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2월 28일 토요일

친구들 오다.

전부터 한 번 온다 만다 하더니
메신저로 얘기하다가 급작스레? 혹은 계획적으로 세 녀석이 작당을 해서
결국 오늘 이곳 장춘에 오게 되었다.



장춘에 볼 거리가 많지 않아 무척 미안했다.
그냥 나 보러 왔다는 말에 나 보는 비용이 좀 쎄다..고 그랬더니
한 녀석이 우리 친구들이 좀 비싸잖냐..고 한다.
 
어쨌든 반갑다!
 
다들 살이 엄청나게들 쪄가지고
같이 목욕탕을 갔더니 중국 친구가 우리들 살찐 모습을 보고 진정한 친구들이라고 한다.
 
마음내기도 쉽지 않았을 텐데 게다가 직접 오는 건 더 쉽지 않았을 텐데
고마운 마음 뿐이다.
 
태호는 박사과정 잘 밟아가길 바라고
문성이는 새로 몸담게 된 직장에서 오래도록 생활하길 바라고
충훈이는 지금 하는 일 잘 풀리고 좋은 기회들을 잡길 바란다.
 
친구녀석들 오고 나니 마치 한국인 듯 싶다.

2004년 2월 26일 목요일

사고하는 방법의 차이.

예전에 한쌍의 남녀가 버스를 타고 산악지대를 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어느 한 지점에서 버스를 세우고 그들은 내렸다.
버스에서 내리고 곧바로 버스는 출발했다.
버스가 출발하자 갑자기 산에서 큰 바위가 굴러내려와 버스를 덮치고 버스는 산산조각 났다.
물론 버스에 타고있던 승객은 전원 사망했다.
그 광경을 보고 그 커플은 "우리도 저 버스에 타고 있었으면 좋았을것을..." 하며 안타까워 했다.
두 사람은 왜 그렇게 이야기 했을까.



만일 두 사람이 그곳에서 내리지 않았다면,
내리는 시간동안 버스가 지체하지 않았을 것이고,
바위는 버스가 지나간 뒤에 굴러 떨어졌을 것이니.
 
이 글을 읽고 사고하는 방법의 차이를 느꼈다.
보통은 "다행이다. 만약에 저기에 타고 있었더라면..."이라고 생각할 터.
하지만 위에 있는 한쌍의 남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발상의 전환이라 해야할까?
좀 더 명확한 분석력이라 해야할까?
 
어쨌든 내 느낌은 그 한쌍의 남녀 본인들을 먼저 생각한 것 보다
함께 살고 있다는 생각, 그리고 입장의 전환이 멋진 것 같다.
 
생각 하나로 바뀔 수 있는 건 너무나도 많다.

2004년 2월 25일 수요일

선문답.

예전에 원불교학과를 다닐 때 교수님이 이런 질문을 하신 적이 있었다.
 
"새가 병 안에 들어가 있다. 병을 깨지 말고 새를 꺼내려면 어떻게 해야하나?"
 
그 때는 동기들이 한참 화두를 품고 살고 선문답에 흥취가 있었던 사람들이 많았던지라
각양각색의 대답이 나왔었다.



"새가 병 안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된다."
"나와 새가 하나이기 때문에 새는 자유롭다."
"새를 그냥 둬서 죽게 해도 운명이기 때문에 굳이 빼내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
"질문 자체가 속박을 주는 것이므로 그것에 매일 필요없이 병을 깨서 새를 꺼내도 된다."
 
등등...많은 답변들...
 
사실 화두, 선문답이란 것은 정해진 답이 있는 건 아니다.
다만 깨달음에 가까이 계시는 분들이 질문에 대한 답을 들으면
누가 더 깨달음에 가까이 있는지 알 것이다.
 
한참 병 안의 새로 인해 화두를 틀고 다녔던 적이 있었다.
 
지금의 화두는...??

[ani] 다이고로는 내 친구!

예지영PD가 준비 중인 애니메이션 스틸

지영이는 저와 함께 학교를 다녔던 동생입니다. 학교 다니는 내내 수업 과제 애니메이션부터 졸업작품까지 계속 했네요. 그래서 서로 '으이구~ 징그럽다...'고 표현합니다. 그런 지영이가 한호흥업 PD로 취직해 충분히 자기 역할을 해낸지도 시간이 꽤 흘렀네요.

