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9월 30일 목요일

[mov] 엔비 / Envy / 终极贱靶

엔비 / Envy / 终极贱靶


감독 : 배리 레빈슨
출연 : 벤 스틸러(팀 딩맨), 잭 블랙(닉 밴더마크), 레이첼 와이즈(데비 딩맨), 에이미 포엘러(나탈리 밴더마크), 크리스토퍼 워큰(드리프터)


성실과 공상, 둘 중에 어느 것이 더 좋은 것일까? 뻔한 말이지만 어떤 게 더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겠다. 성실한 사람은 그 나름대로 장단점이 있을 테고 공상을 좋아하는 사람은 또 그 나름대로 장단점이 있을 테니까. 성실한 사람과 공상가, 이건 이 영화를 풀어가는 아이디어는 될지언정 주제는 아니다. 친구간의 질투와 시기에 대한 이야기니까.

그런데 나도 전에 자주, 요즘은 가끔 공상(?)을 해볼 때가 있었다. 예를 들면 카니발이나 카렌스 등의 차가 나오기 훨씬 이전에 일반 승용차 문이 지금의 밴 스타일로 열리게 되면 좁은 곳에서도 사람이 타고 내릴 때 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들. 옷에 컴퓨터를 부착하거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기능을 첨가한다면 좋지 않을까, 옷 스타일은 그대로지만 색깔은 원하는 대로 혹은 날씨에 따라서 변한다면 어떨까… 하는 식의 생각들. 영화에서도 닉은 그런 공상을 끊임없이 하면서도 스스로 결정이 내려지면 바로 행동에 옮기는 스타일이어서 갑부가 되었지만 난 생각만으로 그쳤으니 지금 갑부가 안되었겠지. 생각했던 것들이 몇 년 후 혹은 10년 후 즈음 다 현실에서 사용 가능한 제품으로 나오는 것에 대해 혼자서만 신기해하곤 했다. 망상이건 공상이건 아이디이건 간에 생각한 것을 현실화 시키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이 있다. 돈 벌고 싶다면 생각한 걸 실천으로 옮겨라!!! 꼭 돈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꿈이나 이상이 있다면 실천으로 옮겨야 그 결과를 보는 법.

사실 영화를 보면서 팀이 드리프터에게 신세한탄을 하는 장면에서 닉은 공상을 좋아하지만 그걸 실천으로 옮겨 부자가 되었고 자신은 그러지 못했다고 말하는 장면에서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다. 생각한대로 애니메이션을 하게 되었고 중국에까지 왔지만 여전히 많은 생각들은 생각으로만 사장되고 마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더더욱 그럴지도 모르겠다.

또 하나, 만약 나랑 정말 친한-생활수준도 비슷한 친구가 어느 날 갑자기 갑부가 되었다고 할 때 난 어떤 마음이 들까? 그 친구를 질투하고 시기하고 때론 모함도 하게 될까? 아니면 그 친구에게 잘 보여서 혜택을 보려고 할까? 그런 상황에 접해보지 않아서 어떻게 말을 할 수는 없겠다. 다만 지금 내 친구들이라면 별다른 일들은 벌어지지 않을까 하는 믿음 정도는 있다. 옛말에도 ‘사촌이 땅을 사면 배 아프다’고 하는데 질투와 시기는 여기저기에서 생기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반대로 내가 갑부가 되었다고 하면 어떨까? 그렇다면 말할 수는 없지만 생각해 둔 바가 있다. 내가 갑부가 되면 친구들이여 걱정 마시라~!!!:)

언제부터인가 닉을 연기한 잭 블랙에 대해 호감을 가지게 되었다. 정확히는 “스쿨오브락/School of Rock(리차드 링클래이터 감독)”을 보고서부터다. 그 전에 다른 영화를 보거나 이야기를 들을 때는 너무 오버하는 연기가 부담스러울 것 같아서 잘 보지 않았는데 그 오버 연기가 아주 적절하게 그리고 인간적으로 다가온 영화 “스쿨오브락/School of Rock”를 보고서 잭 블랙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이 영화에서도 역시 빛을 발한다. 벤 스틸러의 코믹연기는 잭 블랙이나 아담 샌들러보다는 못한 것 같다는 생각. 드리프터로 분한 크리스토퍼 워큰은 역시 제 몫을 다 해준다. 잠깐 잠깐이지만 극과 극의 연기를 보여주는 맛. 멋지다.

똥을 사라지게 해주는 스프레이를 발명하고 이름을 “VaPooRize”라고 짓는데 그 이름을 꼭 잭 블랙이 지은 것만 같다.^^ 게다가 말을 타고 돌아다니는 것이라든지 약간 어설픈 졸부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든지 어떤 연기를 하더라도 잭 블랙 표 연기가 빛을 발한다. 잠시 머리를 올백으로 넘기고 나오는 장면에서는 잭 니콜슨을 너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가만 보면 잭 블랙도 매력있는 얼굴이긴 하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 캐릭터. MTV Movie Award에서였던가 잭 블랙이 최우수 코미디언상을 받을 때 시상식에 올라와 덤블링과 더불어 보여준 갖가지 액션은 삶이 아예 영화 속 캐릭터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인상을 받았었다.

마지막에 또다른 신제품(!)을 개발해 재기에 성공하는 두 친구들을 보면서 우리 주변에도 로또 복권 못지 않는 수많은 아이디어들이 넘쳐나지 않나 싶은 생각을 잠시 했다. 거기에 실행으로 옮기는 용기와 추진력이 있는 삶의 에너지를 첨가한다면 말이지!!!


☞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

2004년 9월 29일 수요일

멈춘다는 것의 의미


멈춘다는 건 끝난다는 의미만은 아닐 겁니다.
멈춘다는 건 잠시 숨을 돌린다는 의미도 있을겁니다.

끊임없이 그대에게 말을 하는 것 보다는
잠시 멈추고 그대의 얘기를 듣는 것도 필요할 겁니다.

잠시 큰 숨을 쉬며 멈추어 보겠습니다.

2004년 9월 27일 월요일

월병(月饼)을 소개합니다.

월병이란?

중국 남송시대(南宋時代)부터 전해지는 과자로, 음력 8월 15일에 둥근 달의 모양을 상징해서 만든다. 밤 ·수박 ·배 ·감 등 둥근 과일과 함께 달에게 바쳤으며, 가까운 이웃과 서로 나누어 먹고 행복을 빌어주는 관습이 있었다. 재료로는 밀가루, 라드, 설탕, 물엿, 달걀, 팥소, 말린 과일, 둥근나무틀이 필요하다.

만드는 법으로는 밀가루에 라드 ·설탕 ·물엿 ·달걀 등을 섞어 뜨거운 물로 반죽해서 껍질을 만들고, 안에 팥소 또는 말린 과일을 넣은 다음 무늬가 있는 둥근나무틀에 끼워서 모양을 만든다. 마지막으로 표면에 광택을 내는 액(난황 ·설탕 ·캐러멜 등으로 만든다)을 바르고 굽는다.

지금은 중국의 명과(銘菓)로서 시판되고 있는데 주로 추석(중추절) 직전에 만들며 추석이 지난 뒤에는 그다지 만들지 않는다. 중국의 전통 과자이지만 연회식단에는 들어가지 않는다. 광둥[廣東] 지방과 홍콩에서는 특별히 추석에 한해서 월병을 만들어 시판한다.

출처 : 네이버 백과사전


월병은 이렇게...

포장 - 여러 종류가 있다.

열어보면?


6개 모두 맛이 다르다.

그 중에 하나를;;;


안에 뭐가 들었을까?

맛있게 보이나?


가격은 몇 천원부터 몇 만원까지 다양하게 있다고 한다. 어떤 월병 세트에는 포도주도 함께 있다. 포도주를 월병과 함께 마시는 이유는 이번에 T.V를 보다가 알게 된 사실인데 월병이 영양가가 풍부하고 열량이 많은 반면 뜨겁게 해서 먹는 게 아니라 찬 음식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한다. 음, 그렇다면 찬음식과 포도주의 관계는.... 잊어버렸다.-0- 어쨌든 월병을 맛있게 먹는 방법 중에 하나는 끓인 뜨거운 물 혹은 차(녹차, 우롱차, 홍차 등등)와 함께 먹거나 포도주와 함께 먹는 것이라고 한다.

직접 사서 시식을 하려고 했었는데 이번 애니메이션 행사 때 알게 된 조선족 교수님께서 직접 사서 선물로 주셨다. (감사합니다. 잘 먹겠습니다.) 사실 월병은 하나만 먹어도 한끼를 먹은 것 같이 영양도 풍부하고 속도 든든하다. 요즘은 다양하게 속을 만들어 넣기 때문에 종류도 많다고 그런다. 그런데 듣자하니 동북쪽(장춘 포함) 월병은 그다지 맛이 없다고 한다.-_- 상해 등을 포함한 남방쪽, 혹은 홍콩 등의 지역에서 파는 월병이 종류도 많고 맛도 좋다고 그런다. 월병의 영문 이름은 'Moon Cake'

각 나라마다 명절 때 먹는 음식은 다 다르겠지만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나 즐기는 방법들은 비슷하지 않나 싶다. 특히 아시아 지역 국가들은 말이다. 언제 기회들 되시면 맛보시기를~^^

그나저나 송편 안 먹어본지도 꽤 오래된 것 같네.

