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배 선생님이 워크샵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신 후, 계속 바쁜 나날의 연속이었다. 날은 점점 추워지고 새로 산 카메라로 이곳저곳, 이 사람 저 사람 많이 찍긴 했는데 시간이 없어 올리지도 못하고 있다. 12월 8일 즈음 한국에 들어가서 비자연장 수속을 밟아야 해서 몇 가지 서류도 준비해야 하는데 이조차 쉽지가 않다. 들어가기 전까지 별 무리없이 준비가 되기만을 바라고 있을 뿐이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단편 작업은 진도가 더디게 나가고 있음에도 이 외에 다른 일을 준비하느라 많이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으니 조금 답답하다. 게다가 학생들 작품 중에 후반작업 관련, 제작방식 관련해서 문의가 들어와서 이래저래 상대해주고 나면 역시 부족한 시간 쪼개서 작업을 하는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국에 가서도 급히 서류 갖춰서 준비해야 하는데 마음만 계속 급해진다. 이럴 수록 단전에 기운 모아 하는 걸 잘 안다. 動中靜, 靜中動.
일단 오늘은 이만큼. 또 시간 좀 넉넉해지면 요즘의 생각들을 풀어 정리해야지.
2006년 11월 30일 목요일
2006년 11월 8일 수요일
요 며칠 이렇게 살았다.
매끼 식사 때 준비된 요리는 수는 적지만 동북 지역답게 엄청난 양으로 상에 올라 절반 이상을 남기기 태반이고 이미 영하로 뚝 떨어진 기온은 다시 올라갈 줄 모르고 내일이면 영하 10도까지는 떨어진다며 북풍은 매섭게 볼을 에이고 동시에 진행하고 준비하는 일들이 겹겹이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도 마음의 중심을 놓지 않으려고 바둥거리고 있고 새로 산 카메라는 생각보다 다루기 예민한 듯 해 골머리를 썩이고 있지만 찍혀 나오는 색감들은 맘에 드는 중이고 역시 사진은 장비보다 눈과 마음임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고 하루에도 몇 번씩 울리는 전화와 문자 메시지로 인해 내 머리와 마음은 한시도 쉴 날이 없지만 피곤한 건 아니고 시간이 없어 수영장에 가지 못하는 게 싫지만 방법이 없고... 요 며칠 이렇게 살았다.
스톱모션 워크샵을 진행하며... 주절주절.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워크샵은 나름대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학생들 대부분은 이 방면에 경험이 전무해 보였고 스톱모션 관련 애니메이션을 접한 경험도 부족해 보였다. 그래서일까 워크샵을 진행하는 내내 모두들 많은 관심을 보이며 흥미로워하는 중이다. 학교 자체에서도 2D나 컴퓨터 3D 위주로 진행하는 학과과정이 대부분이라 스톱모션이나 기타 실험적인 애니메이션을 만들 수 있는 장소, 설비 등은 무척 부족한 상태다. 선생님께서 한국에서 직접 가져온 '런치박스'나 몇 개의 아마추어 몇 덩어리의 플레티신(클레이의 애니메이션의 재료) 정도가 그 문제를 나름 해결해 줄 것으로 생각은 되지만 그것만으로는 역부족인 것만은 사실이다. 직접 만들어보고 움직여 보며 직접 체득하는 것이 기본이 되어야 할 워크샵에서 장비의 부족이나 협소한 장소 등은 워크샵의 분위기를 어느 정도 가라앉히는 요소가 된다. 워크샵 기간이 짧다는 이유도 함께 작용을 하기 때문에 주로 픽실레이션이나 오브제 애니메이션 위주로 진행이 될 예정이다.
기본적인 이론부터 비교적 상세한 내용까지, 그리고 다양한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스톱모션이란 무엇인지 이해하며 접근해 가는 과정은 사실 내 입장에서도 새롭게 공부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흥미로웠다. 미처 보지 못한 몇 개의 작품도 내 시선을 사로 잡는다. 반 고흐의 침실이라 알려진 유명한 그림 한 폭을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으로 재현해 낸 작품 "Bed Room"이나 색종이를 잘게 오려서 창문을 통해 들어온 빛으로 표현한 "빛의 여행"이라는 작품 등이 그랬다. 2003년도에 만들어졌다는 러시아 애니메이션 "어부와 물고기'라는 작품은 그 안에서 펼쳐지는 독특한 형식, 특히 이야기의 진행 방식이 다른 작품과는 달리 작품 안의 4명의 캐릭터가 세트를 움직여 가며 장면전환을 시도한다거나 바다의 표현 등을 간단한 천으로 일렁이게 하여 표현하면서 유랑극단의 모양새를 갖추고 있는 특이한 작품이었다.
