 채로 또 살아야하는 것일까...

원상과 윤식의 묘한 분위기가 영화 줄곧 이어지는 건 긴장감 있는 일이었으나 결국 둘의 화해(?)와 여자들의 공유(?)로 인한 남성만의 공감대가 형성되는 부분에선 참으로 낯뜨겁기까지 했다. 원상이 제 2의 윤식으로 거듭나는 순간이었다. 한국적 현실로 보면 비교적 약자가 열등감을 벗어던지는 순간에 다른 대안의 모습으로 전환을 하지 않고 강자의 대열에 합류해서 잘 배워버리는 모순적 순환고리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남겨진 세 여자들의 삶은...그렇게 그냥...남겨진 채로...남겨진 채로...

남자의 질투심은 여자들보다 더하다는 얘기를 종종 들었다. 나의 경험에 비춰봐도 그랬었던 것 같고... 하지만 그 질투가 소유욕에서 비롯되는 것임을 느꼈을 때 나의 질투는 무척 부끄러운 것이었고 그래서 고치려고 전환하려고 무척 애를 썼던 기억이 난다.

영화는 그런대로 재미있었고 간혹 웃기도 했으며 간혹 긴장하기도 했다.

특히 이 영화의 헤드카피가 되었던 '누나, 나도 잘해요...'라는 부분은 다름아닌 중국어 자막 때문에 폭소를 터트리고 말았다. 도대체 어떻게 번역을 할까 궁금.궁금했었는데 직역을 하자면 '침대에서의 쿵푸 정말 짱!이야'라는 식이었으니... 물론 여기에서의 쿵푸는 여러 뜻이 있으니 알아서들 생각하시길...

박해일, 배종옥, 문성근의 연기는 정말 좋았다.
특히 배종옥은 튀지 않으면서도 사소한 부분의 심리묘사같은 게 탁월하다는 느낌이었다. 문성근은 좀 여우같고...박해일은 조금 투박하지만 좋았다. '살인의 추억'이 슬쩍 겹쳐지기도... 이 영화가 먼저 개봉했으니 '살인의 추억'에서 겹쳐져야 맞는 얘기겠지만...

관계의 흐름과 정체, 사랑의 진실과 거짓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 속내를 들킨 것같은 화끈거림을 감수하면서...

잘 살아야지...암~

장을 보러 꾸이린 시장에 갔는데 밑반찬을 뭘로 살까 고민하면서 돌아다니던 중...
내가 말을 버벅대니 한 아주머니께서 한국말로 '뭘 찾으세요?'라고 물어보신다.
조선족 아주머니다...
반갑기도 하고 내 중국어가 서툴러서 그렇군...하는 마음도 함께 들어진다.
 
가지, 무우조림, 깻잎, 감자볶음 등 많은 반찬들이 있다...
내가 뭘 살지 몰라서 망설이고 있으니 맛을 보라며 음식을 조금씩 주신다...
맛도 있고 좋다...
그래서 이것저것 한아름(?) 샀더니 가격도 깍아주신다.
사실 그렇게 비싼 것도 아닌데...
남정네 혼자 와서 반찬 고르고 하는 게 대견하게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그 마음이 너무 고맙고 감사해서
'어머님 덕에 밥 잘먹게 되었네요...감사합니다...'라고 연신 고마움의 인사를 드렸다...
 
굳이 한국말을 하지 않았어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혹은 사람사이의 정...같은 것들...
이런 경우가 되면 난 사실 무척 마음이 들뜨고 행복해지곤 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서로를 해하려고(고의가 아니더라도) 속이려고 사는 삶보다
서로 믿고 행복한 대화가 오고 가는 것이 얼마나 기분 좋은 일인가...
 
장을 보는 중에 중국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이빨을 뽑아서 어제, 그제 면만 먹었다고 한다...
내가 집으로 건너가겠다니 오라 한다...
 
가서 친구가 해주는 음식에 밥을 먹으며 가볍게 술한잔 했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내가 주절주절 얘기를 하는데
잘 들어준다...나이는 나보다 6살 어린데...
이 친구도 삶에 곤란도 있고 어려움이 있을텐데
중국에 와서 공부하는 내가 못내 걱정도 되고 그러나보다...
참 고맙고 미안하기도 하다...여러 감정이 교차한다...
 
돌아와 집에서 이런 저런 생각에 마음이 행복해서 슬프다.
내가 살아가는 것...이 곳에서 이렇게 살고 있는 것...
모두 좋은 분들, 소중한 분들의 힘으로 도움으로 버텨내고 살게 되는 것....
한시도 고마움을 떨쳐버릴 수 없건만... 힘이 부족한 자신이 부끄럽기도 하다.
 
잘 살아야지...암...잘 살아야지...

2003년 11월 25일 화요일

연결 불능.

오늘은 일기 쓰기 싫은데...
아니 쓰기 싫은 것보다 하루종일 감각감상이 없었다.
 
생각없이 사는 거...참 괴로운 일이다.
크고 작은 모든 일에 대해 감각과 감상을 얻어야 깨어있는 것인데
오늘은 무척도 멍한 하루를 보냈다.
 
일기가 쓰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건만
다른 특별한 일 없이 살면서 이것조차 하지 않으면
내 스스로에게도 참 미안한 일이란 생각이 드는 것이다.
 
아니다.
이런저런 생각이 많긴 하다.
정리가 잘 안되는 날인가보다.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서도 그렇고 지금 공부하는 문제도 그렇고
또 지나다니면서 보고 느낀 것도 있긴 하군.
그런데 마음에서 머리로 머리에서 손으로 손에서 자판으로가 잘 연결이 안된다.
 
오늘 연결체계 불능이다.
 
그림을 그려볼까도 했지만 수십 번을 지웠다 다시 그렸다가...결국 낭패다.
 
칼바람이 내 어딘가를 얼려버렸나보다.
전자렌지가 있으면 해동이라도 하련만...
 
깨어있는 삶...필요하구나!

2003년 11월 24일 월요일

영화.

DVD를 몇 장 샀다.
사면서 보니 전에는 잘 눈에 띄지 않던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전엔 영화, 애니메이션만 있는 줄 알았는데
잘 살펴보니 '세계 미술사 여행', '내셔널지오그래픽', '세계 대사건' 등
교양 DVD가 무척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것들은 모두 세트로 되어있어서 가격이 좀 비싼 편이긴 하다.
영화 중에서도 아주 오래전에 명화였던 영화들도 보이고...
 
DVD를 사면서 몇 몇 사람들 얼굴이 떠오른다.
이 곳에 와서 이런 풍경을 보면 참 좋아할...몇 몇 사람들...
 
그러고보면 영화를 어렸을 적에는 만화영화만 보고 그랬다가
홍콩영화에 심취했다가 애니메이션과에 들어가면서
명화라 불리는, 명작이라 불리는 영화들에 아주 조금 눈을 뜨다가
나름대로의 영화 선택 기준을 가지고 보게 되었다.
지금은 중국어 공부하는 게 목적이라
졸리는 영화면 도움이 되지 않아 약간은 재미 위주로 골라오긴 하지만서두...
 