지금은 TV 시리즈용 애니메이션을 제작 중에 있습니다. 총감독이 없이 회사 시스템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여러가지 애로사항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런 덕분에 이것저것 일을 다 해서 경험이 더 풍부해지는 좋은 점도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이번에 제작 중인 애니메이션은 일본에서 베스트 셀러로 널리 알려졌던 '다이고로야 고마워'라는 책을 기본으로 스토리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장애 원숭이와 한 가족과의 생활을 통해 무엇을 보여주려고 하는 걸까요?^^

캐릭터도 이쁘게 나왔고 테스트 움직임도 괜찮고... 칼라도 잘 뽑아졌더군요. 인형으로 나와도 팬시제품으로 나와도 이쁠 것 같습니다. 기대가 됩니다. 대박 나길 진심으로 바라마지 않습니다. 여러분도 한국 TV에서 이 애니메이션을 볼 날을 기다리며 응원 보내주세요.^^

아! 위에 있는 그림은 그냥 스틸 컷이구요. 아래 있는 그림은 사진에 다이고로 3D를 합성한 것이라 합니다. 다이고로 3D는 애니메이션 중간에 SPOT 애니메이션 형식으로 매회 10-20초 삽입 될 예정이라고 하네요. 괜찮죠?^^


* 2006년 현재는 K방송국과 함께 작품 진행을 하는 중이라 합니다. 조만간에 방영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그 전에 중국쪽 진출 건으로 몇 차례 도와주며 수차례 본 터라 나름 애정이 갑니다. :) 데모 1, 2편은 DVD로 만들어졌습니다. 음악은 "영상음악제작소 복화술"에서 담당했었구요.

2004년 2월 24일 화요일

리얼리스트.

체게바라.를 잘 모른다. 그에 관한 책 한권 글 한줄도 읽어본 적이 없다.
내 주변에 체게바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좀 있어서
슬쩍 슬쩍 귀동냥으로 듣기만 했을 뿐.
언제 기회되면 읽어보고 싶다.고만 생각했을 뿐 아직 실천에 옮기지도 못했다.
 
우연히 인터넷 신문을 통해 그가 한 말을 접하게 되었다.



리얼리스트가 되자, 마음 속에 불가능한 꿈을 갖자.
 
마음에 커다란 장작불이 들어와 앉았다.
이상과 현실을, 현실과 이상을 어떻게 살아내야 하는지.
 
다시 가슴이 뛰기 시작한다.
살아야겠다.
뛰어야겠다.
 
사랑해야겠다.

2004년 2월 23일 월요일

사람에게 비춰보기.

無監於水, 監於人.
무감어수, 감어인.
 
내가 좋아하는 글귀 중에 하나다.
(옛날 사람들은 대야에 담긴 잔잔한 물을 거울 대용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물(거울)에 비춰보지 말고 타인에게 비춰봐라.



거울보면서 외형만을 가꾸지 말고 타인을 통해 자신을 들여다 보라는 소리다.
난 이말을 지금으로썬 99% 믿는다.
다시 역으로 나를 통해 상대방을 볼 수 있다는 것도 지금까지는 99% 믿는다.
 
모든 사람의 외형과 성격과 마음은 다 다르지만
사람은 사람, 움직여가고 운행되는 원리는 같지 않겠나.
 
사실 그런 경험을 해봤기 때문에 더 믿는지(믿고 싶어하는지도...) 모르겠지만
타인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그 안에 내가 보이고
내 안을 가만히 들여다 보고 있으면 내가 보이기도 하지만 타인이 보이기도 한다.
 
자주자주 비춰보기.

2004년 2월 22일 일요일

연지 북경에 가다.

처음엔 그렇게 자주 만나지 않았던,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자주 만나고 자주 얘기하고
나에게 형.이라 부르면서 잘 대해줬던 연지(리옌즈)가 갑자기 북경에 가게 되었다.
명은.이 아는 사장님이 북경에서 한국 음식점을 개업했는데
중국 사람이 필요하다고 지배인 격(즈음 으로..?)으로 가서 일하게 되었다.
갑자기 연락을 받은 바람에 연지 주변 몇 몇 사람들 정신이 없다.
 
연지가 좋아하는 담배(금교, 진치아오) 두 보루 챙겨서 갖다주고
이것저것 준비하는데 옆에서 거들고 조언도 좀 해주고 그랬다.



여자친구 현아.는 계속 불안하고 걱정스럽고 서운하고 벌써부터 그리운 표정이다.
두 애교 커플이 생이별을 하게 되었으니 앞으로 간지러울 일은 없겠지만
오늘은 두 사람의 애틋함을 보는 것만으로도 둘의 사랑이 느껴진다.
 
짐도 챙기고 부모님께 인사도 드리고 갈 준비가 끝났다.
 
한국 사람들은 어떤 걸 좋아하고 어떤 걸 싫어하는 지 대충 일러주고
성격이 급한 연지에게 누누히 성질 죽이라는 말도 잊지 않고 해주고
그리고 고속버스 정류장으로 배웅을 갔다.
현아, 희정.이가 함께 간단다. 사장님과의 첫 대면에서 통역을 위해~!
 