월병에 대한 또 다른 앎...

추석 대목.

추석 때 중국사람들은 쉬지 않고 정상 출근, 정상 영업을 하지만 그래도 서로 월병을 교환하고 안부 인사를 하는 것은 한국과 크게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 여기 저기 상점들, 백화점, 노점에서 추석 선물세트를 팔고 있고 사람들은 시간이 흘러갈 수록 점점 많아지고 있다.

곳곳에 추석에 관련된 플랭카드며 광고들, 그리고 추석이 국경절과 맛물리고 있어서 이런저런 할인행사나 이벤트들을 준비하는 모양이다.

북적북적;;;

사람들은 점점 많아지고...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각각의 명절에 중국 각각의 지방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명절을 보내는지 직접 느껴보고 싶다. 더더욱 특히 소수민족들에 대해.

행사는 끝났고 모두들 돌아갔다.

23일부터 26일까지 있었던 "장춘 국제 애니메이션 교육 포럼"이 끝나고 오늘 27일 오전 비행기로 한국에서 오신 네 분은 다시 한국으로 돌아갔다. 행사 기간 동안 그 분들과 함께 호텔에서 지내느라 인터넷에 접속하지 못했었다. 교수님들께 통역해드리고 계속 포럼 참석해서 발표내용 듣고 그러느라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도 모르게 금새 지나가버렸다. 오늘 모두들 한국으로 떠나고 나니 조금은 조용한 느낌이 턱 자리한다. 아침엔 비가 오고 조금 서늘하더니 지금은 햇살이 아주 강렬하다. 고요한 느낌에 더욱 더 나른한 기분을 더해주는 날씨.

내일 추석이라고 장춘도 월병이니 뭐니 선물상자들이 여기저기 상점에 많이 보인다. 뉴스와 인터넷을 보니 한국 귀성길은 그다지 밀리지 않는다니 이번에 대이동은 원활한 듯 싶다. 다행이다.

모두들, 추석 잘 보내시고 풍성하고 여유로운 명절이 되시기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이~"

2004년 9월 24일 금요일

장춘 국제 애니메이션 교육 포럼

장춘에 있는 '길림동화(=애니메이션)학원'이 중국에 있는 애니메이션 관련 학교 중 규모면으로는 최대라고 한다. 그리고 북경전영학원 내에 있는 애니메이션과와 더불어 3대 애니메이션 학교 중 하나라 한다. 이번 행사는 '길림성'과 '중국동화학회'가 주관을 하고 '길림동화학원'이 진행을 하는 비교적 큰 행사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길림성 대표를 비롯해 길림성, 장춘시 교육청 청장, 중국 각 지역 교수들, ASIFA 회장 등 외국 귀빈들까지 많은 분들이 함께 참석을 했다.

개막식 풍경1

개막식 풍경2


대표급 사람들의 길고도 지루한-_- 일장 연설이 끝나고 개막을 선언하며 2박3일간의 행사가 시작되었다.

개막식을 하는 곳은 전에 미술관인데 예전에 이곳에서 미술전시를 할 거라 짐작하고 왔다가 헛걸음을 한 곳이다.-_-; 전에 왔었을 때는 좀 썰렁한 것 같더니 오늘 개막식은 상당히 성대해 보인다. 돈 좀 들였겠구나 싶다.

길림성 방송국, 장춘시 방송국, 신문사 등 많은 매체들이 와서 촬영을 한다. 행사 기간 동안 인터뷰 등 많은 보도를 할 것이다. 듣자하니 CCTV에서도 이 행사를 소개한다고 한다.

개막식이 끝난 후 미술관으로 들어가 학생들 그림과 애니메이션 작품을 간단하게 관람했다.

학생들 작품

미술관 내부


한국은 1995년에 처음 애니메이션 관련학과가 생긴 이래 지금까지 많은 대학들이 생겨왔고 그 발전도 괄목상대할 만한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지만 중국은 2000년 전후로 해서 애니메이션 관련 대학이 처음 생기게 되었고 지금 막 첫걸음을 떼려고 하는 중이다. 그래서 특별히 이번 행사도 마련해서 국내외 전문가, 교수들을 초대해서 의견을 내고 먼저 발전을 해간 선배들(?)의 의견도 듣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다.

나도 함께 포럼에 들어가 듣기도 하고 한국에서 오신 교수님들과 참석자들을 위해 통역을 해드리며 행사에 참여했다.

오늘은 개막식과 더불어 '길림동화학원'을 방문한 후 오후부터 본격적인 포럼이 시작되었다.
앞으로 귀 쫑긋 열고 잘 들어야지.:)

2004년 9월 22일 수요일

오랜만에...

리옌즈가 청도에서 잠시 장춘으로 왔다. 사실 오늘은 좀 쉬고 싶은 생각이 있었는데 오랜만에 온 녀석을 모른 척 할 수도 없고 게다가 나도 내일부터는 시간 내기가 쉽지 않잖는가. 나가서 저녁 겸 술을 한 잔 하기로 했는데 자꾸 이 녀석이 밥 값, 술 값을 낸다고 우긴다. 그래, 그럼 그렇게 하자.

왠지 튀김 닭이 먹고 싶어 두 군데를 갔는데 닭이 다 없단다. 오늘은 무슨 '닭의 날'인가? 하지만 다시 장소를 한 군데 더 옮겨 결국 튀김 닭을 먹었다. 거기에 진로를 곁들여서. 살았던 얘기 쭉 듣고 나서 잔소리 좀 했더니 조심스럽게(?) 불평을 한다. 늘 말로는 다 잘한다고 해놓고도 종종 실수를 하는 편이니 걱정이 되서 하는 말인데...녀석~

오늘 같이 만난 리옌즈 여자친구 현아, 은수, 그리고 희정이는 정말 오랜만에 보는 것 같다. 거의 두달 만에 보는 건가? 그리고 게다가 다들 핸드폰이 있다. 전에는 안 산다고 우기던 녀석들이.ㅎㅎ 은수는 중의학원에 입학을 해서 다니고. 남자친구랑 통화를 어찌나 닭살맞게 하던지.-_-

잘 먹고 잘 얘기하다가 문득 계산을 해야겠다 싶어서 계산을 하고 났는데 조금 후에 복무원이 돈을 다시 가져다 준다. ? 흠, 리옌즈 이 녀석이 우겨서 냈구만. 고맙게 잘 먹었네. 그리고 리옌즈가 또 우겨서 노래방에 가자고 그런다. 자기랑 놀아주는 건 오늘 밖에 없다며 같이 있던 여자 애들도 협박 반, 애교 반으로 설득시켰다.

역시 노래방에서도 즐거운(?) 한 때. 잘 놀다가 들어왔다. 리옌즈야! 잘 살아라. 그래도 너 걱정하는 사람 많단다. 힘들어 말고.

2004년 9월 21일 화요일

중추절(中秋节;추석) 분위기의 시작

중국은 중추절보다 10월 1일 국경절이 더 큰 명절이기 때문에 한국의 추석보단 덜 요란하다. 그래도 추석은 추석. 여기 저기에 중추절 맞이 걸개 간판이나 과일 바구니들이 눈에 띄인다.

헝커롱 행사 기간


중추절 맞이 빵집 홍보


뭐...올해로 2번 째 중국에서 추석을 맞으니 별 다른 감흥도 없다. 중추절엔 한국에서 송편을 먹지만 중국에서는 월병(月饼)을 먹는다고 한다. 작년에 먹었었던가?-_-a 올해는 꼭 먹어야겠다.:) 중추절에는 월병을 먹으며 가족과 함께 상월(赏月;달을 감상하는 것)을 즐긴다는 데 떨어진 친지들도 함께 달을 볼 것이라 생각해서 그런다고 한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밥을 해먹기도 귀찮고 그래서 밥을 사가려고 '코리안'에 들렸다. 중국 한족이 운영하는 식당인데 한국식으로 식당을 운영한다. 종종 가는 단골집 중에 하나. 요즘은 시간도 없었고 같이 갈 사람도 없고 그래서 한참 못왔었다.

코리안 입구


코리안 외벽에 진열된 소주병 - 상당히 익숙하군. :P



해물볶음밥과 탕수육을 사서 돌아왔다. 코리안의 해물볶음밥은 가격대비 일품이다. 탕수육은 실패군. 흠...

좋은 날씨...좋은 하늘... 배부른 오후...-_-;;;

다른 환경 그리고 사과

명함을 찾으러 갔다. 명함은 진작에 출력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가서 찾아오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명함을 확인하는데 재단이 잘못되어있다. 명함의 한쪽 귀퉁이가 잘려나가 있거나 혹은 너무 남아있거나 모두 엉망이다. 게다가 인쇄도 그다지 썩 깨끗하게 나오지 않았다. 살짝 화가 나려고 한다. 조금은 어색한 웃음을 지으면서 이렇게 하면 어디 명함을 쓰겠냐고 물었더니 담당 직원은 이런저런 핑계를 댄다. 명함을 재단할 때 100% 정확할 수가 없다, 기계는 반수동이라 분명 이렇게 실수들이 나온다, 글씨는 이정도면 명확하게 나온 것이다...등등.

