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을 넘은 후 30일 밖에 체류하지 못하는 비자문제 때문에 몇 가지 수고로운 일을 처리해야 했다. 여권이나 비자 자체가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비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비자는 F비자. 그런데 비지니스 비자라 그런지 국경을 넘는 횟수는 제한이 없지만 일단 넘고 난 후에는 30일만 체류할 수 있게 되어있다.
먼저 내가 머물고 있는 곳 근처 파출소에 가서 외국인 등록을 해야 한다. 그런데 아는 후배들은 모두 외국인 등록조차 안하고 살고 있기 때문에 내 일을 도와주기엔 무리가 있었다. 일반적으로 호텔에 묵는다면 상관이 없겠지만 난 지금 그런 상황도 아니기 때문에 필히 장춘에 호적을 가지고 있는 친구를 찾아야 했다. 전에 결혼식도 참여한 적이 있고 친하게 지내는 쿠이이와 치우메이가 일을 도와주기로 했다.
또 한가지 문제는 외국인 등록을 하더라도 다시 30일 정도 체류기간을 연장해야 할 경우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 하고 그에 따른 담보(소개서 등)가 설정되어야 한다. 이 문제는 길림동화학원 선생님들에게 부탁을 해 처리를 하기로 했다. 내가 학교에서 한 달 동안 강의를 하는 걸로 설정을 하고(물론 강의는 하지 않는다) 이사장의 직인이 찍힌 소개서를 받기로 했다. 이사장은 나와 일면식이 있는 사람이지만 학교에서 한 번도 외국인을 위해 소개서를 쓴 적이 없다면서 조금 난처해 했다. 그 마음은 충분히 이해한다. 만약 내가 (그럴리야 없겠지만) 어떤 문제에 봉착하면 학교에서 일정부분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다른 선생님들은 전혀 걱정하지 말라고, 아무 문제 없다고 장담한 반면 정작 실권자인 이사장의 태도에 살짝 당혹스러웠을 뿐이었다. 어쨌든 소개서는 받았다.
오늘 아침 일찍부터 친구 집 근처 파출소로 갔다. 친구들는 나를 위해 그들 둘의 신분증, 호적 등을 파출소에 제출하고 확인시켜야 했고 난 그들 집에 머물고 있다는(사실 후배 집에 머물고 있다.) 문건을 작성했다. 그 동안 파출소에는 아침부터 싸움을 해서 끌려온 젊은 친구와 택시기사(피해자)가 조사를 받고 있었고 사업하는 한국인들을 위한 거류증 발급을 위해 온 중국인과 기타 소소한 일들로 찾은 중국인들로 인해 파출소는 북적이고 있었다.
내 문제를 담당하고 있는 경찰관은 아주 온화한 분위기와 말투였으나 어딘가 이상해서 친구에게 물으니 본인도 그렇게 생각한다며 분명 좋은 경찰같지는 않다고 한다. 내 눈에도 그렇게 보인다. 친구들의 신분이나 직업이 중국에서는 그래도 꽤 좋은 편에 속한지라 그들의 정황을 파악한 경찰은 친구에게 너무도 친절하게 대하고 어떤 높은 사람의 이름과 연락방법에 대해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어디나 이런 종류의 사람은 있겠지만 알려진 바와 같이 중국은 좀 심한 편이긴 하다. 하지만 이런 사람을 알고 있으면 또 나중에 도움을 받을 일도 있겠지. 악순환의 연속인 셈이다.
등록표 두 장을 작성해 한 장은 파출소에 한 장은 공안국에 제출해야 했다. 파출소를 나오는데 한 경찰이 택시기사를 때린 젊은 친구에게 핸드폰을 건네면서 뭐라뭐라 한다. 젊은 친구는 조사를 받던 방에서 다른 방으로 들어가 몰래 전화통화를 한다. 친구는 분명 젊은 친구가 아는 사람들 중에 경찰과 친분이 있는 사람이 있어 경찰에게 바로 전화를 했을 테고 그 친구는 통화 후 약간의 벌금만 물거나 훗날 거한 대접을 하겠노라는 약속을 하면 바로 집으로 돌아갈 거라고 말한다. 분명 그럴 것 같다. 힘 없고 죄 없는 택시기사는 얼굴에 상처를 남길 것이고 추운 겨울에 찢어진 상처를 어루만지며 집으로 돌아가 쉬다가 다시 일터로 나갈 것이다. 그에게는 아무런 죄도 없어보이지만 왠지 더 경찰에게 위축되어 보였다. 또 어느 날은 그 택시기사도 좋은 관계(꽌시)를 맺게 되면 다른 위치를 갖게 되겠지.