급해서 챙기지 못해 얼마 안되는 용돈 슬쩍 찔러주고 애들을 보내고 나니
걱정도 되고 조금은 안쓰럽다는 생각도 들고 정든 놈 보내니 아쉽기도 하고 그렇다.
 
잘 살아라! 건강하고! 돈 많이 벌어라!!
그리고 현아랑도 오랫동안 사랑하길 바란다!!
 
화이팅!이다.

2004년 2월 21일 토요일

들어갈까? 안들어갈까?

오랜만에 농구를 하러 갔다.
워낙에 농구 드리블이나 기술이 좋지 않아서 좀 그렇긴 하지만
열심히 뛰어다닐 체력은 되니까 함께 어울려 놀았다.
 
가끔 슛을 쏘면 들어가기도 하고...
 
잠시 빠져 쉬고 있는 동안 다른 애들 농구하는 걸 구경했다



나도 지금 저 코트에 있었으면 누군가 슛을 날릴 때
고개가 하늘을 쳐다보고 있을텐데...하고 생각이 미치니 슬쩍 웃음이 나온다.
 
들어가나, 들어가지 않나가 지금 저 순간에는 최고의 관심사!
 
공이 들어가고 들어가지 않고가 결정되어야만
내가 다시 공격을 할지 수비를 할지가 결정되는 것이다.
 
늘 어떤 일에는 순서가 있고 동기가 있다.
 
어서 나도 내가 던진 골이 성공했으면 좋겠다.

2004년 2월 20일 금요일

고! 스톱!

중국에 와서 처음 동생들이랑 고스톱을 쳤다.
다른 녀석들 네 명은 마작을 하고 나랑 동생 두 명이 고스톱을 쳤다.
 
돈 따먹기도 아니고 때리기도 아니고
그냥 서로 얘기하고 웃으면서 한 장 한 장 그림을 맞춰본다.
워낙에 실력이 없다보니 운이 좋으면 이기고 운이 나쁘면 지고
그렇게 웃으며 즐겁게 놀았다.



놀음은 돈을 걸지 않고 눈에 불을 켜지 않으면 놀이.가 되는 것.
그 놀이 안에서 고요하면서도 신나고 즐거운 감정을 맛볼 수 있다.
 
화투패를 맞춰보면서 내 마음도 맞춰본다.
 
지금 넌 뭘 들고 있어?
살면서 어떤 패를 내고 어떤 패를 집어올거냔 말이지.

2004년 2월 19일 목요일

요리 하다.

현아네 집에 갔다가 연지(리옌즈)랑, 현아, 희정이와 함께 얘기도 나누고 T.V를 보던 중에
요리 프로그램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두부 안을 살짝 도려내고 그 안에 돼지고기와 야채를 넣고 삶는(?) 요리였다.
연지가 유심히 보더니 오늘 저녁은 그 요리를 만들어 주겠다고 한다.
여동생들이 환호성을 지른다. 연지의 요리 솜씨가 일품이란다.
 
나는? 실력이 없으니 간단한 두부김치.나 만들어주겠다 했다.
 
함께 가서 장을 보고 요리는 희정이 집에 가서 하기로 했다.



가끔씩 요리를 할 때마다 드는 생각인데
누군가를 위해 몰입한다는 것, 간혹 무심의 상태가 된다는 것...
그리고 (맛을 떠나) 정성을 다해 만든 음식을 누군가가 먹어준다는 것.
참 행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요리를 더 잘하고 싶어 인터넷도 뒤져보고 잘하는 이들에게 물어보기도 했지만
역시 혼자 요리해서 먹는 건 흥도 나지 않고 몰입도 되지 않는다.
누군가가 나의 요리를 기다리고 있을 때 그 때 하는 요리는 즐겁다.
 
자기의 요리를 누군가가 먹고 있을 때
자신은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르다는 말은 사실!이다.
 
요리할 때 뿐만이 아니라
살면서도 늘 누군가를 위하는 마음이 되었으면 좋겠다.
 
때론 스스로를 위해서도 요리를 해봐야겠다.

[mov] 幸福时光 - 행복한 날들(Happy Time)


::
감독 - 장이모우, 배우 - 쟈오번산(자오), 둥지에(우).

결혼은 무엇이고 가족은 무엇인가...특히 살아간다는 것은?? 그리고 진정 행복한 날들은 어떤 날들을 말하는 것인가...
자오.는 별 볼일 없는 사람처럼 보여지지만 적어도 사람에 대한 애정과 진심은 가득한 사람이다. 우연히 장님인 소녀 우.의 생활을 떠맡게 되었을 때도 투덜대는 불평없이 우.를 애틋한 시선으로 바라봐주고 최대한 그녀를 위해 배려하려고 하는 노력들은 정말 눈물겨우면서도 코믹하다.