중국어가 좀 더 늘어서 자막을 보지 않아도 될 때 쯤이면
여기 중국 생활은 더욱 즐거워지지 않을까?
DVD가 무척 싸니 말이다...
 
DVD를 사와서 플레이어에 넣는 순간부터 조금 흥분과 긴장이 되곤 한다.
어떤 내용일까...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질까...
어떤 영상이 나올까...하고 말이다.
물론 요즘은 자막을 되도록 빨리 읽어낼 수 있을까..하는 긴장감이 좀 더 많지만...
 
DVD를 사오는 날이면 왠지 뿌듯해지곤 한다.

2003년 11월 23일 일요일

하루 해가 짧아.



하루 해가 정말 짧은 것 같아...
家教받고 돌아오는 길... 시간은 네 시 밖에 안되었건만 해는 어둑어둑 지고
도로 변에 가로등은 모두 다 켜져있고 차들의 헤드라이트 불빛은 거리에 가득하고....
 
중국 북방은 해가 짧긴 짧은가 보다.
그러고보니 밤이 무척 길군...
 
아침 해는 늦게, 저녁 해는 일찍...부지런히 움직여야 낮에 일을 다 보겠군...
 
여하튼 너무 짧아...-_-;;;

2003년 11월 22일 토요일

만두 (따뜻한 속...을 가지고 싶어.)

운동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후배가 팝콘을 산다고 잠깐 노점에 들렸는데
그 옆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호빵같은 게 있어서 샀다.
여기에서 말하는 만두(man.tou)인데 한국에서 말하는 만두는 교자(jiao.zi)라 부른다.
내용물은 돼지고기...다...
원래 다른 속도 있나본데 여긴 돼지고기 속만 있다고 그런다.
 
하나에 1원(150원)인데 참 크다.
세 개를 사고 후배도 산다고 해서 두 개 사줬다.



만두를 사가지고 오는데 겨울이 좀 포근해진 느낌이다.
집에 돌아왔는데 아직 온기가 좀 있다.
 
문득 나도 속이 있고 다른 사람들도 다 속이 있을텐데
추워지거나 혹 속이 상하는 일이 있으면 제 맛을 내지 못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봤다.
 
만두는 때론 겉은 그럴듯 한데 속은 별로인 경우도 있고
겉은 별로인데 속이 좋아서 맛있는 경우도 있고 그런다.
 
사람도 마찬가지 아닌가 싶다.
슬쩍 속을 들여다 봤을 때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싶다.
언제라도 식지 않고 언제라도 그 느낌을 유지하는...
게다가 나만의 맛을, 향기를 내는 사람이면 더 좋겠지...
세월이 흐르면서 그렇게 지켜가는 게 쉽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그래도... 지켜가고 싶다는 건 다만 욕심일 뿐일까?
 
그래도 난 '따뜻한 속.을 가지고 싶어.'

2003년 11월 21일 금요일

늘...같음(?)

오늘도 눈이 꽤 왔다...
길은 미끄럽고 춥고 학교 다녀와서 면모자(빵모자..)를 사러 갔다.
장갑도 할인을 하길래 장갑도 하나 구입하고...
 
골목골목이 미끄럽다...두번 넘어질 뻔 했다.
천천히 차분히 걸어다녀야지...
 
하루하루가 늘 같은 패턴으로 돌아간다.
하긴 딱히 하는 일이 없어서 그렇기도 하고
한국에서라면 이런저런 일들이 있었을 테고
혹은 일을 찾아다녔을 터인데 여기서는 중국어 공부하는 것 빼고는
운동하러 다녀오는 것, 가끔 중국친구들 만나는 것 말고는 하는 일이 별로 없다.
 
그래서 간단한 애니메이션이라도 만들어볼까..하고 생각도 하게 되는데
노트북이라 그것도 그리 용이하진 않을 것 같기도 하고
플래시는 잘 다루지도 못하고...
스캐너도 없고...흠...나중에 동생이 카메라 사서 보내면 좀 만들어볼까?
그 전에 틈틈이 생각도 좀 하고 그래볼까?
 
하지만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중국어가 더 중요하니 마음이 중국어 공부쪽으로 향하는 건 당연한 일이지...
게다가 곧 HSK시험이 있으니 시험결과에 신경쓰지 않더라도
연습삼아 시험을 보더라도 공부는 좀 해야겠지...
 
그래도 늘 같은 패턴의 생활이 좀 재미없게 느껴지는 하루다.
 
참 재미와 참 즐거움은 내 스스로의 마음 안에서부터 비롯되는 법...
그걸 알지 못하고 진정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소냐...
내 자신과 대면해서 대화하는 시간을 좀 더 늘려야할까보다.
 
눈이 내리고 추워지면서 전보다 더 일찍 상점들 문을 닫고
사람들도 집으로 들어가기 바빠보인다.
겨울은 겨울이네.뭐...

2003년 11월 20일 목요일

눈 내린 밤.

눈이 내린 학교는 참 이쁘다.
사람 발이 닿지 않은 곳들도 있어서 눈이 새하얗게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눈이 내리면서 사람들 자주 다니는 인도나 길들은 질척거린다.
눈의 양면성-_-;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저녁에 가로등에 비춰지는 눈 내리는 광경은 또 아름답다.
왠지 미소가 지어지고 가슴 한 켠이 따뜻해지고 하고...
 
길을 걸을 때 총총걸음으로 아주 조심조심 걷는다...
택시들, 자가용들 바퀴에 눈 녹은 물이 튈까봐 조심조심 다니고
혹여라도 넘어질까 조심조심 다닌다...
 
그러고보면 내리는 눈을 느끼는 마음 별개, 눈 내린 후 살아가는 걱정 별개다.
 
언제부턴가 추워지면 혹 집 없는 사람들이 생각이 나서
가끔씩 마음이 무거워질 때가 있다.
눈, 바람 피할 공간이 없다는 건...정말 가슴아픈 일 아닌가.
...겨울은 사랑과 축복과 기쁨 그리고 슬픔과 아픔이 공존하는 계절인 듯 싶다.
 
해외에서 맞이하는 겨울은 좀 다른 감상을 갖게 한다.
뭐랄까... 한국과 정말 많이 떨어져있다는 느낌?
그리고 혼자 이 곳에서 물 위의 기름처럼 부유하고 있다는 느낌?
 
눈도 내리고 점점 추워질텐데...겨울을 잘 보내야겠다고 맘 먹었다.
편안하게 포근하게 겨울을 보내도록 해야지...
 
사람들의 키가 한 뼘씩 작아지고 보폭은 좁아지고
자동차들의 움직임이 5분의 1씩 느려지고 밤은 빨리 온다.
 
정말 겨울이군...

2003년 11월 19일 수요일

請客(칭커) - 손님을 초대하다.

오늘 중국친구들을 집으로 불렀다. 같이 저녁이나 먹자면서...
옌궈, 옌뽀, 규이...이렇게 셋이 왔다.
 