작품을 보면서 느낀 거지만 여러 해 전 애니메이션을 처음 시작하며 보석같은 단편들을 보고 감동받고 작품 제작의 열의를 불태웠던 때가 그리워졌다. 왜 지금은 자꾸 애니메이션을 몇 가지의 단순한 방향만으로 설정해 만들려고 하는지 실험정신이 많이 퇴색되어버린 지금의 내가 부끄럽게 느껴졌다. 선생님과 식사를 하거나 휴식을 취하면서 종종 나누는 대화 속에서 그런 나를 질책하고 새롭게 마음을 가져보려고 하는 자신이 자꾸 투영되어 튀어나오는 중이다. 현재 준비하는 작품부터 제대로 끝내야겠지만 새롭게 느끼게 된 초발심을 잘 간직해 가야겠다. 애니메이션을 산업으로 봐도 좋고, 예술로 봐도 좋지만 어쨌든 애니메이션은 애니메이션일 뿐이다. Frame by Frame의 작업 과정 속에서 나와 대면할 용기도 필요하고 프레임 사이의 간극 안에서 땀의 결실을 일궈내는 과정도 필요하다. 그리고 그 연속된 프레임을 통해 자신과 타인과 열린 소통, 대화를 할 수 있다면 내겐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이외의 것들은 어떻게든 충분히 일궈낼 수 있을 것이다.
통역을 하기 때문에 강의 내용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전달해야 하는 부담은 있지만 더욱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하고 이러면서 중국어도 꽤 늘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애니메이션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강의 내용을 선생님의 설명없이도 나름 보충할 수 있기 때문에 편한 점은 있다. 역시 말을 더욱 많이 해야하는 피곤함은 있겠지만... 이제 겨우 이틀했는데 피곤하긴 하다. 다만 내일부터는 실습 위주의 시간들이 많기 때문에 조금은 덜 하겠지...라고 기대만 해본다.
기본적인 이론부터 비교적 상세한 내용까지, 그리고 다양한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스톱모션이란 무엇인지 이해하며 접근해 가는 과정은 사실 내 입장에서도 새롭게 공부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흥미로웠다. 미처 보지 못한 몇 개의 작품도 내 시선을 사로 잡는다. 반 고흐의 침실이라 알려진 유명한 그림 한 폭을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으로 재현해 낸 작품 "Bed Room"이나 색종이를 잘게 오려서 창문을 통해 들어온 빛으로 표현한 "빛의 여행"이라는 작품 등이 그랬다. 2003년도에 만들어졌다는 러시아 애니메이션 "어부와 물고기'라는 작품은 그 안에서 펼쳐지는 독특한 형식, 특히 이야기의 진행 방식이 다른 작품과는 달리 작품 안의 4명의 캐릭터가 세트를 움직여 가며 장면전환을 시도한다거나 바다의 표현 등을 간단한 천으로 일렁이게 하여 표현하면서 유랑극단의 모양새를 갖추고 있는 특이한 작품이었다.
작품을 보면서 느낀 거지만 여러 해 전 애니메이션을 처음 시작하며 보석같은 단편들을 보고 감동받고 작품 제작의 열의를 불태웠던 때가 그리워졌다. 왜 지금은 자꾸 애니메이션을 몇 가지의 단순한 방향만으로 설정해 만들려고 하는지 실험정신이 많이 퇴색되어버린 지금의 내가 부끄럽게 느껴졌다. 선생님과 식사를 하거나 휴식을 취하면서 종종 나누는 대화 속에서 그런 나를 질책하고 새롭게 마음을 가져보려고 하는 자신이 자꾸 투영되어 튀어나오는 중이다. 현재 준비하는 작품부터 제대로 끝내야겠지만 새롭게 느끼게 된 초발심을 잘 간직해 가야겠다. 애니메이션을 산업으로 봐도 좋고, 예술로 봐도 좋지만 어쨌든 애니메이션은 애니메이션일 뿐이다. Frame by Frame의 작업 과정 속에서 나와 대면할 용기도 필요하고 프레임 사이의 간극 안에서 땀의 결실을 일궈내는 과정도 필요하다. 그리고 그 연속된 프레임을 통해 자신과 타인과 열린 소통, 대화를 할 수 있다면 내겐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이외의 것들은 어떻게든 충분히 일궈낼 수 있을 것이다.