우.는 처음에 자오.에게 마음을 열지 못하는데 그 이유는 부모에게 스스로가 버림받았다는 상처보다
자신을 잠시 돌봐주었던 자오.가 결혼을 하고 싶어했던 뚱뚱한 여자로 인한 관계의 두려움, 타인에 대한 불신이 증폭되었기 때문이었을게다.
하지만 자오.가 우.를 대하는 진심들이 보여지면서 조금씩 조금씩 우.는 자오.에게 마음을 열어간다. 사실 그렇지 않나? 사회성이 그리 강하지 못한 사람들을 볼 때 난 이런 생각을 한다. 과거에 사람에 대한 실망, 혹은 상처가 있기 때문에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하거나 혹은 그런 아픈 기억은 없으나 간접적으로 그런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이미 마음을 닫아버리고 상대를 대하는...

물론 사회성이 좋은 사람들도 어떤 경우를 보면 그게 자신의 그런 아픔?을 보여주기 싫어서 억지로 애를 쓰는 듯한 모습을 느낄 때도 있다. 관계는 좋은 조건과 안정된 상황 속에서 좋아지는 것이 아니다. 진심으로 상대를 대하고 이해하며 진심으로 자신을 인정하기 시작할 때 관계는 좋아지는 것이다.

자오.가 우.를 안마시술소에 취직시켜준다면서 친구들과 함께 버려진 공장 한귀퉁이에 이런저런 것들을 설치하고 우.를 위해 배려하는 모습은 재밌고 슬프고 따뜻하고 감동적이다. 우.는 자신이 일하는 곳이 실제 안마시술소가 아닌 자오.가 꾸며내었다는 사실 때문에 살짝 실망하기는 하지만 곧 환하게 웃으며 자오.를 위해 더 마음을 연다.
서로의 진심이 받아졌을 때 사랑(연인들의 사랑이 아닌...)은 시작되는 것이다.

마지막 장면에선 주책없이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우.가 보이지 않는 눈으로 번화한 도시를 걸어가는 장면은 우.가 자오.에게 고맙고 감사하며 사랑하는 마음이 있지만 더이상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굳세게 살아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특히 그 앞 날에 대한 건 눈에 보이지 않는 것처럼 불확실하고 불안하지만 충분히 걸어갈 만한 길이고 도전해 볼만한 삶이라는 걸 느끼게 해준다.
자오 역을 맡은 쟈오번산.은 동북에서 무척 유명한 사람이고 특히 희극 전문 배우라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즐겁고 재밌는 사람. 우 역을 맡은 둥지에.는 인터넷 신인 연기자 공모에서 발탁되었다고 하는데 가만보면 볼수록 장쯔이.의 분위기가 풍긴다.

결국 장이모우의 페르소나로서의 연장선상인가? 공리...공리를 닮았던 장쯔이...장쯔이를 닮은 둥지에... 그리고 이 영화는 모옌(莫言)의 소설인 "사부님은 갈수록 유머러스해지네"를 영화화 한 것이라 한다.
.....아무리 봐도 장이모우 감독이 만든 영화는 중국어 발음들이 꽤 좋단 말이야.

2004년 2월 18일 수요일

금 긋기.

어렸을 적에 운동장에 금(선)만 그으면
삼팔선 마이, 오징어 마이, 막가 맞히기, 동그랑 땡 등 수없는 놀이기구(?)가 탄생하곤 했다.
 
금을 그을 때 보통 시작점을 바라보고 목표지점에 엉덩이가 향하게 한 후
금을 그어 나가는데 아무리 해도 비뚤비뚤이다.
그럴 때 좀 안다는 녀석, 놀이를 많이 해본 녀석이 나타나서
시작점에 막대기를 대고 목표지점을 향해 뒤도 안돌아보고
달리듯이 금을 그어나가면 이상하게도 반듯한 금이 되곤 했다.



나이를 먹으면서 그 이유를 알게 되었고
그리고 그런 방법이 삶에서도 통용되는 걸 알게 되었다.
 
자꾸 뒤를 돌아보지 말고 앞을 보고 갈 수 있길.
뒤를 돌아볼 때는 가끔만 바라봐도 되니까.
 
어깨는 펴고 가슴은 열고!!

2004년 2월 17일 화요일

돌아가는 길.

후배 주미.가 내일 한국으로 돌아간다 한다.
가면 다시 중국에 올 일은 없고 한국에서 자리 잡고 잘 살겠지.
그래서 송별회.까지는 아니지만 저녁 같이 먹고 술 한 잔 하고 노래방에 갔다.
중국에서의 마지막 노래방, 그리고 송별 song을 해줘야지...하고.