이들이 오기 전에 운동을 하고 장을 볼까 하다가
시간이 좀 빡빡한 것 같아서 장만 보고 들어왔다.
애호박, 표고버섯, 팽이버섯, 대파, 마늘, 계란, 고추장, 쌈장, 귤, 바나나, 멸치, 참치캔...
뭐...여하튼...대충 해먹을 것을 사가지고 왔다.
 
오늘의 주된 메뉴는 된장국이다.
친구들이 생각보다 좀 일찍 와서 좀 서둘러야 했다.
된장국이나 김치찌개는 사실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닌가...
하지만 뭐...나름대로 한국음식 맛보라고 해주는 것이었으니...만족한다.
 
된장국과 김치볶음(참치 캔 하나 덜었다.), 군만두...
이렇게 해주고 김치랑 다른 간단한 밑반찬을 내놓았다.
음식이 좀 강하다고 한다.
내 스스로도 느끼지 못한 한국에서의 습관이 그대로 배어나오는 순간이다.
미안하다하니 맛이 강하지만 맛있다고 그런다...뭐..고맙지...
 
저녁을 함께 먹으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는데
그럭저럭 알아듣고 말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오늘은 간단한 한국어를 알려줬는데
시간되면 알려주겠다 하니 자기들이 아는 한국인은 나나, 내 친구..몇 명 안되고
조선족하고도 별로 말할 기회가 없다며 괜찮다고 한다...
듣고보니 쓸 일이 없으면 배울 마음도 없는 법....알았다 했다.
 
이야기를 하다보니 한국의 된장이 여기에서 말하는 된장과 같지 않고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데 까먹었다.-_-;;;
그리고 참치는 '진치앙'위라 하는데 금색 총 모양의 물고기란 뜻이다.
만두도 여기에서는 만두란 이름이 한국과 다른다.
한국의 만두는 보통 '지아오즈'라 하고 우리가 말하는 발음과 같은 만두는 '빵'과 같은 모양이다.
군만두도 다른 이름이 있다 하는데 듣고 까먹었다.-_-;;;
저녁과 함께 술을 먹다보니 적어달란 말을 미처 못해서이다. 흠...~~
 
후식으로 귤과 바나나를 먹고 좀 쉬었다가 집으로들 돌아갔다.
 
그들이 돌아간 지금 느끼는 건
역시 중국어는 멀다! 이다.
지금은 멀지만 앞으론 가깝겠지?^^a

2003년 11월 18일 화요일

속전속결...그리고 0과 無...

난...전쟁을 싫어한다. 아니, 혐오한다.
폭력으로 인한 모든 것 난 싫다. 언어든, 물리적이든..말이다.
그럼에도 나도 모르게 언어폭력이나 생활습관으로 일어나는 폭력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 듯 하다.
아니, 있을 것이다....특별히 주의하면서 살고 있다.
아래 글 중에 '전쟁은...'이라고 시작되어서 변명(?)을 먼저 하는 것이다.
 
  "전쟁은 속전속결을 근본으로 삼는다. 오래 버틴다고 잘 싸운 것이 아니라 이겨야 잘 싸운 것이다(故兵貴勝 不貴久). 속전속결은 많은 것을 절약하므로 무엇보다도 신속을 귀하게 여긴다."
 
위의 말은 중국의 여자 재벌 중 하나인 장찬의 말이다.
 
난 속전속결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좋지 않다고 배웠다. 천천히 꼼꼼히 일을 잘 처리하는 게 좋다고 들었다.
하지만 위의 글에서 난 중요한 소득이 있었다.
속전속결은 많은 것을 절약하므로....라는 말이다.
물론 이 말 속에는 모든 일을 대충한다는 말이 아닐 터.
게다가 이 말을 한 이는 상인의 말이다.
 
하지만 일을 제대로 잘 빨리 처리한다면 나에게 주어지는 시간은 참 많아지는 건 사실이다.
그건 나의 나태함을 경계하는 말이기도 하고
살아갈 날들에 대한 시간 안배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왕에 중국에 공부하러 왔으면 좀 빨리 중국어를 마스터(?까지는 아니더라도)하는게 좋지 않나?
 
한국인의 냄비근성이네...빨리빨리 근성이네...를 말하는 게 아니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원불교학과를 다닐 때 모선배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우리가 깨달음을 얻으려 할 때 중요한 건 시간의 문제다.
내생에 깨닫고 영생을 얻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 고해의 바다에서 신음하고 있는 중생이 있음을 안다면
한시라도 빨리 깨달음을 얻는 게 중요하지 않겠는가...
결국 깨달음도 시간 싸움이다...!!!'
 
난 이 말을 듣고 한참을 고민하기도 했고 멍하기도 했다.
깨닫는 데는 각자의 근기(깨달을 수 있는 정도?)가 있고 여러 정황들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도 스스로 하기 나름인 법...
난 결국 그 말이 맞다고 결론을 내렸다.
 
지금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준비하는 것은 비교적 맞는 말이지만
한시라도 빨리 준비해서 도움을 주지 않으면
그 누군가는 평생 도움을 받지 못할 수도 있는 것이다.
꼭 누군가가 아니어도 좋다. 그 대상이 나 자신이라 할지라도....
 
결국 시간은 한정되어 있는 것이고
그 시간 동안에 내가 얼마나 빨리 알아가는 가가 중요한 문제 아닌가...
 
승인! 노력할지어다....
 
또 하나...어제 읽었던 글 중에서 나를 자극하는 또 한 마디...
 
  "그 말은 특별히 좋은 충고였다. 모든 일이 순풍에 돛단배처럼 잘 되어갈 수는 없는 것이다. 언제 어디서라도 0에서 다시 출발할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 세상에서 최고로 강한 숫자는 0이고 강한 한자는 無자다. 0과 無, 이 앞에 더 이상 그 무엇을 두려워하랴!"
 
0과 無는 강한 숫자이며 강한 글자라는 것.
늘 준비하고 산다면 두려울 건 없는 법.
 
얼마전에 생각했던 '백척간두 진일보'라는 말. 역시 같은 맥락이라 생각한다.
언제 어디서라도 다시 출발한 각오가 되어있다면...
난 두려울 게 없을 터.
 
...지금 시작이다!!!

2003년 11월 17일 월요일

我相信努力的结果 - 난 노력의 결과를 믿는다.

'...即使十分艰难,却毕竟是可以实现,可以克服,我相信努力的结果,也应该正视努力的过程.'
 
중국친구가 매일을 보낸 내용 중 한 부분인데
그 친구가 어제, 그제 양일간 시험을 치며 느꼈던 감상이다...
 
해석을 해보자면...
'설령 무척 어려울지라도 마침내는 실현될 것이고 극복해낼 수 있다.
나는 노력의 결과를 믿는다. 또 마땅히 노력의 과정을 주시할 것이다.'
라는 내용이다.
 
요즘 내가 좀 게을러진 감이 없지 않아 있어서 그런지
이 친구의 저 문구가 가슴을 콕콕 찌른다.
요즘의 난 마치 산을 오르지 않고 산 정상에 올라 멋진 풍광을 보고 싶어하는 얄팍함이랄까?
노력의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사실 누구보다도 잘 아는 나인데 말이다...
 