그 말을 들으니 짜증이 더 치민다. 만약에 100% 정확하게 재단이 안될 것 같았으면 미리 말을 해줬어야 할 것 아니냐, 글씨가 약간 흐린 것도 이해를 못하겠다, 이런 명함을 어떻게 남들에게 주겠느냐...등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나도 모르게 화가 났고 목소리가 조금 커졌고 인상을 쓰게 되었다. 아마도 중국에 살면서 중국 사람들이 외국인들을 '봉'으로 본다던가 혹은 자신들의 실수를 변명으로 모면하려고 하는 모습들을 봐와서 내 무의식에 그런 인식들이 자리잡고 있었던 이유가 오늘 좀 더 화를 내게 한 이유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잘못한 것은 잘못한 것이고 따질 건 따져야 했다. 결국 명함을 찾지 않기로 했고 다시 출력을 해달라고 했더니 그렇게 하겠단다. 그리고 내가 직접 가지고 가서 재단을 하겠다고 재단을 하지 말고 출력본 자체로 달라고 했다.

그런데 다시 출력을 하기 위해 이미지를 배치하는 걸 보니 Photoshop으로 하고 있다. Illustrator도 아니고 Quark도 아닌 Photoshop이라니... 아무래도 Illustrator에서 이미지로 변환을 한 것 같은데 그렇게 되면 당연히 이미지나 글씨들이 선명하지 못한 결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고 보니 여기에서 샘플로 내놓은 명함들을 보니 모두 글씨들 주변에 미세한 망점들이 보인다. 어허~ 이런 일이...-0-!!! 뭐 이 방법 말고는 할 수 없다고 하니 탓할 일은 아니지만 선명도가 좋지 않았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군! 출력도 역시 칼라 프린터로 한다. 한국에서도 프린터로 명함 출력을 하나??? 그렇더라도 보통 프로그램은 Illstraotor를 사용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_-; 중국은 이 프로그램은 잘 쓰지 않는다는 얘기를 들었던 것 같기도 하다. Corel Draw는 좀 쓴다는 것 같던데...흠...재단은 역시 아무래도 안될 듯 하니 내가 해야겠다.

다시 출력하기 위해 몇 번을 테스트 출력을 해서 보고 재단시 발생할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내가 직접 프로그램을 손대서 조정을 했다. 흐~;;; 결국 출력할 부분만 남겨놓고 잠시 외출. 집에 가서 재단할 때 쓸 자와 칼을 사고 시간이 좀 남아 DVD 몇 장 사고 다시 출력소로 갔다. 출력이 다 되어있다. 원래 130원인데 10원을 빼주겠다고 그런다. 음...그래도 서비스 정신은 있군.

직원 :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사과드립니다.

나 : 저도 아까 당신들에게 화를 낸 부분 미안합니다.

직원 : 아니요. 손님은 당연한 겁니다. 저희들이 실수한 부분인데요. 뭘.

나 : 저도 괜찮습니다. 이제 다 잘 나왔는데요.


사실 출력소를 나오는데 이런저런 생각이 든다. 사과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어쩌면 일하는 사람 측에서는 변명을 하는 것도 당연하리라. 다만 그 형세에서 서로 어떻게 상황을 처리해가는지가 중요한 것 아니겠는가. 서로 다른 환경에서 다른 결과물들을 보고 살아왔으니 이런 오해와 대질림은 반드시 존재할 것이다. 서로의 환경을 이해하는 마음이 먼저 앞서고 그 이후에 다시 문제의 해결을 위해 마음을 모으는 게 중요하겠다 싶다.

화를 낼 자리에서 내고 웃어야 할 자리에서 웃는 것. 육근을 마음대로 자유자재 하는 것. 바로 여의보주를 얻는 길이다.

공부했다.

공(ball) 연주

우연히 인터넷 돌아다니다가 보게 된 공 연주.
정말이지 신기할 따름이다. 대단하다.-0-


그럼. 함께 감상 :)

2004년 9월 20일 월요일

날타리의 습격

명함을 맡기러 가는데 자꾸 작은 날타리들이 달라붙는다. 동네에 악취가 나는 쓰레기가 있나 하고 별 대수롭지 않게 가는데 이게 좀 심하다. 다른 사람들도 손으로 얼굴 앞을 휘휘 내젓거나 발걸음을 빨리하며 걸어간다. 뭐, 그러려니 했다. 런민따지에를 지나 꾸이린루에 들어서는데 날타리들이 점점 많아진다. 결국 인쇄소 앞에 다 왔을 즈음엔 살짝 짜증이 날 정도다. 인쇄소 안으로 들어갔는데 몸에 붙어 온 몇 마리들의 날타리들이 날아다닌다.

명함 디자인 해온 걸 맡기고 난 후 문을 나서는데 이런~! 하늘이 까맣게 보일 정도로 날타리들이 엄청나다. 무슨 일일까? 날타리들이 저렇게 한꺼번에 나타난 이유가 무엇일까. 문득 영화 속에 많이 봐왔던 익숙한 상황이 떠오른다. 메뚜기들의 습격, 새들의 습격, 변종 곤충들의 습격 등등... 한 참을 밖에 서서 지나갈 엄두를 못내고 있다가 안되겠다 싶어서 걸음을 재촉해서 돌아왔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한 하루다. 하늘은 조금 빗방울을 뿌리다 말고는 한꺼번에 비를 쏟아낼 것 같은 인상을 짓고 있질 않나. 하루종일 저녁인 것 처럼 어두운데다가 밖은 날타리들이 그 법석을 떨고 있으니 말이다. 안전한 집. 편하군.


어이~! 날타리분들! 뭔 일이 있었던 게야?-_-;;

2004년 9월 19일 일요일

[ani] 제 8 회 부산 국제 영화제 - 트레일러

작년 이맘 때 즈음이었다. 그러니까 정확히 작년 8월 초부터 이용배 교수님과 함께 애니메이션으로 '트레일러'를 제작하기로 했다. PD(라고 하면 거창하지만)로 참여해서 진행을 했었다. 결과적으로 보면 마무리를 못해드리고 중국으로 쫓기듯 오게 되었다. 빈 내 자리는 창훈이가 대신 하게 되었고.

스토리 보드는 교수님과 내가 각각 안을 내서 결정하게 되었는데 교수님 안이 채택이 되었다.(내 것도 반응이 꽤 괜찮았다고 들었다.^^;) 그런 후에 제작을 어떻게 할 것인지-2D, 3D 등- 고민을 했는데 '평면 클레이'를 활용하자고 제안을 하게 되었고 그게 받아들여져 제작에 착수했다. 클레이를 사러 홍대 근처로, 고속터미널 문구점으로 다니며 클레이를 구하게 되었고 몇몇 아는 사람들에게 클레이 제작을 의뢰했으나 제작비가 너무 작고 다들 바쁜 관계로 난관에 봉착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결국 재학생 몇 명을 소집하게 되었다.

원화의 대강은 애니메이션 '오세암' 성백엽 감독님이 해주셨고 동화는 이용배 교수님께서 직접 하시게 되었다. 난 그 때 즈음 중국갈 채비를 하고 있어서 메인 프로덕션 과정엔 참여할 수 없었다.

결국 완성본을 보지 못하고 중국에 오게 되었는데 중국에 온지 한참 지난 후에야 인터넷으로 찾아 보게 되었다. 지독한 버퍼링때문에 제대로 보진 못했지만. 그러다가 이번에 창훈이네 '-ist' 홈페이지에 가서 동영상을 구하게 되었다. 화질은 그렇게 좋지 않다.

사실, 생각만큼 칼라도 잘 나온 것 같지 않고 특히나 마지막에 원했던 디졸브 등 마무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 같아 아쉽다. 작은 화면으로 밖에 못봐서 그럴 수도 있겠다. 특히 클레이 질감이 어떻게 나왔는지 모르겠다.

자~! 같이 한 번 감상해 보심이 어떨지...:)

제 8 회 부산 국제 영화제 - 트레일러 감상..

햇살 쫓아서...

아침에 일어났는데 햇살이 너무 좋다. 아무 일이 없어도 그냥 나가서 돌아다니고 싶은 마음이 절로 생긴다. 뭐...명함도 맡겨야 하니까. 그런데 명은이도 pdf파일을 볼 수 없다며 구조요청. 겸사겸사 출문! 카메라는 챙겨가야지.

광량조절 실패-_-;

비슷한 햇살 느낌.


사람들도 느긋하게 걸어다니는 듯 싶고 차들의 경적소리도 들리지 않아 거리가 그저 햇살로 완전히 묻혀버린 느낌이다. 곳곳에 인부들 혹은 노점상들의 나른한 졸음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공기가 건조한 것만 빼면(그렇게 신경쓰이진 않아도...) 참 좋은 날씨다.

음료수 노점상

시간이 느린 듯...


걸어걸어 햇살만 있는 곳으로 다니며 충분히 만끽. 기분좋다. 그런데 명함만드는 곳-인쇄소에서 명함 담당자가 나오지 않았다고 그러네. 헛탕-; 다른 곳은 갈 생각도 하지 않고 또 그냥 어슬렁 돌아 다니다가 집 근처에서 이발을 했다.

이제 내 머리를 깎아주는 사람은 사장에서 직원으로 바뀌었지만, 게다가 한 달에 한 번 정도 밖에 가지 않지만 여전히 내 얼굴을 기억해주고 알아서 다 해준다. 머리를 감다가, 깎다가 계속 졸았다.