다시 친구와 공안국으로 갔다. 서류 처리는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약 3일 후 여권 및 거류증 등을 찾으러 가면 된다. 비로소 한 달 정도 더 중국에 있을 수 있게 되었다.
* 서류 작성 때문에 사진이 필요해 사진관에 갔는데 촬영실에서 사진사가 나올 때 슬쩍 보이는 한 젊은 여자의 상반신. 마치 옷을 벗고 있었던 듯. 사진관 분위기도 좀 묘해서 호기심에 물어왔다. "안에서는 무슨 촬영을 하느냐", "젊은 여성들이 젊을 때 기념으로 자신의 사진을 남기고 싶어해서 찍는 사진이다." 속으로 생각하길 아마 세미누드를 찍나 보다 싶었다. "그럼, 예술사진이네?^^". "뭐, 그런 셈이지" 중국도 여전히 변화하는 중이다.
* 내 증명사진은 중국애들 스타일로 뒤에 빨간 배경 천을 대고 찍었다. 현상수배범같은 느낌이지만 느낌이 색다르긴 하다. 배경 천은 사진사 조수가 내 뒤에 서서 들고 있었다. 허.참.
2006년 1월 17일 화요일
2006년 1월 15일 일요일
오랫만의 긴 대화.
길림동화학원에 있는 조선족 선생님과 어제 새벽 3시까지 얘기를 나눴다. 애니메이션 계에 오랫동안 몸 담고 있었기 때문에 조선족이나 한국사람들과 접촉할 기회가 많지 않았던 선생님은 내게 물어볼 게 꽤 많은 듯 했다. 일반적인 생활습관이나 경제상황부터 애니메이션에 이르기까지 여러 질문을 하고 난 아는만큼 답변을 해드렸다.
3년 전에 처음 알게 되었지만 이번처럼 이야기를 오래 하기는 처음이다. 물론 이것도 내가 그 분에게 컴퓨터 소프트웨어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하면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전에는 컴퓨터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던 선생님은 내가 한국에서 보편화 되어있는 소프트웨어에 대해 몇 가지 설명을 해주고 다루는 법을 알려주니 많은 생각이 든다면서 꼭 배워야 겠다고 말한다. 세계적으로 애니메이션을 하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툴은 대동소이하지만 중국에서는 조금 특별한 양상을 보이는 것 같다.
중국 애니메이션 계가 모두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대체적으로 3D에 치중하고 2D는 OEM 외엔 별로 투자를 하지 않는 듯 보인다. 그렇기 때문인지 한국에서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일반 소프트웨어도 이곳에서는 특별히 관심을 가진 몇몇 사람들만 사용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북경과 상해같은 대도시와 장춘은 다른 양상을 보일 게 틀림없다. 그 많은 얘기가 오가면서 나도 좀 더 중국의 어떤 부분에 대해 좀 더 이해를 하게 되었다.
가끔 선생님이 하는 한국말(조선말)이 중국어를 그대로 직역을 하는 식이어서 잘 알아듣지 못할 때도 있지만 그럴 때는 중국어로 소통을 한다. 참 색다른 소통의 방법인 듯 싶다.
선생님은 대화를 끝내고 나서 계속 새로운 영감이 떠오른다고 좋아하시니 앞으로 하는 교학이나 작업들이 순조롭게 잘 풀렸으면 좋겠다.
3년 전에 처음 알게 되었지만 이번처럼 이야기를 오래 하기는 처음이다. 물론 이것도 내가 그 분에게 컴퓨터 소프트웨어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하면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전에는 컴퓨터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던 선생님은 내가 한국에서 보편화 되어있는 소프트웨어에 대해 몇 가지 설명을 해주고 다루는 법을 알려주니 많은 생각이 든다면서 꼭 배워야 겠다고 말한다. 세계적으로 애니메이션을 하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툴은 대동소이하지만 중국에서는 조금 특별한 양상을 보이는 것 같다.