통역을 하기 때문에 강의 내용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전달해야 하는 부담은 있지만 더욱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하고 이러면서 중국어도 꽤 늘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애니메이션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강의 내용을 선생님의 설명없이도 나름 보충할 수 있기 때문에 편한 점은 있다. 역시 말을 더욱 많이 해야하는 피곤함은 있겠지만... 이제 겨우 이틀했는데 피곤하긴 하다. 다만 내일부터는 실습 위주의 시간들이 많기 때문에 조금은 덜 하겠지...라고 기대만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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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1월 6일 월요일
바쁜(?) 일정의 시작
하나 얼마 전부터 계속 연락을 취해오긴 했는데, 오늘부터 계원조형예술대학 이용배 선생님이 길림예술학원동화학원에 오셔서 '스톱모션' 워크샵을 하기로 됐다. 공항에 가서 선생님을 마중하고 호텔로, 식당으로 옮기면서 내 바쁜 일정도 함께 시작되었다. 선생님은 오늘부터 15일 동안 학생들과(몇몇의 교수들과) 함께 워크샵을 진행하게 된다. 그 보름동안의 통역은 오로지 내 몫이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단편 애니메이션의 일정도 빠듯한데 일이 겹치게 되어서 함께 공동감독을 맡고 있는 중국 선생님도 걱정이 상당하고 나도 이래저래 신경이 곤두선 상태다. 암튼, 워크샵 진행을 성공적으로 마치는 게 발 등에 떨어진 불이라서 이쪽으로 먼저 신경을 써야 하긴 할테다. 다행이 매일 진행하는 시간이 오후부터 시작되는 일정이라 오전에는 작업실에 건너가서 작업 진행상황을 체크하거나 얼마간의 작업을 진행할 수 있을 듯 해서 다행이다.
선생님은 얼마 전 장춘국제애니메이션교육포럼에도 오셨었기 때문에 장춘이 그다지 낯설지는 않겠지만 당시에는 일정이 너무 빠듯해 시내를 돌아 볼 틈도 없었다. 이번 기회는 비교적 편안한 상태로 진행할 수 있는 여건이라 오전과 저녁 일정은 그나마 여유가 있을 것 같다. 전에 오셨을 때도 너무 정신없이 바빠서 제대로 된 이야기도 못했는데 이번에는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으니 이것저것 여쭙고 배워야겠다. 오늘은 내가 작업하고 있는 곳에 모시고 가서 구경도 하고 함게 작업하고 있는 감독님과 간단한 대화도 나누고 준비 중인 단편 스토리보드 릴도 보여드렸다. 작업 진행상황도 보여드렸는데 나름 흥미가 있으신 것 같아 한편으로 안심이 된다. 아래 사진은 현재 작업 진행 중인 스튜디오에서 찍은 사진이다. 뒤로 보이는 게 간단히 만든 "날아라 병아리(大)" 포스터와 상해에서 주홍수 감독님이 진행 중인 "도야지 봉" 포스터다. 오후 햇살 분위기가 괜찮네...
정리궈 이사장과 창광시 감독님이 저녁에 이용배 선생님을 모시고 함께 식사를 했는데 간만에 고량주(마오타이 술보다 더 고급인 쉐이징팡)도 마시고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다들 다시 재회를 하게 되어서 그런지 반가움에, 익숙함에 분위기가 좋았다. 내일부터 워크샵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더 긴 시간 대화를 하기 어려웠지만 앞으로 시간이 많으니 많은 교류와 토론들이 오고 갈 것이라 생각된다.
