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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7월 27일 목요일

휴식


뜨거운 햇살을 피해 그늘로 숨어 들었건만
이 놈의 더위는 스믈스믈 목 뒤를 타고 온다.
뜨겁게 달궈진 엔진은 그르렁 거리며 호흡을 고르고
입 안에 가득한 수박 몇 조각으로 더위와 씨름한다.
다시 그늘 밖으로 나갈 일이 걱정스럽긴 하지만
지금 이 순간만은 그늘 안으로 바람을 불러
달콤한 낮잠 늘어지게 자고 싶다.
후, 여름 햇살은 따끔하면서 길다.

2006년 7월 20일 목요일

뜨거운 여름, 크리스마스.


산타도, 루돌프도 여름엔 휴가다.
하지만 겨우내 오지 않았던 산타를
여름까지 기다린 마음은 어쩌나.

수북히 먼지가 쌓인 트리,
수 개월 먼지 바람이 쓸고 간 창 너머로
뜨거운 태양만 작열한다.

아기예수도 여름이 싫어 겨울에 오셨을까.
여름엔 그 어떤 축복의 말도 들리지 않는다.

곧 빛 바랠 색색의 방울과
푸르름을 잃어버릴 트리만
여전히 산타를 기다리며
크리스마스를 축복하고 있을 뿐이다.

2006년 7월 13일 목요일

중국 장춘 - 어두운 밤, 폭우...


그냥 계속 빗소리만 들립니다.


낮에는 소리도 없더니 밤이 되자 하늘은 요란한 소리를 내기 시작하며 엄청난 양의 비를 쏟아낸다. 전압이 그다지 안정적이지 못한 숙소는 형광등과 복도의 등은 깜박거리며 폭우에 못내 시달리고 있다. 후덥지근한 방안은 그나마 폭우로 인해 잠시 시원한 기운으로 가득찬다. 동북 장춘의 무더위는 시원한 비로 잠시 열기를 식혀내고 있는 중이다. 숙소 건너편 아파트에 전기가 나갔다. 숙소도 조만간 전기가 잠시 끊기겠지. 늘 적막한 밤이었는데 빗소리는 요란하게 말을 걸어오고 그 수다스러움에 왠지 편안함이 느껴진다. 하지만 이런 폭우와 사나운 태풍으로 고생하는(했던) 사람들이 떠올라 편안함도 이내 부끄러움으로, 미안함으로 얼굴이 뜨거워진다. 화끈거림은 빗소리가 식혀주겠지. 뜨거운 여름의 밤이 잠시 이렇게 지나간다. 빗 속에 서서 살갗으로 올라온 여릿한 삶의 흔적을 흘려보내고 싶다고, 잠깐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