중국 애니메이션 계가 모두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대체적으로 3D에 치중하고 2D는 OEM 외엔 별로 투자를 하지 않는 듯 보인다. 그렇기 때문인지 한국에서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일반 소프트웨어도 이곳에서는 특별히 관심을 가진 몇몇 사람들만 사용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북경과 상해같은 대도시와 장춘은 다른 양상을 보일 게 틀림없다. 그 많은 얘기가 오가면서 나도 좀 더 중국의 어떤 부분에 대해 좀 더 이해를 하게 되었다.
가끔 선생님이 하는 한국말(조선말)이 중국어를 그대로 직역을 하는 식이어서 잘 알아듣지 못할 때도 있지만 그럴 때는 중국어로 소통을 한다. 참 색다른 소통의 방법인 듯 싶다.
선생님은 대화를 끝내고 나서 계속 새로운 영감이 떠오른다고 좋아하시니 앞으로 하는 교학이나 작업들이 순조롭게 잘 풀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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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림동화학원,
대화,
애니메이션,
daily life
2006년 1월 13일 금요일
오해와 진심
말(言)은
상대방에게 상처를 줄 수 있고
나도 상처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상대방에게 위안과 행복을 줄 수 있고
나도 위안과 행복을 받을 수 있다.
내용은 옳지만
말하는 방법이 썩 좋지 않다.
내용은 그저그렇지만
방법만으론 별 문제없이 지나갈 수 있다.
사람들과 맞춰 사는 방법이 있고
굳건히 자신의 신념을 고수하는 방법이 있다.
두 가지 모두 함께 병행이 가능하지만
분명 둘 중 하나는 점점 약해질 수 있다.
오해는 진심으로 풀 수 있지만
진심은 쉽게 오해를 받을 수 있다.
지금은 틀리지만 나중엔 옳다고 느낄 수 있다.
지금 옳아도 계속 틀릴 수도 있다.
한 발을 떼면 넘어지지 않게 다른 한 발을 떼어야 한다.
상대방에게 상처를 줄 수 있고
나도 상처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상대방에게 위안과 행복을 줄 수 있고
나도 위안과 행복을 받을 수 있다.
내용은 옳지만
말하는 방법이 썩 좋지 않다.
내용은 그저그렇지만
방법만으론 별 문제없이 지나갈 수 있다.
사람들과 맞춰 사는 방법이 있고
굳건히 자신의 신념을 고수하는 방법이 있다.
두 가지 모두 함께 병행이 가능하지만
분명 둘 중 하나는 점점 약해질 수 있다.
오해는 진심으로 풀 수 있지만
진심은 쉽게 오해를 받을 수 있다.
지금은 틀리지만 나중엔 옳다고 느낄 수 있다.
지금 옳아도 계속 틀릴 수도 있다.
한 발을 떼면 넘어지지 않게 다른 한 발을 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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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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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하지만 게으른 족속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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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하지만 게으른 족속들. 전에 내 주변에 이런 족속들이 꽤 있었다. 그들은 민감한 자기촉수와 날카로운 혜안과 빼어난 감각, 섬세한 시각의 소유자들로 마음만 먹으면 금방 일을 낼 것만 같은, 그들이 뜻만 모으면 한예술할 것 같은 그런 위인들이었다. 사실, 그동안 소설이나 영화, 미술이나 연극등 문화적인 다방면에서 화제에 올랐던 것들 중 그들이 하릴없이 농담처럼 또는 사뭇 진지하게 논의했던 것들과 비슷한 것들이 많았다. 우리나라에 포스트모더니즘이 유행하기 전에 포스트모더니스트적인 발상을 했고 지금 자행되는 엽기 문화에 몇년 앞서 엽기적인 일들을 몸소 실행(?)하거나 예견하기도 하였다.
PC가 대량보급되자 "이제 인간이 컴퓨터에게 일석점호받게 되네"라고 하더니 바이러스전염에 전 지구촌이 난리를 치고, 필립 그라스의 미니멀한 전자음악을 들으며 "앞으로 이런 음악에 애들이 로봇이 춤추는 것처럼 출거야 그지?"라더니 요즘의 테크노가 등장했다. 새삼, 감탄스러워진다.