둘 그동안 벼르고 별렀던 DSRL을 구입했다. 한국보다 조금은 싼 가격이라 마음이 편하긴 하지만 여전히 고가의 장비를 구입한다는 건 여러모로 부담스러운 점이 많다. 암튼 구입을 했으니 잘 활용해야지. 덕분에 다시 아날로그 사진기를 대하듯 공부할 게 많이 생긴 것 같다. 바쁜 시기에 구입하게 되어서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사진을 찍으며 공부하는 것이 더 나을 듯 하니 별 걱정은 되지 않는다. 욕심은 늘 무럭무럭 자라는 법, 그 욕심을 잘 다스리고 좋게 활용하면 독이 되기 보다 약이 되는 부분이 많은 걸 안다. 욕심을 다스릴 만한 힘이 아직 많이 부족함을 느끼긴 하지만 때론 그 힘을 역이용해서 상황을 만들어 내는 법도 필요한 것이겠지.
셋 장춘은 이미 영하로 떨어진 기온 탓에 공기가 차다. 아침 저녁으로 옷깃을 여미지 않으면 목을 타고 바람이 들어와 한기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어제는 잠시 첫 눈이 내리고 오늘도 살짝 눈 발이 휘날렸다. 장춘의 지독한 겨울이 막 시작되었다. 하지만 역시 아무렇지 않게 보낼 수 있는 여유는 지난 몇 차례 동북의 겨울을 보낸 내 몸의 세포들 안에 숨 쉬고 있다. 와라! 겨울. 신나게 맞이해 줄테니!
선생님은 얼마 전 장춘국제애니메이션교육포럼에도 오셨었기 때문에 장춘이 그다지 낯설지는 않겠지만 당시에는 일정이 너무 빠듯해 시내를 돌아 볼 틈도 없었다. 이번 기회는 비교적 편안한 상태로 진행할 수 있는 여건이라 오전과 저녁 일정은 그나마 여유가 있을 것 같다. 전에 오셨을 때도 너무 정신없이 바빠서 제대로 된 이야기도 못했는데 이번에는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으니 이것저것 여쭙고 배워야겠다. 오늘은 내가 작업하고 있는 곳에 모시고 가서 구경도 하고 함게 작업하고 있는 감독님과 간단한 대화도 나누고 준비 중인 단편 스토리보드 릴도 보여드렸다. 작업 진행상황도 보여드렸는데 나름 흥미가 있으신 것 같아 한편으로 안심이 된다. 아래 사진은 현재 작업 진행 중인 스튜디오에서 찍은 사진이다. 뒤로 보이는 게 간단히 만든 "날아라 병아리(大)" 포스터와 상해에서 주홍수 감독님이 진행 중인 "도야지 봉" 포스터다. 오후 햇살 분위기가 괜찮네...
정이강 감독님(좌)과 이용배 선생님(우)
둘 그동안 벼르고 별렀던 DSRL을 구입했다. 한국보다 조금은 싼 가격이라 마음이 편하긴 하지만 여전히 고가의 장비를 구입한다는 건 여러모로 부담스러운 점이 많다. 암튼 구입을 했으니 잘 활용해야지. 덕분에 다시 아날로그 사진기를 대하듯 공부할 게 많이 생긴 것 같다. 바쁜 시기에 구입하게 되어서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사진을 찍으며 공부하는 것이 더 나을 듯 하니 별 걱정은 되지 않는다. 욕심은 늘 무럭무럭 자라는 법, 그 욕심을 잘 다스리고 좋게 활용하면 독이 되기 보다 약이 되는 부분이 많은 걸 안다. 욕심을 다스릴 만한 힘이 아직 많이 부족함을 느끼긴 하지만 때론 그 힘을 역이용해서 상황을 만들어 내는 법도 필요한 것이겠지.
