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2월 31일 월요일

2007년을 보내며, 2008년 새해 복 많이 짓고 받으세요.

옆에서 보세요

이유야 어쨌든 남보다 위에 서는 게
당당하고 떳떳하다고 늘 교육 받아 온 우리입니다.

그래서 미안합니다.
늘 당신을 밟고 당신보다 위에 서기 위해
옆도 보지 않은 채 마음도 닫고 달려왔네요.

그러다 문득 제 영혼의 샘이 메마른 듯 해
가만히 정좌하고 단전을 중심했지요.
아- 굶주린 맹수처럼 희번득이는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려 했던 지난 날의 제가 보입니다.

젖은 눈 들어 옆 동지를 찾아봅니다.
제 옆에 밝은 빛으로 마음 열고 다가 온 당신이 보입니다.
이제야 보입니다.
“與人不競心常靜”
이유없이 요란했던 제 마음은
당신과의 경쟁으로 생긴
아집과 아상으로 뭉친 부끄러움었음을

이젠 서로 같은 눈높이로
서로를 위하는 수평적 관계로
옆에서 사랑스러운 눈으로
닫힌 마음을 열고 함께 사랑을 나누어 보지요.
옆에서 보는 즐거움을 나누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오래 전 어느 날, 쓰다)


2007년이 갑니다. 그리고 2008년이 옵니다. 어제가 별 날이 아니고 오늘이 별 날이 아니듯 2008년을 여는 내일도 별 날은 아닐 것입니다. 특별한 날에 마음을 맞춰 기념하기 보다는 언제든 새로운 마음으로 거듭날 수 있다면 매일매일이 특별한 날일 것입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2007년을 보내며 새해 인사를 드립니다. 2008년에는 복 많이 짓고! 받길 염원합니다. 그리고 늘 건강하고 숨 쉴 때마다 행복하시라고 마음을 전합니다.

2007년 12월 21일 금요일

끝나지 않은 허경영 신드롬? 이명박 하야설?

제목이 좀 낚시성이 다분하긴 하지만 신문을 보다보면 여기저기서 허경영에 대한 분석 혹은 그가 내세웠던 공약 등에 대해 재조명(까지는 아니더라도)을 하는 듯한 내용들을 많이 보게 된다. 이번 대선이 코미디 아닌 코미디로 진행되고 마무리되어서 그런걸까? 뭐, 이래저래 X판이니 즐거움이라도 누리고 싶은 걸까? 혹은 허경영과 그의 공약으로부터 나름의 통쾌함과 희망을 발견하고자 하는 걸까?

XTM의 <생방송-젊은토론 설전>에서 "그들은 왜 허경영에 열광했나?"라는 주제로 난상토론을 했다. 허경영 후보와의 인터뷰 동영상 및 전화 인터뷰가 있었는데 그 중에 허경영 후보의 공약들도 있었지만 허경영 후보가 "이명박 당선자가 하야할 것이다"라는 발언도 나오고 투표 때 출구조사가 인터넷에서는 자신이 38%정도가 나왔는데 어떻게 그 득표수가 그렇게 적을 수 있냐며 "투표함보전신청"을 적법한 절차로 진행하겠다고 한다. 공화당 당원들의 수만큼도 득표를 하지 못했고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표를 던졌다고 하는데도 불구하고 실제 득표는 그렇게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영적인 능력이 있어서 "선견지명"이 있다는 등의 이야기들도 나왔다. 언론에 노출이 되지 않아서 대통령에 당선되지 않았다고 하는 허경영. 이젠 원없이 방송출연을 할 것 같다. 노출빈도도 꽤 높은 편이다. 대선이 끝난 후지만... 암튼, 이젠 대한민국의 대권을 쥐기 위해서는 허경영과 같이 영적인 능력까지 들고 나와야 하거나 그보다 더한 "초능력"이 필요하게 되버린 건 아닌가 싶다.

허경영이 진국이든 허당이든 허경영은 이명박과 닮은 구석도 있다. 남들이 믿던 믿지 않던 자신의 신념을 밀어붙이면 사람들은 그에 대해 반응을 한다는 것이다. 긍정적인 반응과 부정적인 반응 모두 있겠지만 부정적인 반응도 그들의 주장과 억지에 조금씩 의심을 거두기 시작하고 부정적인 면 역시 명확한 논거들이 일관된 "주장"에 막혀 갈길을 잃는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그들을 지지하는 이유를 스스로 만들어내기 시작하고 다른 사람들과의 차별화도 만들어서 그들에게 헌사한다. 재밌고 우습지만 무섭기도 하다.

소위 이명박 특검, 무산 계획?

뉴스와 신문을 보고 듣지 않겠다는 사람들이 속출하는 가운데서도 습관처럼 TV를 켜고 자판을 두드려 인터넷을 뒤적이게 된다. 그러다 목격하게 된 여러 매체에서 보이는 징후들, 100분 토론에까지 등장한 주장들. 드디어 본격적인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소위 이명박 특검 무산 계획. 정치적 목적이었기 때문이라는 논리도 들고 나오고,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 같은 망령) 국익에 도움이 되냐는 논리 역시 나오고, 선거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겠다는 후보자들의 이야기가 있었으니 특검법도 이제 그만~ 이라는 소리다. 뭐, 예상하지 못한 움직임은 아니다만 무척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걸 보니 그들의 낯은 얼마나 두꺼울까 생각해 본다. 이명박 특검은 큰 이변이 없는 한 무산되거나 특검을 강행하더라도 다시 한 번 완벽한 무혐의 처분을 내릴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 아무리 12월 5일 발표된 BBK관련 수사에 대한 검찰의 발표를 국민의 50% 이상이 불신한다고 하더라도 이번 대선에서 50%에 가까운 국민들이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선출했는데 특검하자고 악다구니를 쓰겠나. 이명박은 이번 대선 기간 내내 하늘이 도왔다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왔다고 하는 걸 보면 정말 천우신조로 대통령에 당선된 걸까? 아니면 천우신조로 보이도록 이떤 기제가 작동했을까?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회, 이성적인 판단이 작동하지 않는 사회에서 뜨거운 가슴 부여잡고 열정적인 삶을 살 수 있다면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2007년 12월 20일 목요일

모두 끝났다...지만,

보통은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며 휴식을 취하곤 하는데 오늘은 어느 곳으로 채널을 돌려도 계속 이명박 당선자의 얼굴 뿐이다. 그의 웃음과 그 주변의 환호성들은 기분을 불쾌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내가 아주 어리숙했을 무렵(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이 되었을 때 그 다음날 천지개벽이라도 일어날 줄 알았다. 하지만 세상은 너무도 고요했고 일상에 변화는 없었다. 그렇게 10여년이 지났다. 그리고 오늘, 말도 안되는 논리와 말도 안되는 자격을 가지고 등장한 한 대선 후보가 투표한 국민의 50% 가까이 되는 지지를 받으며 덜컥 대통령직에 당선이 되어버렸다. 내일 곧 대한민국이 붕괴되고 망할 것 같은 느낌이겠지만 이명박을 원하지 않았던 개개인의 속은 타들어가고 공허한 마음은 좀 오래 후유증을 가질지언정 세상은 10여년 전 그때와 변함없이 고요할테고 일상에 큰 변화는 없을 것 같다. 조금 지나보면 조금씩 피부로, 생활로 느껴지는 변화가 있긴 하겠지만 내일 당장은 어제와 다름없이 해가 뜰 것이다.

견딜 수 없는 건 비상식적, 비정상적인 선택을 한 사람들의 환호와 그에 달라붙는 수 많은 매체, 군중들의 환한 모습을 본다는 것일테다. 한국에서 진보세력이 제대로 등장이나 한 적이 있었던가. 한국에서 이념의 대결이라고 할 만한 적이 있었던가. 그러고 보면 이 답답한 가슴은 그걸 모르고 살아왔던 자신의 무지함, 무력함으로부터 비롯된 것이거나 알고 있었음에도 별다른 몸부림없이 살았던 것에 대한 댓가일지도 모르겠다.

이젠 호흡도 좀 길게 가고 시선도 좀 더 멀리 맞추고 의연하게 가슴도 좀 펴야 병치레없이 살 수 있을테다. 이 비참한 결과를 진보세력으로서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한 이들의 탓으로 돌려도 큰 상관은 없겠지만 그보다는 스스로가 좀 더 날 선 비판과 비평의 심지를 가지고 성찰을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자꾸 자기합리화로 '쿨한 척'은 말아야지.

2007년 12월 19일 수요일

개표결과 진행 중

개표결과 진행 중인데 생각했던 것보다도 참담하다. 이 정도까지인가 싶다. 문득 이 나라가 무서워졌다. 앞으로 마음 독하게 먹고 악(惡)하게 살아야 하는 것일까. 어제 <PD수첩>에서 소개한 대학생 총학생회장 선거관련 부정부패가 이번 대선과 다를 바 없는 걸 보면 사실, 오늘의 이런 결과들은 예정된 것이고 이 또한 인재(人災)라 불릴 만 하겠다. 그 책임소재에 대해서는 모두가 각각이겠지만 마치 집단최면이라도 걸린 것 같다. 앞으로 이 땅에서 어떤 (좋지 않은) 일이 벌어져도 쉽게 탓하기 힘들 것 같다. 아니, 지금의 상황이 진실이라면 힘들어야만 한다. 개표 초기라지만 많이 참담하다.

투표는 끝났지만...

투표는 끝났고 개표방송은 아주 성황리에 진행 중이다. 온통 이명박을 외치는 함성들 뿐이지만 그들이 왜 당선이 되어야 했고 왜 선거에 이겼는지에 대해 말하는 자들의 이야기는 못 들어주겠다. 어떤 당을 지지하라고 말한 적은 딱 한 번 뿐이었다. 술먹고 꿀꿀한 기분에, 얼토당토않는 말을 하는 아이(성인) 앞에서 어떤 당을 지지하는 게 맞다고 횡설수설했다. 하지만 내 속내는 그게 아니었다. 사실, 한나라당을 찍건, 대통합민주신당을 찍건, 민주노동당을 찍건, 창조한국당을 찍건, 공화당이건, 사회당이건 자신의 의지에 따라 소신있게 행동하고 지지하면 그것으로 좋다. 그것이야 말로 한 개인의 자유의지가 존중되는 사회, 다양성이 인정받을 수 있는 사회에서 볼 수 있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저런 논리를 내세우며 기권을 하거나 자신의 뜻과 소신에 반하는 선택을 하고서 어쩔 수 없었다고 변명을 하는 건 별로 좋지 않다. 선거는 무조건 이기는 것만이 장땡은 아니다. 늘 5년씩만 바라보고 산다면 그것만큼 불안한 삶이 또 어디있겠나. 물론 그 5년 동안 나라가 망해버릴 수도 있고(불가능하겠지만) 세상에 대 변혁이 일어날 수도 있다. 하지만 늘 그 5년에 목을 매달고 사는 사람들 때문에 길게 오랫동안 숙고해야 할 일들도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 아닌가.

사람이 살아가다가 문득 자신의 부족한 모습이나 잘못된 모습을 발견하게 됐을 때 성숙한 사람의 경우라면 그 사실을 인정하고 현재의 모습을 다시 살피며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마음을 다시 곧추세운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경청해 자신의 단점은 장점으로 바꾸려고 하거나 단점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장점은 장점대로 계속 발전시키려고 한다. 그렇게 하지 못하면 당연히 정신과 마음, 이성이 온전해지지 못할 것이다. 기인(奇人)의 경우를 예로 드는 게 아니라 그냥 평범하게 상식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예로 든 것이다.

일단 오늘은 이 나라의 꼬락서니를 제대로 볼 날이 될테니 속은 쓰려도 별다른 뾰족한 수가 없다.

2007년 12월 18일 화요일

....이 될 수 없는 이유 중에 하나는...

제17대 대통령선거가 정책대결이 될 수 없는 이유 중에 하나는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국민들 중에 적지 않는 수가 자극적, 선정적 선동에 쉽게 휘말리기 때문이다. 한 번 휘말린 후에는 뒤를 돌아보며 성찰을 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그런 국민을 상대로 대국민사기행각을 벌이는 일은 참 쉽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아서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일들을 벌여 국민들의 주머니를 털거나 정신을 털어가는 일은 빈번하게 발생한다. 그렇게 당하고 나서 정신을 차린 다음엔 성찰을 하며 그런 상황을 개선하거나 그런 일을 벌인 자들을 엄단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합리화에 급급하고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사기행각에 전문가 행세를 하며 그 대열에 동참한다. 적어도 그렇게 살아내지 못하거나 살아내는 척도 못하는 사람은 사회의 낙오자가 되고 바보병신이 된다. 세상에서 자기 논리와 판단이 가장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여럿이 모여 사는 이 나라에서는 평범하게 산다는 게 가장 어려운 일이라는 걸 쉽게 배울 수 있다.



오른쪽 날개는 지쳤다. 왼쪽 날개를 펴야 할 때.

이번 대선에서 이명박에 쏠림현상이 일어나는 이유에 대해 여러 글들을 읽으면서 곰곰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된 걸까. 무엇이 이 '참담한 현실'을 당연하게 만들었을까. 이명박 vs 반 이명박으로만 봐도 아무런 문제는 없는 것일까. 그게 이번 대선의 화두인가? 난, 아니라고 생각한다. 예전부터 진보와 보수의 대결, 좌파와 우파의 대결이라고 하면서 지내왔던 세월들이 사실 진보와 보수의 대결이 아니었고 좌파와 우파의 대결이 아니었음이 밝혀지면서 현재와 같은 "극우와 우파의 대결"로 흘러온 게 아닌가 싶다.