스스로의 노력하는 과정이 힘들더라도 혹은 지지부진 하더라도
그 과정을 예의주시하고 정면으로 바라보며 스스로를 독려하지 않으면
사실 노력의 결과가 정확하게 나오지 않는 것 같다.
결과는 결국 노력이라는 원인의 산물이 아닌가.
스스로의 실력 고하의 여부를 떠나서 노력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물론 노력에 대한 댓가는 단기간이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꼭! 반드시! 돌아오게 되어있다.
그렇게 믿는다.
 
고등학교 때 건, 대학교 때 건 반복학습이란 걸 해본 적이 없었는데
어학을 시작하면서는 그 '반복'이란 걸 실감하게 된다.
어학은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습관은 반복에서 결실을 맺게 되는 것이고...

2003년 11월 16일 일요일

사람...사람...

어제 저녁 늦게 중국친구들을 만났었다.
 
옌궈와 그의 친구들...이동, 치앙궈신..이 둘은 대학동기라 한다.
대학교 시절 한 숙소를 쓴 친구들인데 한 방엔 모두 8명이 생활했다 한다.
보통 제일 나이가 많은 사람들로부터 시작해 가장 나이가 어린 순서로 8명을 정한다고 한다.
 
한국과 참 다른 사실은 중국애들은 태어난 달(月) 차이로 형, 동생을 나눈다고 한다.
한국은 보통 年단위로 위,아래가 구분되는 반면
이 친구들은 한달만 먼저 태어나도 형이 된다고 한다.
하긴 밥이 몇 그릇인데 일리가 있다.
 
옌궈가 날 형이라고 부르고 그래야 하는데 자꾸 그게 버릇이 안되서 미안해한다.
중국에서 지내면 중국사람들 습관을 따라야하지 않냐면서 괜찮다고 했다.
 
옌뽀(옌궈의 여자친구)가 저녁식사를 준비하고 남정네들은 나가서 술과 음료수를 사왔다.
옌핑(옌뽀 여동생)은 컴퓨터로 드라마를 보느라 정신이 없다.
약대를 다니는 아인데 여기 약대는 3년제고 졸업 후엔 (당연히) 약방에 취직한다고 한다.
 
저녁과 술을 먹으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는데
 
1. 이 친구들은 중국어가 번체자에서 간체자로 바뀌어 가는 게 싫다고 한다.
간체자는 문화대혁명의 시작과 함께 등장한 것이라 하는데
모택동을 국부로 생각하긴 하지만 그의 업적 중 70%는 잘했고 30%는 잘못했다고 생각한단다.
그 중 하나가 번체자에서 간체자로 바뀐 것인데
원래 한자는 한글자 한글자마다 뜻과 모양이 담겨져 있는데
그게 사라지면서 생각도 점점 잃어간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했다.
 
2. 중국 각 지방 사투리에 대한 얘기였는데 역시 사투리는 이 친구들에게도 재밌고 낯설고 그런가보다.
특히 남방에 가면 거의 얘기를 알아듣지 못한다고 하면서
그래도 동북 3성의 발음이 표준에 가깝다고 한다. 자기들 고향이라 그런가?
본인이 혹은 상대방이 알아듣지 못했던 에피소드를 얘기하며 한참을 웃었다.
나보고 여기에서 배운 방언은 절대로 다른 지역에서 통하지 않으니 말하지 말라 한다.^^
 
3. 사회주의가 좋으냐, 자본주의가 좋으냐는 질문에
일반 서민들은 그런 이념, 주의에는 별로 상관하지 않는다면서
잘 먹고 잘 살면 어떤 것이라도 좋지 않느냐고 한다.
하긴...어떤 주의, 이념이든 사람이 사람답게 잘 먹고 잘 살자는 게 근본목적이니...
자본주의에 대한 좋지 않은 얘기와 또 북한의 사회주의의 잘못된 점들을 얘기하길래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장점들만 잘 골라서 섞여지면 좋겠다고 그랬다.
 
4. 옌궈는 내가 중국에서 애니메이션 회사(개인)를 만들어서
애니메이션도 만들고 돈도 잘 벌기를 기원해줬다.
3년 안에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그 이후에는 정말 많은 외국인들이 들어올 거라면서
기회는 3년 안에 만들고 잡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조언도 해줬다.
 
5. 언제 나보고 한국음식 한 번 해보라 한다.
할 줄 아는 건 김치찌개나 된장찌개, 미역국 등 단순한 것 밖에 못하는데...흠..
그리고 혼자 밥해먹기 번거롭거나 귀찮다고 생각되면
언제든 자기 집에 와서 함께 밥을 먹자고 그런다...그럼..고맙쥐...
 
뭐...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1시가 넘어서야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굳이 자고 가라는 걸 그 친구들이나 나나 서로 불편할 듯 해서 집에 돌아왔다.
돌아오면서 시원한 바람을 쐬면서 문득 한국친구들과 한국말로 대화하고 돌아오는 것 같다는...
착각이 들면서 기분이 좀 묘하더라...
 
조금씩 조금씩 노력하고 공부해가는 결실을 조금 맛보는 건가?
내 능력이 부족하기도 하고 또는 좀 게으른 탓이 있어 늦은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조금씩 상대방의 말이 들리고 이해가 될 때는 함께 웃으며 즐겁게 얘기할 수 있어서 좋다.
 
 
::
지아지아오 받고서 중국에서 알게 된 한국인 여동생이 있는데
그 친구가 무슨(?) 대학 한국어과 학생 한 명에게 한국어를 가르쳐주면 좋겠다고 한다.
일주일에 한 번인데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중국어도 좀 배우면 좋을 것 같다고...
그래서 흔쾌히 승락을 했다.
 
오늘은 학교에서 으로 돌아오는데
돌아오는 길이 너무 익숙해져서 마치 한국의 어떤 동네를 거닐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사람 사는 게 그렇네....

2003년 11월 15일 토요일

말.

한 며칠 먹을 음식을 사러 꾸이린루에 있는 시장엘 갔다.
원래 대형마트에 가서 샀었는데
사실 대형마트가 진열은 잘 되어 있어도 시장보단 조금 비싼 편이기도 하다.
 
이것저것 사는데 자꾸 나보고 조선족이냐고 묻는다.
역시 중국어하는데 티가 많이 나긴 나나보다.
중국사람들과 비스하게 얘기를 하려면
정말 얼마나 열심히 노력하고 중국에서 생활해야 할까...
 
하긴 한국에서 가끔 T.V로 보는 미즈노, 이한우 등과 같은 외국인도
곧잘 사투리며 많은 어휘력을 구사하긴 하지만
얼굴을 보지 않고 들어도 뭔가 다른 느낌을 받기 마련이니...
 
중국친구는 말을 할 때 되도록 빨리 하라고 충고한다.
말이 틀리는 것, 그리고 어법이 맞지 않는 것은
차츰차츰 고쳐가면 될 터이고
또 일반적으로 회화에서는 어법을 지키지 않는다고 말이다.
그런데 말을 천천히 하면 자신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중국인들은 말이나 글에 쉼표가 별로 없다.
그러니 말을 되도록 빨리 하는 연습을 하면 좀 더 빨리 실력이 늘 것이라 한다.
간단한 문장부터 빨리 하는 연습을 해야지...
 