"꺼~(형 or 오빠) 졸리나 봐요?"
"어~ - -a zzz"

"요즘은 출근 안해요?"
"응. 놀아~- -;;;"


그런데 마지막에 머리를 감겨준 사내녀석은 온지 얼마 안되는 군. 상당히 서툴다. 그러다가 잘 못하면 짤리겠군. 내가 온 후로도 새 얼굴을 무척 봤었으니... 열심히 노력해라~

아~ 미용실 나와서 집에 오는 길에 그 옆에 있는 VCD. VHS대여점이 눈에 띈다. 사실 전부터하루에 1원이라고 해서 대여를 해보고 싶었는데 하루 안에 못보면 또 돈을 내야하는 이유도 있고 게다가 만약 소장하고 싶은 게 생기면 좀 그렇겠다 싶어서 시도해본 적은 없다. 그래서 오늘~... 영화 세 편에 3원...그리고 보증금 30원(나중에 달라고 하면 돌려주니까 뭐.) 영화 세 편 중 전부터 볼까 말까 했던 중국 영화 한 편 가볍게 보기 시작했는데 정말 재밌네. 혼자 한참을 웃으면서 봤다. 이 영화는 DVD로 사야겠다. 유청운 연기 좋네. :) 아...등장하는 부주인공 여자 배우 참 맘에 든다. 목소리도 허스키하게...-0-

가을 아침에...

정말 날씨가 추워지긴 했다. 환기를 시키기 위해 늘 창문을 열어놓고 잠을 자곤 했는데 어제 저녁엔 서늘한 바람이 옷 속까지 스며들어온다. 창문을 닫으면서 장춘의 겨울이 시작되나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되네. 장춘은 여름하고 겨울만 있는 도시라고 농반, 진반으로 말들을 하던데 정말 그런가보다. 이제 2년째 시작하는 중국 생활, 2번째 맞이할 장춘의 겨울. 이젠 그리 낯설지만은 않다. 이젠 두꺼운 이불도 꺼내야겠다.

그러고보니 작년도 시간이 묘하게 추석 전에 중국으로 나오게 되어서 고향에서 추석을 보내지 못했었는데 역시 올해도 마찬가지네. 중국은 추석은 그다지 큰 명절로 생각하지 않는다니 뭐 특별할 것도 없다. 이곳은 곧 다가올 국경절이 가장 큰 명절이지. 그러고보니 어제 시내 나갔을 때 곳곳에서 과일이며, 선물이며 할인행사를 하는 걸 봤는데 국경절이 정말 가까워지긴 했다. 꼭 추석 분위기 같단 말이지.

어. 그러고보니 이번 달 말이 방 계약 완료가 되네. 연장해야겠다. 장춘에서 오래 안살 듯 그렇게 버텨왔었는데 결국은 1년을 넘기고야 말았다. 장춘에서 오래 안살 것 같아서 생활용품 중에도 안산 게 꽤 되는데... 그런데 그렇게 짐을 줄여서 사는 게 마음은 편하긴 하다. 다른 데로 이사갈 생각은 없으니 이 집에서 좀 더 살아야겠다.

오늘 날씨 너무 좋다. 햇볕에 몸도 마음도 좀 말리고 들어와야지.

2004년 9월 17일 금요일

백두산 여행

백두산을 올해 7월 17일에 다녀왔었다. 친구인 규이, 치우메이랑 같이 갔는데 규이가 왕복 14시간이라는 긴시간동안 계속 운전을 했었다. 고맙다. 규이. 덕분에 편하게 다녀왔어. :)



천지를 보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아래에 올려놓은 곳으로 가서 직접 천지에 손을 담그고 때론 발담그고 직접 체험하고 오는 방법. 천지에 손을 담궈본다. 무척이나 차갑다. 보기엔 평범한 듯 하기도 하고 산의 형세도 그렇게 빼어나지 않고 천지도 바다같이 넓은 느낌 뿐인데...그런데 직접 마주하고 보면 정말 뭐라 할 말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 게다가 건너편엔 북녘 땅이 보인다. 중국 땅에서 서서 바라 보는 것이다.

또 하나의 방법은 그 보다 좀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서 천지 전체 풍경을 보는 것이다.여기는 특별허가증을 받은 자가용 및 중형차 등만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이 자가용을 가지고 가도 올라갈 수 없다.
개인당 60-80원을 한다고 하는데 우리는 50원을 주고 올라갔던 것 같다. 소형 승용차. 이곳에 오르면 딱 30분 밖에 머물 수가 없다. 주차장 문제도 있겠지만 안전사고를 우려하는 듯 하다. 우리가 종종 접하는 천지가 호수처럼 보이는 사진...이 바로 이 곳에서 찍은 사진이다.

올라갔을 때 구름이 가득 끼어서 한치도 바라볼 수 없었지만 내려오기 바로 전 구름이 걷히면서 천지의 위용을 드러낸다.이 정도면 천지를 다 봤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천지의 날씨는 1초가 멀다하고 변한다.

올라가는 길은 상당히 굽이가 심하고 위험하기 때문에 중간에 서서 풍경을 볼 수 없다. 그런데 택시 기사가 호기를 부려서 내려오는 길에 바람이 가장 세게 분다는 곳에 잠시 섰다. 전망대에 뛰어 올라가 눈을 뜨기도 힘들만큼의 바람이 접해봤다. 바람이 그쪽으로만 몰아서 불어오는 듯 싶다. 장소 이름을 까먹었다.-_-;;;

백두산도 중국에서 알아주는 명산이라는데... 중국에선 '백두산'이란 이름은 사라지고 '장백산'이라고 불리게 되니 아쉽다.

하지만 즐거운 여행, 좋은 느낌!


서비스-오랜만에 내 사진^^

번역 완료.

이번에 장춘에서 "중국 길림 장춘 국제 애니메이션 교육 포럼"이 열린다.
기간은 23일부터 26일까지.

이번에 오실 교수님께서 주제 발표를 하시기로 하셨는데
그 원고 내용을 번역해드리기로 해서 하루 이틀 정도 고생했다.
오늘 치우메이를 찾아가서 감수를 받은 후 완성을 했다.

번역을 하며 느끼는 것은 어서 중국인들의 언어습관에 길들여져야 한다는 것.
그리고 내 스스로의 한국어 어휘도 늘려야 한다는 것. 중국어 어휘야 두 말 하면 잔소리.

이렇게 하면서 조금씩 실력이 쌓여갈 거라고 나름대로 믿는다.

쉬운 일이건 힘에 부치는 일이건 끝내고 나면 좋은 기분.

또 한 발짝 나선다. :)


번역문 일부 보기 more..

[mov] 첫 키스만 50번째 / 50 First Dates / 初恋50次

첫 키스만 50번째 / 50 First Dates / 初恋50次


2004.04.15 개봉 / 15세 이상 / 99분 / 코미디,로맨스 / 미국

감독 : 피터 시걸
출연 : 아담 샌들러(헨리 로스), 드류 배리모어(루시 휘트모어), 숀 애스틴(더그 휘트모어), 롭 슈나이더(울라), 댄 애이크로이드(닥터 키츠) 등


처음에 이 영화를 볼까 말까 무척 망설였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DVD를 사러 몇 번을 갔을 때도 사지 않았다가 이번에 샀는데 도저히 볼만한 영화들이 없었던 탓에 사게 되었던 것이다. 아~! 그런데 왠걸 영화가 꽤 좋다. 중간에 영화 “사랑의 블랙홀/Groundhog Day(해놀드 래미스감독)”를 생각나게 하기도 하지만 여전히 기억 상실이던 어떤 마법적 상황이던 같은 상황이 반복적으로 일어난다는 설정은 매력적인가 보다.

주인공들의 연기도 괜찮았지만 조연으로 나온 숀 애스틴, 롭 슈나이더 등 오버의 극치를 달리면서도 왠지 영화랑 잘 붙는 연기, 설정이 독특했다. 게다가 그 귀여운 펭귄이며 사람 못지 않은 연기를 보여주는 물개의 연기라니!!! 아, 그런데 헨리가 루시에게 첫 눈에 반한다는 게 사실 그렇게 설득력이 있어 보이진 않지만 그 사랑을 지속적으로 이끌어간다는 점에선 어느 정도 공감이 되었다. 아니, 루시에게 하루하루 새롭게 접근해서 데이트 약속을 얻어내고 사랑을 해나가는 장면은 지극정성이어서 어떤 새로운 울림이 있어 보였다. 기억을 해내게 하고 그 사람을 사랑해가는 과정이 감동적이어서 어느 누가 봐도 헨리라는 남자를 좋아하게 될 것만 같다.

그러고 보니 아담 샌들러라는 배우에게 난 이상한 편견이 있었다. 왠지 코미디 연기가 어설프다는 편견. 그리고 그다지 매력적이지도 않았고… 그런데 “펀치 드렁크 러브/Punch-drunk Love(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를 보고는 생각이 달라졌다. 진지한 연기를 썩 잘하는 배우로써 말이다. 이 영화에서는 진지하진 않아도 적당히 유머스럽고 적당히 진지한 연기를 보여준다.