한국에 좌파가 없다는 사실은 꽤 긴 시간을 통해 차츰 알게 되었다.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는 말이 과거에만 쓰였을 법한, 냉전의 시대에만 통용되었을 법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은 지금의 한국을 보면 충분히 알 수 있다. 지금의 한국은 너무나 오른쪽으로 기울어졌고 보다 더 오른쪽에 있는 세력들은 너무나 지쳐서 자신들이 어떤 기능을 해야 하는지도 잊은 채 애꿎은 같은 색을 가진 대상을 향해 '용공좌익세력'이라 규명하며 입에 거품을 물고 있는 꼴이다. 이 때 많은 사람들이 개혁이란 이름을 마치 진보나 좌파의 이름과 같은 위치에 올려놓음으로써 이 땅의 인민들이 양질의 민주주의 아래, 급진적 좌파세력과 중도보수 세력으로 나뉘어 싸우고 있는 것처럼 착각하게 만들었다.

개혁은 우파나 좌파나 모두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마치 보수는 개혁도 못하고 사회의 발전을 저해하는 세력으로만 보게 되는 건 문제가 있다. 그건 '수구꼴통'들이라 불리는 자들만 그리 할 것이다. 아니, 그들조차도 개혁은 할 것이다. 모든 통치자들은 개혁을 했다. 그것이 역사의 심판 아래 인민을 위한 개혁인지 기득권을 위한 개혁인지, 또는 자신의 민족만을 위한 개혁인지, 인류의 평화에 기여할 만한 개혁인지가 판가름 나면서 '죽일 놈'도 되고 '존경받는 분'으로도 되는 것이다. 이게 과연 좌와 우, 진보와 보수의 구분기준이 될 수 있는 것일까. 한국에서 개혁을 입에 달고 사는 수 많은 사람들은 과연 좌파인가? 아니면 좌파는 빨갱이와 같은 것으로 위험하고 불경한 세력이라고만 생각하고 있는 걸까? 개혁과 진보가 같은 탈을 쓰면서 많은 사람들이 개혁을 부르짖는 이들을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게 되었고 개혁에 반대하며 민심을 따르겠다고 감언이설을 흘리는 자들에겐 관대해지게 되었다. 정당지, 기관지와 같은 삼류 중앙일간지 등의 여론에 호도되었고 사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게 되었다.

한국은 진보와 좌파 성향의 정당, 혹은 단체, 혹은 국민들이 너무 부족한 건 아닌가 싶다. 가령, 이번 대통령선거에 임하는 국민들의 태도는 그걸 확실히 보여준다. 일단 40% 정도의 이명박 지지자들은 열외로 하고 나머지 60%의 대부분은 반 이명박이거나 여전히 신자유주의를 주창하며 진보, 좌파의 탈을 쓰고 있는 보수당(신당)을 지지하고 있는 셈인데 반 이명박이라고 해서 좌파는 아닐 것이다. 한국에서 그나마 좌파의 색깔을 내고 있는 정당은 민주노동당(사회당도 있다) 밖에는 없는데 많은 이들이 이들을 심정적으로는 지지한다고 하면서도 절대로 그들에게 표를 던져주는 법은 없다. 이건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될 놈을 밀어주자? 내가 주는 표를 먹은 사람이 당선이 되면 기쁘기 때문에? 마음으로는, 머리로는 좌파나 진보가 좋은 것이라고 알고 있거나 혹은 왠지 보수라고 하면 나빠보이고 진보라고 하면 '쿨~'해서 심정적으로는 지지하고 있지만 자신의 현실기반과 미래가치를 따져보면서는 민주노동당은 '현실감각이 떨어지는 집단'이고 '해도 안되는 정당'이기 때문에 문국현이나 정동영 쪽을 지지하는 게 아닌가 싶다.(나도 문국현의 장점, 좋은 모습은 좋다) 이건 아주 묘한 오류를 가지고 있는 논리라고 생각되는데 최소한 인간 삶을 풍요롭게 해줄 수 있는 복지가 필요하다고 느끼거나 집 한 칸 장만하고 싶거나 제대로 된 노동환경에서 일하고 싶거나 최저생활이 보장되는 시스템을 원하거나 사교육보다 공교육의 혜택이 좋아지길 바라는 등등의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민노당을 지지해야 하지 않나?한 번도 써본 적 없는 왼쪽 날개가 완전히 기능을 상실하기 전에 왼쪽 날개를 펼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나. 누가 대통령이 되건 어떤 정당이 세력을 잡건 늘 터지는 사건은 그 밥에 그 나물이고 경제는 늘 오르락 내리기 마련이니 이젠 인민들 살기 좋은 세상, 진정으로 인민들을 위한 시스템 만들어보라고 왼쪽에 있는 당, 사람에게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계속 한 놈만 이뻐해줘서라도 좌,우의 균형을 맞추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한 10년 지나고 나면 '살림살이 좀 나아지지 않을까?' (정말 궁금해서 그러는데 진보를 외치면서도, 유럽의 사민주의를 동경하면서도 민노당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민노당이 위하는 서민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자신의 사회적 위치가 낮아지는 것 같아서 싫어하는 것일까? 아니면 민노당은 노동자를 위하는 당이니 자신은 그런 노동자와는 격이 다르다고 생각해서 싫어하는 것일까?)

전부는 아니지만 '국가와 개인을 동일시'만 시켜주면 그 어떤 고난과 역경도 인내하고 살아갈 사람들이 바로 대한민국 국민들인 것 같다. 자신이 직접 혜택을 보지 않더라도 국가경제가 좋아져 GDP가 올라간다고 하면, 외화를 많이 벌어들일 수 있다고 한다면 반대에 서있는 어떤 세력도 발언을 하지 못하게 하고 좌파, 진보는 한겨울에 반팔을 입는 것과 같이 쓸모없는 것으로 생각해버리고 마는 듯 하다. 그런데 그렇게 해서 지난 (빌어먹을) 군사정권의 전씨와 노씨도 숨 붙어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고 삼성도 이 나라 국민들의 주머니를 털어 세계시장에서 우쭐대고 있고 수 많은 기업들이 앓는 소리를 하며 가격 담합을 통해 국민들의 주머니를 털고 있으며 거짓말을 하던 의혹이 있던 국가가 위기라는 말로, 경제를 살리겠다는 말로 국민들에게 표를 얻어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되려고들 하고 있다. 이런 흐름이 지속된다면, 돈(자본, 경제)의 논리로, 국가와 개인의 동일시 논리는 더욱 공고해질 것이고 악순환의 고리는 쉽게 끊어지지 않을 것 같다.

(대통령)선거에서 찍을 놈 없어서 기권하겠다는 사람들... 그들의 삶은 꽤 먹고 살만하고, 이 땅에서 사는 게 행복하기 때문일 것이다. 가끔 진보나 좌파가 문제라며 끌끌 혀를 차면서...


2007년 12월 15일 토요일

책자형 선거공보 자료 안 후보자 전과기록

제17대 대통령 선거 책자형 선거공보 자료가 도착한지 조금 지나 다시 투표안내문과 전단형 선거공보 자료가 또 도착했다. 처음 책자형 선거공보 자료가 도착했을 때 별로 챙겨보고 싶지 않아 한 켠으로 밀어두었는데 오늘 책자들을 뒤적여보게 되었다. 각 후보들의 성격과 정책, 정당의 색깔들이 잘 드러나는 책자와 전단들이었다. 정치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그리고 디자인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각 후보들이 어떤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어떤 감성으로 유권자에게 다가서려고 하는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뭐, 개인적으로 지지하는 당과 후보의 칼라와 디자인들이 조금 약해서 아쉬운 점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더 대단한 전문가집단들이 고민했었을 테고 또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을 상황적인 한계가 있었을 거라 짐작(만) 했다.

암튼, 아쉽게 느껴진 건 이 자료들이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발송된 것이라는 걸 감안할 때 맨 첫 페이지 후보자 정보공개자료에 대한 양식을 통일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각 후보자들의 책자 및 전단의 디자인 컨셉에 맞게 폰트 및 표 양식을 알아서 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후보자 정보공개 자료라는 것은 유권자에게 보다 더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야 하는 공정성을 띄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첫 페이지의 디자인 포맷은 일괄적으로 통일시켜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후보들의 정보 공개자료를 보다 보니 눈에 띄는 사항이 있는데 후보자 전과기록과 소명서 란이다. 이 중 전과기록에는 이명박 후보를 제외하고 모두 해당(사항)없음이라고 써 있다. 이명박 후보는 처음에 해당사항 없음으로 기록되었다가 나중에 별지(스티커)를 붙인 형태로 되어있는데 거기엔 이렇게 써있다.

소요죄 징역2년 집행유예3년 (1967.4.4 제2심 확정)
|소명서| 고려대학교 재학 중 6.3민주화운동 주도로 형을 받고 복역하였음

6.3 민주화운동이라.. 이건 처음 듣는 이야긴데? 그건 그렇고 세간에 떠돌던 전과 17범이니 16범이니 하는 이야기들 때문에 전과기록 란이 부족해서 모두 기재할 수 없을 줄 알았더니 확정된 범죄사실이 없었던 모양이다. 전과라 함은 전에 형벌의 선고를 받아 그 재판이 확정된 사실이라고 하는데 이명박 후보는 해당사실이 6.3 민주화운동 때의 소요죄 밖엔 없나보다. 뭐, 어쨌든 의혹과 범죄'사실'은 엄격히 구분해야 마땅하긴 하지만 요즘의 분위기로 보면 어떤 범죄사실이 드러난다고 한들 사람들이 믿지도 않을 것 같고 관심도 두지 않을 것 같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인터넷이 100% 정답은 아닐지라도) 이명박 후보는 구속, 기소, 불구속, 구형, 항소 등 항목이 무척 많은데 이런 것도 형이 확정된 게 없으면 아주 "깨끗한 사람"이 되는 것이고 "대통령 후보자격"이 충분해지는 건지는 모르겠다. 정치판은 더러우니 뭐, 그럴 수도 있겠지...라고 생각하기엔, 그래도 탐탁치는 않다.


■ 이명박 전과기록 누락 고발이 왜 재미있는거냐면 말이지...

2007년 12월 14일 금요일

끝내주는 군소후보 간 토론

퇴근 길 라디오에서 오늘 밤 군소후보 토론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다. 아이~참, 드디어 하는구나. 허경영의 울트라캡쑝킹왕짱 공약을 언제 후보 자신의 육성으로 들어보나 했는데 오늘 밤 그 기회가 주어졌으니 정말 보고 싶었다. 시간은 흘러흘러 토론회 시간. 다른 일 때문에 처음부터 지켜보진 못했지만 참주인연합 정근모, 경제공화당 허경영, 새시대참사람연합 전관, 한국사회당 금민 후보 등은 정말이지 열심히, 진지하게, 그리고 화끈?하게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솔직히 그들이 말하는 공약 중에는 주요 후보들의 공약보다도 매력적인 게 많았다. 

아이큐 430의 허경영은 계속해서 발언시간을 넘겨 그의 목소리는 마이크 너머 궁시렁 대는 사운드로 매듭을 짓곤 했지만 하고 싶은 말이 어찌나 많은지 발언시간을 늘려주거나 단독 정견발표 시간을 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게다가 당선되면 국민연금제도 만든 사람들을 다 처벌한다거나 국회의원 100명으로 확 줄여버린다거나 정당제를 폐지한다거나 등등 입만 열면 화끈한 공약들이 쏟아지니 발언시간 때문에 궁시렁 사운드로 마무리를 장식해야 하는 그가 안쓰럽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다른 후보들 역시 각자의 정치색깔을 확실히 드러내며 타협없는 정책발표들이 인상적이었다.

사실, 지금 선두다툼하고 있는 후보들 간의 정책은 민노당을 빼고는 대체로 오십보백보 아닌가? 이들 군소후보는 각자의 출신성분에 걸맞는 정치색을 선보이며 아주 단호하고 확고한 정견들을 발표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여느 세미나처럼 6명의 주요 후보자들이 발표자로 나서고 군소후보 4명이 패널로 참석해 엄청난 에너지로 질문을 쏟아붓는 것이다. 그렇게 주요 후보자들과 군소후보자들이 열띤 공방을 벌이게 되면 정책적인 면으로도 많은 비교가 될 듯 싶고 국민들의 선거관심도 상승하게 되지 않을까. 표면적으로만 다양성을 주장하는 이 나라에서 획일성을 배제하기 위해서라도 이들의 난상토론이 벌어지면 참 좋겠다. 뭐, 어차피 이번 대선 경쟁 끝까지 보는 것도 지겨운 마당에 말이다.


■ 군소후보 TV토론..이색정책 `눈길'


■ 1997년 군소후보 토론회에서 허경영...

■ 마이너리그 대선 후보들

2007년 12월 12일 수요일

태안 기름유출사고와 그럴듯한 음모론

기름유출사고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는 사태의 심각성을 알지 못했다. 그저 약간의 기름유출만이 있었던 걸로 생각하고 관심있게 보도내용을 접하지 못했다. 이제야 주의깊게 살펴보고 있는데 정말이지 엄청난 재앙이 몰려온 걸 알 수 있었다. 그런데 기사를 검색하며 읽어보던 중 기름유출이 된 선박 이름이 "허베이호"라는 걸 알게 되었다. "허베이"라면 중국 선박이겠거니 생각하고 더 검색해봤다. 역시 "허베이호"는 홍콩 선주로 되어 있더라.