사실, 말을 빨리 한다는 게 그리 쉽지 않다.
한국어로 말을 할 때도 난 그렇게 말이 빠른 편이 아닌데...
 
언젠가는 시장에서 장을 볼 때 같이 농담도 하고
물건 값도 흥정하면서 내가 중국인인지 한국인인지 헷갈리게 하는 날이 왔으면
참 좋겠다.^^

2003년 11월 14일 금요일

무거운 바람.

낮에 학교에 가는데 바람이 무척 세게 분다.
이 무거운 몸이 바람에 날려 날아갈 것만 같은 느낌이다.
앞으로 나가기도 버겁게 바람을 뚫고 다녀왔다.
 
바람이 쉬이 그치질 않는다.
하늘을 보면 눈이라도 금방 쏟아질 색깔인데...
 
바람이 많이 분다는 것 빼고는 날씨는 무척 온화하다.
겨울에 이렇게 포근한 날씨일 경우
곧 눈이 쏟아진다는데...
 
 
 
::
'1:99电影行动(영화행동)' 이라는 DVD를 봤다.
한국에 있을 때 기사로 접했던 건데
홍콩에 한창 사스가 왕성하게 활약을 할 무렵
홍콩 정부에서 유명한 감독들에게 단편을 제작해줄 것을 부탁했었다.
그래서 두기봉, 서극, 주성치, 진가상 진가신, 유위강 등 15명의 감독들이 참여했다.
배우로는 유덕화, 유청운, 양조휘 등 유명배우들도 등장을 한다.
 
그렇게 해서 홍콩 홍보 비슷한 단편영화들이 제작이 되었는데
원래의 의도는 사스때문에 홍콩을 기피하는 일이 없이
사스퇴치에 노력하고 있으니 많은 관광객들이 다시 홍콩으로 와줬으면 하는 취지였단다.
그런데 감독들이 심각하고 무겁게 만들지 않고
재밌고 코믹하게 만들면서 사스라는 내용은 슬쩍슬쩍 비치는 내용으로 구성했다.
보고 있으니 참 재밌다.
 
마침 한국에서도 '6개의 시선'이라는 단편 옴니버스 영화가 상영된다는 데
인권위원회에서 제작을 하는 것이라 알고 있다.
 
영화가 애니메이션이 무거운 주제도 다루기도 하고
일반 관객들과 만나기 위해 여러 장르를 섭렵하기도 하지만
이렇게 공익적 차원, 혹은 사회적인 차원에서
사람들 의식의 흐름을 견인하는 차원의 영화들도 종종 제작되었음 하는 바램이다.
물론 무겁지 않게... 재미있게... 가볍게...
그러면서 할 말은 하는...
 
그러고 보니 난 참 무겁고 경직되어있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다.
 
어떻게 노력하면 좋을까?

2003년 11월 13일 목요일

태엽

전에 알람시계가 필요해서 하나 샀는데
이 시계는 태엽을 감아줘야만 시계가 움직인다.
건전지도 필요없고 태엽만 감아주면 된다.
그 태엽의 수명은 약 하루다.
알람이 울리게 되면 태엽이 좀 많이 풀리게 되어서 그렇기도 하다.
 
매일매일 태엽을 감아주는 건 불편하기도 하고
또 시계가 조금씩 빨리 간다는 단점도 있지만
세상모르고 잠을 자고 있을 때
나에게 일어나라는 신호를 보내기 때문에 한편 필요한 물건이기도 하다.
 
나는 몇 번을 감아주고 조여줘야 하루를 살아낼까.
내 마음이란 게 그리 현명하거나 부지런하지 못해서인지
정말 자주자주 조여주고 챙겨주지 않으면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풀리고 마는데...
 
태엽이 작으면 작을 수록 한 번 감았던 게 빨리 풀리고
크면 클수록 천천히 풀리는 건 당연한 법.
육근동작 한 번의 움직임을 어느 정도 크기로 돌리느냐따라
참 많은 것이 변화하고 바뀔 것만 같다.
 
감고 또 감고....다 풀려서 움직이지 못하기 전에 또 감고....
지속적으로 깨어있음은 늘 그만큼의 노력을 필요로 한다.

2003년 11월 12일 수요일

미래는 예측불허.

미래는 예측불허, 그래서 인생은 의미를 갖는다.
 
'아르미안의 네 딸들'에 나오는 대사라 한다'
아는 선생님께서 보내주신 메일에 적혀있었다.
나의 중국생활이 힘들지 않기를 바라시면서...
 
언제나 그렇지만
과거는 과거대로 내가 답보해온 결과의 흔적들 있지만 돌이킬 수 없고
미래는 미래대로 내가 가야할 길에 대한 정해지지 않은 가능성 있다.
 
그러나 과거는 반조하며 현재의 삶을 좀 더 잘 살기 위한 디딤으로 삼으면 된다.
미래는...?
그래, 예측불허지. 그게 불안할 때도 있고 조급증을 불러 일으킬 때도 있지.
모르기 때문에 막 살아도 무슨 상관이냐 할 때도 있었고
만약 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바랬던 적도 있었다.
 
그런데 모르기 때문에 그리고 어떻게 변해갈지 모르기 때문에 인생에 의미가 있다는 말은,
그 말 자체로 삶의 역동성을 표현하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물론 때론 현재, 지금의 내 모습을 보면
앞으로 어떻게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게 될지 어렴풋하게 추측할 수 있다.
그런데 정확한 게 아니기 때문에
그리고 현재 모습에 대해 그리 만족하지 않기 때문에
예측불허인 미래를 내가 원하는 무엇으로 채워가고 만들어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에
지금이, 그리고 지난 날들이 또 앞으로의 날들이 의미가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인생은....
...
 
나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일까....
 
 
::
사람이 사람을 만나 좋아하고 사랑하게 되는 것은
자신의 의지로도 가능하지만 때론 그렇게 되지도 않는 법.
변하는 상황 속에서 변해가는 마음들의 오고 감에 따라서
쉽지 않은 줄다리기 속에서 조금씩 마음의 키가 자라는 건, 그걸 느끼는 건...
즐거운 일임엔 틀림없지만
그 모든 일엔 또다른 흔적이 남고 아픔도 수반되는 것...
점프!하기 위해 오늘도 바쁘지만 멈추는 때 자유를 얻을 수 있을까?
 
오늘은 이 깊다.
....도 깊어간다.

2003년 11월 11일 화요일

컴플렉스는 원동력이다.

친구 홈페이지에 갔다가 그 친구가
어느 동인 문학상 수상자의 소감 중 한마디를 적어놨다.
 
'컴플렉스는 원동력이다'
 
그렇구나...
컴플렉스를 고치려 하는 것도 그리고 그걸 이겨내려 하는 것도
나를 발전시키고 깨어있게 하는 원동력이구나...
 