사실 기억상실증 때문에 똑 같은 상황의 반복을 계속 해야 된다는 건 주변 사람들에게 아주 괴로운 일이 되겠지만 그 과정이 억지스럽지 않게 풀어진 것 같지 않아 좋다. 웃어서는 안될 상황임에도 웃을 수 밖에 없는 10초 기억상실증에 걸린 환자의 모습은 루시의 상황이 그나마 행복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장치였을 것이다. 어쩌면 나를 포함한 적지 않은 사람들은 나보다 못한 사람들로 인해 삶을 살아가는 이유도 얻고 조금은 잘난 척 하며 사는지도 모르겠다. 삶의 진실이 상대평가로 인해 얻어지는 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한계는 분명 존재하기에 절대평가로써는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상황들이 생길 테니 말이다.

50번의 첫 데이트를 할 수 있는 마음의 자세만 되어있다면 어느 누군들 평생 사랑하지 않겠는가. 만나고 헤어지는 게 아무런 죄책감도 없고 즐기는 삶의 일부가 되어버린 현실이긴 하지만(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다.) 문제는 상대에게 책임을 전가하거나 스스로가 책임을 지는 행위는 절대 사랑이 아니라는 것이다.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은 내가 상대를 사랑하는 행위 자체에서 에너지가 끊임없이 발생한다는 것. 더불어 살아가며 함께 사랑하는 게 내가 살아가는 삶과 함께 동시 진행된다는 것.

이 영화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장면은 사실 마지막 장면이다. 도대체 어떻게 결말을 맺을까 궁금했었다. 루시가 또 갑자기 감동적인 사랑의 대쉬로 인해 기억을 찾는다? 만약 그랬다면 너무 상투적인 결말이었을 것이다. 이 영화는 아주 진부한(?) 스토리를 아주 영리하게 이끌어갔고 현명하게 결론을 내렸다. 결혼을 하고 딸이 태어나서 몇 년이 지난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루시는 여전히 하루짜리 기억상실증에 머물러 있었고 헨리와 루시의 아버지는 늘 여전히 사랑하는 연인과 딸을 사랑하며 에너지를 잃지 않고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에서 사랑을 되볼아 보게 된 영화.

아담 샌들러가 이 영화 제작을 했군.
드류 배리모어는 늘 비슷한 분위기인 것 같은데 어쩐지 영화에 잘 붙는 연기를 보여주는군.
그런데 그 망사 러닝을 입고 있던 배우가 '반지의 제왕'의 '샘'이었다고??!! 볼 때 전혀 생각나지 않았었는데....-0-

[mov] 나비 효과 / The Butterfly Effect / 蝴蝶效应

나비 효과 / The Butterfly Effect / 蝴蝶效应


113분 / 스릴러,SF / 미국

감독 : J. 맥키 그루버, 에릭 브라스
출연 : 애쉬톤 커처(에반 트레본), 에이미 스마트(카일리 밀러), 멜로라 월터스(안드레아 트레본), 엘든 헨슨(레니 트레본), 에릭 스톨츠(조지 밀러)


DVD 상점 주인과 후배의 적극적인 추천에 의한 선택이었다. 제목이 일단 뭔가 있어 보이긴 한다. “나비 효과” 즉, 카오스 이론에 근거한 영화의 스토리. 작은 나비의 날개 짓이 커다란 폭풍을 몰고 오듯 극중에서 에반의 생각 하나, 일기 한 토막이 한 개인을, 한 가정을, 한 집단자체의 행불행을 결정하는 파장으로 작용한다.

내가 진심으로 바라는 무언가를 위해 일심(一心)을 모아 행동하면 어떤 변화들이 생길 수 있을까? 모르긴 몰라도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진보나 변화는 분명 있을 게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던 간에 그 결과는 그 다음에 발생할 어떤 일의 결과에 영향을 주게 될 테고 그렇게 계속 꼬리를 무는 순환의 고리가 형성될 것이다. 이건 어쩌면 불가에서 말하는 윤회와 같은 원리일지도 모른다.

결국 사주팔자건, 혈액형으로 보는 성격이건, 별자리, 타로카드 등 자기 자신의 과거, 현재, 미래를 보려고 하는 것도 악순환의 고리는 끊고 선순환의 고리는 그대로 이어가고 싶어하는 인간의 혹은 생명의 본능에서 근거하는 것일까? 이런 모든 것은 딱 한가지를 하지 않으면 모두 도로아미타불이 되고 만다. 바로, “행동”하는 것. 영화에서도 에반은 최소한 일기를 쓰는 행위를 한다. 그 행위가 계속 미래에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아무리 미래를 안다 한들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얻을 수 없다. 로또의 숫자를 알았다고 하더라도 로또를 사는 행위는 해야 하는 것처럼.

사실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복잡하게 꼬고 또 꼬아서 볼 때 어지러울 수 있겠다 싶었지만 보면서 몰입하게 되었고 마지막 생명의 근원까지 묻고 들어가는 시나리오는 나름대로 생각할 거리를 많이 만들어 주었다. 좀 넘칠지도 모르는 화두를 던진 격이 되었지만 어떤 삶을 바꾸려고 하는 자에게 세상을 바꾸려고 하는 자에게 근본적인 화두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너무 피상적이지 않은가.

혹 내가 주제넘게 추측성 발언을 한다면 많은 성현들의 글, 가르침이 나비의 날개 짓이 아닐까? 에반의 일기처럼.

문득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라는 예전 선방에서 봤던 글 귀가 생각난다.


그런데 J. 맥키 그루버와 에릭 브라스 두 감독은 “데스티네이션 2 / Final Dstination 2” 각본을 썼던 감독들이네. “데스티네이션”은 1편을 강하게 봐서 그런지 2편은 기대 안 했었는데 나름대로 괜찮았던 기억. 이 영화는 감독과 각본까지? 둘이 친한 친구 사이인가?

영화 볼 때는 몰랐는데(기억력이 좋지 않은 관계로…-_-;;; 게다가 중국어로 쓰여 있는 외국 애들 이름은 종잡을 수가 없단 말이지…-0-) 주인공이 데이 무어와 염문을 뿌리고 다녔던 애쉬톤 커쳐네. 게다가 이 영화의 총제작을? 흠…

[ani] 극장판 블랙 잭 / Black Jack / 怪医黑杰克(剧场版)

극장판 블랙 잭 / Black Jack / 怪医黑杰克(剧场版)


원작자 : 데츠카 오사무 (手琢治蟲)
각본 : 데자키 오사무 (出崎統) , 모리 에토 (森繪都)
감독 : 데자키 오사무 (出崎統)
작화감독 : 스기노 아키오 (杉野昭夫)
제작사 : 데츠카 프로덕션
제작년도 : 1996년


일본 만화나 한국 만화나 편식을 해서인지 “블랙 잭”이란 이름을 보고 액션 애니메이션, 혹은 도박에 관련된 애니메이션인 줄 알았다. 처음에 “블랙 잭”에 대한 아무런 정보를 접하지 않고 감상을 했는데 “수작(秀作)”이라 느꼈다. 겉 표지야 데스카 오사무의 캐릭터 형이랑 많이 닮았으니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무면허 천재 의사인 “블랙 잭”. 그가 행하는 의술, 의사의 도리는 의사라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직,간접적으로 보여준다. 굳이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인술을 펼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교과서적인 교훈을 주는 듯 하지만 이면에 내포되어 있는 내용은 나름대로 깊다.

초 인류를 만들기 위한 세력과 초 인류건 아니건 간에 환자를 위해 노력하는 한 의사와의 대립, 갈등, 일치점, 초월 등 일련의 과정들은 꽤 사실적이다.(크레딧을 보면 의학 고문 등이 있다.) 그리고 초 인류를 만들기 위한 모종의 세력에 대한 의구심과 알 수 없는 두려움(?)들은 애니메이션을 보는 내내 확대되어졌다. 히틀러의 나치즘, 일본의 생체실험에서 알 수 있듯이 우월한 종족에 대한 열망, 그 위에 군림하고 싶어하는 인간의 본능은 어쩌면 내가 생각하는,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어디에선가 계속 진행 중일지도 모른다.

그러고 보니 의학에 관련된 것 말고도 교육, 종교 등 많은 대중과 접하는 집단, 행위들은 정말이지 여리박빙(如履薄氷)하듯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니, 어쩌면 우리들 개인들의 행위들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하면 너무 지나친 생각일까? 한 편의 잘 만든 영화가 사람들의 정서에 끼치는 영향을 생각한다면, 내가 무심코 내뱉은 말, 무의식적인 행동에 의해 영향을 받을 상대방을 생각한다면 어쩌면 지나치지도 않은 말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다고 검열을 강화해야 한다거나 모두가 성직자처럼 행동해야 한다는 건 아니다. 어차피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면서 상호 보충적인 관계는 필수불가분의 과정 아닌가.

마지막에 잭에게 자신들의 단체에 가입(혹은 자문위원)을 해달라는 상대의 부탁에 이런 말을 남긴다. 아주 당연하지만 행하기엔 여러 관점이 있을 수 있는…

“모든 사람들 각자에게는 모두 각각의 의지(뜻)가 있고, 각각의 장점이 있지 않나요?”

1996년에 만든 작품으로 보기엔 기술적으로 훌륭하다. 라이브 액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역시 일본 작품답게 빛을 강렬하게,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마지막 장면은 왜 그런지 “서부소년 차돌이”라는 애니메이션이 문득 떠오르는…그런 이미지…


“블랙 잭

늘 새로운 시작...