그런 탄성이 터져나올 법한 일들은 한두번이 아니지만, 그럴 때마다 나는 내심 놀라서 정말 저들에게서 무언가가 나오겠구나 하고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그들에게서 사건이 일어나지 않고 한예술이 나오지 않는 것은 그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약점이 하나 있는데 그 약점이란 게 한결같이 모두 게으르다는 것이다.
나 또한 게으름 피우는데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긴 하지만 나보다 더 심한 그들은 일종의 장애 수준이다. 한때 나도 그들과 어울리면서 10년 가까이 백수생활을 하기도 했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나는 우연한 사고로 백수생활을 청산하게 되었고,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들에겐 '고만한' 사건도 없어서인지 아직까지 그 모습 그대로 있다.
이들에겐 일종의 자기들만의 문화가 있는데 뭐랄까? 게으름의 미학이랄까? 뭐 그런게 있는데, 게으름의 미학이란 게 딴 게 아니고 게으름과 더불어 묘한 순결주의 같은 게 냉소주의와 함께 복잡하게 얽혀 있다. 내가 정신과의사는 아니지만 이 정도 되면 타인으로 인해 상처받기 싫다는 자기 보호 본능까지 작용하게 된다는 것을 경험상 알 수있게 된다. 그래서 스스로 자기를 무력화하거나 시니컬한 무관심으로 일관한 뒤 끊임없이 문화적인 공간으로의 도피를 감행한다.
"보는 것만 고수"라는 말이 있다. 예민한데 게으른 족속들한테 일어나는 현상인데. 너무나 많고 다양한 문화적인 체험으로 보는 감각만 일류라는 얘긴데, 혹시 예민하고 게으른 족속들 중에 실재는 없고 보는 감각만 일류인 친구들이 있다면, 그래서 괴롭다면, 조금만, 조금만 더 움직여 보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이 글은 예민하지만 게을러서 괴로운 족속들을 위한 글이다. 그냥, 게으른게 좋다라고 하는 친구들도 있을 터이니 더이상의 언급은 자제하겠지만 어쨌든 조금씩, 자기를 실험해 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기대 이상의 자기실현을 구현할지도 모르고 그로 인해 또 다른 세상이 기다릴지도 모르니까. 혹시 자기가 부지런한 편인데 일반적으로 둔감하다고 생각하는 친구들에게 사족 하나. "나이먹고 일정하게 하는 일없이 빈둥거리다보면 예민해질 수 있다."
_씨네21_200.8.15~8.22_265호_숏컷 김지운 칼럼
PC가 대량보급되자 "이제 인간이 컴퓨터에게 일석점호받게 되네"라고 하더니 바이러스전염에 전 지구촌이 난리를 치고, 필립 그라스의 미니멀한 전자음악을 들으며 "앞으로 이런 음악에 애들이 로봇이 춤추는 것처럼 출거야 그지?"라더니 요즘의 테크노가 등장했다. 새삼, 감탄스러워진다.
그런 탄성이 터져나올 법한 일들은 한두번이 아니지만, 그럴 때마다 나는 내심 놀라서 정말 저들에게서 무언가가 나오겠구나 하고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그들에게서 사건이 일어나지 않고 한예술이 나오지 않는 것은 그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약점이 하나 있는데 그 약점이란 게 한결같이 모두 게으르다는 것이다.
나 또한 게으름 피우는데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긴 하지만 나보다 더 심한 그들은 일종의 장애 수준이다. 한때 나도 그들과 어울리면서 10년 가까이 백수생활을 하기도 했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나는 우연한 사고로 백수생활을 청산하게 되었고,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들에겐 '고만한' 사건도 없어서인지 아직까지 그 모습 그대로 있다.