원희, 허정, 시내, 연이, 그리고 내가 돌아가며 노래를 하는데
원희랑, 허정이 노래를 할 때 그만 주미가 울어버린다.
재밌다고 생각이 들기도 하고 한편으로 섭섭한 마음이 느껴지기도 하고 그런다.
 
정들었던 곳을 떠나는 건, 그리고 익숙한 사람들에게서 멀어진다는 것은
그 말 자체만으로도 여러 감상이 들게 한다.
 
나도 한국을 떠나 중국으로 올 때 그랬었나?
난 그저 덤덤하게 왔던 것 같은데...
아니지, 공항에서 동생에게 이런저런 감정이 섞여 미안하고 아쉬웠고...
비행기 안에서도 이런저런 생각에 감정이 북받치기도 했었지.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건 어쩌면 인연들, 내 살던 고향에 대한 느낌보다는
내 스스로의 삶에 대한 감상이 더 많아서였을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떠나는 자, 남아있는 자.
잘 살아야지. 잘 살아야지.
 
여전히 반복되는 삶, 화두!

2004년 2월 16일 월요일

밝음과 어둠.

빛이 있으면 어둠이 생기지.
어둠이 없으면 빛도 없다.는 것은 당연한 것.



가끔 생각해 본다.
어둠과 밝음의 차이를, 밝음과 어둠의 공통점을.
 
미혹하지 않기 위해 불을 켜면
불빛 때문에 미혹함이 생기는 것.
 
불을 켜지 않아도 볼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2004년 2월 15일 일요일

...아님에도 불구하고.

어떤 말도 듣기 싫을 때가 있다.
어떤 말도 하기 싫을 때가 있다.
 
하지만 종종 억지로라도 듣고, 말해야 할 때가 있다.
 
자신의 마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해야만 할 때 참 버겁다.



가끔은 그런 생각이 들면
난 시선을 내 안으로 돌린다.
그리고 그런 마음이 일어나는 날 가만히 바라본다.
 
그리고 때로는 그런 마음이 들 때
상대방이 말하는 건 말하는 대로 듣고는 있지만
전혀 다른 생각을 하는 경우도 있다.
 
듣는 거야 그렇긴 하지만 말을 해야할 때는...
그건 정말 힘들다.
 
그런데 우연찮게도 나와 상대방 단 둘 뿐일 때는
위와 같은 상황은 정말이지 난처하기 짝이 없다.

2004년 2월 14일 토요일

군인.

세상에서 가장 필요없는 걸 꼽아보라면
군대.를 꼽겠다.
자신을 방어한다는 개념자체도 상대가 자신을 해하려한다는 전제가 깔려있기 때문에
그다지 썩 좋은 느낌이 아니다.
게다가 그 방어라는 게 순수히 방어만은 아니기에
상대를 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싫다.



후배 여자들은 군대(혹은 군인)에 대한 묘한 선망같은 게 있는 것 같다.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이런 표현을 했던 것 같다.
 
군대를 다녀오면 남자가 멋있어진다. 남자다워진다.
군대는 사회의 축소판이기 때문에 간접 사회경험을 한다.
계급에 대해, 명령체계에 대해, 처세에 대해 잘 배우기 때문에 유리하다.
등등...
 
한국에서 내가 만나왔던 사람들과는 사뭇 다른 견해이기 때문에
적잖이 놀라기도 하고 불편하기도 했지만
사람마다 보는 관점이 있으니 나무랄 일은 아니다.
 
하지만 군대라는 곳에서 군인을 양성하면서
본래의 의미와는 너무도 먼 잘못된 것만을 배워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 이유만으로도 난 군대가 싫다.
 
군인의 목적이야 분명 현대사회에서 국가의 안위를 책임지는 직업임에 틀림없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폭력과 인간성 말살, 계급에 의한 강제적 복종...등은
분명 개선되어야 하지 않나 싶다.
 
예비군 훈련도 어찌나 받기 싫었던지
예비군 훈련이 끝나는 날,
난 자유를 얻은 느낌이었다.

2004년 2월 13일 금요일

수염.

중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수염이 빨리 자랐으면 하고 바랬던 적이 있었다.
 
매일 아침 아버지께서 전기면도기로 수염을 깍는 경쾌하고 멋있던 소리.
 
아버지께서 먼저 출근하시고 나면
몰래 아버지 면도기로 얼굴 이곳저곳을 부벼대었던 기억이 난다.
잔털을 깍고 나면 수염이 빨리 자란다는 얘기 때문에...



오늘 거울을 보다가 덥수룩한 내 수염을 보니
아버지가 생각이 났다.
늘 까칠하고 짧은 수염이 얼굴 가득하셨던 아버지.
 
