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1월 19일 월요일

첫 눈

상투적이긴 하지만 '첫 눈'이 왔다. 처음엔 비와 함께 섞여 내리길래 비가 오는 줄 알았는데 아무런 예고도 없이 금새 눈이 흩날리고 있었다. 첫 눈에 얽힌, 남들도 다 하나씩은 가지고 있을 법한 이야기 따위는 이젠 스스로에게도 무덤덤한 이야기가 되고 말았지만 그래도 '첫 눈'이란 말에 마음이 살짝 달뜨고 동요되는 건 왜일까. 마음 속에서 해결하지 못한, 혹은 해결되지 못할 일을 남겨둔 것 마냥, 조금은 조급한 마음도 함께 고개를 든다. 눈이 오면 옷 깃을 여미게 되는 건 날씨 탓이라 그러려니 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 수 많은 상념이 부유하는 건 날씨 탓도 못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니 애꿎은 첫 눈 탓만 해야할 모양이다. 이제 겨우 인생의 절반을 살아온 건지, 이제 벌써 인생의 절반이 지나간 건지 말장난도 장난으로 생각이 들지 않을 지금이지만 내가 서있는 시간의 흐름 위에서 오늘 같은 날은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된다. 말 없이 서서 내 어린시절을, 내 어렴풋한 지난 날을 바라보게 된다. 그러면서 상투적이지만 자꾸만 '첫 눈'에 의미를 부여하려고 감성을 몰아세우고 있다.

2007년 11월 18일 일요일

불어나고 있는 체중에 대한...

불어나고 있는 체중과 팽창하고 있는 나의 피부들을 보면서 살을 빼야겠다고, 운동을 해야겠다고 다짐을 한 적이 몇 번이었나. 이런 나를 보면서 가장 크게 자괴감이 드는 부분은 내가 무척 게을러지고 있다는 것이고 그 게으름은 날이 갈수록 익숙하게 내 생활 전반을 감싸고 있다는 것이다. 난 살이 빠지면 속이 편하고 머리가 맑아지고 몸을 좀 더 가볍게 더 움직일 수 있어 좋다. 재작년, 작년 모두 체중을 적당한 정도로 조절했었는데 어찌된 일인지 올해 들어서는 조절이 쉽게 되지 않는다. 스스로에게 이런저런 핑계도 대보고 변명도 해보지만 뭐 하나 딱히 이해할만한 이유가 없다. 이유가 뭘까. 소화기에 노화현상이 오는 것인가. 몸 속 부속품들이 인생의 절반을 꺽어지나가면서 성능발휘를 못하고 있단 말인가. 별 쓸데없는 생각은 일단 접어두자. 적당한 체중, 적당한 근육, 적당한 지방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부지런해져야 하고 생활의 리듬을 되찾아야 한다.

좀 더 어린 시절에 쉽게 되던 것들이 나이 들어가면서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고 그 어린 시절 어렵다고 생각했던 것들은 지금 아주 쉽게 해결되는 경우가 있는 걸 보면 삶 전반에 걸쳐 어떻게든 균형은 맞아지고 있는 모양이다. 사실, 체중이 늘거나 살이 불어나는 건 이런 균형이 흐트러지면서부터다. 균형의 지점을 어디에서 되찾아와야 할지 조금은 난감하지만 다시 스스로를 들여다 볼 시간을 가져야겠다.

지금 가장 큰 문제는 어쩌면... 내 삶에 대한 확고한 태도가 없이 자꾸 남의 시선과 의지에 따라 변해가는 건 아닐까...라고 소시적 고민했던 게 스물스물 기어나오고 있는.... 뭐... 그런 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더라. 거 참.

파도


파도, originally uploaded by jumpkarma.

힘 있게 밀고 들어오면 사실 어쩔 도리가 없다.
포말과 함께 부서지진 않더라도
머리 위로 바로 작열하는 태양 정도는 옆으로 비켜서서
보다 앞으로 펼쳐진 검푸른 바다로 걸어 들어갈 수도 있다.

갈매기


갈매기, originally uploaded by jumpkarma.

백날을 날다가 한날을 바다에 내려앉아 쉬는
푸르러 푸르러 하늘도 바다의 색을 닮아버렸는데도
녀석은 나는 폼조차도 흐트러지지 않는다.

안개 속으로


안개 속으로, originally uploaded by jumpkarma.

안개 뒤 암벽과 부딪혀 추락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보다는
걷힌 안개 너머로 나타날 오색 미지의 세계에 대한 기대가 더 큰 이유는
무언가를 들었거나 알았거나 보아서가 아니다.
다음 걸음보다 지금이 좀 더 남루하다고 느껴져서다.