맞아...그렇지...세상에 버릴 것은 하나도 없다.
장점도 단점도 다 내가 하기 나름인 것을...
가만보면 세상 모든 게 양면이 있지만 그 양면을 통해 하나를 이룬다.
지나치면 아무데도 쓰지 못하지만
적절하다면 분명 필요한 것이다.
 
노자도 이런 말씀을 하셨더랬지.
 
'무용(無用)의 용(用)'
 
아무 것에도 쓸모 없다고 느껴지는 것도 다 쓸모가 있는 것이라고....
 
그래...그렇지...
 
 
::
요즘은 탁구 치는 재미가 쏠쏠하다.
후배들을 알려주기도 하면서 치는데
한 10여 년전에 배웠던 탁구가(물론 정식으로 배운 건 아니지만)
지금 즐거움을 준다. 후배들에게도...
30분, 1시간 신나게 치고 나면 땀도 나고 재미도 있고...
 
모든 운동이 그렇듯이 탁구도 자세가 중요한데
기본 자세 잘 길들여져 있으면 어떤 경우에라도 공을 제대로 칠 수 있다.
그 기본이라는 것. 참 단순한 원리임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다.

2003년 11월 10일 월요일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

The only thing necessary for the triumph of evils for good men to do not thing.
- edmund burke
 
所有邪恶胜利之原因,皆因善良人无动于衷。
 
무슨 말인고 하면...
 
모든 '악'들이 승리하는데 필요한 단 한가지는...(승리하는 이유는...)
모든 선량한 사람들이 아무 것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마음이 전혀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다...)
 
라는 뜻이다.
 
어제 'tears of the sun; 太阳之泪'을 보는데
영화가 다 끝나고 위와 같은 자막이 떴다.
 
정확하게 해석해보고 싶어서 영어 사전도 뒤적여 보고 중국어 사전도 뒤적여 본 결과,
나름대로 해석한 것이었다.
 
생각해보니 그렇다.
세상에 악이 존재하는 이유는 내 마음의 선한 생각이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라는 걸...
 
꼭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도 좋다.
잘못되는 것은 어쩌면 본인의 선한 의지가 발동을 하지 않거나
스스로가 움직이지 않아서 그런 것일테니....
 
'악'이라 칭하는 모든 것...혹은 조금이라도 잘못되었다고 느끼는 모든 것은...
그것을 고치려는 의지가 없거나 혹은 거부하려는 노력이 없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 아닌가...
 
한국의 파병 문제, 미국이 이라크에 대해 생각하는 것...
더 작게는 내가 지금 고쳐야 할 단점들...
혹은 단점은 아닐지라도 내가 무언가 변화시키려고 하는 나의 삶의 방식들...
내가 움직이지 않아서 그렇다는 것...
그것만큼은 확실한 것 같다.
 
소극적 능동성..이라든가...
작은 발걸음...움직임이라든가...
모두 소중한 나의 첫 걸음이겠다.
 
세상을 바꾸려는 욕심이라기 보다...
나의 삶을...그리고 나와 관계된 삶을 변화시키려는 욕구에서 비롯되어지는 모든 것...
 
지금! 이 순간, 이 자리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니...
 
'백척간두 진일보!'다!!

2003년 11월 9일 일요일

욕심.

지아지아오를 받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인도 옆으로 쇠창살 담이 있는데 나무들이 얼기설기 붙어있다.
처음 중국에 왔을 때 여름 막바지라 그랬는지
제법 푸르기도 했고 빛이 그렇게 바래지는 않았는데
오늘 보니 말라 비틀어지고 색도 다 빠지고 그래서
한편으론 보기 흉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스산한 느낌도 준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보기 흉한 것이나 스산한 느낌이라 해도
내 미추관념이 교육받아져오고 습관화 된 게 많기 때문에
사실 보기 흉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런데 저 나무들, 풀들은 봄에 생명을 또 받아 자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봄에 피우고 여름에 다 누리고 가을에 준비해서 겨울에 저렇게 땅으로 가는데
내 욕심은 한도 끝도 없어서
자꾸 추운데도 욕심을 부리고 상황이 그렇지 않은데도 억지로 하는 건 아닌가...
아침에 채웠으면 저녁에 비우고 저녁에 채웠으면 아침에 비우고
늘 속이 더부룩하지 않도록 욕심도 삶의 자세도 그리해야 하는데
억지 욕심이 그득그득해서 사는 내가 보인다.
 
흐르는대로 살면 이 세상에서 살아남지 못한다 하고
악착같이 살기엔 그런 마음새가 싫고...
물론 모든 삶이 이분법은 아니니 내가 어리석게 생각하는 걸 안다.
악착같이 바르게 살면 되는 것인데...말이다.
 
추워지면서 땅속으로 스러져가는 자연의 이치를 보며 건방 떨었다.
 
좀 더 넉넉해지도록 수선해야지.

2003년 11월 8일 토요일

변명.

사실 참 오랫동안 고민한 것이 있다.
아니, 줄곧 고민해 온 것이라기 보다
상황상황이 생길 때마다 나름대로 깊게 고민을 한 편이다.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사람이 사람에게 어떻게 보이느냐... 하는 것.
그리고 나도 상대방을 어떻게 바라보느냐 하는 것...들 말이다.
 
사실 내가 사람들에게 좋지 않게 보여진다는 것은 그리 기분 좋은 일이 아니다.
하지만 본의 아니게 그런 오해를 샀을 경우에
난 내 스스로가 좋은 사람임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변명하고 상대방을 설득하려고 했었다.
내 스스로가 단 한사람이에게라도 좋지 않은 모습으로 기억되는 건 싫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런 행위에 대해 난 덧붙여 변명하거나 거짓말을 한다.
변명하는 모습도 좋지 않게 보일까봐서다...
 
사실 오래 전, 난 상대방에게 보여지는 것보다
상대방에 내게 보여지는 것만이 신경 쓰였고 민감했었다.
그래서 내 마음대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사람의 가치를 매겼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가면서 다시 말해 나이를 먹어가면서
상대방이 나에게 보여지는 것들은 그냥 그렇게 지나갈 수 있게 되었다.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도 되었고 이해하게도 되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고쳐지지 않고 있는 부분은
상대방의 본의가, 의도가 좀 잘못되었다고 판단되어질 때
상대방에게 내 의견을 강요하는 것이다. 내가 옳지도 않으면서...
그런 부분도 내 스스로는 많이 사라졌다 생각했는데
누군가에게 나의 그런 모습에 대해 이야기를 듣고 나니 다시 생각되어진다.
 
혹자는 나의 그런 행위에 대해 좋은 뜻으로
상대방에게 애정이 있으니 그렇게 자꾸 말도 하고 그러는거라 한다.
애정이 없으면 그냥 신경쓰지 않고 살면 되고 상대방이 힘든 일이 생겨도 그런가보다 한다고...
 
그 말은 아주 조금 일리는 있는 듯 싶다.
사실, 어떤 사람에 대해 개별적인 애정이 아니더라도
사람이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데 있어서 힘들어 하는 사람을 보면
어떤 마음이라도 들기 마련이니까...
그건 내가 아니더라도 모두 마찬가지일 성 싶다.
 