그런데 떠나실 때는 수염을 깍지 못하셔서
아주 길고 새하얀 수염을 보여주시고 가셨다.
그 모습이 어찌나 아름답고 멋있게 보이던지...
 
지금 내 수염은 산적 수염이라 볼품은 없다.
 
아~ 중학교 입학하면서 수염이 나기 시작했는데
아버지께서 허허 미소를 보여주셨던 기억도 난다.
 
그리고 오늘 다시 거울 속 내 수염을 보며 지난 날을 그리워하고 있다.

2004년 2월 12일 목요일

보고 싶은 마음.


보고 싶은 마음이 크면 눈을 감아도 세상 끝까지 생각이 가 닿고
그리운 마음이 크면 하늘 끝까지 좋은 냄새 가득하다.
 
가끔은 꼭 누군가라는 게 중요하지 않게
그냥, 그립거나 보고 싶을 때가 있다.
아니다, 그건 거짓말일지도 모른다.
샅샅이 뒤져보면 누군가의 모습이 아른거리겠지만
중요한 건 누군가의 정체라기 보다
 
내 마음에 가득한 그리움, 보고 싶은 마음이다.
 
채워도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마음,
비워도 비워도 비워지지 않는 마음.

2004년 2월 11일 수요일

신기해.

현아.하고 현아 중국남자 친구인 우리옌즈.하고
집에 돌아가던 중 우리 집 근처라고 잠시 들리겠다고 그런다.
시간이 늦긴 했지만 상관없으니 오라고 했다.
 
우리 집에 처음 와본다면서 이곳저곳 둘러본다.
 
예전부터 그림 그려왔던 것 보여주고 컴퓨터로 그림 그리는 것도 보여주고 그랬더니
상당히 신기해한다.
특히 리옌즈.는 나보고 현대화 되었다고 놀란 입을 다물 줄 모른다.
한국에서 애니메이션 전공하는 사람들이야 컴퓨터, 프로그램 다 다룰 줄 아는 게 기본인데
여기에서는 이런 걸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으니 그럴만도 하다.



사실 한국 유학생들 중 내가 아는 녀석들하고도 얘기를 해보면
겨우 한 두명 빼고는 애니메이션에 대해 모르기도 하고 관심도 없어한다.
그래서 그런 얘기를 나눌 사람이 없어 좀 재미없을 때도 있긴 하다.
 
이런저런 것들 구경시켜 주고 학교 다닐 때 과제로 만든 애니메이션도 보여주고
후배가 한호에서 준비하고 있는 애니메이션 데모도 보여주고 그랬더니
신기해하고 재밌어 한다.
 
음...이곳에서도 애니메이션으로 뭔가 하긴 해야할텐데...하는 생각이 가득한 날.
 
 
* 말풍선에 있는 말은 '승인 형! 정말 신기해~!'라는 뜻이다.

2004년 2월 10일 화요일

향기.

겨울이라 가끔 아침에 창문을 열고 환기도 시키곤 하지만
그래도 누군가가 집에 방문한다고 하면 슬쩍 조바심이 나곤 한다.
 
나는 맡지 못하는 좋지 않은 냄새가 나면 어쩌나...하는 그런 생각.
또 월,화요일은 지아지아오가 아침부터 오기 때문에
막 일어난 방 안에 뭔가 좋은 냄새로라도 부시시함을 감추고도 싶을 때가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방향제를 방안에 뿌려 놓으면
꽤 은은한 향기가 코를 간지럽히지만
꼭 그것만은 아닌 것 같다.
 
햇살이 좋은 날엔, 아니 꼭 날씨 탓을 하지 않더라도
가끔은 기분이 좋아지고 가벼워지는 느낌을 받는다.
 
방향제 향기가 향기 이상의 무언가를 내게 줄 때
참 고맙다.
 
음악이라도 틀어놓으면 더욱 좋겠지.

2004년 2월 9일 월요일

꿈.

꿈을 잘 꾸는 편이 아닌데
요즘 들어서 꿈을 종종 꾼다.
내용도 말로는 설명하기 복잡한 이야기들 뿐이어서
꿈이 정확하게 내 기억에 남겨지지는 않지만
꿈을 자주 꾸는 게 너무 새롭기만 하고 조금은 이상한 기분도 든다.



때로는 꿈 내용도 그렇지만
꿈을 꾸는 그 행위 자체도 힘들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꿈인데,
그저 꿈일 뿐인데
 
왜 힘든 걸까.

2004년 2월 8일 일요일

햇빛 아래.

우리 집은 창이 남향이 아니어서 아침에 햇빛이 잠깐 들고 지나간다.
그렇다고 집이 춥거나 하진 않지만 겨울에 따뜻한 햇살이 방안 가득히 들어오면
행복한 꿈을 꾸는 것 같을 때가 있다.
 