이들에겐 일종의 자기들만의 문화가 있는데 뭐랄까? 게으름의 미학이랄까? 뭐 그런게 있는데, 게으름의 미학이란 게 딴 게 아니고 게으름과 더불어 묘한 순결주의 같은 게 냉소주의와 함께 복잡하게 얽혀 있다. 내가 정신과의사는 아니지만 이 정도 되면 타인으로 인해 상처받기 싫다는 자기 보호 본능까지 작용하게 된다는 것을 경험상 알 수있게 된다. 그래서 스스로 자기를 무력화하거나 시니컬한 무관심으로 일관한 뒤 끊임없이 문화적인 공간으로의 도피를 감행한다.
"보는 것만 고수"라는 말이 있다. 예민한데 게으른 족속들한테 일어나는 현상인데. 너무나 많고 다양한 문화적인 체험으로 보는 감각만 일류라는 얘긴데, 혹시 예민하고 게으른 족속들 중에 실재는 없고 보는 감각만 일류인 친구들이 있다면, 그래서 괴롭다면, 조금만, 조금만 더 움직여 보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이 글은 예민하지만 게을러서 괴로운 족속들을 위한 글이다. 그냥, 게으른게 좋다라고 하는 친구들도 있을 터이니 더이상의 언급은 자제하겠지만 어쨌든 조금씩, 자기를 실험해 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기대 이상의 자기실현을 구현할지도 모르고 그로 인해 또 다른 세상이 기다릴지도 모르니까. 혹시 자기가 부지런한 편인데 일반적으로 둔감하다고 생각하는 친구들에게 사족 하나. "나이먹고 일정하게 하는 일없이 빈둥거리다보면 예민해질 수 있다."
_씨네21_200.8.15~8.22_265호_숏컷 김지운 칼럼
위 글을 읽고 난 후 얼마나 마음이 찔렸는지 모르겠다. 내가 꽤 실력이 있는 사람도 아니고 앞서가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아니지만 게으름을 피우는데 일가견이 있는 것 같고 보는 것만 고수인 것 같아 속내를 들킨 듯 얼굴이 화끈거렸다.
물론 남들의 탄성을 자아낼 정도는 아니었지만 작은 일들에 대해 미리 예측 해 맞추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빼어난 나만의 촉수가 있거나 혜안이 있었다는 뜻은 아니다. 어쩌면 몸을 움직여 이뤄내는 경우보다 입으로, 말로만 살아온 것은 아닌가 돌이켜 보게 된다.
그건 어쩌면 내가 언제부턴가 남들과 함께 잘 어울리지 못하는 습성과도 관계가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고집이 세다고 비난을 받기도 하고 잘난척 한다고 뒷소리를 듣기도 하지만 여전히 내 스스로의 생각과 행동에 큰 부끄러움은 없다고 믿는다. 다만, 이러한 내 태도, 자세가 결코 작품을 만들거나 생활의 질을 높이는데 직접적 영향을 주진 않았다는 것이다. 생각이 가슴까지 닿질 않고 가슴이 몸을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몸으로 움직여 뭐든지 이뤄내고 만들어 내는 게 중요함을 다시 또 반성한다.
멀리서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고 있는 친구의 글을 읽고 솔직히 감동했다. 어쩌면 그렇게 사는 사람은 여전히 그렇게 살고 있었을지 모를 일이지만 게으른 내겐 위 글과 더불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아니, 이젠 많은 생각도 필요없겠다. 움직여야지. 조금만, 조금만 더 움직여야겠다.
삶은 어쨌건 단 한 번이다.
눈 쌓인 장춘, 한 PC방에서...
아는 한 동생은 한국으로 돌아갔고 다른 한 동생 남자친구도 한국으로 갔다. 장춘에 내가 아는 한국아이 중에 컴퓨터를 가지고 있었던 단 두 명이 모두 떠났다. 이들의 컴퓨터를 쓰려고 노트북을 챙겨오지 않은 불찰은 이제 후회해도 소용없는 일이 되었다. PC방에 가서 인터넷을 하면 그만이겠지만 그것도 그다지 편치는 않다.
장춘에 온 지 벌써 일주일이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가 버렸다. 그 동안 잘 알고 지내던 길림동화학원 교수님들 몇 분과 번갈아 만났고 오랜만에 중국 친구들도 만났다. 체류기간 연장에 대한 부분만 해결되고 나면 맘 편히 계획 세워 움직일 수 있을 것 같다.