이번 사태는 "허베이호" 혼자 북치고 장구치며 기름유출을 하지 않았을 테고 분명 부딪힌 배가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각 배의 선주 및 사고 원인, 배경, 보상대책 등이 보도되는 게 정상 아닌가. 그런데 이상하게 처음 검색을 시작했을 때는, 그리고 TV 뉴스를 통해 사건소식을 접했을 때는 그런 내용이 쏙 빠지고 태안의 어민들이나 자원봉사자들, 정부관계자들에 대한 이야기만 나온다. 처음 기사를 접했을 때만 해도 그림으로 된 설명에 "삼성T-5" 선박이라던가 크레인, 바지선 어쩌고 저쩌고 하는 내용들을 봤기 때문에 이번 사건도 "삼성"과 관련있는 거겠거니..생각하고 삼성 계속해서 사고만 터지네...라고 생각했던 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의 책임소재에 대해 별 말이 없었고 "예고된 인재(人災)였다"고 하면서도 심층보도가 이뤄지지 않아서 뭔가 시원한 느낌이 없었는데 여기저기 검색하며 돌아다니다가 "그럴듯한 음모론"을 읽게 되었다. 뭐, 음모론으로 떠도는 이야기가 실제로 그렇다고 밝혀진 바가 극히 드물기 때문에 쉽게 단정짓거나 무조건 믿을 수는 없겠지만 읽다보니 요즘의 한국이란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상기해보니 답답한 마음이 생기기 시작한다.

내가 음모 정도를 파헤치거나 분석할 정도는 아니고 아래 링크 걸린 글들을 읽다보면 조금은 뉘앙스가 다를 수 있을 거란 생각이다.


■ 방송뉴스엔 삼성중공업이 없다.

삼성, 잇단 대형악재로 곤혹

태안 사고로 유조선 발주받는다고?


* 기름유출사태 소식을 TV뉴스로 보고 있노라니 정말 가슴이 아프다. 그곳을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과 바다, 생태계 모든 게 일순간에 황폐해졌다. 하지만 시커멓게 변해버린 바다, 태안 일대에서 모래 한 알에 묻은 기름까지도 닦아내려는 주민들, 그들과 바다, 환경을 위해 전국에서 모여든 자원봉사자들의 땀과 노력은 분명 원래의 바다를 되찾아 올 것이다.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시선집중" 주의 취소 결정?

손석희의 "시선집중"은 지난 11월 22일 에리카 김 인터뷰 방송분에 대해 선거방송심의위원회의 주의조치를 받았다. 한참 BBK로 인터넷 곳곳이 뜨거웠던 터라 "시선집중"의 에리카 김 방송분은 인터넷으로 찾아서 들어봤다. 손석희가 한쪽 의견만을 듣고 있는 청취자들을 향해 거듭 강조하면서 한나라당의 반박의견도 듣겠다고 말을 했었는데 한나라당은 일방적으로 인터뷰를 취소했고 100분 토론도 몇 차례 거부하고 말았다. 때마침 선거방송심의위원회는 '시선집중"에 주의조치를 내린 것이다.

선거방송심의위원회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국민들의 알 권리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분명 "시선집중"의 방송내용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도 내려진 주의조치에 당연히 어리둥절할 밖에. 당연히 "시선집중" PD와 손석희 아나운는 이에 불복하고 항의를 했다. 그로부터 오늘까지 검찰의 애매하지만 단호하고 확고한 수사종결 소식이 전해졌고 이명박은 활짝 웃었다. 그리고 태안 기름유출사고와 총기탈취사건이 벌어졌다. 정신없이 몇 주가 지나갔다.

오늘 선거방송심의위원회는 "시선집중"에 내려진 주의조치를 취소하겠다고 한다. 피식- 웃음이 난다. 어치피 이렇게 결론이 날 것을 "시선집중"에 주의를 주며 프로그램 진행에 살짝 태클을 걸었던 것일 게다. 과연 선거방송심의위원회는 지난 11월 22일 방송분을 제대로 듣고서나 징계를 내렸던 것일까? 징계를 내리지 않아도 될 일 아니었나? 아니, 징계를 내려서는 안될 일 아니었나? 지금은 당연히 BBK관련 검찰조사가 종결되었고 이명박은 면죄부를 받게 되었으니 "그딴" 주의조치는 아무 짝에도 쓸모없어진 것일테지. 그리고 MBC에서는 계속 항의를 하고 귀찮게 굴어대니 이제 필요 없어진 징계는 그냥 지나가는 개에게 던져주고 모르쇠로 일관하면 될테지.

코딱지만한 권력(권한)이라도 가지고 있는 단체들은 도대체 왜 그러나 싶다. 늘 사건 벌려놓고 수습은 나중에 대충 하는 작태들. 그러는 걸 두 눈으로 바라보면서도 따끔하게 혼을 내주지 못하는 국민들의 답답한 심정은 누가 대신해 주려나. 이번 선거는 누구를 위한 선거인지 궁금하다. 방송이 누군가에 의해 선거방송심의위원회의 한심한 작태처럼 시시콜콜 간섭을 받는다면 방송 또한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도 궁금하다. 아니, 궁금하지 않다. 심증은 있는데(물증도 꽤 되지 않나?) 물증이 없으니...허..


방송위, MBC 라디오 ‘손석희 시선집중’에 ‘주의’

선거방송심의위, KBS·MBC에 무더기 ´징계´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2007년 12월 11일 화요일

한국노총과 이명박, 그리고 민주노총

한국노총이 이명박을 지지한다? 태생부터 어용이었고 정부의 시녀였던 한국노총(구 대한노총)과 이명박의 조합은 그럴듯 해 보인다. 아마도 이런 조합을 예견한 이들도 적지 않았을 것 같다. 물론 충격을 받은 이들도 있었을 것 같고..

노동자의 탈만 쓴 한국노총, 이들로 인해 부디 사람들이 한국의 모든 노동자가 이명박을 지지한다..라고 오해하지 않았으면... 한국노총에 소속된 노동자들은 스스로가 대한민국에서 터를 잡고 땀을 보태는 노동자라면 부디 현실을 직시하면 좋겠다. 이용득 위원장은 전에 "100분 토론"에 나왔을 때도 이상한 소리를 해대더니 결국 이런 멋진(?) 일을 해내고야 말았다. 이명박이 "설사 반노동자적 인식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이명박 후보의 그런 인식을 한국노총의 정책연대를 통해 바꿀 것"(?)이라며 "자신 있다"고 했단다. 헛헛. 범을 잡으러 호랑이 굴에 들어가겠다는 논리인 것 같긴 한데 말만 번지르하지 이용득 위원장이나 그 주변인들의 진짜 속내는 무엇인지 무척 궁금해진다. 판세를 보아하니 이명박 굳히기로 갈 것 같고 굳어진 판세는 다시 뒤집어지지 않을 것 같으니 일단 권력에 손 내밀어 모양새 좀 내고 한 구역 선점하려 했던 모양이다.

한국노총은 민주노총과는 늘 반대걸음을 걸었던 것 같은데(이랜드 사태 때도 그랬다) 뭐, 이번 대선에서도 역시나!구나. 민주노총의 이석행 위원장은 민주노동당, 권영길에 올 인을 했는데 한국노총은 범을 잡겠다는 구실로 이명박에게 올 인을 했으니 정말 이번 대선은 여기저기서 풍성한 볼거리를 끊임없이 제공한다.(수 많은 볼거리 중 압권은 김종필이 한나라에 입당하고 이명박 지지를 선언한 것! 그리고 이렇게 지지유세를 한다.)

한국의 노동자라고 해서 모두가 다 노동자는 아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듯이 신분에서부터 사상, 삶의 가치까지 분명 다른 노동자들이 존재하고 있다. 암튼, 어쨌든 간에 한국노총이라고는 하지만 "노총"이란 단어를 내세우는 단체에서 이명박을 지지하겠다며 뜨거운 환호를 보내니 매체에 찍혀 날리는 활자를 보고 있는 나, 기분 참 묘하다.


그러면서 역시 "삼성이야!"를 되뇌였다. 모든 게 "돈"으로 통하는 사회. "돈"이 된다고 하면 무슨 일이든 하겠다고 달려드는 사회. "돈"없는 부모는 잘 찾아뵙지도 않는다고 하는 사회. 권력이 돈을 키우고 돈은 다시 권력을 생산하는 사회. 그게 내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다. 한국전쟁 이후에 이 땅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는 하지만 사실, 변한 게 별로 없는 것 같기도 하다.


한국노총, 이명박의 "노동관" 바꿀 수 있을까?

술렁술렁술렁 - 술렁이는 노동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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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2월 5일 수요일

눈 뜬 장님마냥...

요즘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눈 뜬 장님마냥 보고 듣고 있다 보니 세상은 분명 하나로 이루어져 있지 않음이 확실하다. 자신이 믿고 싶은 대로 세상이 움직여 가기를 바라는 건 분명 잘못된 일은 아니지만 검은 걸 하얗다 하고 하얀 걸 검다 하는 세상에선 가치관이 쉬이 변하길 마련이다. 제대로 중심잡고 서 있지 않으면 내가 내 삶을 사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삶에 장단을 맞추고 춤을 추고 있게 될 것이다. 아무리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지만 낮은 곳에 임하는 사람들의 귀와 코는 귀도 아니고 코도 아닐 뿐더러 걸어 볼 귀걸이, 코걸이도 없다. 늘 세상은 높은 곳에 임하는 자들의 뜻대로 움직여 간다.(왔다). 사실 그들도 자신이 뭔 소리를 하는지 모르고 살 게다. 지금 하고자 하는, 되고자 하는 욕망에 사로잡혀 순간을 모면하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으니.

모든 걸 위장하던, 모든 걸 편법으로 처리하던 이는 무척 깨끗하게 살아왔다고 확신에 찬 어조로 얘기하고 민주화의 투사였네 하던 이는 전장군의 치적을 홍보하던 시절이 있었어도 여전히 투사며, 모든 잘못을 책임지겠다 물러섰던 이는 한 몇 년 지나니 세월과 함께 죄값도 다 치룬 것이라 믿고 있는 세상. 잘못이란 말은 존재하되 잘못한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 세상. 꼴리는 대로 살아도 아무나 쉽게 범접하지 못한 곳에 몸과 마음을 걸어두면 법 위에서, 상식 위에서 춤을 출 수 있는 세상. 그렇게 살지 못하는 사람들이 어리석은 바보가 되는 세상. 지금 이런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장님인 양 벙어리인 양 귀머거리인 양 보고 듣고 있다. 아니, (누군가에 의해) 그렇게 보고 듣게 하고 있다.

내가 이 땅에 발을 딛고 선 후 부터 지금까지 별반 다를 게 없는 이 세상은 점점 공고해져 간다.

부는 바람만으로

부는 바람만으로

매일 밤새워 무에 그리 서러워 우는
내 영혼을 부는 바람으로 달랠수 있다면

동앗줄로 묶어두어 몸부림치지 못하게
숨통을 죄어 잠시 지친 내 영혼을

새벽 닭 울기 전에
밤바람으로 달래어 보내준다 해도
매일 서러워 우는 이유를...

속세의 내 육신은
숨소리 미약해져 갈 즈음
그 까닭을 알아
내 영원한 영혼을
바람으로 달래어 보리오.



- 20년 전(1987년)의 흔적을 찾아냈다.

2007년 12월 4일 화요일

亂心

亂心

노란 개나리가 슬퍼 보였던 게
눈부신 햇살 때문이라고
투덜거리던 내가
눈매가 촉촉해진 건
- 그저 가슴이 아프더라고... -

향은 쉼 없이 새로 태워지고
찌개도 계속 끓고 있는데
시끄러운 인간들이 싫다며
홀로라도 훌쩍 벗어나려고
파리한 가슴 몰래 뛰쳐 나왔는데,

젠장맞을!
하늘은 너무 맑아 슬프고
개나리는 눈이 부시게 샛노란데
새빨간 피가 배어 나오는 건
참 섬찟하더라.

후... 담배나 있었으면 하는 치욕에
아지랭이 뒤로 푸석한 미소 짓는 내가
어엿브다.

봄의 품안에
화창한 개나리 위로 무너져
한 숨 자볼까.

2007년 12월 2일 일요일

중심(中心)

중심

오늘은 어제와 내일의 중심이고
현재는 과거와 미래의 중심이며
이 생은 전생과 내생의 중심입니다.
지금을 살고 있는 당신은 삼세(三世)의 중심입니다.

지나간 과거에 매이지 않고
오지 않은 미래에 현혹되지 않는 당신은
심거래 자유하며 삼계의 대권을 쥐는 자유인,
그렇게 지금, 여기서 우주의 중심입니다.

2007년 11월 23일 금요일

애니메이션 감독 연상호

▣ 그림·글 최규석

애니메이션에서 나름 이름을 알린 친구가 있다. 연상호다. 작품도 좋지만 혼자서 40분에 달하는 애니메이션을 만든 것으로도 유명하다. 내가 알기로는 이것저것 밥벌이해 가면서 6년쯤 걸렸다. 잘 모르는 사람들은 작업실에 파묻혀 창작의 고통과 싸우는 고독한 예술가를 상상하겠지만, 그건 예술적 재능보다는 끝없는 단순노동을 견디는 질긴 엉덩이를 더 필요로 하는 일이다.

당연히 “왜 그렇게 긴 시간을 혼자 작업했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물어보는 사람은 예술가의 고집이니 창작의 순수성이니 하는 말을 기대하는 듯한데, 대답은 “돈이 없어서”다. 줄 돈이 없으니 혼자 하는 게 당연하다.

그러던 연상호가 국가의 은혜를 입어 팀을 꾸렸는데, 이 팀이 돌아가는 꼴이 좀 특이하다. 커피와 박카스와 라면과 부르스타와 라꾸라꾸 침대 등 온갖 야근과 생활의 흔적이 난무해야 할 애니메이션 작업실이 마치 급조된 유령회사 사무실처럼 휑하다.