5월달에 한국에 들어갔다가 새로운 일을 맡게 되었다. SICAF에서 Coordinator in China라는 직책을 준 것이다. 사실 영화제 일은 해본 적이 없어서 처음엔 좀 당혹스럽기도 하고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일을 맡게 되면 이렇게 저렇게 생각을 참 많이 한다. 물론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까에 대한 해법 찾기가 주가 되곤 한다. 또 한 편으론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되면 설레는 마음, 즐거운 마음이 한가득이다. 새로운 일도 시간이 지나면 그다지 새롭지 않은 일이 되겠지만 최소한 새롭지 않다는 감정이 생기기 전까지는 즐거운 일임엔 틀림없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살아오며 누구나 그랬듯이 새로운 일들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그 새로움은 곧 시들게 마련이었고 익숙함으로 변하고 권태로움으로 변하면서 또 새로운 무언가를 갈구하고 또 갈구했다. 그 갈구함의 현재 진행형이 바로 중국에서 중국어를 배우고 이번에 맡은 새로운 일을 하고 있는 지금의 생활이다.

어디엔가 안정을 하지 못하는 것도 그리 좋은 습성은 아니지만 어느 한 곳에 머물면서 기계적으로 되가는 것은 더더욱 싫다. 물론 기계적이 아니라 능동적이고 창의적이고 도전적이면서 한 곳에 머문다면 분명 삶의 빛나는 순간일 것이다. 아직 그런 마음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변명은 궁색하지만 최소한 지금보다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건 사실이다.

예전에 이러저런 우연과 희망이 겹쳐져서 한 달간 인도 배낭여행을 했었는데 그 이후부터 사실 많은 부분들이 바뀌었다고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내가 본래 큰 그릇은 아니겠지만 넓은 세상을 보게 되고 그 이후로도 몇 군데 더 나갔다 오기도 했으니 지금 중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건 그런 연속선상에서 볼 때 안정적인 생활임엔 틀림없겠다. 늘 한 달 이내로만 여행을 하던 게 벌써 10개월을 살고 있으니 전보다는 안정적이다. 중국에서도 이제 익숙한 부분들이 많이 생겼고 어떤 부분은 권태롭기까지 하다. 하지만 또 어떤 부분, 많은 부분들은 새롭게 날 기다리고 있는 일들일테니 잘 찾아서 신나게 해나가면 될 것이다.

간혹 난 남들에겐 이런저런 좋은 말들을 다 끌어다 용기를 붇돋아주고 (잘)난 척 하고 살지만 정작 내 안에서는 그런 에너지들이 점점 고갈되고 있음을 느낀다. 새로운 일을 찾아 늘 생생약동하게 사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내 삶의 전체적인 부분에서 어떤 반복적인 지루함들이 생겨서 그런 건 아닌가 싶다. 그 에너지는 분명 내 안에서부터 비롯되는 걸 아는데, 에너지를 만드는 방법도 아는데 안하고 있다. 내적인 새로움과 외적인 새로움, 내적인 익숙함과 외적인 익숙함을 상당부분 같은 것으로 살아온 잘못일 수 있겠다. 안으로부터 밖으로 새로움을 끌어내기 위해 분발해야겠다.

중국에서의 10개월 동안의 생활을 보다 보람되게 하기 위해 다시 시작해야겠다. 분발해야겠다.

새로운 일은 새로운 마음을 갖는 사람에게만 맡겨지는 것 같다.


20040707 작성된 글임.

'경진'에게...답글을 여기에...^^;

투정과 하소연은...그냥 하는 말이지.
너도 단짝이 자리에 없으니 많이 허전하겠다.
하지만 전에 니가 그랬잖냐...작품 만들어서 초청받아 간다고..^^
그러길 바랄께...

난 언제나...그럴 날이 올까나...-0-

홈피를 옮기게 되어서 - '은주 리' 보시오.^^

귀찮지 않아요. 은주씨.^^

차근차근 생각도 잘 하시고 그러시니 출퇴근 시간이 즐겁겠습니다.^^
자신을 위해서는 어떤 계획을 가지고 갈 것이며
또 회사를 위해서는 어떤 자세와 계획을 가지고 갈 것인지...
아마,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좋은 생각들이 솟구치리라 의침치 않습니다. ^__^

중국에 나와 있는 많은 한국인, 외국인들은 모두 다 처음 온 사람들이죠.
중국이 고향이 아닌 이상 외국인은 모두 처음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걱정하시는 건 당연하지만 다 사람사는 곳이라고 조금은 편하게 생각해도 될 것 같아요.
회사 직원이 없이 은주씨 혼자만 가 계신다니 막중한 부담감을 느끼실 것 같은데
가만 보면 이게 정말 더할 나위없는 기회라니까요...^^ 그렇지 않겠어요?

컴퓨터는 계속 다루다보면 잘하게 될 것이고 말은 계속 하다보면 늘테고
중국사람들은 만나다보면 자연히 알 게 될겁니다. 말이 너무 쉽죠?
사실 처음 시작하는 며칠, 혹은 몇 주, 몇 개월만 힘들지 익숙해지면 괜찮아요.
그러니 긴장은 적당히 계획은 꼼꼼히 포부는 크게 용기는 충만하게 준비하시길 바랍니다.^^

중국에 가 계셔도 계속 고민하고 생각하시길 바래요.
그 고민은 심각하게 얼굴을 찌뿌리고 앉아서 하는 고민이 아니라
몸으로 뛰고 마음을 움직여가면서 즐겁게 하는 삶의 고민들이요.
며칠간만 하시지 마시고 꾸준히 계속 하시길~ :)

그리구요... 전 '세상에 잘못된 선택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왜냐면 지나고보면 결과들이 호불호에 대해 반성을 하게 되지만
혹 잘못된 선택도 지금의 나를 있게 만든 중요한 동기였을테니까 잘못된 선택은 없다고 봅니다.
길을 갈 때 멀리 바라보고 걷다보면 돌부리에도 채이고 때론 넘어지기도 하지만
목표지점을 위한 과정일 뿐이지 선택엔 잘잘못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은주씨가 하는 지금의 선택이 은주씨가 좀 큰 사람될 수 있는 기회 중 하나라고 믿습니다.
좋은 일들만 생기라고는 안할께요..^^
다만 때로 나쁜 일이 생겨도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으시길...
그리고 너무 좋은 일들만 계속 생기면 자만하지 않고 꾸준한 노력을 하시길...
그렇게 염원하겠습니다.^__^

아마 중국에 가시게 되면 내년 1-2월 즈음에 가실 것 같은 느낌인데
그 전까지 회사 생활도 즐겁게 중국준비도 즐겁게 하시길 바랄께요...^__^

2004년 9월 16일 목요일

현재, 중국 연락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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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 2006년 06월 14일

블로그.를 시작합니다.

홈페이지를 고치고 싶었는데 고칠 능력은 안되고
그래서 공부를 좀 해서 고쳐볼까 마음 먹었었는데
우연히 '설치형 블로그'를 발견하게 되어서 사용하게 되네요.

동생이 만든 스킨을 좀 변형시키는 데에도 꼬박 반나절이 걸리는 군요.-_-;;;
그.러.나! 심플하긴 하지만 해냈습니다. ^__^ 흐흐~

블로그.라고 해서 관리가 더욱 잘 되고 그러는 건 아닐테지만
전 홈페이지보단 덜 심심할 것 같네요. 그러길 바랩니다.-0-

오른쪽에 'GUEST'는 방명록입니다.
블로그는 답글만 달게 되어있어서 방명록을 달았습니다.
누구든지 글을 쓸 수 있습니다.
많이 애용해주세요...~~~~ ^__^

게시판 사용하는 게 참 맘에 드는군요.
뭐랄까 저같은 초범 초보도 사진 올리는 게 편해졌으니까요.

[#M_ 기념으로 해볼까요? :) <- push |

상해-베이따지에

2004년 9월 13일 월요일

컴퓨터.

후배가 집에 컴퓨터가 맛이 갔다고 간을 좀 봐달라 한다.
집에 가서 이리저리 훑어보는 데 도저히 작동안하는 이유를 찾아내질 못하겠다.
window idle process가 계속 작동을 하는데 요 idle이란 단어를 찾아보았더니
'할 일 없는' '한가한'이란 뜻이란다.
 
한가한 프로세스가 계속 움직이고 있다니...도저히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겠다.
결국 윈도우를 다시 깔아주기로 했다.
윈도우를 깔고 프로그램을 깔고 그리고 업데이트(중국 인터넷은 느려서...-_-;;;;)를 시키고
컴퓨터를 할 수 있는 만큼 깔끔하게 해줬다.
그리고 났더니 시간이 4-5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렸다.
 
사실 컴퓨터를 잘 다루는 건 아니지만 컴퓨터 밀고 깔고 하는 건 할 수 있는지라
예전에 회사 다닐 때도 컴퓨터 문제 잡는 건 내 몫이었다.
그러면서 더 배워가기도 했지만 컴퓨터 OS를 새로 설치하는 건 정말 귀찮은 일이다.
OS 새로 설치하고 프로그램 설치하고 하다보면 반나절, 하루가 그냥 가버리기 때문이다.
 