오랜만에 후배가 자기 집에 와서 밥을 먹자고 그런다.
나도 점심을 먹지 않아 알았다고 하고 밖에 나갔는데
날씨가 너무 좋다. 중국에 와서 최고로 좋은 날씨가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좋다.
 
거리에 가득히 햇살이 넘쳐나고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느낌이다.



후배 집에 도착하니 후배 집 방안에 햇살이 가득하다.
너무 좋아 한참을 바닥에 앉아 햇살을 느끼고 있었다.
밥 먹는 도중에도 밥 먹고 차 한 잔 마시며 향을 피우고 있을 때도
그 햇살이 너무 좋아 입가에 미소가 가득해지고 한없이 행복해지는 느낌.
 
겨울이라 이런 날이, 이런 기회가 또 오지 않을 걸 알기 때문일까.
한참을 햇살을 만지작 만지작,
햇살은 내 얼굴을, 내 목덜미를, 내 몸을 만지작만지작...
 
행복해.

2004년 2월 7일 토요일

상상.

날개가 돋아 하늘을 날 수 있다면...이란 생각은 너무 유치하지만
날개가 달려 날개가 알아서 어딘가에 데려다 줄 수 있다면...
지금보다 좋은...어느 곳.
 
이런 욕심은 욕심일 뿐,
하루하루 변해가고 노력해가는 마음 한 쪽에선
어쩌면 정말 날개가 돋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중에 마음 먹은 대로 걸림없이 대자유를 얻어 산다면
그게 정말 날개가 돋은 거겠지.
 
그런데 몸이 찌뿌둥할 때는 난 꼼짝않고 앉아서
둥둥 떠다니면 참 좋겠다는 생각.

2004년 2월 6일 금요일

외출과 안방 사이.

나가서 중국친구를 좀 만나고 올까...
새로 나온 DVD가 있나 보러 갈까...
빵을 좀 사올까...
커피를 좀 사올까...
카메라 들고 나가서 이곳저곳 둘러보며 좀 다닐까...



결국 집에서 밥해서 먹으면서 영화를 봤다.
영화보고 인터넷하다가 한국에 있는 녀석들과 대화도 좀 하고
TV도 좀 보다가 다시 영화보고...
 
밥먹고...
 
그렇게 하루가 갔다.
 
결코 귀찮은 건 아니었다. 밖이 추워진 것도 아니다.
그냥...가끔 이러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러는 횟수가 많아지면 당연히 문제가 된다.

2004년 2월 5일 목요일

정월 대보름.

아침에 핸드폰으로 문자 메시지가 왔다. 규이다.
 
'웬샤오지에 축하하고 가족들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람.
달이 둥글고 사람은 더 둥글다.' 라는 내용이었다.
 
정월 대보름을 웬샤오지에.라고 한다.
그런데 메시지에 적힌 글을 보면서 잠깐 갸우뚱 했다.
달이 가장 동그랄 때가 오늘인 건 맞는데 사람은 더 둥글다?



사실 내가 추측한 건 사람이 둥글다는 건 살이 쪄서 동그랗게 변한다는 게 아니고
사람의 마음, 인격이 원만해지는 것이라 생각했다.
다른 중국친구에게 물어보니 그 말이 맞다고 그런다.
 
보름달을 보며 달처럼 원만하고 둥그러운 삶을 살아가길 바래는 것.
 
중국에서도 정월 대보름에 먹는 음식 있는데
웬샤오지에.삥.이라고 해서 팥죽같은 동그란 밀가루 덩어리 안에 참깨 등으로 만든 속을 넣어서
끓는 물에 푹 익혀 먹던가 불에 익혀서 먹는다고 한다.
먹어봤는데 달고 맛있다.
 
오늘은 후배 허정.의 생일이다. 하얼빈에서 중국여자 친구도 오고
또 원희. 학교 후배(여자) 둘이 새로 와서 집도 옮기도 해서
겸사겸사 모여 생일파티하고 웬샤오지에 분위기도 좀 내고 그랬다.
 
아마 춘절을 포함해서 오늘이 가장 폭죽을 가장 많이 터트린 날이 아닌가 싶다.
오늘 이후로는 절대 폭죽을 터트리지 못한다고 한다. 내일부터는 불법인 것이다.
시끄럽지 않아서 이제 좀 살만 하겠다.

2004년 2월 4일 수요일

말.

이 사람에게, 혹은 저 사람에게 말을 듣고
또 나도 그 말에 대해 말을 하고
내 말은 다시 그 사람들에 의해 다시 내게 돌아오고
그렇게 시간이 가면 말을 쌓이고 쌓여서 가끔 날 죄어오기도 한다.
 