오전 10시 출근, 저녁 7시 퇴근, 지각을 하더라도 무조건 칼퇴근, 감독은 야근해도 직원은 퇴근. 여름에는 유급휴가를 가라 하니 스태프들이 오히려 어색하다.

사실 이쪽 동네에선 그러지 않아도 된다. 밥값이나 주면서 밤낮으로 부려먹을 수 있는 세상 물정 모르고 열정이 넘치는, 예술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가난과 과로를 버텨낼 기특한 청춘들이 깔린 동네다.

감독은 그들의 열정으로 제 명성을 쌓거나 배를 불리면 된다. 서로가 원하는 일이고

“예술(혹은 문화산업)을 위해서”이니 죄책감을 가질 필요도 없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열정만으로 버틸 수 없게 된, 좋은 기술을 가진 직원들이 판을 떠나고 그들의 빈자리를 새로운 20대들이 채운다. 결국 작업의 노하우는 쌓이지 않고 감독만 북적대는 세상이 된다. 그리고 시장은 사라지고 영화제와 지원금만 남게 된다. 아니 그렇게 됐다.

편한 길을 두고 연상호는 자신을 규제 속에 옭아놓는다. 그게 세상의 상식이고, 애니를 위해서도 좋다고 믿기 때문이다.

직원들이 눈치 보여서 퇴근 못할까봐 더 일을 하고 싶어도(연상호는 일중독이다) 일부러 감독이 먼저 일어서곤 했는데, 초반에 칼퇴근을 낯설어하던 직원들도 요즘은 시간이 되면 알아서들 잘 간다.

“감독이나 사장이 너무 편한 세상이야. 직원들 고생하는 게 대부분 감독이 제 역할을 안 해서 그런 거거든. 직원들이 좀 권리를 챙겨야 하는데 나중에 감독이 될 때 되더라도, 직원일 땐 직원의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행복한 스태프 없이는 지속적으로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없어. 그럼 감독은 뭐 먹고사느냐고? 스태프들 열정에만 기대서 작품 할 거면 감독 안 해야지. 그 사람들 아니라도 감독 할 사람 많아. 왜 지 욕심 때문에 다른 사람들 고생시켜. 뭐? 그러면 애니메이션이 사라진다고? 애니가 뭐라고…. 아, 애니 없으면 어때? 상식이 우선이지 예술이 우선이야?

연감독, 안뇽~ 내일 봬요.

근데…나 빡세게 일하고 있는데 시간 되면 쓱 가버리는 스태프들 보면 마음이 참 뿌듯하면서도 억울하다. 하아~!

얼씨구, 돈은 국가가 대고 폼은 지가 다 잡는다.

출처: http://h21.hani.co.kr/section-021159000/2007/11/021159000200711150685001.html

** 지금 만들고 있는 애니메이션 <사랑은 단백질>의 원작자 최규석 작가가 친구인 연상호 감독에 대해 한겨레21에 올린 칼럼이다. 연상호 감독은 자신의 모습을 멋있게 그려주지 않았다고 불평을 하기도 하지만(최규석 작가는 연상호 감독을 꽃미남까지는 아니더라도 잘 그려주고 싶은 마음은 없었을 거라... 추측을...) 한국 만화와 애니메이션 계에서 나름 인정받는 이들이 서로에 대해 비판하고 칭찬해주는(비판에 방점!) 관계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아름다운(?) 모습이다. 특히 이 두 젊은 예술가들은 동시대 젊은 이들에게서 보기 드문 바른 세계관, 인생관, 작품관을 가지고 있다. 이 내용이 혹여 어떤 이들에게는 연상호 감독에 대한 칭찬이 아닌 내용처럼 비추어질 수도 있겠지만 단연코 말하건데 최규석 작가가 말하고 있는 내용은 연상호 감독에 대한 칭찬과 애정임에 분명하다.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한국적 상황에서 칼 출근, 칼 퇴근을 지키는 데가 있을까? 이는 비단 출퇴근에 대한 개념, 시간준수에 대한 개념이 아니다. 모든 작업자들이 최소한 자신의 삶을 영위하는 데 하고 있는 일로 하여금 영향 받지 않게 한다는, 가장 기본적인 복지에 대한 개념이다. 여기엔 분명 연상호 감독이 고집스럽게 주장하는 일에 대한 관(觀)이 드러나고 있다. 또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건 칼 출근과 칼 퇴근 사이, 즉 작업할 시간 동안 작업자들이 놀며, 수다떨며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자기가 맡은 일에 대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한 사람이 이상적인 시스템을 만들면 그 시스템을 악용하지 않고 제대로 시스템을 활용하는, 지금의 (나도 속해있는) 이 시스템은 정말이지 유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모 감독이 이끌고 있는 팀은 밤을 새는 게 애니메이션의 열정이라 주장하며 젊은 스태프의 연애조차 작업을 방해하는 불순한 것으로 생각하며 모든 게 자신의 뜻대로 움직여야 좋은 작품이 나온다고 믿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연상호 감독이 주장하는 시스템은 아주 상식적인 것임에도 불구하고 모 감독의 시스템에 비하면 천국의 그것이다.

모두가 알고 있는 좋은 시스템, 이상적인 작업방식을 직접 실행한다는 건 사실 감독이나 스태프들이나 쉬운 일은 아니기에 연상호 감독의 저런 '고집'은 주목받아 마땅하다. 상식이 통하는 사회, 관계가 얼마나 그리운 때인가. 모두가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수행을 제대로 해낼 때 내 삶은 풍요로워지고 윤택해지며 너의 삶도 함께 행복해진다. 그건 조그만 작업집단에서부터 커다란 세계사회까지 널리널리 전염되어야 할 기분좋은 바이러스다. 여기에 하나 더 연상호 감독은 좋은 스태프, 좋은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고민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모로 스스로를 학대한다. 물론 그게 좋은 세상 만들기 일환이든 스태프를 아끼는 마음이던, 혹 자신이 살아남기 위한 방편이던 간에 결국 바람직한 행동은 나와 너, 모두를 잘 먹고 잘 살게 하는 밑거름이 된다는 걸 알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하나, 사실 연 감독이든 스태프든 7시간 되면 누구랄 것도 없이 이렇게 말한다. "퇴근 안 하세요?" 그러면 모두들 "아! 가야죠!"라고 말하며 주섬주섬 자신의 소지품을 챙긴다. 그리고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함께 버스에 오른다.

2007년 11월 22일 목요일

블로그를 처음 시작한 날?? - 옮겨온 글

처음 블로그를 시작하는 날.

다른 홈페이지도 있긴 하지만
남들 블로그를 가끔씩만 보다가
문득 일탈?을 하고 싶어 블로그에 글을 남기게 되네.

중국어를 배우겠다고 온지도 벌써 6개월이 넘어간다.
늘은 건 외로움 밖에 없는 것 같다.

하긴 중국어도 좀 늘긴 늘었네.
만족하지 못해도 공부가 잘 안되는 걸 어떡해.
변명이라는 건 너무너무 잘 알지만 어떡해.

슬쩍 슬쩍 와서 꾸역꾸역 게워놓는다면
이중성인가?
아니지, 다른 집에서도 사실 잘 게워놓긴 하는 데 뭘~


04|04|23 03:14:11


** 이 때가 블로그를 처음 시작했던 날이었나? 흠;;;

머리에서 가슴까지... - 옮겨온 글

하루종일 집에 있어도 해가 밝지 않은 날이면
하루종일 우울한 주말인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많다.

커튼을 걷어서 밖을 내다봐도 늘 같은 건물, 같은 사람들.
같은 걸 보면서도 다른 걸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지만
이론상으론 쉬워도 마음까지 와닿게 하는 건 참 어렵다.

그러고보니 그런 말이 생각난다.
세상에서 가장 먼 거리는
"머리에서 가슴까지"라는...

어쩌면 난 많은 사람들에게 헛얘기만 하고 살았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정말 끝까지 갈 수 없는 곳까지 내몰리고도
버텨오고 견뎌왔으면 스스로도 미혹한 어떤 부분은 분명 해결되었을 텐데...
슬쩍 바닥까지 갔다 온 듯한 느낌으로 말을 하고 있었던 것일까?
아니면, 예전에 내가 겪었던 경험들은 꿈이었을까?
착각? 환상?.... 모를 일이다.
지나왔던 모든 게 꿈이라도 해도 혹은 착각이라고 해도
그것들을 딛고 내가 서있는 건 확실하니까...

한참 머릿속이 잘 정리되어 왔었는데
중국에 오면서 모든 게 얽혀버린 느낌이다.
예전과는 다른 얽힘의 형태로...어디서 풀어야 할지 잘 모르겠다.


04|04|23 16:18:32


** 여전히 "머리에서 가슴까지의 거리"는 멀다.

술은... - 옮겨온 글

먹으면 먹을 수록 취하고
마시고 안주를 먹어도 속은 늘 비어가는 느낌.
친한 이들, 혹은 그리 친하지 않은 이들과 함께 술을 마셔도
늘 혼자 마셨다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건
집에 돌아올 때가 가장 심하다.

먹기 싫을 때도 웃음으로 술잔을 가득채워 먹어야 할 때도 있고
무척 마시고 싶을 때도 짐짓 점잖은 척 먹지 않을 때도 있지.
그건 모두 내 마음이 어떻게 움직여 가는가에 따라 달라지는 것.

술은 먹어도 가슴에 쌓인 먼지는 쉬이 털어지지 않고
그 액체와 더불어 더 끈적하게 말라붙어 늘 가렵기만 하다.
긁다가 긁다가 지쳐서 아무 생각도 나지 않게 되면
다시 술 생각보단 사람 생각이 더 많이 난다.

마실 때는 즐거운 건 사실인데
가끔 마신 후의 그 알 듯 모를 듯한 기분이 상당히 좋지 않다.

한 때는 1년 내내 술을 마신다 해도
늘 즐거울 수 있었을 것만 같았는데...


04|04|26 04:14:52


** 술 자리를 무척 좋아했고 술친구도 좋아했던 날들. 요즘은 시간도 시간이지만 상황이 허락하질 않는다. 아, 잼없다.

왜 이러지? - 옮겨온 글

왜 이렇게 피곤한걸까?
밤새 잠을 자지 않고 여기저기 돌아다닌 느낌이다.

밤새 뒤척이 느낌도 없는데 꿈을 꾼 기억도 없는데...

지난 밤은 아련히 기억도 나지 않는 몽상처럼 사라지고
아침은 늦게도 찾아왔다.


04|04|27 10:47:56


**  아침은 지금도 늦게 찾아온다. 아니, 내 예상보다 일찍 찾아와서 싫다.-_-;

한국으로 잠시 - 옮겨온 글

비행기 표를 겨우 예매했다.
아니, 겨우라는 말은 좀 그렇다.
30세 이상은 유학생증이 있어도 할인이 안된다고 해서
잠시 망설였을 뿐이다.
다행히 점장이 한국에서 파는 가격과 똑같이 해준다고 해서
그나마 할인 혜택을 좀 받을 수 있었다.

중국에서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표는 의외로 한국보다 비싸다.

외국에 나갔다, 들어왔다 하는 사람들을 보면
무조건 돈이 많은 줄 아나보지? 젠장...

어쨌든...
중국인들이 5월 1일부터 일주일간 노동절 휴가를 즐기는 사이
난 한국에 가서 어머님도 뵙고 다른 인연들도 만나고 오게 되었다.

한국을 떠나온지 1년도 안되었으면서
한국을 잠시나마 들어간다고 생각하니 조금은 설레는 느낌.

가기 전에 이것저것 정리할게 많은데
머리 속에 알수 없는 뭔가가 꽉 들어차 답답한 느낌이다.


04|04|29 00:40:03


** 때론 공항이 더 익숙한 느낌이 들어버린 지금. 물론 자금과 시간이 허락되지 않는 지금이지만. :) 낑낑대며 살았던 날들 중 한토막.

... - 옮겨온 글

어머님을 뵙고 친구들을 만나고 교수님들을 뵙고 아는 인연들을 만나고 정신없는 3주간의 시간을 보내고 다시 장춘으로 돌아왔다.

반가운 사람을 만난다는 것 기분 좋은 일임에 틀림없다.

다만 언제부터인가 내가 그 사람들에게 어떤 자리를 차지해야 한다는 사실이 가끔은 부담스럽기도 하고 그런 기대가(스스로에 바라는) 나를 좀 힘들게 하는 걸 느낀다.

사람들끼리 관심이 없이 살게 되면 견딜 수 없지만
사람들끼리 관심이 너무 많이 있어도 힘겨운 일이 될 것 같다.

관심을 받고 싶고 외롭고 싶지 않은 건 정말 분명한 일이긴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에 대한 반발인건지 아니면 무의식을 지배하는 큰 덩어리인지 자꾸 아주 한적한 곳으로 가서 여생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들이 문득문득 들어진다는 것이다.

그럴 때마다 죽음에 대한 생각은 꼬리를 물고 따라오고
죽음을 생각할 때면 정말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대한 애착이 연이어 따라오게 되어서 생각은 이리 흔들, 저리 흔들할 때가 있다.

잘 해야 잘 하는 것인데
잘 하지 못하면서 늘 잘 해야지 하는 다짐은 그런 격려를 받는 건 별로 즐거운 일은 아닌 것 같다.

또 살아야지...이곳으로 왔으니 또 살아야지...
그러다가 다시 그곳으로 가야지...


04|05|26 14:28:58

** 참 그러고 보면 중국에 있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고 살았던 것 같다. 생각의 양만큼 술도 엄청 마셔댔고. -_-a

공부하러 가는 동생을 보며...