결국 사람이 편하게 살고 싶어서 만들어낸 물건에 꼬박 에너지, 시간을 다시 낭비하게 되는 꼴이다.
뭐...이런 일들이 컴퓨터 말고도 한 두가지겠냐만 컴퓨터 새로 밀고 까는 일은 싫다.
이런 문제들을 다 잡아낼 수 있는 컴퓨터가 더 개발되고 그러긴 하겠지만
그건 또 힘 있고 돈 있는 자들의 놀음에 우리의 삶이 조금 더 저당잡혀야 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세계화가 되면 될수록 과학문명화가 되면 될 수록 없는 자와 있는 자의 차이는 커지고
그 차이로 인해 잘 먹고 잘 사는 사람들은 더더욱 그 위치를 확고히 하게 될 것이다.
 
컴퓨터 하나 손 보면서 또 별 생각을 다 하게 되었네.-_-;
 
어쨌든, 이 신통한 기계들을, 물건들을 다루면서
보다 인간 친화적인 삶을 만들어가는 데 노력하고 싶다는 생각을 살짝 해본다.

2004년 9월 12일 일요일

주말.

하루종일 그리 검지 않은 천 한 폭을 걸쳐놓은 듯 어둡기만 하다.
비는 내릴 듯 내리지 않고 바람도 없고 습하지도 않은 날씨.
마치 그대로 멈춘 공간 속의 공간에 앉아있는 듯 싶다.
 
잠시 밖에 나갈 볼까 우산을 챙기고 작은 노트를 가방에 넣었다.
 
길을 걸으며 전화를 걸어 계속 낫지 않는 감기에 고생하는 친구의 안부를 묻고
사람들 틈을 돌고 돌며 동네 근처를 그냥 걸었다.
 
돌아오는 길에 몇 장의 디비디와 며칠 간 먹을 부식을 사는데
뭔가 이상하게 허전한 느낌이다. 혼자 산 것도 이제 버릇이 되었는데도 이런 허전함은 뭘까.
 
아마 스스로 해야할 일이 있으면서도 안절부절 해내지 못하고 있음에 대한 반영인가?
아니면, 너무나 익숙해진 계림로를 걸으며 아무런 흥취를 느끼지 못해서일까.
 
결국 집에 도착하기 100여미터 전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반갑다.
비가 올 듯한 날씨에 비가 오지 않으면 왠지 속은 것 같단 말이지.
 
TV에서는 주말이라고 가족들끼리 등장하는 쇼프로그램과 영화들이 한창이다.
내 마음과 생활과는 별개로 세상은 그렇게 익숙하게 주말을 보내고 있다.

2004년 9월 11일 토요일

잠귀신.

멍하게 하루...
잠만 자고 또 자고...
 
TV 여기저기 돌려보다 자다 깨다...
 
....밖에 날씨는 너무 좋았는데...
 
 
 
 
잠만 잤네...

2004년 9월 10일 금요일

마무리...

드뎌 번역하던 걸 다 마치고 메일로 보냈다.
진땀난다기 보다 정말 번역은 어렵다는 걸 실감하는 경험이었다.
그나마 중국 친구들이 도와준 부분이 있어서 쉽게 넘어갔다.
 
번역을 하며 느낀 사실.
우리가 쓰는 말의 느낌을 그대로 중국어로 직역하면 이상한 느낌의 문장이 된다는 것.
"중국 사람들은 그렇게 말하고 쓰지 않아."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또 글을 맛깔스럽게 잘 쓰려면 역시 한국어 공부가 더 필요하다는 것.
하나 더 새삼스럽게 느낀 것이지만 대화체와 서면어가 따로 있어서 표현하기 쉽지 않다는 것.
 
다만 이런 부분들이 경험이 쌓이다 보면 완벽하게는 아니어도 좀 쉽게 풀어갈 수 있겠지.
 
번역이 잘 되었든 못되었든 끙끙대며 애썼던 내 자신에게 박수...:)
 
낮에 잠시 길림대학 애니메이션 대학에 다녀왔는데
이번에 열리게 될 길림 국제 애니메이션 교육 포럼에 대한 준비로 부산한 느낌이다.
창광시 감독님도 후다닥 뵙고 오느라 좀 아쉽긴 했지만
돌아오는 길에 온 몸으로 받아내는 날씨는 그야말로 너무 행복했다.
찌르찌르 온 몸에 쏟아져 들어오는 가을 햇살이 그렇게 좋지 않을 수 없었다.
 
이젠 좀 밀렸던 일들이 끝났으니 다른 일에 착수해야겠군.
 
아~ 주말이구나...주말 기분내며 좀 쉴까?

2004년 9월 9일 목요일

친구 떠나다.

1.
알게 된지 이제 2년 즈음 되었나?
조각을 하는 친구 녀석이 유리공예를 배우러 체코로 떠났다.
그 전부터 노래를 부르고 그렇게 가고 싶어하더니 드디어 오늘 떠났다.
 
가서 공부 열심히 하고 건강 조심하고...
외로움을 덜...마음은 늘 즐겁게 살도록 하렴.
 
너의 뜻하는 바가 잘 이루어지길 진심으로 바래.
 
그리고 동생 은수도 체코로 다시 공부하러 떠났다.
친구랑 같이 지내게 되었다고 한다. 묘한 인연들의 만남이다.
은수는 1년정도 체코에 있다가 다시 한국에 들어왔는데
잠시 에너지를 충전하고 다시 가는 모양이다.
 
은수야! 에너지가 늘 넘치기를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을 꼭 이루기를 진심으로 바래.
 
둘 다 건강하게 잘 지냈으면 싶다.
 
2.
늦게 무언가를 시작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이라며
나에게 부러움과 격려의 마음을 보내준 사람들에게 별 감정없이 "뭘요..."라고 넘기곤 했는데
역시 늦게 새로 시작하는 것들은 더 많은 긴장과 두려움...그리고 설레임을 주는 듯 싶다.
아니, 긴장, 두려움은 어릴 때보다 많아지고 설레임은 없어지는 것 같다.
설레임보다는 앞으로에 대한 걱정, 정말 잘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들...
하지만 사람사는 곳은 어디나 같은 법.
살다 보면 살아지고 늦었다, 이르다고 말하는 기준도 다 다르니...개의치 않는다.
 
도대체 뭐가 늦고 뭐가 빠른 걸까...
하긴 이 험난한(?) 세상을 살아가려면 남들보다 먼저 이루어내야 하고 성공(?)해야 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나이 먹었다고 기회조차도 돌아오지 않으니..
그렇게들 허겁지겁, 동동거리며 사는 건 충분히 이해가 되고도 남음이다.
 
다만 이제 시작하는 벗에게도...
또 다시 시작하려는 모든 이들에게도...
모두 그런 걱정이랑 하지 말고 열심히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해주고 싶다.
사람마다 가치관이 다르고 인생의 목적도 다르겠지만
자신이 하고 싶어하는 일을 하던 하지 않던 간에...
즐겁게 행복하게 살아야 하지 않겠나....
 
모두~~ 아자아자아자!!!다.
 
3.
번역한답시고 하는데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네....-_-

2004년 9월 8일 수요일

뻔뻔스러움.

마치 나만 고귀한 듯 마치 나만 노력하며 사는 세상인 듯...
무심코 남의 얘기를 할 때 험담을 하고 있다.
물론 듣는 이에겐 내 뜻은 그게 아니라며 온갖 미사여구를 붙이긴 하지만
상대방이 그런 내 말을 믿던 믿지 않던 간에
내 마음은 무의식 중에 그래놓고 말이 밖으로 튀어나와 객관적인 느낌이 형성되면
그제서야 뜨끔하며 후회를 하곤 한다.
 
당사자를 앞에 마주하고는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으면서
지금 내 옆에 있지도 않은 그리고 앞에 있는 사람과 별 관계도 없는 사람 얘기를
어쩌면 그렇게 천연덕스럽게 뻔뻔하게 할 수 있을까.
참 오랜동안 몸에 밴 좋지 않은 습관임엔 분명하다.
 
말을 아낀다는 것은 내가 할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게 아니라
꾸미는 말이나 남을 험담하는 얘기들을 하지 않는다는 것일터.
예전에 한창 수련을 하고 있을 때는 이것처럼 쉽게 지켜지는 약속이 없더니...
나와서 에너지도 점차 사라지고 다시 내 업과 습에 이끌려 살다보니
다시 똑같은 실수를 번복하고 있다.
 
말하지 말 걸...이란 생각보단 무엇이 정당한 것인지에 대해 미리 고민하는 연습을 해야겠다.
분명 사람끼리는 다름을 알면서도 왠지 그 다름이 나와 너무나 다를 때에는
나의 알량한 척도로 옳고 그름으로 재단하려고 하는 것.
 
수없는 반성이 부끄럽지 않도록....
'반성'아...미안해...

2004년 9월 7일 화요일

번역하다.

후배 일을 도와 애니메이션 기획서를 번역 중...
정말 어휘의 빈곤을 느낀다. 허기가 진다.
아무리 열심히 해놔도 중국인이 보면 금새 후다닥 고칠 번역이겠지만
나에겐 나름대로 공부다...라고 생각하는 중이다.
그 생각은 오래지 않아 머리에 쥐를 내리게 하지만 그래도 한다.
 