그런 욕심은 내가 앞으로 조금씩 더 고쳐나가면 될 단점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갈수록 내가 상대방에게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는 건 견디기 힘들다.
요즘 그런 생각이 들면서
스스로의 취사를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을 했다.
단순하게 결론을 내린 건 변명하지 말자.였다.
변명을 하지 않으면 나의 진심이 알려지지 않을 수 있다는 조급함이 남아 있지만
상대방이 나의 행동에 대해 그렇게 생각했다면
좋든 싫든 그렇게 비춰졌다면 그건 내 몫이란 생각을 했다.
조급해하지 말고 꾸준히 스스로를 추스려가며 살면 된다고 생각했다.
 
상대방에게 오해를 사게 했던 부분이 있으면
앞으로 그런 오해가 없도록 노력하면 될 것이고
오해가 아니라 정말 내 의도가 잘못된 것이라면 고쳐가면 될 것이다.
 
여전히 조급한 마음은 남아있지만 서두른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계속 내 스스로를 반조하며 돌아보며 살펴보며 살아야겠다.
작은 것도, 큰 것도 모두 내 육근동작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이니.... 내 '업'이니....
비우고 비워서 맑아지도록....투명해지도록....
 
걸림없는 바람처럼....

2003년 11월 7일 금요일

운동 시작.

후배들이 헬스클럽 등록을 했다길래
나도 운동을 좀 해야할 필요 있어 같이 가서 등록했다.
한 달에 120원(원래는 150원)이다. 할인 기간이라 한다.
한 달만 끊었다.
운동하는 동안 움직이지 않았던 근육도 좀 풀어주고 힘도 좀 쓰면서
몸을 만든다기 보다 정신을 좀 더 굳건히(?) 해야겠다.
 
'형식은 본질을 규제한다'
 
몸이 흐트러지거나 힘이 없어지면 정신도 마음도 덩달아 힘이 없어지는 법.
몸을 움직여서라도 마음을 좀 더 튼튼히 하면
다시 튼튼한 마음 덕에 몸도 생기를 찾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 때문이다.
 
한 달이 짧은 기간이긴 하겠지만
꾸준히 다니면 좀 더 건강해지지 않을까 싶다.
 
운동할 기회가 없다는 건 핑계인 줄 분명히 알지만
마음을 낸다는 게 또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었다.
 
하지만 언젠가 친구가 그랬다.
'작심삼일 100번 만 하면 1년이 간다'고...
그 말을 듣고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꾸준히 하는 건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꾸준히 하지 못할 때는 또 바로바로 일어서고 마음챙기는 습관도 필요한 법이니까.
 
중국어도 운동도 조금씩 천천히 또 꾸준히 해가야겠다.
 
오늘은 바람이 칼이다.
얼굴을 할퀴고 지나간다. 아프다.
털모자도 장갑도 사야지...

2003년 11월 6일 목요일

바람 부는 날에.

바람이 꽤 매섭다.
하지만 선선한게 마음까지 시원하게 한다.
머리 속까지도 시원해지는 기분이다.
 
오늘 지아지아오는 그런대로 문제풀이가 잘 되어서
쉽게 쉽게 잘 넘어갔다....이상한 날이다...
 
오면서 화장지 몇 개, 이쑤시개, 바지걸이 몇 개 사서 왔다.
 
그러고보면 참 하루를 의미없이? 혹은 재미없이? 사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공부하고 학교갔다오고 그리고 가끔 장보고...
....
그런 느낌이 드는 이유는 아마도 한국에 있을 때
뭔지는 몰라도 정신없이 살았던 이유도 한 몫 거드는 모양이다.
그렇게 정신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속에서 살다가
이 곳에 오니 한가롭고 할 일이 없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드나보다.
 
조금씩 더 마음 챙겨서 운동도 꾸준히 하고 마음수양도 더 쌓고 그래야할까 보다.
 
선선한 바람을 곧잘 마음에 담아두기도 했었는데
마음의 폭이 많이 줄어든 모양이다.
그냥 스쳐가게 하고 옷깃을 여미는 내 모습을 보면 말이다.
 
단전에 힘을 모으고....합!

2003년 11월 5일 수요일

사람들 사이에서.

장을 보러 헝커렁(3-4년 전에 생긴 대형마트?)에 가는데
오늘따라 사람들이 북적댄다.
5시가 채 안되었는데 날은 어두워지고 사람들은 바삐 움직인다.
과일파는 사람들은 서둘러 남은 과일을 팔려고 하고
이런저런 작은 물품들을 파는 사람들도 더 어두워지기 전에 더 추워지기 전에
조금이라도 더 팔고 집에 돌아가려고 하는 모양이다.
물건을 사서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 물건을 사러 가는 사람들로
겨울에 느껴지는 공기가 조금은 따뜻하게 느껴진다.
 
여기저기에서 음식소리와 사람들의 웅성거림, 외침, 자동차들의 경적소리가
문득 연말을 느끼게 한다.
연말이 되려면 아직도 두 달 남짓 남았는데...
벌써 한 해가 저물어간다는 느낌을 받다니...시간 참 빠르기도 하다.
 
장을 보고 계산을 하는데 오호라...간단한 몇마디가 들린다.
역시 단어량과 지속되는 대화가 중요하긴 한가보다.
돌아오는 길에 아지트(한국식당)에 가서 배추김치도 사고
든든한 무게로 집으로 돌아왔다.
 
밤은 저물어가고 T.V소리만 방안에 가득하다.
 
아침 맞을 준비해야겠다.

2003년 11월 4일 화요일

흐르는 시간.

오늘은 후배의 권유에 힘입어...
초급 4반 수업을 듣지 않고 중급 1반 수업을 들어봤다.
단어가 좀 더 어렵거나 하는 것 빼고는 들을만 하다.
그런데 중급반 책이 없으니 어쩐다?
그냥 당분간 후배랑 같이 책을 좀 보고
HSK시험을 중점적으로 해야할까 보다.
 
초급 듣다가 중급 듣는 게 뭐 특별한 것도 아니고
비슷비슷한 부분들인데 좀 다른 게 있다면
중급반 학생들은 초급반보다 듣기를 좀 더 잘하고 말하기가 좀 더 수월하다는 것이다.
이건 큰 차이이긴 하다.
그런데 수업을 듣는 건 큰 차이를 못느끼겠다.
아마, 오늘 배운 부분이 좀 쉬워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내일 들어보고 또 들어봐야 어떤지 알 수 있을 듯 하다.
 
집에 돌아와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쓰려고 하는데
자꾸 에러가 난다. 어제부터 에러가 나는데 이유를 모르겠다.
얼마 전에 바이러스 때문에 고생한 생각이 나서 혹 바이러스때문인가 싶어
포맷하고 다시 깔았다.
한 3-4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쩝~
 
그런데도 잘 안된다.
요즘 패치, 핫픽스, 업데이트 항목 등 많은 부분들에 문제가 발견된다고 하니
그럴 수도 있겠다. 그런데 알지를 못하니 원~
알지 못하는 건 죄다. 죄.-_-;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컴퓨터 때문에 시간을 허비하진 않아야 할텐데...흠.
 