언제부턴가는 동생이 나보다 더 나아보이고 대단해보이기 시작했다. 그 언제부턴가...라는 시기는 아무래도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부터이지 않았나 싶다. 누군가 나에게 '형만한 아우 없다'는 얘기를 할 적마다 난 꼭 그렇게 대답했다. '아니 내 동생은 형보다 나은 아우다'라고... 이건 겸손을 떨려고 하는 말이 아니다. 내가 보기에 충분히 그래 보였고 사실 지금도 그렇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있음에 불과하다.

동생이 사운드 방면에 소질이 있고 내 졸업작품 주제곡을 작곡도 해주었는데 전공은 컴퓨터 공학과라 난 늘 동생이 음악 쪽으로 전공을 바꾸어도 좋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을 했다. 물론 많은 어른들과 주변 사람들은 그런 걸 반대했었다. 사실 컴퓨터 공학과를 나와 박사 과정을 밟고 나면 이러저런 명예와 부는 사운드 쪽보다 쉽게 상당부분 따라오는 건 확실해 보인다.

하지만 그런 진로를 고민하는 동생을 볼 때마다 그런 얘기를 해주고 싶었지만 그저 '니가 결정할 사항이야'라고 말하고는 슬쩍 구렁이 담넘가듯 했었다.

그 리고 시간이 흘러 사운드 쪽으로 진로를 결정했을 때도 난 무덤덤하게 그러냐며 손을 내밀어 청했을 뿐이다. 그렇게 결정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유학을 가겠다고 결정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내 자신의 위치였다. 사실 동생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유학 가는 걸 도와주고 싶었지만 난 내 욕심대로 중국에 나와 공부를 하고 있으니 어머님 혼자 두 아들 유학비용을 대준다는 건 거의 불가능해 보였다. 그런데 만약 이런저런 이유로 동생이 만약 유학을 못가게 된다면 내가 중국에 있는 걸 포기하고서라도 동생을 보내주고 싶었다. 그건 아무래도 예전부터 가지고 있었던 동생에 대한 미안함도 한 몫 했음직 싶지만 그것보다 차라리 될 놈을 밀어주자는 생각이 더 자리하고 있었음은 부정할 수 없다.

다행이도 나도 아직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동생이 유학을 가게 되었다. 여전히 돈이 부족해 하고 싶은 공부 일정을 단축해 1년만을 계획하고 가지만 분명 1년 공부 마치고도 여기저기 능력 좋게 일을 해내며 호주에서 잘 생활할 것이라 생각은 든다. 만약 그게 되지 않으면 내가 한국으로 들어가야겠지. 그것 정말 싫은 일이긴 하지만 충분히 그럴 수는 있다.

나도 잘 되어야 동생을 돕고 식구들도 도울 수 있는데 난 자꾸 중국생활이 몸에 익어가고 입에 익어가면서도 변변찮은 결과물 하나 없다. 물론 8개월 지났는데 뭐가 있길 바래면 그게 도둑놈 심보 아니냐고 질책할 사람들도 줄을 섰겠지만 사실 돈을 벌고 싶다는 욕심은 이미 사적으로 유용하고 싶은 꿈과는 멀어진 지 오래다. 돈 벌어서 어쩌면 얼마 남지 않은 어머님 마지막 여생에 도움이라도 될까 하는 생각 뿐. 아버님께도 제대로 사는 모습 제대로 보여주지도 못했는데 말이다.

그러고보면 난 능력에 비해 너무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 사실 동생의 성공에 내가 덕을 볼 생각은 눈꼽만치도 없다. 다만 동생이 성공해서 내가 못한 물질적인 효도, 정신적인 효도라도 좀 해줬으면 하고 책임전가하는 수준 정도의 바램은 있다.

동생 가는데 해준 건 없고 심적으로 기운을 팍팍 밀어준 것도 없이 그냥 형 된 입장으로 믿는다는 말만 한 건 아무리 생각해도 참 내가 못났다 싶다.

잘 살아서 식구들, 아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싶은데 그 잘 살자.는 캐치프레이즈는 이미 소시적부터 입에 달고 마음에 담고 살았던 말이라 이젠 변변찮은 내 모습에 적잖이 실망도 한다. 술 한잔 걸치고 뭔가 잘난 듯 떠들 때면 그런 생각도 다 사라지기도 하지만 꼭 그러고 나면 밀려드는 허탈함은 참 견디기 힘들다.

어쨌든 이제 새로운 시작을 하러 떠난 동생이 건강하게 잘 공부하고 돌아오길 아니, 돌아오지 않고 호주에 정착해도 무방하니 하고 싶은, 이루고 싶은 일들 잘 이루길 간절히, 간절히, 간절히 바랄 뿐이다.

나도 또 다시 일어서야지...남들과 비교해서 더디다고 느끼기보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턱없이 부족한 능력과 심지를 가지고 여태껏 용케도 버텨왔으니 한 걸음이라도 내딛어야지...

녀석~ 건강해야 한다.


04|06|11 22:38:00


** 결국 이런저런 이유(라지만 쩐의 문제)로 돌아와 열심히 살고 있는 동생. 잘 될 게다. 조금만 더 자신감으로 밀어붙이면 좋겠다. 3년 전 참 많은 생각을 하고 살았고 많은 일이 있었네. :)

아버지가 생각나서...

동생, 요녀석이 호주로 떠나며 홈페이지 대문에 쓴 글을 읽으며 한동안 아무 생각도 하지 못하고 눈물이 났다.

나도 중국에 와서 가끔씩 아버지가 생각나고 아버지 없는 빈자리가 참 크게 느껴질 때가 종종 있었는데 결국 어떤 결정을 하거나 생활할 때 보면 난 심중에 아버지를 그다지 크게 두지 않았었다. 그런데 동생이 호주로 떠나며 홈페이지 대문에 누구에게 쓴 글인지 불분명하게 글을 남겼지만 난 본 즉시 알았다. 아버지께 잘 살겠다고 잘 다녀오겠다고 편지를 남긴 것이다. 아버지가 생각나서 눈물이 나기도 했지만 동생의 그 기특한 마음에 눈물이 나기도 하고 형으로써 참 한심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늘 마음에 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동생이 어쩌면 나보다 더 형으로써의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 먼저 태어났다고 형이라 불리우고 늦게 태어났다고 동생이라 불리우는 것 세상의 모순인 것 같다. 심량이 얼마나 크고 얼마나 심지가 깊은가에 따라 형, 동생이 갈려야 하는 건 아닌 가 싶다.

아버지 가신지 벌써 5년이 다 되어간다. 가셨을 때는 모두 다 내 탓이라 생각하고 후회도 많이 하고 참회도 많이 했건만 한해 한해 지날 수록 그런 생각보다는 그저 내 앞가림 하기 바쁘고...당신 생각하는 때도 상당부분 내 감성에 치우친 바 많아서 참 죄송스러웠는데 이번에 동생이 또 참 나를 부끄럽게 하고 가네.

아버지에 대한 얘기를 언젠가 꼭 하고 싶다는 마음은 가득한데 어떻게 풀어야 할지를 도데체 모르겠다. 아무리 나름대로 생각하고 살아도 역시 세상의 많은 사람들은 나보다 앞서가고 더 깊은 생각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것을 반박조차도 못하겠다.

아버지... 잘 살아볼랍니다. 정말 당신 자식으로 태어나서 당신께 잘난 모습 보여드리지 못하고 보내드렸지만 잘 살랍니다. 상인이 홈페이지에 써있던 글 보셨겠지요? 잘 살랍니다.

잘 살랍니다.
나중에 잘 살다가 다시 뵐께요....


04|06|11 22:55:54

** 참 많은 변화가 있었네. 이 글, 참 부끄러운 글이지만, 나를 아는 사람은 아는 대로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대로 볼 수 있겠다 생각하니 낯 뜨거운 것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게 되는 뻔뻔함도 생기네. 사는 건... ....라 수없이 대답하고 반문해도 모르겠다. 정말.

벌써 7월이잖아? - 옮겨온 글

이런...덴장. 벌써 7월이네. 앞으로 2달 후면 내가 중국에 온 지 1년이 되가는 데. 난 아직도 뭐가 달라진 것 같지 않은 묘한 공허함에 휩싸여 있잖아. 왜 그러는걸까? 중국어가 유창하지 않아서 그런가? 아니면 조급증이 생겨서 그러는 걸까?

해야지...해야지...라고 말만하지 말고 몸 좀 움직여보란 말이지. 하긴 하고는 있어. 그게 좀 착착착 뇌 세포 안에 저장이 잘 안되고 공기 중에 뽈뽈~ 흩어지는 기분이라 그렇지.

그 래도 몸에 맞지 않게 술을 들이 붓는 어떤 날에는 가끔 토악질도 해대고 끄억끄억대는데 중국어 공부는 그런 날이 없으니 다행이기도 하다. 그래도 제대로 소화는 못시키는 지 아니면 제대로 먹질 않아서인지 속도 더부룩하고 때론 뇌고프고... 끄억~


04|07|01 17:58:44

** 04년도 7월에 쓴 글 하나도 역시 옮겨 옴. 중국가서 10개월 정도 지난 상황인데 지금은 술도 매일 마시지 못하는 신세가 되어버렸고 중국에는 무척이나 많이도 들락거렸고 이젠 중국어는 잠자다 깨도 불쑥 튀어나오는 정도(실력의 고하(高下)는 무시하고)가 되었으니 그 동안의 시간, 빠르게도 흘러갔지만 많은 변화도 있었음을... 알겠다.

그래도 그래...

맨날 먹는 술이 아니어서 그런지 가끔 먹는 술은 속은 멀쩡한데도 정신이 조금씩 혼미할 때가 있어. 그런다고 술이 취했다고 말하기엔 좀 어정쩡한 그런 상태.

오늘도 동생들과 술을 먹었어. 그런데 말야... 처음 술을 먹을 때와 술이 조금 들어갔을 때와 술을 좀 많이 먹었을 때와 말하게 되는 건 조금씩(때론 많이) 다른 것 같아.

뭐 랄까... 나이를 먹어간다는 걸 실감한다는 건 너무 상투적인 것 같고 나보다 젊은 애들에게 느끼는 부러움? 에이, 사실 그것도 아니다. 난 나이먹는 게 좋은 걸. 부러움이 아니라면 뭘까? 아직도 난 마음은 젊은 것 같은데...하긴 아직도 마음이 젊다는 건 아직도 철이 덜 들었다는 것일까?

내 옆에 없는 내 짝에 대한 막무가내인 그리움? 그리움이라고 말하기엔 크고 누군가 옆에 있어서 술 마실 때 술을 마시지 않을 때도 가끔 서로가 필요할 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그런 사람이 있었으면 해. 이건 부정할 수가 없군.

그 렇다면 이런 감정들이 바로 외로움이라고 말할 수 있나? 살아도 살아도 늘 혼자라는 건 견뎌낼 수 있지만 그 견뎌냄도 누군가와 내가 소통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위로받을 수 있지만 가끔 이렇게 술을 좀 먹고 오는 날엔 내 옆에 아무도 없다는 게 좀 버겁긴 해.

이런 날은 그냥 외롭다고 말할게.
나와 대화할 수 있는 아무도 없다는 것에 대한 쓸쓸함? 이 말도 그리 어울리진 않지만 적막함이 때론 좀 싫어. 때론 무척 좋은데 말야. 그냥 이렇게 사는 것도 어떤 날은 즐거운 데 어떤 날은 싫거든... 내가 좀 이상한가?

오늘은 누가 좀 옆에 있었으면 싶어...


04|06|27 02:20:09

** 지금이야 함께 있는 사람이 있으니 지금 상황에서 이런 글을 올리면 오해할 여지가 많지만 이건 엄연히 04년도 6월에 쓴 글이라는 것. 3년하고도 5개월이나 묵힌 글을 처음 끄적여봤던 다른 블로그에서 옮겨 옴. 그쪽은 아무래도 문을 닫아야 하지 않을까 싶어.

2007년 11월 19일 월요일

첫 눈

상투적이긴 하지만 '첫 눈'이 왔다. 처음엔 비와 함께 섞여 내리길래 비가 오는 줄 알았는데 아무런 예고도 없이 금새 눈이 흩날리고 있었다. 첫 눈에 얽힌, 남들도 다 하나씩은 가지고 있을 법한 이야기 따위는 이젠 스스로에게도 무덤덤한 이야기가 되고 말았지만 그래도 '첫 눈'이란 말에 마음이 살짝 달뜨고 동요되는 건 왜일까. 마음 속에서 해결하지 못한, 혹은 해결되지 못할 일을 남겨둔 것 마냥, 조금은 조급한 마음도 함께 고개를 든다. 눈이 오면 옷 깃을 여미게 되는 건 날씨 탓이라 그러려니 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 수 많은 상념이 부유하는 건 날씨 탓도 못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니 애꿎은 첫 눈 탓만 해야할 모양이다. 이제 겨우 인생의 절반을 살아온 건지, 이제 벌써 인생의 절반이 지나간 건지 말장난도 장난으로 생각이 들지 않을 지금이지만 내가 서있는 시간의 흐름 위에서 오늘 같은 날은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된다. 말 없이 서서 내 어린시절을, 내 어렴풋한 지난 날을 바라보게 된다. 그러면서 상투적이지만 자꾸만 '첫 눈'에 의미를 부여하려고 감성을 몰아세우고 있다.

2007년 11월 18일 일요일

불어나고 있는 체중에 대한...