말을 많이 하는 걸 싫어하면서도 습관처럼 말을 많이 하게 된다.
물론 되도록 실수 안하고 후회할 말을 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말은 내가 원하는 대로 통제를 해서 내보내도
결국 상대방에 의해 가치판단이 결정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늘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최선의 방법은 말을 적게 하고 실천으로 보여주는 수 밖에.



꼭 필요한 말을 해야할 때를 위해서 노력하고 준비하는 게 필요하지 않겠나.
 
꼭 필요할 때, 진심을 담아서 정직하고 솔직히 말하면
상대방의 어떤 판단에 의해서도 내 본의는 상실되지 않을 거라도 난 아직 믿고 있다.
 
하지만 역시 여전히 생활하는 중에는
내 말로, 상대방의 말로 힘겨울 때가 있다.
 
특히 오늘은 그랬다.

2004년 2월 3일 화요일

싫어.싫어.

만나는 중국친구들마다 삭발한 머리를 보더니 일단 놀랜다.
그리고는 한결같이 하는 말...
머리에 점 여섯 개, 아홉 개...찍으면 딱! 이겠다고 말한다.
 
예전 이연걸 주연의 '소림사' 영화 등을 보면
늘 소림사 스님들은 머리에 점을 찍고 나왔더랬다.



어렸을 때 이마에 볼펜으로 점을 찍고 무술한다고 장난하던 기억이 난다.
 
그러고보니 한 후배녀석은 불교 수계식할 때 팔에 향으로 살짝 찍었다고 그러는데
그러면 머리에 점을 찍을 때도 향으로 점을 찍나?
 
과거 스님들은 육체적인 고통을 이겨내며 정신적 해탈까지도 바랬던 것 같다.
소지공양이라던가...'등신불'에 나오는 것처럼 소신공양이라던가...
 
하지만 그건 그 때 당시의 나름의 수행방법...
세상은 달라지고 가치관도 달라지는 법.
아니, 꼭 그렇다고만도 볼 수 없지만 어쨌든 가장 중요한 건
우리들 몸이라는 것.
 
몸은 만사만리의 근본. 모든 일을 하는 데 기본이기 때문에
깨달음도 몸이 있어야 깨닫는 것이고 원하는 일을 할 때도 몸이 온전해야 제대로 해내는 법.
 
머리를 깎고나도 생각이 번뇌처럼 일어나는 건 변하지 않는다.
꼭 그것 때문에 깎은 건 아니지만.

2004년 2월 2일 월요일

삭발.

삭발을 하기 전에 거의 비슷하게 느껴지는 감정은 다른 게 아니다.
'왜 머리카락이 있지?' 라는 뜬금없는 자문과
'아~ 자르면 정말 시원하겠다.' 라는 갈망...
 
사실 처음엔 삭발을 할 때는 생각도 많이 하고 망설이기도 했었지만
지금은 남들이 머리에 무스나 젤을 바르며 멋을 내듯
헤어스타일을 바꿔가듯 아무렇지 않은 일이 되어버렸다.



게다가 삭발을 하고 나면 늘 듣는 얘기가 있다.
 
'스님같다'.라는...
어찌 감히 수도하시는 분들께 견줄까마는...
하긴 꼭 그렇지만도 않다.
'건달같다'.라는 말도 가끔 들으니...
 
늘 가던 미용실에 가서 오늘은 삭발을 하겠다고 그랬더니
머리카락에 뭐가 있냐고 묻는다. 아마 그 녀석 생각으론 '이'.같은 걸 떠올렸겠지.
또 추운데 왜 머리를 깍냐고 묻는다.
빵모자를 늘 쓰고 다니는 데 사실 추울 겨를도 없다.
늘 내 머리를 깎아주던 젊은 사장님이 오늘은 어설픈 애한테 날 넘긴다.
삭발하는데 기술은 필요가 없지.
사실 전기이발기를 빌려달라는 말이 나올 뻔 했다.
혼자서 잘 깍고 다듬고 다녔으니까.
 
금방금방 머리카락이 잘려나가고 다 깎이고 나니 분위기 잡히고
번뇌가 사라져 버린 듯한 고요함이 잠시 머문다.
 
5원을 건네니 삭발은 가격이 더 싸다며 3원만 받는다. 하~
 
하루종일 머리가 개운함을 느끼고 있다.

2004년 2월 1일 일요일

2월...

벌써 2월.
1월은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기억이 분명하지 않은데
또 꾸역꾸역 2월을 맞이하고 있다.
 
참 이상도 하지.
시간도 가속도의 법칙 적용을 받는 모양인지
시간은 흐를수록 빠른 것만 같다.



하지만 이미 온 것, 자! 와라.
잘 살아내주마...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벌써? 2월?
너무 빨라...-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