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21일 화요일

중국 장춘에서 영화관에 가다.

장춘에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마켓이 있다. 이름하여 OUYA Big Market(欧亚大卖场)이다.

클릭하면 커집니다.

아마 장춘에 잠시 있었던 사람이라면 한 번 쯤은 가봤을 법한 곳이다. 없는 게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위 사진은 마켓의 정문 격인 셈인데 사진에서 보이다시피(다 보이지도 않지만) 좌우로 엄청난 길이를 볼 수 있다. 후진타오 주석도 격려차 방문을 했던 곳이다. 장춘의 명물이라고 해도 될 듯 싶다.

1층에는 화장품, 스포츠 용품, 간단한 먹거리, 가전제품 '등등등'이 있다.

마켓의 규모에 걸맞게 IMAX 영화관도 있다. 1층 매장의 가장 구석 쪽으로 가면 4층 WANDA(万达) 극장으로 가는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가 있다. 가는 길에 보이는 것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아래 사진들은 누르면 크게 볼 수 있다.




사실 내가 처음 장춘에 왔을 때는 괜찮은 영화관은 찾아볼 수 없었다. 중국 장춘에서 영화를 처음 본 게 주성치의 '쿵푸 허슬'이었는데 당시 영화관은 마치 시민회관 같은 곳이었고 사람들은 소란스럽게 떠들고 먹고 마시고 심지어 담배까지 피곤 했었다. 물론 영화관에서 그런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고 다들 알고는 있었지만 변변한 극장이란 곳이 없었기 때문에 별의별 사람들이 오게 되고 그들을 통제할 마땅한 방법이 없었던 듯 싶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WANDA(万达) 영화관이 전국에 생기기 시작하면서 장춘에도 가장 번화하다는 총칭루(重庆路)에 생기게 되었고 그 후에 다시 OUYA 마켓에 IMAX까지 들어서게 되었다. 환경이 변하면 사람들의 심리도 변하게 되기 마련인지라 최신시설의 영화관이 들어서면서 사람들의 극장예절도 자연스럽게 형성이 되었고 쾌적한 환경에서 최상의 화질과 사운드로 영화를 관람할 수 있게 되었다.

관람 좌석의 앞 뒤의 높이가 한국보단 조금 낮아서 혹시 앞 좌석 사람의 '머리'에 시선을 뺏길까 살짝 염려를 했지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고 아주 쾌적한 상태에서 몰입하면서 영화를 관람할 수 있었다. 트랜스포머2를 보는데 자막이 중국어라 주인공들 이름 분별하느라 힘들었던 걸 빼면 성공적인 관람이었다. 터미네이터4는 한국에서 봤으니 패스;


사진을 보면 영화표 가격은 IMXA관이 35원(약 6,300원), 일반관이 30원(약 5,400원), VIP관이 70원(약 12,600원)이다. 중국에서는 일반적으로 복제 DVD를 애용(?)하기 때문에 영화표 가격이 비교적 비싸다고 생각하게 되는데 과거에 비하면 많이 내렸고 게다가 여러가지 방법으로 할인을 받거나 싸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극장을 찾는 사람들은 갈수록 많아질 것 같다. 극장 입구에서는 거의 완다 영화관이 발행하는 잡지 수준의 책자를 무료로 나눠주고 있었다. 무료임에도 불구하고 잡지의 완성도나 퀄리티가 무척 좋다.


최근 상영하는(하게 될) 영화들 목록... 오른 쪽 맨 아래에 '성룡을 찾아서(寻找成龙)'란 영화(아동영화)가 보인다.

我的好兄弟-내 좋은 형제

니아오챠오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대형 콘서트가 열리는 것을 TV를 통해 봤다.(중국) 거의 마지막 즈음에 봤기 때문에 누가 나왔는지는 잘 모르겠다. 채널을 돌렸을 때 비(Rain)가 성룡(成龙)과 함께 조용필 노래를 함께 부르고 있었고(그 전에 슈퍼주니어가 나왔던 듯..) 다음에 중국의 유명한 희극인 쟈오번산(赵本山)과 근래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는 희극인 시아오션양(小沈阳)이 나와 성룡과 함께 노래를 불렀는데 노래가 참 좋아 기억하고 있다가 오늘 인터넷에서 찾아봤다. 노래 제목은 "我的好兄弟-내 좋은 형제". 원래 가수 까오진(高进)과 시아오션양이 함께 부른 노래인 듯 싶다. 중국 네티즌들 중에는 이 노래의 스타일이나 느낌이 성룡 노래 같다며 성룡이 이 노래를 계속 불렀으면 하는 사람들도 있다.


我的好兄弟

노래 가사는 다음과 같다.

我的好兄弟
作曲:高进 | 作词:高进 | 唱:高进、小沈阳

在你辉煌的时刻
让我为你唱首歌
我的好兄弟
心里有苦你对我说
前方大路一起走
哪怕是河也一起过
苦点累点又能算什么

在你需要我的时候
我来陪你一起度过
我的好兄弟
心里有苦你对我说
人生难得起起落落
还是要坚强的生活
哭过笑过至少你还有我

朋友的情谊呀比天还高比地还辽阔
那些岁月我们一定会记得
朋友的情谊呀我们今生最大的难得
像一杯酒 像一首老歌 


가사가 쉬운데다 내용이 간결하고 핵심을 적어놓은 듯 하다. 사실 한국에서 친구간에 '형제'라는 말은 쉽게 쓰지 않는 편인데 중국에서는 '형제'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한국과 중국은 '친구'라는 말조차도 의미가 상당히 다른 편이기도 하다.
(위 동영상에 보면 머리가 희끗한 사람이 쟈오번산인데 성룡보다 세살 어리다. 성룡은 진정한 '따거(大哥)-성룡의 애칭이기도 함'가 되어가고 있는 중이다.)


+
생각난 김에 덧붙이자면 요즘 성룡은 '국가(国家)'라는 노래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중이다. 가사는 '국가와 가정을 사랑하자'는 요지의 간단한 내용을 담고 있다. 더불어 노래 가사를 수화로도 열심히 홍보 중이다.

중국인들은 성룡의 '공익사업'에는 감탄을 금치 못한다. 성룡은 나이를 먹어갈 수록 공익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내려는 듯 보이기까지 한다. 그런 그가 '국가'라는 노래를 홍보하는 것은 중국인들의 애국심과 단결심을 고취시켜 보다 성숙한 중국을 만들려는 게 아닌가 싶다. 이러한 행위들이 수구적 애국행위로 보이지 않고 오히려 순수하게 보이는 것은 그의 행보가 일관되고 다른 흑심이 보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성룡 개인의 생각과는 별개로 올림픽 기간의 티벳 상황이나 최근의 신장 위구르족 상황을 보면 중국 공산당 당국이 성룡의 행보를 어떻게서든 이용하려는 의도가 있음을 배제하긴 어려울 수도 있겠다.

 
국가(国家)

좀 다른 이야기이긴 하지만 성룡이 최근엔 중국 아동영화 '寻找成龙-Looking For Jackie: 성룡을 찾아서'라는 영화를 촬영했는데 중국에서 아동영화에 헌신했던 선배들을 모시고 성대한 상영회를 열기도 했다. 그야말로 성룡의 손길,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는 듯 보인다. 성룡의 인품, 인맥, 능력 등을 보면 엄청나 보이는데 그런 성룡의 최근 행보를 볼 때 스스로 '신화'를 만들어 가고 있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