불어나고 있는 체중과 팽창하고 있는 나의 피부들을 보면서 살을 빼야겠다고, 운동을 해야겠다고 다짐을 한 적이 몇 번이었나. 이런 나를 보면서 가장 크게 자괴감이 드는 부분은 내가 무척 게을러지고 있다는 것이고 그 게으름은 날이 갈수록 익숙하게 내 생활 전반을 감싸고 있다는 것이다. 난 살이 빠지면 속이 편하고 머리가 맑아지고 몸을 좀 더 가볍게 더 움직일 수 있어 좋다. 재작년, 작년 모두 체중을 적당한 정도로 조절했었는데 어찌된 일인지 올해 들어서는 조절이 쉽게 되지 않는다. 스스로에게 이런저런 핑계도 대보고 변명도 해보지만 뭐 하나 딱히 이해할만한 이유가 없다. 이유가 뭘까. 소화기에 노화현상이 오는 것인가. 몸 속 부속품들이 인생의 절반을 꺽어지나가면서 성능발휘를 못하고 있단 말인가. 별 쓸데없는 생각은 일단 접어두자. 적당한 체중, 적당한 근육, 적당한 지방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부지런해져야 하고 생활의 리듬을 되찾아야 한다.

좀 더 어린 시절에 쉽게 되던 것들이 나이 들어가면서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고 그 어린 시절 어렵다고 생각했던 것들은 지금 아주 쉽게 해결되는 경우가 있는 걸 보면 삶 전반에 걸쳐 어떻게든 균형은 맞아지고 있는 모양이다. 사실, 체중이 늘거나 살이 불어나는 건 이런 균형이 흐트러지면서부터다. 균형의 지점을 어디에서 되찾아와야 할지 조금은 난감하지만 다시 스스로를 들여다 볼 시간을 가져야겠다.

지금 가장 큰 문제는 어쩌면... 내 삶에 대한 확고한 태도가 없이 자꾸 남의 시선과 의지에 따라 변해가는 건 아닐까...라고 소시적 고민했던 게 스물스물 기어나오고 있는.... 뭐... 그런 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더라. 거 참.

파도


파도, originally uploaded by jumpkarma.

힘 있게 밀고 들어오면 사실 어쩔 도리가 없다.
포말과 함께 부서지진 않더라도
머리 위로 바로 작열하는 태양 정도는 옆으로 비켜서서
보다 앞으로 펼쳐진 검푸른 바다로 걸어 들어갈 수도 있다.

갈매기


갈매기, originally uploaded by jumpkarma.

백날을 날다가 한날을 바다에 내려앉아 쉬는
푸르러 푸르러 하늘도 바다의 색을 닮아버렸는데도
녀석은 나는 폼조차도 흐트러지지 않는다.

안개 속으로


안개 속으로, originally uploaded by jumpkarma.

안개 뒤 암벽과 부딪혀 추락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보다는
걷힌 안개 너머로 나타날 오색 미지의 세계에 대한 기대가 더 큰 이유는
무언가를 들었거나 알았거나 보아서가 아니다.
다음 걸음보다 지금이 좀 더 남루하다고 느껴져서다.

2007년 11월 10일 토요일

열병 - 박동식의 티베트 사진전

안녕하세요?
11월에 전시회를 합니다.
많은 분들이 참석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직 책이 나오지는 않았지만(이달 말에 나올 예정^^)
책 출간 기념회를 겸하는 것이오니
특별히 오프닝 때 많이들 참석해 주시기 바랍니다.^^
박동식의 티베트 사진전 [열병]
전시 기간 : 2007.11.10(토)~11.16(금)
오프닝 : 2007.11.10 PM 05:00
전시 시간 : AM 10:00 ~ PM 10:00
장소 : 갤러리 마다가스카르
(지하철 6호선 효창공원앞역 2번 출구 효창운동장 방향 300m)
문의: 02-717-4508
*쾌적한 전시 환경을 위해서 화환은 정중히 사절합니다.

[전시회 소개]
길은 끝이 없을 듯 아득했다.
바람은 어디에도 머물지 않은 채 동에서 서로, 남에서 북으로 지들끼리 몰려다녔고
여행자가 지나간 후에는 어김없이 티끌 같은 미련들이 쌓여갔다.
티베트 여행은 질문의 연속이었고
열병을 앓아야 했던 여행자는 카메라를 들고 고원을 서성였다.
이제 그 허허로운 기록들을 펼쳐놓고 작가는 잠시 또 길을 떠난다.  
이 전시회는 동일한 제목 [열병]이라는
티베트 에세이집의 출간과 때를 같이 한 것이다.
책에 실렸던 사진으로는 다 말할 수 없었던 이야기들을
전시회를 통해 풀어놓으려 한다.
전시회를 통해 티베트의 애절한 풍경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가기를 희망한다.

박동식:: http://www.parkspark.com


젊은 시절 첫 배낭여행으로 떠난 인도에서 우연한 인연으로 알게 된 박동식 형님. 삶을 사랑하고 글을 사랑하고 사진은 더더욱 사랑하는 형님이 전시회를 한다. 동식 형님의 글을 읽으면, 사진을 보면 삶이 느껴지고 가슴이 뜨거워진다. 가끔은 형님의 글을 읽다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고 사진을 보며 마음이 한 없이 시리기도 했다. 그건 그 사람이 세상을 대하는, 사람을 대하는 진정성 때문일 게다. 내가 중국을 오가느라 오랜동안 연락도 못하고 살았는데 이번엔 꼭 가서 얼굴이라도 비추고 와야겠다. 물론 형님이 찍어낸 세상을 보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제목도 참... 잘 지었다. 열병. 티베트는 한 번도 가보지 못했지만 꼭 가고 싶은 곳이다. 인도를 제외하고는 어디를 가더라도 (배낭)여행다운 여행을 못해봤는데 늘 그게 마음에 아쉬움으로 남아있다. 그 땅을 밟아보지도 못하고 열병이란 단어가 가슴 깊이 남으니 티베트 그 땅, 수 많은 이들의 열병으로 뜨거워진 그 땅을 언젠가는 꼭 가보리라 다시 마음 다잡아본다.

책도 나왔다는데... 한꺼번에 두 가지 좋은 일이라니... 정말 축하드린다. 늘 끊임없이 세상 속에서 뜨거운 가슴으로 살아가는 형님을 생각하면 나 따위 예술(-_-;)한다 말하기 부끄럽고 나 따위 세상에 치열하다 말하기 민망할 뿐이다. 게다가 그보다 젊은 나이도 무색하기만 하다. 무언가 출구를 찾아야 한다고, 좋은 일 생긴 날 혼자 중얼거리기만 할 따름이다.

오늘이 오프닝이었는데 시간이 되지 않아 참석하지 못해 미안한 마음 전하고, 전시 시작하는 날 포스팅으로 소개하게 되어서 두 번 미안한 마음 뿐이다. 암튼, 전시-출판 모두 축하합니다. :)

2007년 11월 9일 금요일

불량한 폭로, 유쾌한 음모

  • 불편한 진실? 이런 아전인수가 없다. 맞다. 이건 불량한 폭로다. 너무 불량하다. 이런 잡글이야 말로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스캔들이란 말이 어울릴 터다. 도대체 한국사회에서 누가 중심이 되어야 하는지 그야말로 캄캄할 뿐이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냐? 오후 12시 13분
  • 매경의 부장이 쓴 글은 한국사회에서 경제우위, 권력우위를 점하고 있는 자들의 진실된 속내를 보여주는 바로미터다. 자주자주 이런 헛소리를 해주길. 오후 12시 14분
  • 대선정국이라서 정신없는 상황의 연속이지만 진실이 밝혀지는 건 시와 때를 가리지 않아야 한다. 밝혀질 건 밝혀져야만 사회가 건강을 회복한다. 자력이 아닌 꼼수와 협잡으로 커 온, 그런 삼성을 배우라며 모두에게 지침을 내리던 사회는 정신을 잃고 있었던 것이다. 오후 12시 34분
  • 라디오헤드의 음모 !! 난 라디오헤드에 대해 아는 바 없지만 포스팅을 읽으면서 흥분이 된다. 100% 사실이라면, 정말 의도한 대로였다면 정말 멋지고 유쾌한 음모다. 이런 음모는 가슴을 설레게 한다. 오후 3시 23분

이 글은 jumpkarma님의 미투데이 2007년 11월 8일 내용입니다.

2007년 10월 25일 목요일

순교와 봉사, 신앙과 기만.

  • 이건 완전히 기만하는 행위가 아닌가? 최소한의 상식만이라도 있었다면 절대 저런 내용으로 책을 내지 않았을 거라 생각한다. 샘물교회를 비롯한 아프간 인질로 계셨던 분들... 아프간에서 제대로 순교(殉敎)하고 기독교사에 영원한 성자가 되지 그랬소. 허..참. 오전 1시 5분
  • 도대체 <아프간의 밀알 : 순교자 배형규 목사의 삶과 죽음>이란 책이 뭐냐고. 개신교에 개인적인 감정은 없지만 그간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던-지금도 진행 중인 논란에 대해서는 귀막고 눈막고, 자신들의 아프간 행이 거룩한 순교의 삶이라고 입은 열어두는 건가. 오전 1시 9분

이 글은 jumpkarma님의 미투데이 2007년 10월 24일 내용입니다.

2007년 10월 24일 수요일

지난 10년, 적반하장.

이 글은 jumpkarma님의 미투데이 2007년 10월 23일 내용입니다.

2007년 10월 23일 화요일

한국 애니메이션, 영웅은 필요없다...

우리에게도 <달려라 하니> <머털도사> <독고탁> <날아라 슈퍼보드> <아기공룡 둘리>같은 애니메이션의 황금기가 있었다. 어느 순간 그 맥류가 뚝, 끊겼다. 모두 사라졌다. 그건 백일몽이었나? 누구 책임인가? 왜 더 이상 볼만한 애니메이션이 나오지 않는가?
출처:
http://ozzyz.egloos.com/3448267#3448267_1

위 글은 허지웅 기자가 쓴 "한국 애니메이션, 영웅은 필요없다"의 전언이다. 한국 애니메이션에 희망이 있다고 말하는 이들, 절망 뿐이라는 이들, 관심이 있는 이들, 관심은 커녕 한국의 애니메이션이 있었느냐고 반문하는 이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꼭 읽어보라고 권한다. 한국에서 애니메이션이라는 이름을 걸고 기자를 하거나 평론을 하는 사람들도, 방송국에서 한국 애니메이션 역사를 다뤘던 PD들도 하지 않았던 얘기들이다. 물론 이건 빙산의 일각일 수도 있다. 하지만 흐름의 핵심을 이해하는데 좋은 내용이라고 말하고 싶다.

한국 애니메이션... 답을 알고 있으면서도 하지 않고 있었다면 직무유기고 답을 모르고 있었다면 별 관심이 없었다는 얘기다. 역시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저 글을 보며 뜨끔한 사람이 현재, 미래의 관객들이기보다 현장에서 작품을 만들고 임금을 집행하며 펀드를 조성하고 정책을 만들어내는 이들이길 바랄 뿐이다.

홍길동은 호부호형도 제대로 못해보고 일본물을 먹은 후 영웅으로 돌아왔었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한국에서 애니메이션의 영웅은 미야자키의 카게무사인 것이다. 하지만 한국 애니메이션에서 영웅은 필요없다. 제 몫을 충실히 해내는 오리지널 홍길동만 있으면 된다.

저 글로 인해 더 많은 이야기가 쏟아져 나오길.



[mov. or ani.] - 천년여우 여우비 - 한국에서 애니메이션...

천년여우 여우비 - 한국에서 애니메이션...

이렇게 뒷북을 치자니 참 부끄러운 점이 없지 않아 있지만 그래도 한국에서 만들어지는 애니메이션이 그저 '봐줘야 하는 것'이라거나 '그 정도라면 잘 하지 않았느냐' 정도의 칭찬아닌 칭찬을 들어야 하는 현실을 돌이켜 보면 더 많은 뒷북이라도 때려줘야 하지 않나 싶을 지경이다. 늘 '절반의 실패'보다 '절반의 성공'을 이야기하며 장미빛 미래를 꿈꾸게 했던 현실은 애니메이션을 아예 '애물단지'로 전락시키고 말았다.

애니메이션 '천년여우 여우비(이하 여우비)'는 이성강 감독이 나름 야심차게 준비한 두 번째 극장판 애니메이션이다. 애니메이션을 보던 나는 스물스물 화가 치밀기 시작하더니 중반을 넘어서면서 부터는 도저히 끝까지 보기 힘들 정도로 화가 났다. 애니메이션이 재미없다는 점에 화가 났고 저런 애니메이션을 50만 정도나 되는 관객이 가서 봐준 것도 화가 났고(관객의 수준에 대해서 말하는 게 아니다.) 그로 인해 '블루시걸(블루*발이라고도 한다.)' 이후에 흥행에 성공한 애니메이션이라는 말을 듣는 것도 화가 났고, 이성강이라는 이름 앞에 여전히 '작가' 혹은 '한국의 미야자키' 혹은 '애니메이션 거장'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것도 화가 났다. 게다가 최근엔 이성강의 '여우비'를 오마쥬한 듯한 '종이비행기'라는 학생용 장편 애니메이션 예고편이 이슈가 되는 것 역시 답답함에 한 몫을 하고 있다. 혹자는 '종이비행기'를 미야자키의 작품과 비교하는 어처구니없는 짓을 하고 있기도 하지만 어쩌나.. 그게 한국 애니메이션의 현실인걸.