하루하루가 정말 빨리 가는 것 같다.
한국에 있을 때보다 시간이 흐르는 속도가 한 3배는 빠른 것 같다.
이유가 뭘까?
 
 
::
오늘 지아지아오가 일본인들 정말 싫다는 표현을 한다.
아마 얼마 전에 서북대학에서 있었던 일본인들의 저질스러운 공연 때문에
기사가 크게 나서 그런가 보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오늘 지아지아오를 받는 데
옆자리에 앉은 머리가 좀 벗겨진 아저씨를 가리키며 일본인 비판을 하는 게다.
(유학생 건물에서는 많은 외국인이 중국인과 함께 개인교습을 받는다.)
그런데 그 아저씨는 한국인이었다.
수업하는데 자꾸 큰소리로 전화하고 시끄럽게 해서 이 친구가 좀 짜증이 났나보다.
그런데 한국말이 일본말처럼 들렸는지 그 아저씨를 몰래 가리키며
나한테 일본사람들은 정말 좋지 않다고 한 것이다. 허~
내가 한국사람이라고 알려주니 좀 당황해하면서
서북대학에서 있었던 사건으로 화제를 돌린다. 흐흐
하긴 크게 표시가 나는 각국의 사람들 말고는 헷갈리는 건 어쩔 수 없다.
 
요즘 일본 화제거리이긴 화제거리이다.

2003년 11월 3일 월요일

중국이니까...?

전에 농구를 하다가 운동화 하나가 밑창이 튿어져서
며칠 전에 집 앞에 있는 신발 수리공에게 맡겼다...
그냥 길가에 앉아서 동네 사람들 신발 수리하는 어저씨인데...
집 앞, 그리고 좀 지나서 두 명이 늘 나와 있다...
 
집 앞에 있는 아저씨한테 맡겼는데
오늘에야 찾으러 갔다.
헉...그런데 이게 뭐람...접착제로 바닥만 붙여줄 줄 알았는데
접착제가 좋지 않았던 모양인지 신발 바닥을 못같은 걸로 5개나 박아놨다. 크~
게다가 신발깔창도 잊어먹었나보다...없다..
좀 황당해하다가
얼마냐고 물으니 4원이랜다...
그런데 신발깔창이 없는 걸 보고는 1원 깍아준다. 가서 사랜다.-_-;
 
3원 들여서 신발 수리?하고 멀쩡한 신발에 못구멍을 갖게 되었다. 허~
 
좀 황당하고 그렇지만 그래도 교훈을 얻었다.
다시는 안맡겨야지...하는...-_-
 
또,
어제 산 책 중에 소학생들이 보는 '고사성어 300단어'라는 책은 씨디를 줬는데
씨디를 넣어서 보니...책의 순서랑은 상관없이 무작위로 내용이 진행된다...
그 씨디를 볼 때는 아무래도 책을 찾아 체크해가며 봐야하는지..원~
 
뭐...중국이니까..하면서 넘어가는 문제이기도 하지만
이미 씨디가 그렇게 나온 걸 가지고 서점에 가서 항의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흠...
 
신발은 편하게 막 신어야 할 경우에 신어야겠고
씨디는 책 안보고 소리만 들으며 연습해야겠다.
 
상황이 그러면 상황에 맞춰 사는거지. 뭐~

2003년 11월 2일 일요일

실수...

중국친구-규이와 치우메이가 놀러와서 점심을 같이 해먹었다.
나는 김치찌개계란볶음밥을 하고
치우메이는 가지간장마늘 등을 넣고 요리를 하고
규이는 가늘고 딱딱한 채소(뭔지 이름이 생각 안남.-_-;)와 계란을 볶아서 요리를 만들었다.
비교적 풍성한 식탁으로 점심을 먹고 난 후에
공부하는 얘기도 하고 또 이것저것 조언도 해준다.
 
그리고 시간날 때 대화나 하자고 중국판 icq(oicq)을 깔아준다고 하는데
가입비가 1원이다. 1원을 내면 번호를 주는데 그 이후로는 돈을 내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데 한국에서 icq는 돈을 내지 않는다고 하니
외국 프로그램을 쓰면 비교적 느리고 버벅대는 모양이다.
그래서 많은 중국인들은 oicq를 쓴다고 한다.
중국 네트워크에 맞는 메신저를 활용하는 셈이다.
그러고보면 한국은 msn을 많이 쓰는데
사용인구가 많다는 이유로 쉬이 바꾸지 못하는 편이기도 하다.
국산 메신저가 많이 있긴 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나도 msn을 쓰고 있지만 말이다.
 
그래서 핸드폰 번호를 입력하고 핸드폰 요금에서 지불되게 되어있는데
그만 내 핸드폰 번호를 틀리게 입력하고 말았다.
난 내 핸드폰 번호를 완전히 기억을 하지 못해서
벽에 붙여 놓은 종이에 적어놓는데 이런...그 번호가 틀렸던 것이었다.
그것도 친구들이 가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그래서 전화를 다시 해서 번호가 틀렸다고 한 차례 웃고는
나중에 설치하는 방법을 이메일로 보내달라고 했다.
 
 
::
연변에 계시는 영덕 형님이 일 때문에 여기저기 다니시다
오늘 장춘에 도착했다고 연락이 왔다.
그런데 핸드폰이 계속 안된다고 한다...처음엔 핸드폰 금액이 벌써 다 떨어졌나 싶었는데
알고보니 잘못 적어놓은 번호를 알려드렸던 것이다. 허허...
 
어쨌든 저녁식사를 같이 하기로 해서
형님이 묵는 호텔로 가기로 했다.
 
 
::
중국친구과 함께 학생서점에 갔다.
가서 중국어법 책 고사성어 모음집(소학생용), 그리고 작문책(소학생용)을 샀다.
줄기차게 보고 또 보고 해야지...
학교 수업책도 봐야하지만 계속 그것만 보니 재미도 없고 그래서 산 책인데
좀 더 분발해야겠다.

2003년 11월 1일 토요일

11월 요이 땡!

11월이 시작되었다.
시간은 내가 느끼지도 못하는 사이 성큼성큼 앞서가고
난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 부단히 뛰는 느낌이다.
 
하루종일 집 밖에 나가질 않았다.
 
집에서 T.V와 함께...그리고 인터넷과 함께...시간을 보냈다.
중국 노래 가사를 사전 찾아가며 따라 불러도 보고
중국 신문 기사를 사전 찾아가며 해석도 해봤다.
책상 이곳 저곳에 단어들이 널부러져 있다....
고 놈의 단어들이 책상말고 머릿속에 좀 남아있으면 좋겠다...
 
창 밖에는 바람이 몹시도 불더라...
어제 뉴스에서는 오늘부터 내몽고쪽에서 황사가 밀려든다고 하는데
(중국친구가 통역?해줬다. 설명이라고 하는 편이 났겠군...)
그다지 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직까지는 괜찮는 것 같은데...흠... 마스크는 꼭 챙겨서 다녀야겠다.
 
...DVD나 한 편 보고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