2007년 11월 10일 토요일

열병 - 박동식의 티베트 사진전

안녕하세요?
11월에 전시회를 합니다.
많은 분들이 참석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직 책이 나오지는 않았지만(이달 말에 나올 예정^^)
책 출간 기념회를 겸하는 것이오니
특별히 오프닝 때 많이들 참석해 주시기 바랍니다.^^
박동식의 티베트 사진전 [열병]
전시 기간 : 2007.11.10(토)~11.16(금)
오프닝 : 2007.11.10 PM 05:00
전시 시간 : AM 10:00 ~ PM 10:00
장소 : 갤러리 마다가스카르
(지하철 6호선 효창공원앞역 2번 출구 효창운동장 방향 300m)
문의: 02-717-4508
*쾌적한 전시 환경을 위해서 화환은 정중히 사절합니다.

[전시회 소개]
길은 끝이 없을 듯 아득했다.
바람은 어디에도 머물지 않은 채 동에서 서로, 남에서 북으로 지들끼리 몰려다녔고
여행자가 지나간 후에는 어김없이 티끌 같은 미련들이 쌓여갔다.
티베트 여행은 질문의 연속이었고
열병을 앓아야 했던 여행자는 카메라를 들고 고원을 서성였다.
이제 그 허허로운 기록들을 펼쳐놓고 작가는 잠시 또 길을 떠난다.  
이 전시회는 동일한 제목 [열병]이라는
티베트 에세이집의 출간과 때를 같이 한 것이다.
책에 실렸던 사진으로는 다 말할 수 없었던 이야기들을
전시회를 통해 풀어놓으려 한다.
전시회를 통해 티베트의 애절한 풍경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가기를 희망한다.

박동식:: http://www.parkspark.com


젊은 시절 첫 배낭여행으로 떠난 인도에서 우연한 인연으로 알게 된 박동식 형님. 삶을 사랑하고 글을 사랑하고 사진은 더더욱 사랑하는 형님이 전시회를 한다. 동식 형님의 글을 읽으면, 사진을 보면 삶이 느껴지고 가슴이 뜨거워진다. 가끔은 형님의 글을 읽다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고 사진을 보며 마음이 한 없이 시리기도 했다. 그건 그 사람이 세상을 대하는, 사람을 대하는 진정성 때문일 게다. 내가 중국을 오가느라 오랜동안 연락도 못하고 살았는데 이번엔 꼭 가서 얼굴이라도 비추고 와야겠다. 물론 형님이 찍어낸 세상을 보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제목도 참... 잘 지었다. 열병. 티베트는 한 번도 가보지 못했지만 꼭 가고 싶은 곳이다. 인도를 제외하고는 어디를 가더라도 (배낭)여행다운 여행을 못해봤는데 늘 그게 마음에 아쉬움으로 남아있다. 그 땅을 밟아보지도 못하고 열병이란 단어가 가슴 깊이 남으니 티베트 그 땅, 수 많은 이들의 열병으로 뜨거워진 그 땅을 언젠가는 꼭 가보리라 다시 마음 다잡아본다.

책도 나왔다는데... 한꺼번에 두 가지 좋은 일이라니... 정말 축하드린다. 늘 끊임없이 세상 속에서 뜨거운 가슴으로 살아가는 형님을 생각하면 나 따위 예술(-_-;)한다 말하기 부끄럽고 나 따위 세상에 치열하다 말하기 민망할 뿐이다. 게다가 그보다 젊은 나이도 무색하기만 하다. 무언가 출구를 찾아야 한다고, 좋은 일 생긴 날 혼자 중얼거리기만 할 따름이다.

오늘이 오프닝이었는데 시간이 되지 않아 참석하지 못해 미안한 마음 전하고, 전시 시작하는 날 포스팅으로 소개하게 되어서 두 번 미안한 마음 뿐이다. 암튼, 전시-출판 모두 축하합니다. :)

2007년 11월 9일 금요일

불량한 폭로, 유쾌한 음모

  • 불편한 진실? 이런 아전인수가 없다. 맞다. 이건 불량한 폭로다. 너무 불량하다. 이런 잡글이야 말로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스캔들이란 말이 어울릴 터다. 도대체 한국사회에서 누가 중심이 되어야 하는지 그야말로 캄캄할 뿐이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냐? 오후 12시 13분
  • 매경의 부장이 쓴 글은 한국사회에서 경제우위, 권력우위를 점하고 있는 자들의 진실된 속내를 보여주는 바로미터다. 자주자주 이런 헛소리를 해주길. 오후 12시 14분
  • 대선정국이라서 정신없는 상황의 연속이지만 진실이 밝혀지는 건 시와 때를 가리지 않아야 한다. 밝혀질 건 밝혀져야만 사회가 건강을 회복한다. 자력이 아닌 꼼수와 협잡으로 커 온, 그런 삼성을 배우라며 모두에게 지침을 내리던 사회는 정신을 잃고 있었던 것이다. 오후 12시 34분
  • 라디오헤드의 음모 !! 난 라디오헤드에 대해 아는 바 없지만 포스팅을 읽으면서 흥분이 된다. 100% 사실이라면, 정말 의도한 대로였다면 정말 멋지고 유쾌한 음모다. 이런 음모는 가슴을 설레게 한다. 오후 3시 23분

이 글은 jumpkarma님의 미투데이 2007년 11월 8일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