'여우비'는 '나 3D 이만큼 잘해요!'라고 자랑하고 있고 '화면만 이쁘면 장땡'(사실 이쁘지도 않다)이라고 말하고 있는 작품이다. 왕따 아이들을 다루고 있지만 왕따의 고민이 등장하고 해결되는 게 아니라 노총각 푼수 남선생의 원맨쇼가 자주 이어지기도 하고 왕따인 꼬마 여자아이는 공주 옷을 입고 서양 아이처럼 생겼다. 처음에 뭔가 대단하게, 요란스럽게 등장한 외계인들과 여우비와의 관계도 어정쩡하고 게다가 나중엔 아예 등장하지도 않는다. 생뚱맞게 등장한 곰은 여우비를 구해주기 위해 억지로 등장해서 왜 자신이 등장했는지 모르겠다는 뚱한 표정으로 앉아있고 저 세상으로 들어가보면 이상한 환타지만 나열이 되고 미야자키 애니메이션을 따라하면서 티내지 않겠다는 강박도 보이고 여우비는 꼬리가 9개인 여우같은 슬픔같은 건 전혀 없고 그림자 탐정의 등장과 파멸의 개연성은 고리가 너무 약해보인다. 내용만 그런가. 레이아웃, 카메라의 운용, 칼라와 빛의 활용 등 언뜻 보면 화려하지만 조금만 몸을 앞으로 내밀어 들여다보면 너무 가비얍게 만들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면서 홈페이지에는 레이어를 10개 이상 써서 퀄리티가 높다느니 하는 말도 안되는 소리로 홍보를 하고 있다. 그럼, 레이어를 20개 써서 작품을 만들어내면 심도가 생기고 퀄리티는 세계 최고가 되나? 오히려 절반의 실패로 봤었던 '마리이야기'가 '여우비'에 비하면 더 훌륭하게 느껴질 정도다.

어쨌든 ', 마리이야기'로 실패를 맛본 이성강 감독은 굴하지 않고 '여우비'까지 만들어 냈는데 이는 이성강 감독의 작품 세계가 좋아서 혹은 그만큼의 가치가 있어서 투자받아 제작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여우비' 이전에 에로의 숨소리가 가득하다는 영화 '살결'을 감독했고 정부 지원금을 받아 애니메이션 '오늘이'를 만들었는데 그 모두 '마리이야기' 덕인 셈이라 볼 수 있다. 흥행에 참패한 '마리이야기'가 안시 애니메이션 페스티발 대상의 영예를 안게 된 것 역시 작품이 정말 대단해서라기 보다 페스티벌에 출품된 장편의 수가 적은 탓도 있었고 한국 애니메이션이 상을 받을 '때'가 되어서 대상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뒷골목으로 흘러다닐 정도였으니 극장에서의 참패한 것을 떠나서라도 안시 대상이라는 이유로 작품성, (극장판으로서의) 상업성 등을 인정되기엔 무리가 있다고 본다.

그러나 한국 애니메이션계에서 장편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는 경력은 결코 무시할 게 못된다. 150억원을 들여 '원더풀 데이즈'를 만든 김문생 감독 역시 흥행에 참패했지만 그 이후로 억 단위의 정부 지원금을 받아 일본아이치국제환경박람회 전시장에서 상영된 3D 입체 애니메이션 '트리로보'를 만들었고 그 이후에 장편 영화를 찍겠다느니 어쩌느니 하다가 프랑스의 베르나르 베르베르와 함께 '개미' 장편 애니메이션을 만든다고 한다. 이성강 감독도 마찬가지다. '마리이야기'의 흥행여부에는 상관없이 많은 사람들은 비판보다 '애썼다' 혹은 '한국 애니메이션의 신기원'이라 운운하며 성공적인 면모만 부각시켜줬으니 그 이후의 행보는 여느 감독들보다 여느 애니메이터들보다 나은 길을 걸을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흥행하지 못한 감독과 작품은 나쁘다는 얘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이뤄놓은 결과물이 마땅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다.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니 그들 역시 자신의 공과(功過)에 대해 모르는 부분이 많고 그렇게 슬쩍 넘어가도 어느 누구하나 옷자락 붙들고 따지지도 않게 된 것 아닌가. 그 공과 중에 공(功)만 치하하고 과(過)에 대해서는 반성이 없으니 많은 사람들이 한국 애니메이션은 다 그런가보다 하고 있는 것 아닌가. 장선우 감독은 백 몇십 억 하는 돈을 화려하게 말아먹고 관객과의 대화를 통해 사죄라도 했다.(그런다고 그의 행위가 그다지 이쁘게 보이진 않는다. 게다가 장선우 감독은 장편 애니메이션 '바리공주'를 접어버리게 한 당사자이기도 하다. '바리공주'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

작품과 감독에 대한 피드백이 많아지면 없던 관심도 생기게 마련이고 그 관심을 통해 그 사람들의 행보 역시 예의주시하게 된다. 함량미달의 작품과 감독의 마인드에 '칭찬'을 보내는 행위가 잘잘못을 덮어버리기 위한 '카르텔'로 사용되거나 자신들의 '밥그릇'을 지켜보겠다는 안일한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혹은 정말 한국 애니메이션 논할 가치도 없어서 글 몇 줄도 평하기 아까운 거라고 생각한다면 한국 애니메이션? 희망없다. 끝난 거다.

2007년 10월 22일 월요일

우리에게 필요한 지식은...

가끔 EBS의 지식채널e를 보게 되는데 짧은 시간 동안 많은 내용을 함축적으로 잘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적절한 사진, 음악, 동영상, 텍스트를 통해 이야기하고 있는 내용은 많지 않아 보여도 그 행간에 담겨있는 삶에 대한 이야기의 확장성은 상당히 크다. 그 프로그램을 엮어 책으로 출판했다고 하는데 어떤 이가 그 책에 있는 "프롤로그를 대신 한 '우리에게 필요한 지식은'이란 글"을 소개한 걸 보게 되었다. 한 번 정도 다시 생각해보기 위해 옮겨놓는다. 

우리에게 필요한 지식은 암기하는 정보가 아니라 생각하는 힘입니다.
현학적인 수사가 아니라 마음을 움직이는 메시지입니다.
빈틈 없는 논리가 아니라 비어 있는 공간입니다.
사고를 구속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자유롭게 하는 것입니다.
엄격히 구분짓는 잣대가 아니라 경계를 넘나드는 이해입니다.
말하는 쪽의 입이 아니라 듣는 쪽의 귀입니다.
책 속의 깨알같은 글씨가 아니라 책을 쥔 손에 맺힌 작은 땀방울입니다.
머리를 높게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낮게 하는 것입니다.

생각없는 세상에서 마음을 움직이는 글과 행동이 없는 세상에서 이해와 듣기가 부족한 세상에서 성실한 땀방울이 무시되는 세상에서 한 없이 높은 마음만 존재하는 세상에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또 생각해 본다.

2007 칸 광고제 수장작

http://tvpot.daum.net/clip/ClipView.do?clipid=4787583

동영상을 바로 플레이하게 하고 싶었는데 되질 않는다. 링크를 통해서만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2007년 칸 광고제 수상작들을 모아놓은 광고라고 하는데 참 좋다. 특히 '바람'에 관련한 광고와 '아이는 부모를 따라한다'는 광고가 인상적이다. 이런 광고는 광고 러닝타임의 수십배, 수백배에 달하는 영화, 애니메이션보다 울림이 크고 강력하다.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졌어도 좋을 법한 소재들. 빈곤한 생각과 마음이 부끄러울 뿐이다.

2007년 10월 19일 금요일

사실을 적시하는 것도 위법인 세상...

이 글은 jumpkarma님의 미투데이 2007년 10월 18일 내용입니다.

2007년 10월 16일 화요일

서민이 되는 건 참 쉽다...

나라의 지도자가 되겠다는 사람들은 자신이 손수 커피를 타 마시거나, 평화시장을 방문해 서민들의 손을 잡아주면 자신이 서민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듯 하다. 슬픈 건 그들의 그런 사진이나 행보를 지켜보며 그들이 정말 서민적이라고 생각하거나 서민의 편에 서 있다고 말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자리가 사람을 변하게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마음이, 초심이 변하지 않는 한 가식적인 행동보다 진심이 보여지는 행동을 하게 된다. 평소에도 커피를 자주 타 마시는지, 혹은 서민들의 삶의 현장을 자주 방문하는지 모를 일이지만 그들에게는 결코 진심이 보여지지 않을 뿐더러 얼굴엔 이미 권력욕이 덕지덕지 붙어 딱지가 내려앉았다. 깨끗하게 경쟁하고 바르게 사는 삶을 어리석거나 순진한 것 쯤으로 비웃는 세상에서 그들의 장단에 맞춰 어지럽게 춤을 춘들 그 누가 뭐라 할까.

2007년 10월 3일 수요일

남북재회

  • 아직 당선된 것도 아니면서 남북정상 만남에 당부하는 말은 "차기 정권에 부담되는 말들을 삼가해달라"는 식이다. "국민들의 염원대로 좋은 성과가 있길 기대한다"고 말은 정말 하기 싫은 듯 보였다. 어째 그런다냐... 오전 10시 51분
  • 오늘 역사적인 순간, TV로 지켜봤다. 어떤 이가 한 나라의 통수권자가 되던 간에 평화시대를 열고 화해와 화합의 시대로 걸음을 떼어야 하는 건 기본인 세상이 되었다. 더 이상 정치적인 논리로 망발을 하는 이들이 없길 바랄 뿐. 오전 10시 58분
  • 서울에서 평양까지 택시요금 오만원~ 소련도 가고 달나라도 가고 못가는 곳 없는데... 경적을 울리며 서울에서 평양까지 꿈속에라도 신명나게 달려볼란다. 오전 11시 8분
  • 뺑소니를 잡으러 갈 때 그가 고등학생인지 뭔지 알 수 있나? 도망가지 않고 순순히 잡혔으면 다칠 일도 없다. 오토바이로 경찰차를 따돌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달아났던 것 아닌가. 중태인 건 아타깝지만 기자야~ '아' 다르고 '어' 다른 걸 알아야지. 오후 5시 47분

이 글은 jumpkarma님의 미투데이 2007년 10월 2일 내용입니다.

2007년 9월 29일 토요일

추석, 기업 담합, 정치

  • 장춘에서 추석을 보내고 돌아왔다. 이미 그쪽은 한국보다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날씨였지만 한국 역시 오늘부터 기온이 떨어진다. 옷깃을 여민다는 말이 튀어나올 즈음이다. 오전 11시 8분
  • 서민들 경제사정이 어렵다는 건 다 음모로 인한 결과다. MBC에서 보도한 기업들의 담합 때문이다... 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오늘 인터넷 news 어느 곳에도 소개되지 않고 있다. 늘 그렇다. 이 땅에선. 오전 11시 38분
  • 17세 여고생이 차기 총선에 출마한다. 한국에서라면 어떤 반응들을 보였을까. 괜찮은 정치인을 보기 힘든 한국에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일 수 있겠다. 오전 11시 59분

이 글은 jumpkarma님의 미투데이 2007년 9월 28일 내용입니다.

2007년 9월 28일 금요일

예술'계'??...

수사팀의 한 관계자는 “신 씨가 변 전 실장의 도움 없이 기업체를 찾아갔다면 그 기업에서 일개 큐레이터를 쳐다보기나 했겠느냐”라고 말했다.... 대부분 유명 미술관의 관장은 재벌가의 안주인이 맡고 있고...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미술관이) 큐레이터 선발부터가 엉망인데, (기업 후원금 횡령 등) 도덕성은 기대하기도 힘들지 않겠느냐”고 비판...

인터넷 신문기사를 검색하다가 보게 된 내용들이다. 기업은 일개 큐레이터의 기획력이든 능력이든 상관없이 쳐다보지도 않는다. 결국 권력에 휘둘리거나 타협하는 정도가 되어야 겨우 쳐다볼 정도다. 일개 큐레이터는 권력을 등에 없었으니 보이는 게 없었을 테고 그런 기회를 이용해 자신의 욕망을 충족했을 것이다. 한국에서 순수미술이던 뭐든 미술, 예술 한다는 사람들은 다 아는 것 아닌가? 한 번쯤 들어봤을 미술계의 고질병. 썩어 문드러져 가도 어느 하나 개선해보려고 하지 않는 고질병. 그림으로, 재능으로, 능력으로 평가받고 담론을 형성하고 비판발전해가는 게 아니라 권력의 끈을 잡고 권력의 입을 빌어 권력의 하수인이 되거나 권력을 희롱해 등치는 사람들이 어디 한 둘이겠나. 큐레이터 선발이 엉망이란 건 미술관 관장들이 엉망이란 것이고 그저 그들만의 테두리 안에서 북치고 장구치며 자신의 그늘 아래서 충성하는 심복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는 것 아닌가. 그건 미술'관' 뿐만이 아니라 대학은 더 엉망이란 얘기를 수 없이 들었고 미술'계' 역시 그렇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허위사실 유포 정도라고 하면 할 말 없지만... 다 알면서 쉬쉬하고 있는 건 모두가 지켜야 할 불문율이기 때문이다. 얽히고 섥힌 그물망에서 혹은 양심의 폭 안에서 100% 자유로운 사람보다 그렇지 못한 이들이 더 우세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의식을 갖고 작품활동을 하며 예술인으로 사는 사람들도 많이 있지만 그들과 달리 예술이 미술이 권력으로 치환되고 돈으로 환산되는 세계에 사는 사람들은 결코 그 수렁을 벗어날 생각도 없거니와 오히려 보다 더 끈끈한 유대관계를 형성해서 자신의 밥그릇을 돈독히 해나갈 뿐이다. 자신의 밥그릇 지키는 건 나쁜 게 아니다.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정당한 방법을 부정하고 자신들만의 룰을 만들어 영속시키고자 하는 게 문제다. 사회는 결코 평등해질 수 없겠지만 권력과 권위가 평등을 집어 삼키고 있는 한 피해를 보는 건 늘 평범한 인민들 뿐이다.

