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6월 18일 월요일

어른이 된다는 것.

달걀에 관한 이야기를 하나 해 주겠어. 오월의 구름이라는 영화에 나오는 이야기인데 거기에 영화감독과 한 아이가 나와. 영화감독이 자신의 고향 마을에 갔다가 아이를 만나지. 그 아이는 달걀을 하나 주머니에 넣고 다녀. 숙모가 그 달걀을 삼십일동안 깨지지 않게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 아이가 원하는 소리나는 시계를 사주기로 약속하지.그래서 아이는 그 달걀을 늘 주머니에 넣고 다녀. 어느날 감독이 묻지.

"그건 너무 힘들지 않니? 이 달걀을 버리고 30일이 지나서 다른 달걀로 바꿔서 보여주면 되지 않니?"

아이는 말해.

"그건 사기예요."

그리고 얼마후 감독은 아이에게 또 말하지.

"그럼 이렇게 하자. 학교갈때 달걀을 이 풀숲에 숨겨 놓는거야. 그리고 집에 돌아올때 가져오면 훨씬 더 안전하지."

그러자 아이는 그것도 사기라고 대답해.아이는 숙모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애를 쓰지. 그러던 어느날 하교길에 동네 아주머니가 아이를 불러. 아이에게 토마토 바구니를 주며 언덕위에 있는 집에 토마토를 갖다주라는 심부름을 시켜. 아이는 가기 싫다고 하지만 아주머니는 막무가네로 아이를 떠밀지. 아이는 무거운 토마토 바구니를 들고 낑낑대며 언덕을 올라. 그리고 언덕에 다다랐을때 바구니에서 토마토 하나가 떨어지지. 그걸 주우려고 허리를 굽히는데 그만 바구니의 토마토들이 우르르 떨어지지. 아이는 토마토를 건지려고 언덕 아래로 달리다가 그만 엎어지고 말어. 결국 주머니 속의 달걀은 깨지고 아이의 이마는 노여움으로 붉어지지.아이는 토마토 바구니를 언덕 아래로 내팽겨쳐 버려. 그리고 다음 장면은 아이가 닭장속에서 달걀을 훔쳐 울타리를 넘는거야.



"어른이 되는거지."

(마담홈에서 긁어옴. . .)
http://www.mrbgman.com/에서 봄



어른이 된다는 것은 융통성이 생기고 요령을 피울 줄 알게되며 사기(?)를 칠 줄 알고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게 되는 것과 같은 걸까?(난 아직도 아이와 어른이 사이에서 헤매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지금도 요령을 피우려는 마음이 생기면 먼저 심장이 두근거리는데 그 이유가 여전히 순수한 아이의 마음을 가져서라고 말하긴 힘들 것 같다. 다만, 어른의 신분으로 살면서 아이의 순수함을 지킨다는 게 무척 어려운 일이라는 것 쯤은 안다. 사실 내 자신 스스로가 알아가고 깨우쳐가며 제대로 나이를 먹는 경우보다 주변의 시선과 요구에 의해 부득이하게 나이를 먹어가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세상에 제대로 나이를 먹고 나이값을 하는 어른들이 적은지도 모르겠다. 어른이 된다는 것이 "시계를 얻기 위해 달걀을 훔치려 울타리를 넘는 것"이라고 말한다면 세상의 어른들을 욕보이는 게 될 지 모르겠지만 욕을 얻어먹는지도 모르고 혹은 욕먹는 걸 자랑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만은 사실이다. 자신은 전혀 지켜내지 않으며 아이들에게 어떻게 살아야 한다고 가르치고 훈계하는 정도의 언어 유희는 애교로 봐줄만 할 정도다. 하긴, 어떻게든 살아가야 하는 세상에서 사기치지 않고 올곧은 마음을 지켜내며 불꽃처럼 인생을 산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쉽게 울타리를 넘고 어른이 되는 쪽을 선택하는 게 정신건강에 좋을지도 모를 일이다. 스스로 마음이 허락되기만 한다면.    그러고 보면 사는 거 만만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