셋 장춘은 이미 영하로 떨어진 기온 탓에 공기가 차다. 아침 저녁으로 옷깃을 여미지 않으면 목을 타고 바람이 들어와 한기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어제는 잠시 첫 눈이 내리고 오늘도 살짝 눈 발이 휘날렸다. 장춘의 지독한 겨울이 막 시작되었다. 하지만 역시 아무렇지 않게 보낼 수 있는 여유는 지난 몇 차례 동북의 겨울을 보낸 내 몸의 세포들 안에 숨 쉬고 있다. 와라! 겨울. 신나게 맞이해 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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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0월 28일 토요일
겨울, 작업, 수영, 사진기, 그림
겨울 장춘에 겨울이 왔다. 아직 눈이 내리지는 않았지만 매일매일 눈이 올 것만 같은 하늘이 펼쳐진다. 사람들의 옷도 두툼해졌고 식사 때 뜨끈한 탕은 빠지지 않고 시키게 되었다. 한국에서 겨울 옷을 가져오지 않은 바람에 며칠 전 시내에 나가 옷 몇 가지를 준비했다. 저녁마다 시간 맞춰 나오는 온수가 그리워 되도록 시간에 늦지 않게 침실에 도착해 샤워를 한다. 저녁 해는 일찍 저물어 이젠 6시 정도만 되어도 깜깜해진다. 교내에 돌아다니는 사람들은 부쩍 줄었지만 여름이나 가을보다 더욱 더 꼭 껴안고 다니며 연애하는 학생들도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인라인을 타는 학생들은 위험하지만 바지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고 있거나 손을 소매 안에 집어넣은 채로 저녁 바람을 즐기고 있다. 삼삼오오 퇴근하는 교직원들의 어깨 간격이 점점 좁아지고 있는 날들이다. 봄이 길다는 뜻의 장춘(长春)은 변함없이 겨울이 길고 그 긴 겨울이 이제 막 시작되었다. 아침에 작업실로 향할 때 기숙사 앞에 고여있는 물이 미처 마르지 못하고 얼어붙은 광경을 보게 될 때는 왠지 내 입에서도 뜨겁고 새하얀 입김이 나올 것만 같다. 가끔 낮게 내려앉은 하늘을 보며 언제쯤 눈이 내릴지 사뭇 기대를 하곤 한다. 한국의 몇 몇 지방은 추위가 밀려오는 중에 물난리를 겪었다고 하는데 그네들의 겪게 될 육체의 추위보다 마음의 추위가 더 쓰리게 느껴지는 날씨다. 요 며칠은 격동의 시간이 지나가고 고요함이 더욱 가득해지는 듯 하다. 마음도 함께 차분해지곤 한다.
작업 요즘 하는 작업 속도가 그다지 빠르지 않아 함께 작업하는 이의 입에서 걱정의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단순 노동이 많지만 그다지 단순하진 않기 때문에 작업지시를 내리거나 작업을 진행하는 이들 모두 시간에 쫓기고 있다. 모두들 기존에 하던 작업방식과 많이 다름을 몸소 체험하고 있기 때문에 버거워 하는 중이다. 며칠 고민해서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내야겠다. 작품 느낌들은 하나씩 잡혀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주 기본적인 작업과정이 더디게 진행되는 바람에 신바람이 덜 불고 있긴 하다. 조만간 나아지겠지. 아니, 나아지도록 해야지.
수영 어제 수영장에 다녀왔는데 이젠 50미터 정도는 평형으로 건널 수 있게 되었다. 여전히 제자리에서 멈춰 떠있진 못하지만 깊은 물이 그닥 무섭게 느껴지진 않는다. 그 동안 수영을 꽤 배우고 싶어했음에도 제대로 배우지 못했는데 최근 몇 차례 연습을 통해 이만큼까지 발전했다니 스스로도 참 대견하다. 지금도 조금 방심하면 바로 물을 들이키곤 하지만 예전에 비하면 엄청난 진전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뭐랄까. 꽤 적합한 운동을 찾아낸 느낌이랄까. 수영을 하고 나면 약간의 전신피로가 오긴 하지만 운동을 했으니 당연한 결과고 수영을 하면 할 수록 몸이 편안해지고 전신의 근육에 힘이 생기는 기분이다. 헬스나 무술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을 주는 합리적인 운동이란 생각이 든다. 달리기는 무척 싫어하는 타입이라 더욱 더 수영이 좋아지고 있다. 조급한 성격 때문에 더욱 빨리빨리 배우고 싶어하는 마음이 생기곤 하지만 그럴 수록 마음도 다스려가면서 차근차근 한걸음씩 떼고 있다. 더욱 좋은 건 겨울 수영장의 물은 비교적 따뜻하다는 것이다. 수영 후에 잠시 들리게 되는 간이 증기탕도 편안함을 주고 가벼운 샤워 후에 맞는 새콤한 바깥 공기도 온 몸에 온 마음에 활기를 준다.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걸 수영을 하면서 더욱 더 느끼고 있는 중이다. 몸에 평형이 어긋난 느낌을 받는 날이면 물 속에서 손을 젓거나 발로 물을 차낼 때 몸이 바로 균형을 잃기 때문이다. 내 마음도 정신도 몸처럼 스스로를 속이지 않도록 제대로 살아낼 수 있도록 자주 챙겨야겠다.
