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온 뒤 구름을 피해 일단, 간다. 저 앞 구름만 벗어나면 되겠지. 저녁을 대기하고 있는 핏기 없는 달과 마주할 수 있을 거다. 매일을 봐도 잊어버리는 건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내 사랑만이 아니다. 자꾸 돌이켜 달려온 길을 환기시켜도 어제 막 태어난 아이처럼 머릿 속이 하얗다. 익숙치 않은 길을 달릴 때의 긴장을 익숙한 길에서도 느낄 수 있다면 난 또다시 구름을 피해 가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속도를 올릴 수록 시야가 흔들린다. 사실 내가 잠시 얻어타고 있는 철제 프레임이 흔들리는 거다. 흔들리지 않기 위해선 속도를 줄이는 당연한 방법이 있다. 하지만 갈 길은 멀고 기다림엔 진력이 났다. 잠시 갓길로 차를 세우고 한강을 바라보려 해도 옆 차선 차들은 속도를 줄일 낌새조차 드러내지 않는다. 그렇게 멈출 수 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