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에 씻겨갈 수는 없겠지만 잠시라도 숨을 돌리며 그간 쌓여왔던 부조리가 말끔히 씻겨가길 기도했다. 폭우가 지나가고 나면 사실 또 다시 아무렇지도 않은 듯 제 갈 길을 가기 마련이겠지만 어떤 식으로라도 씻겨내지 않으면 악취가 나고 곪아 터지게 될 것은 자명해 보인다. 잠시 눈 앞이 아른해져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해도 그 정도의 답답함은 견뎌낼 수 있다. 멈추지 않고 지속되는 끈적한 삶의 부조리만 씻겨내려갈 수만 있다면.
2007년 7월 11일 수요일
폭우-暴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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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7월 13일 목요일
중국 장춘 - 어두운 밤, 폭우...
그냥 계속 빗소리만 들립니다.
낮에는 소리도 없더니 밤이 되자 하늘은 요란한 소리를 내기 시작하며 엄청난 양의 비를 쏟아낸다. 전압이 그다지 안정적이지 못한 숙소는 형광등과 복도의 등은 깜박거리며 폭우에 못내 시달리고 있다. 후덥지근한 방안은 그나마 폭우로 인해 잠시 시원한 기운으로 가득찬다. 동북 장춘의 무더위는 시원한 비로 잠시 열기를 식혀내고 있는 중이다. 숙소 건너편 아파트에 전기가 나갔다. 숙소도 조만간 전기가 잠시 끊기겠지. 늘 적막한 밤이었는데 빗소리는 요란하게 말을 걸어오고 그 수다스러움에 왠지 편안함이 느껴진다. 하지만 이런 폭우와 사나운 태풍으로 고생하는(했던) 사람들이 떠올라 편안함도 이내 부끄러움으로, 미안함으로 얼굴이 뜨거워진다. 화끈거림은 빗소리가 식혀주겠지. 뜨거운 여름의 밤이 잠시 이렇게 지나간다. 빗 속에 서서 살갗으로 올라온 여릿한 삶의 흔적을 흘려보내고 싶다고, 잠깐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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