사진기 몇 년간 잘 쓰던 사진기가 고장을 일으켜 수리를 하려 했더니 비용이 비싸다. 오히려 돈을 좀 더 보태 새 것을 사도 될 듯 해서 사진기를 알아봤는데 요놈의 욕심은 점점 커지더니 기어이 DSRL을 구입하기로 결정을 해버렸다. 가격을 알아보는 중인데 조만간 적절한 녀석을 들여올 것 같다. 그럼, 이곳에 다시 사진이 좀 더 늘어나겠지. 그리고 또 다른 기록들도 사진으로 남길 수 있게 되겠지. 좋은 기억, 추억들을 담아낼 수 있는 마음부터 준비해야겠다.
그림 틈틈이 크로키를 하는데 결과의 기복이 좀 있다. 그래도 느끼게 되는 건 마음을 비우고 몸을 따르고, 대상의 외형에 집착하지 않고 내면을 들여다보려고 애를 쓸수록 느낌 좋은 선들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미술의 기본도 제대로 배우지 않았음에도 보이는 것을 그려낼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할 뿐이다. 하지만 쉼 없는 노력을 견지하도록 더욱 주의해야지. 그림은 노력과 시간이 만들어 내는 최종 결과물이다. 예전에 고흐의 습작과 걸작들의 창작 과정을 보며 느낀 감상이 그랬다.
작업 요즘 하는 작업 속도가 그다지 빠르지 않아 함께 작업하는 이의 입에서 걱정의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단순 노동이 많지만 그다지 단순하진 않기 때문에 작업지시를 내리거나 작업을 진행하는 이들 모두 시간에 쫓기고 있다. 모두들 기존에 하던 작업방식과 많이 다름을 몸소 체험하고 있기 때문에 버거워 하는 중이다. 며칠 고민해서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내야겠다. 작품 느낌들은 하나씩 잡혀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주 기본적인 작업과정이 더디게 진행되는 바람에 신바람이 덜 불고 있긴 하다. 조만간 나아지겠지. 아니, 나아지도록 해야지.
수영 어제 수영장에 다녀왔는데 이젠 50미터 정도는 평형으로 건널 수 있게 되었다. 여전히 제자리에서 멈춰 떠있진 못하지만 깊은 물이 그닥 무섭게 느껴지진 않는다. 그 동안 수영을 꽤 배우고 싶어했음에도 제대로 배우지 못했는데 최근 몇 차례 연습을 통해 이만큼까지 발전했다니 스스로도 참 대견하다. 지금도 조금 방심하면 바로 물을 들이키곤 하지만 예전에 비하면 엄청난 진전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뭐랄까. 꽤 적합한 운동을 찾아낸 느낌이랄까. 수영을 하고 나면 약간의 전신피로가 오긴 하지만 운동을 했으니 당연한 결과고 수영을 하면 할 수록 몸이 편안해지고 전신의 근육에 힘이 생기는 기분이다. 헬스나 무술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을 주는 합리적인 운동이란 생각이 든다. 달리기는 무척 싫어하는 타입이라 더욱 더 수영이 좋아지고 있다. 조급한 성격 때문에 더욱 빨리빨리 배우고 싶어하는 마음이 생기곤 하지만 그럴 수록 마음도 다스려가면서 차근차근 한걸음씩 떼고 있다. 더욱 좋은 건 겨울 수영장의 물은 비교적 따뜻하다는 것이다. 수영 후에 잠시 들리게 되는 간이 증기탕도 편안함을 주고 가벼운 샤워 후에 맞는 새콤한 바깥 공기도 온 몸에 온 마음에 활기를 준다.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걸 수영을 하면서 더욱 더 느끼고 있는 중이다. 몸에 평형이 어긋난 느낌을 받는 날이면 물 속에서 손을 젓거나 발로 물을 차낼 때 몸이 바로 균형을 잃기 때문이다. 내 마음도 정신도 몸처럼 스스로를 속이지 않도록 제대로 살아낼 수 있도록 자주 챙겨야겠다.