어제는 밤 늦게 12시 다 되어서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소복하게 눈이 쌓인 장춘 거리를 가로 질러 PC방에 왔다. 아주 한적한 오후를 보내고 있는 중이다. 조금 전 한국 식당에서 식사를 하며 본 YTN뉴스에서 황우석 박사 이야기와 김정일 중국방문 행방 묘연에 관한 뉴스를 본 터지만 그다지 마음이 동하지도 않는다. 그저 한 작은 도시에 있는, 한글을 입력할 수 있는 PC방에 와 있는 것 외엔 특별히 다른 감상은 침범하질 않는다.
한국 핸드폰을 로밍해서 오긴 했지만 내게 연락을 할 사람은 중국 전화로 연락을 하면 더 좋겠다.
전화번호는 86-13654300313 이다.
장춘에 온 지 벌써 일주일이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가 버렸다. 그 동안 잘 알고 지내던 길림동화학원 교수님들 몇 분과 번갈아 만났고 오랜만에 중국 친구들도 만났다. 체류기간 연장에 대한 부분만 해결되고 나면 맘 편히 계획 세워 움직일 수 있을 것 같다.
어제는 밤 늦게 12시 다 되어서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소복하게 눈이 쌓인 장춘 거리를 가로 질러 PC방에 왔다. 아주 한적한 오후를 보내고 있는 중이다. 조금 전 한국 식당에서 식사를 하며 본 YTN뉴스에서 황우석 박사 이야기와 김정일 중국방문 행방 묘연에 관한 뉴스를 본 터지만 그다지 마음이 동하지도 않는다. 그저 한 작은 도시에 있는, 한글을 입력할 수 있는 PC방에 와 있는 것 외엔 특별히 다른 감상은 침범하질 않는다.
한국 핸드폰을 로밍해서 오긴 했지만 내게 연락을 할 사람은 중국 전화로 연락을 하면 더 좋겠다.
전화번호는 86-13654300313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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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방
2006년 1월 3일 화요일
중국, 장춘 도착.
9시 40분 비행기, 11시 즈음 장춘 도착.
장춘 공항이 완전히 새롭고 멋지게 변했다.
롱지아(龙嘉)란 이름으로 거듭났다.
시내에서는 꽤 멀어서 길림시와 장춘시 중간 즈음이 되는 듯 싶다.
전에는 택시타고 시내에 진입했는데
이제는 공항버스를 타고 시내에 들어온 후 택시를 탄다.
생각보다 덜 춥다.
장춘에서 일단 반가운 얼굴들 만나고
얘기 나누고 사는 얘기 좀 하고 그래야지.
다행히 길림동화학원은 방학을 1월 중순 즈음에나 한다고 한다.
교수님 몇 분 뵈야겠다.
장춘시 핸드폰 sim카드 사러 나가야겠다.
오랜만에 오는 장춘이지만 여전히 반갑고 낯설지 않다.
말이 좀 꼬여서 탈이지만.-_-;
장춘 공항이 완전히 새롭고 멋지게 변했다.
롱지아(龙嘉)란 이름으로 거듭났다.
시내에서는 꽤 멀어서 길림시와 장춘시 중간 즈음이 되는 듯 싶다.
전에는 택시타고 시내에 진입했는데
이제는 공항버스를 타고 시내에 들어온 후 택시를 탄다.
생각보다 덜 춥다.
장춘에서 일단 반가운 얼굴들 만나고
얘기 나누고 사는 얘기 좀 하고 그래야지.
다행히 길림동화학원은 방학을 1월 중순 즈음에나 한다고 한다.
교수님 몇 분 뵈야겠다.
장춘시 핸드폰 sim카드 사러 나가야겠다.
오랜만에 오는 장춘이지만 여전히 반갑고 낯설지 않다.
말이 좀 꼬여서 탈이지만.-_-;
2006년 1월 2일 월요일
복과 풍요
| 낡고 허름한 곳이라 차별을 두지 마시고 싸구려 등을 걸었다 업수이 여기지 마시고 이 불빛 따라 당신의 마르지 않는 복과 풍요를 나눠주시길. 몇 숟갈 안되는 갓 지은 밥, 기꺼이 나눠드릴 수 있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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