새삼스레 느끼는 건 한국어 중에 외래어가 무척 많다는 것이다.
70-80%가 한자라는 건 말할 것도 없겠지만 영어 및 외래어도 무척 많다.
하긴 표음문자는 국력의 세기에 따라 과학 및 문화의 선진에 따라 흘러가게 되어있으니
당연한 일이다...(라고 받아들이기엔 좀 억울?하다.)
일본어에도 외래어(일본식 영어발음 등)가 많다고 하는데 역시 그런가보다.
 
어쩌면 중국과 비슷하게 표음문자이면서도 스스로들에게 맞는 언어로 바꾸는 건
북.한.이 아닌가 싶다. 얼음보숭이...또 뭐가 있더라...-0-
 
기획서에 무수히 많은 영어들을 중국어로 바꾸어내는 게 참 힘들다.
사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적.확.한 뜻도 모르면서 대체의 뜻만 알고 쓰는 영어도 꽤 되는구나.
영어를 중국어로 바꾸는 것만 어려운 건 아니다.
멋진 표현력을 지니고 있는 한국어의 화려한 미사여구도 난감하긴 매 한가지다.
 
그래도 계속 한다.-_-
 
내일은 중국인 동생 불러서 감수 좀 해달라고 해야겠다.
 
내 왼쪽으론 티비를 켜놓고 있으니 중국어가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가끔 들리면 드라마나 뉴스를 멍하니 듣고 있긴 하지만
내 손끝 자판에서는 아직 내 귀만큼 술술술 중국어가 풀리지 않는다.
손끝이 아니지...내 뇌구조의 문제겠군.

2004년 9월 6일 월요일

...

규이, 치우메이, 옌궈, 옌뽀....오랫동안? 보지 못해서
오늘 식사대접을 해주기로 했지. 메뉴는 일식.
명은이가 일하는 일식집에 가서 매상 좀 올려주기로 했다. 그래봐야 싸게 먹을테지만...
 
몇 개월 전에 딱 한 번 먹으러 왔었는데 그 때보다는 훨씬 맛이 좋아진 것 같다.
개업한지 1년도 안된다고 하더니 역시 주방장도 손님들의 입맛에 맞춰가는데는 시간이 필요한가보다.
 
그런데 중국애들은 일식이 그다지 맘에 들지 않는 모양이다.
가격이 중식, 한식보다도 비쌀 뿐더러 먹어도 그다지 배가 부르지 않는다고 하니...
게다가 동북지역은 반일 감정이 다른 지역보다 드센 경향이 있어서 그렇기도 한 것 같다.
 
....
 
돌아오는 길에 살짝 비가 내리네.
초가을 비인가?
서늘한 게 기분은 좋다.
 
살짝 얼굴에 찬 바람이 닿는 느낌이 좋다.

2004년 9월 5일 일요일

잠.

잠을 자다 깨다 문득 문득 꿈인지 실제인지 들려오는 빗소리.
 
하늘이 어두워서 계속 하루가 시작되지 않았나 보다 싶지만
티비를 켜면 나오는 익숙한 프로그램들을 보며 일요일임을 실감한다.
 
몇 가지 일들이 있어서 '해야지...해야지...'하다가 다시 잠이 들고...
 
잠은 내가 원해서 자는 잠이라기 보다 잠이 나를 납치해서 가둬놓는 느낌이다.
 
간혹 울리는 전화벨 소리도 꿈처럼 느껴지니
오늘 내가 보내 온 하루는 내가 꾸는 꿈의 하루였다고 해도 무방하다.
 
 
무언가가 가슴에 꽉 들어차 나가지 않고 있는 느낌.
 
싫다...

2004년 9월 3일 금요일

벌써 1년.

브라운 아이즈의 '벌써 1년'이란 노래가 듣고 싶다.
물론 사랑하는 사람과의 1년을 말하는 가사이겠지만 제목은 정확히 내게 어울린다.
 
중국에 온 게 그러니까... 작년 9월 3일.
나름대로 포부를 가지고 온 것처럼 사람들을 현혹시키기도 했으나
속 마음의 한구석엔 한국을 잠시 떠나고 싶은 욕구도 있었으니
어떤 게 먼저고 어떤 게 나중인지를 가려내긴 무모한 짓일 수도 있겠다.
 
1년이 지난 지금 한국을 떠나올 때의 날씨처럼 약간 서늘하고 따가운 햇살을
중국 장춘의 한 동네 아파트 내 방에서 만끽하고 누리며 일기를 쓰고 있다니
감회가 새롭다는 말은 또 이럴 때 사용해야 하나보다.
 
그 동안 많은 일이 있었고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되었지만
내 중국어 실력은 내 욕심만큼 늘지 않았다는 사실만이 가장 큰 결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워낙에 책을 보며 공부하는 습관이 들지 않았음인지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이 되면서도
삼십 년 인생에 반복적으로 끊임없이 해왔던 자기 암시...
 
"또 시작하는 거야". "노력하자"
 
언제 또 시작하는 삶이 멈출지에 대한 두려움같은 건 없다.
다만 어제보다 오늘이 오늘보다 내일이 나아지길 바래는 마음.
부모님께 투정부리는 아이처럼 그런 투정들은 내 안에, 밖에 가득하다.
 
벌써 1년.
또 다시 1년, 또 다시 1년을 중국이건 한국이건 잘 살아야지.
 
바라보는 건 내 임종의 순간이지만 불안해서라도 지금 살아야지.
 
그 동안 심적으로 물적으로 도움을 준 모든 인연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 당신 혼자도 힘드셨겠지만 끊임없는 믿음을 주신 부모님께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린다.
 
새로운 시작을 기약하며!

2004년 9월 2일 목요일

설왕설래.

낮에 나가서 핸드폰 요금을 내는데 복무원 아가씨가 상당히 짜증나는 얼굴로 맞이한다.
사실 이런 경우야 중국에서 너무나 자주 접하는 일이라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려 했는데
오늘따라 왠지 약이 오르고 화가 슬쩍 치민다.
영수증을 건네줄 때 이 사람들은 모두 서서 두 손으로 주면서 '다음에 또 오세요'라고 하는데
말이 끝나기도 전에 영수증을 확 채가버렸다. 아주 소심한 복수....-_-;
 
공무원급, 혹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일정한 일을 하는 사람들은 서비스가 좋지 않다.
워낙에 많은 사람들을 접하다 보니 그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기분이 좋지 않은 건 사실.
은행, 기차역, 핸드폰 영업소, 우체국, 전화국 등 대체로 그런다.
상해에서 우연히 아는 분과 함께 외국인 비자 발급 센터를 갔는데
거기에서도 너무 불친절하게(막말로 사가지 없게..-_-;) 대해서 기분이 썩 좋지 않았었다.
 
인민을 위한 서비스라면 당연히 인민이 위주가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이런 건 싫다.
 
디비디 몇 장을 사고 김치 등 밑반찬 몇 가지 사와서 늦은 점심을 먹고 디비디를 보다가
슬쩍 잠이 들었다. 상해에서의 피로가 좀 있긴 한가보다.
 
일식집에서 지배인으로 일하는 후배의 전화를 받고 늦게 나가 간단히 식사와 술 한 잔.
큰 주방장을 나중에 불러 같이 청주 한 잔. 27살인데 메인 주방장이라니 노력한 게 분명하다.
장창(예전 명은이 중국친구)과 주방장, 그리고 지배인 명은과 함께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정치, 경제, 문화 등등의 얘기들로 설왕설래.
역시 서민들이 건드릴 문제는 아닌 듯 하다며 정치 얘기 등은 슬쩍 얼버무려지고...
 
아~ 중국인들은 (물론 유물론 때문이긴 하겠지만) 모두들 진화론을 믿고 의심하는 자가 없단다.
기독교에서 말하는 하느님 창조설에 대해선 어이없어 하는 반응이다.
중국, 대만, 인도가 외래 종교가 정착하기 힘든 나라라고 하던데 역시 그런가 보다 싶다.
 
돌아오는 밤 길...날씨 탓인가? 싸~하다.

2004년 9월 1일 수요일

벌써 구월.

늘 한달한달이 흐를 때마다 그리고 그 달의 첫째 날을 맞이할 때마다
마음이 소스라치게 놀랜다.
 
오늘 오후 1시 50분 비행기로 장춘에 돌아왔다.
상해에서 부탁받은 것도 있고 좀 쉬었다가 바로 일을 해야지.
상해에 가서 애니메이션 페스티발 한 것도 정리해야 한다.
 
오니 상해랑은 너무 다르게 조금은 쌀쌀하고 공기도 뻑뻑하다.
상해는 떠나올 때까지 계속 비가 내렸었는데...
 
잠시 머무는 집이라 해도 내 물건들이 있는 집이 편하긴 한가보다.
 
그런데!!!!
집에 왔더니 전에 중국 친구가 준 막걸리(?)가 집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사이에
차가웠다가 갑자기 더워져서 그랬는지 다 샜다.
냄새가...-_-;;; 지독하기 그지 없다. 냉장고 문을 열기 전에는 괜찮았건만...
 
닦고 또 닦고 짐을 풀고 몇몇 친구, 동생에게 돌아왔노라고 전화를 했다.
 
갑자기 조용해진 느낌이다.
상해에서는 뭔가가 정신없이 돌아가는(밤에 혼자 있었어도...) 느낌이었는데...
 
적지않은 소득을 이제 풀어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