사진기 몇 년간 잘 쓰던 사진기가 고장을 일으켜 수리를 하려 했더니 비용이 비싸다. 오히려 돈을 좀 더 보태 새 것을 사도 될 듯 해서 사진기를 알아봤는데 요놈의 욕심은 점점 커지더니 기어이 DSRL을 구입하기로 결정을 해버렸다. 가격을 알아보는 중인데 조만간 적절한 녀석을 들여올 것 같다. 그럼, 이곳에 다시 사진이 좀 더 늘어나겠지. 그리고 또 다른 기록들도 사진으로 남길 수 있게 되겠지. 좋은 기억, 추억들을 담아낼 수 있는 마음부터 준비해야겠다.
그림 틈틈이 크로키를 하는데 결과의 기복이 좀 있다. 그래도 느끼게 되는 건 마음을 비우고 몸을 따르고, 대상의 외형에 집착하지 않고 내면을 들여다보려고 애를 쓸수록 느낌 좋은 선들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미술의 기본도 제대로 배우지 않았음에도 보이는 것을 그려낼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할 뿐이다. 하지만 쉼 없는 노력을 견지하도록 더욱 주의해야지. 그림은 노력과 시간이 만들어 내는 최종 결과물이다. 예전에 고흐의 습작과 걸작들의 창작 과정을 보며 느낀 감상이 그랬다.
2006년 10월 20일 금요일
나의 행위, 작업 그 모든 것의 이유.
아는 형님 홈페이지 자기 소개란에서 이런 글을 봤다.
형님은 글을 참 맛깔나게 쓴다. 그의 소망이 담긴 글이었기 때문이었을까. 난 형님의 글을 읽으면서 여러번 감동을 받거나 눈물을 찔끔거린 적이 있었다. 문득, 내가 만드는 작품, 내가 쓰는 글, 내가 하는 모든 행위들에 대해 생각을 해본다. 너무 '투쟁'적이진 않았는지, 너무 '비겁'하게 숨기고 있지 않았는지, 너무 '엄숙'하진 않았는지, 너무 '메마른' 감정이진 않았는지...타인을 들여다 볼 때, 그리고 자주 나를 들여다 볼 때 너무 닫힌 사고와 시선으로 대하지 않았는지 생각해본다.
따뜻한 시선은 따뜻한 마음에서 비롯되는 법이고 따뜻한 마음은 따뜻한 시선을 통해 사물을, 사람을, 세상을 바라볼 때만이 형성된다. 아픈 곳을 도려내고 들춰내도 상처를 치유할 수 있지만 아픈 곳을 어루만지면서도 충분히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 어릴 적 배가 아프면 굳이 억지로 약을 먹이기 전에 어머니가 배를 쓰다듬으며 어린 아이를 어르고 달래 아픔을 멈추게 했던 것 처럼.
한 때 세상이 빨리 변화해서 보다 나은 삶을 살아내길 갈구한 적이 있었다. 물론 현재도 참세상이 오기 위해 시간 싸움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그 전에 나를 살피고 주변을 살피며 하나하나 감동을 담아낼 수 있는 몸짓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더 크게 자리잡고 있다. 울면서도, 웃으면서도, 감동을 받으면서도 충분히 세상과 소통하고 사람과 소통하는 행위, 작업이 된다면 나 역시 더 바랄나위가 없겠다. 내 행위, 작업이 그런 일련의 소통을 위한 창구가 되면 참 좋겠다.
감았던 눈을 다시 뜨고, 닫았던 감정의 문을 다시 열게 되길. 스스로의 노력과 변화가 쉼 없이 계속되길. 그렇게 바라고 또 바랠 뿐이다.
글을 쓰는 순간 나에겐 세 가지 소망이 있다. 누군가가 내 글을 읽으면서 울거나, 웃거나, 감동을 받거나... 그렇게만 된다면... 그럴수만 있다면...
형님은 글을 참 맛깔나게 쓴다. 그의 소망이 담긴 글이었기 때문이었을까. 난 형님의 글을 읽으면서 여러번 감동을 받거나 눈물을 찔끔거린 적이 있었다. 문득, 내가 만드는 작품, 내가 쓰는 글, 내가 하는 모든 행위들에 대해 생각을 해본다. 너무 '투쟁'적이진 않았는지, 너무 '비겁'하게 숨기고 있지 않았는지, 너무 '엄숙'하진 않았는지, 너무 '메마른' 감정이진 않았는지...타인을 들여다 볼 때, 그리고 자주 나를 들여다 볼 때 너무 닫힌 사고와 시선으로 대하지 않았는지 생각해본다.
따뜻한 시선은 따뜻한 마음에서 비롯되는 법이고 따뜻한 마음은 따뜻한 시선을 통해 사물을, 사람을, 세상을 바라볼 때만이 형성된다. 아픈 곳을 도려내고 들춰내도 상처를 치유할 수 있지만 아픈 곳을 어루만지면서도 충분히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 어릴 적 배가 아프면 굳이 억지로 약을 먹이기 전에 어머니가 배를 쓰다듬으며 어린 아이를 어르고 달래 아픔을 멈추게 했던 것 처럼.
한 때 세상이 빨리 변화해서 보다 나은 삶을 살아내길 갈구한 적이 있었다. 물론 현재도 참세상이 오기 위해 시간 싸움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그 전에 나를 살피고 주변을 살피며 하나하나 감동을 담아낼 수 있는 몸짓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더 크게 자리잡고 있다. 울면서도, 웃으면서도, 감동을 받으면서도 충분히 세상과 소통하고 사람과 소통하는 행위, 작업이 된다면 나 역시 더 바랄나위가 없겠다. 내 행위, 작업이 그런 일련의 소통을 위한 창구가 되면 참 좋겠다.
감았던 눈을 다시 뜨고, 닫았던 감정의 문을 다시 열게 되길. 스스로의 노력과 변화가 쉼 없이 계속되길. 그렇게 바라고 또 바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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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0월 12일 목요일
실마리를 찾다.
선(line)처리에 대한 실마리가 조금씩 풀리고 있는 중이다. 몇 가지 방법들을 찾아냈고 이젠 그에 따라 최종 테스트를 거치면 충분히 아트웍을 맞춰갈 수 있을 듯 싶다. 단 한 장만의 테스트로는 움직임에 따라 변할 수 있는 아트웍의 느낌을 예측하기 어려울 수 있겠지만 일단 느낌상으로는 상당히 근접하고 있는 중이다. 시간도 촉박하고 앞으로 다른 일들로 인해 더욱 바빠질 것을 생각한다면 요 며칠 안에 한 컷 정도는 출력을 해서 최종 확인을 해야겠다.
작업실을 저녁 늦게까지 사용할 수 없는 점 때문에 작업효율이 쉽게 오르지 않는 문제가 있긴 하지만 이도 역시 며칠 기다리면 적절한 대답을 받아낼 수 있을 것 같다.
근래 노트북에 달린 시디롬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근래에 구입한 DVD 대부분을 읽어내지 못하고 있다. 가격문제 때문에 정품대신 중고 비정품을 달았더니 문제가 발생하는 모양이다. 외장을 사야할지 정품을 사야할지 고민 중이다. 작업에 필요한 자료는 끊임없이 봐야하고 이미 노트북에 쌓은 자료들도 가득한데 시디롬이 문제니 좀 난감하다.
그나저나 작업실에 인터넷은 설치를 안해 줄 것인가? 다른 곳에서 외장하드에 묻어 오는 병균들 때문에 컴퓨터들이 겔겔대고 있다. 아유...
작업실을 저녁 늦게까지 사용할 수 없는 점 때문에 작업효율이 쉽게 오르지 않는 문제가 있긴 하지만 이도 역시 며칠 기다리면 적절한 대답을 받아낼 수 있을 것 같다.
근래 노트북에 달린 시디롬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근래에 구입한 DVD 대부분을 읽어내지 못하고 있다. 가격문제 때문에 정품대신 중고 비정품을 달았더니 문제가 발생하는 모양이다. 외장을 사야할지 정품을 사야할지 고민 중이다. 작업에 필요한 자료는 끊임없이 봐야하고 이미 노트북에 쌓은 자료들도 가득한데 시디롬이 문제니 좀 난감하다.
그나저나 작업실에 인터넷은 설치를 안해 줄 것인가? 다른 곳에서 외장하드에 묻어 오는 병균들 때문에 컴퓨터들이 겔겔대고 있다. 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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