2007년 9월 15일 토요일

한 줌의 희망도 없는 한국 언론

한국은 거의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신문, 방송, 잡지 등 수많은 매체에선 유명했거나 유명하거나 앞으로 유명해지려고 하는 사람들의 속살이 보여지고 있으며 그 속살들을 보며 잠시동안 남자로 존재하는 것에 대해 확연히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 나라다. '몸을 팔아서 뜨고 싶냐'는 비아냥이 존재해도 유명인 되고 싶은 많은 이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고의건 고의가 아니건 간에 거의 모든 매체에 자신의 '성(性)'을 노출시킨다. 그들을 비아냥 거리는 사람들도 역시 꾸준히, 열광적으로 그들을 환영하고 소비해주기 때문에 그 방면에서만큼은 어떠한 도덕적 해이도 쉽게 무시되는 경향이 있다. 처음엔 남성이 소비의 주체였다가 지금은 여성 역시 그 소비에 동참하는 중이다.

하지만 아무리 '성'이 '상품'이 되고 어떤 이에겐 '무기'가 되는 세상이지만 문화일보가 신정아씨의 누드 사진을 만천하에 공개한 것은 해도 너무했다. 물론 문화일보가 말한 '국민이 알 권리'라는 주장이나 '가릴 것 다 가리고' 사진을 공개했다는 이야기, 또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충분히 고민했고 노력했다'는 자기들 멋대로의 주장은 사실 그들만의 문제 이상의 문제가 있다. 즉, 적정 수위를 건드려가며 조금씩 시도해오던 행위들-운동경기에서 심판이 보는 앞에서 정도껏 파울을 해본다. 심판이 휘슬을 불지 않으면 그 정도는 파울로 인정하지 않는 셈이 되기 때문에 그 '정도껏'의 파울은 마음대로 범할 수 있다- 차츰 수위를 높여 시도하다가 이번 사건이 터지게 된 것이다. 그 전에 꽤 많은 언론의 기능이나 '성'과 관련한 노출수위들이 오가긴 했지만 사실 유야무야 넘어가기 일쑤였고 오히려 그로 인해 부가이득을 취한 부류들이 꽤 많았었다. 이걸 문화일보가 보기엔 주목받기 가장 쉬운, 그러면서도 파격적인 행위 정도로 인식했나 보다. 연예오락프로그램이나 X데이서울과 같은 잡지들이 해오던 걸 아무런 주저함없이 질러버렸으니 말이다.

물론 이미 제 기능을 완벽하게 잃어버린 언론이 블로거나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기사로 '카더라'통신을 내보내거나 이제는 이도저도 안되니까 충격적인 방법들을 찾아다니고 제멋대로의 언론으로 자리한지가 꽤 되기에 이젠 언론이 뭘한다 해도 믿기가 어려운 판국이 되었다. 어쨌거나 문화일보는 이번에 제대로 한 건 올린 셈이 됐다.

그들의 머릿속에는 '언론의 정의'를 껍데기 삼아 어떻게든 주목받고 껀수를 올려 배를 불리려고 하는 양아치적인 생각 밖엔 없는 듯 하다. 한 개인의 알몸을-가릴 것 다 가렸다고 해도 알몸은 알몸이다-한국 국민 뿐만이 아니라 세계의 모두 취재원들, 그리고 전세계 네티즌들이 접할 수 있도록 공개한 걸 보면 정말 기도 안 찬다. 그러면서 언론인것 처럼 생색내고 폼 잡고 있으니 어찌 역겹지 아니할까. 문화일보 때문에 한국 언론은 동시에 사망을 했고 한국 국민들도 쪽팔리게 되었다. 저런 상황이 벌어지도록 꾸준히 언론에게 휘둘려 온 게 드러나 버린 셈이 되었으니.

문화일보가 말한 '국민의 알 권리'에 대해 반문하고 싶다. 난 '왜 전두환이 여전히 국가와 모종의 세력의 비호를 받고 있는지' 알고 싶고, '언론사 사주들의 머리 속에는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알고 싶고, '국회의원들이 어떤 비리를 퍼질러놓고도 잘 살고 있는지' 알고 싶다. '사회의 소외계층이 더 이상 소외받지 않을 방법이 무엇인지' 알고 싶고 '한국에서 집 한 채 사지 못하는 이유와 부동산을 쥐락펴락 조장하는 이들의 행태가 어떤지' 알고 싶다. 난 그런 게 알고 싶다. 한 여성의 알몸 사진이 궁금해서 밤 잠 못자고 설치는 게 아니라 정말 알고 싶은 걸 언론들이 까발려주지 않아 답답해서 잠을 못 잔다.

문화일보 뿐이겠나. 이 기회에 덩달아 문화일보를 까대는 언론 중에 제대로 된 언론이 있을까. 그냥, 언론 간판은 내리고 기업 간판을 내건 후에 본격적으로 장사나 해보시라. 어차피 돈 벌어 자기 배 불리자고 신문사 차린 거 아닌? '말'은 있는데 '논'이 없고 '글'은 있는데 '정신'이 없으니 그들에게 '언론'이란 이름은 당치도 않다.

임대와 절대 섞이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임대와 절대 섞이고 싶지 않습니다.
임대아파트에 사는 아이들과 함께 있으면 학구열이 떨어진다구요.
아마 제 아이가 그쪽으로 가게 되면 임대아파트 아이들이 위화감을 느낄게 틀림없어요."

이게 한국의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들이다. 젠장맞을.
부(富)는 부(富)를 낳고 가난은 가난을 낳는다. 절대 바뀌는 법이 없다.
그 부는 다시 권력을 낳고 권력은 상하를 가르고 계급을 만든다.
그런 사람들이 자녀를 낳고 아주 괴물딱스러운 마음가짐과 흉물딱스러운 뇌구조로
아이들을 키워내면서 이 나라를 원망하고 이 나라를 증오해 외국으로 외국으로 나간다.

다시 말하면 젠장맞을 인간들이 정말 하고 싶었던 말은
천한 것들과 섞여서 품위가 손상되기 싫다는 소리고
천한 것들은 공부도 못하고 아주 바보, 병신이라는 소리며
내 귀한 왕자, 공주가 그쪽으로 가면 그 애들은 모두 찌그러져 있어야만 한다는 소리다.

젠장, 이런 나라에서 살고 있다.
그네들의 아이들은 "난 17평에서 사는데 넌 14평에서 살잖아"라는 말을 주고 받으면서
17평 아이는 14평 아이를 무시한다. 그럴 수 밖에... 보고 배운 게 그것 밖에 없는데.

그런 사고 방식이 아주아주아주 자연스럽게 통용되는 나라에서 살다보니
없는 사람들끼리도 계급을 나눠서 신분상승을 꾀하려고 무척이나 애를 쓰고
정말 있는 사람들끼리는 계급을 내놓지 않기 위해 더 높이 성을 쌓는다.
그래서 없어도 있는 척, 있으면 많은 척, 많으면 더더더 많은 척을 해야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다보니 아래를 내려다보는 시선엔 최대한 경멸을 담고
위를 올려다보는 시선엔 질투와 부러움, (가상의) 동질감을 담고나면
자신은 절대로 임대와는 섞일 수 없는 귀하디 귀한 신분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새벽 1시, 뉴스를 보다가 하도 '기'가 차서 '어이'가 상실된 느낌이다.

2007년 9월 12일 수요일

CCL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Creative Commons License)

저작자들이 자신들의 저작물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자유이용을 허락하면서 붙이기를 원하는 최소한도의 조건을 조사해보니 저작자의 표시, 영리적인 사용의 금지, 저작물의 수정금지, 수정된 저작물도 함께 나누기 등이 제시되었다.

그 후 법률가들의 검토를 거쳐 원저작자표시(attribution), 비영리(noncommercial), 변경금지(nonderivation), 동일조건변경허락(sharealike)의 조건들로 개념화되었고 이를 조합한 6종류의 이용허락계약서가 만들어졌다. 저작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이용허락계약서를 선택한 후 이를 저작물에 적용하고 이용자들은 적용된 이용허락계약서를 보고 부여된 이용조건을 확인한 후 저작물을 자유롭게 이용하게 된다.

이것이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즉 CCL이다. 저작권법에 의한 저작물의 이용허락이 기본적으로 저작자에게 배타적인 모든 권리를 부여하되 특정한 경우에 한해서 이용을 허락하는 방식인 반면, CCL은 기본적으로 저작물에 대한 모든 사람들의 자유로운 이용을 허용하되 저작자의 의사에 따라 일정 범위의 제한을 가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즉 ‘all right reserved"가 아닌 ‘some rights reserved"이다. CCL에서의 commons는 公有가 아닌 共有의 개념이다. 여전히 배타적인 권리를 갖고 있지만 그에 대한 독점적인 이용을 고집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CCL의 목적은 자유로운 창작과 리믹스를 위한 소스를 서로 마련해줌으로서 진정한 문화의 발전을 촉진시키는 데에 있다. 따라서 CCL은 단순한 법적 라이선스의 제공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open culture를 위한 문화운동이다.

물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저작물과 그렇지 않은 저작물에 대한 확실한 구분을 가능하게 하여 올바른 정보 공유의 이해와 함께 저작권에 대한 확고한 인식을 갖게 하는 것도 목표로 한다.

자세한 내용은 www.creativecommons.or.kr을 참고하기 바란다. 진정한 정보공유의 가능성을 살리면서 그 부작용을 최대한 억제하려는 자발적 움직임은 이미 다양한 사례를 낳고 있다. 디지털 시대에 있어 창의적인 저작권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발상의 전환


필요한 것은 어떤 활용이 저작자에게 유리한 것인지, 저작자의 의사가 무엇인지에 따라 저작물이 구분되고 이를 다르게 취급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러한 구분은 저작자 자신에 의해서 이루어져야 함은 물론이다. 결국 저작자가 자신의 의사를 나타낼 수 있는 좀 더 편리하고 확실한 수단이 법이 제공하여야 할 시스템이다.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자신의 저작물에 대한 권리를 완전히 보호받기를 원하는 경우에는 이를 명시적으로 밝힐 수 있고 남들도 쉽게 알 수 있는 공시 수단을 제공하고 이를 택한 경우에만 all rights reserved를 인정해주는 제도이다. 예를 들어 저작권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등록이 요구되는 저작권등록제이다. 하지만 베른협약의 1908년 베를린 개정규정에서 저작권의 성립에 있어 방식주의를 버리고 무방식주의를 채택한 이래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다수의 입법례가 무방식주의를 채택하고 있어 현행법상 그러한 등록의무를 법으로 요구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국제조약과 입법의 개정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러한 상황 하에서는 역으로 자신의 권리를 일부 행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따로 표시하는 방법이 효율적이다. 그러나 적절한 의사표시를 위해서는 수고와 비용이 소요될 수밖에 없고, 법적으로 하자 없는 의사표시를 하기 위해서 법률전문가의 조력을 받아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결국 이런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행 저작권법 체계와 모순되지 않으면서 저작권자의 자유의사를 좀 더 간편하게 표시할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하는데 이런 시스템을 통칭하여 ‘자유 라이선스’라고 부른다. FSF(Free Soft Foundation)의 GPL(GNU General Public License)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아 저작권분야에서 나타난 최초의 자유 라이선스가 바로 2002년 미국에서 시작되었고 국내에서도 2005년부터 도입된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Creative Commons License)이다.



기술의 발달과 법의 대응

디지털기술과 인터넷의 발달은 정보, 즉 저작물의 그러한 본질적 특성을 극대화 시켰다. P2P가 대표적인 예이다. 자발적인 공유를 통한 최고의 배포수단이면서 권리자들에게는 한없이 위험한 불법무기인 셈이다. 게다가 기술의 발달은 창작수단이나 창작력의 대중화, 정보의 보편화를 통해 새로운 창작문화를 탄생시켰다. Cut and Paste, Remix 등으로 특징되는 기존의 저작물의 인용, 변형, 융합 등에 의한 창작방식과 UCC라는 새로운 범주의 창작물들이 대거 등장한 것이다. 사실 그와 같은 창작행위나 창작물은 이전에도 늘 존재했다. 다만 한정된 범위나 사적인 영역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법이 개입하지 않았을 뿐이다. 그러나 디지털과 인터넷의 발달은 자연스럽게 참여인구의 증가와 상호교류 및 창작물의 전달범위를 확대시켰다. 첨단의 미디어와 네트워크의 덕을 본 셈이다. 그야말로 문화의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면서도 여태 제대로 발휘되지 못했던 open culture의 부흥이 다가오는 듯 했다. 그러나 이는 개개인의 소박했던 행위들이 본격적으로 저작권법의 영역으로 들어가게 됨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딜레마에 대한 법의 대응이었다. 저작권법에 의한 저작권의 보호는 ① 모든 저작물의 창작자에게 저작물의 이용에 관한 배타적인 모든 권리를 일률적으로 부여하고, ② 그 저작물을 다른 사람이 이용하기 위해서는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아야 하며, ③ 그러한 허락을 얻지 않고 이용하는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법이고, ④ 이에 대한 방어적 권리를 저작권자가 갖는 것으로 정리된다. 이러한 저작권법체계를 관통하고 있는 가장 큰 특징이자 오류는 모든 저작물을 같은 수준에서 취급하고 있다는 점이다. 저작물의 창작자가 누구인지, 왜 창작을 했는지, 어떻게 활용하려고 하는지 어느 것도 물어보지 않는다. 무조건 모든 권리의 유보(all rights reserved)를 전제로 한다. 그러나 실제 저작물들은 결코 똑같은 처지에 있지 않다. 즉 저작자들이 자신의 저작물에 두고 있는 의미가 서로 다른 것이다. 어떤 이는 자신이 저자임을 밝혀주기만 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글을 읽고 복사해 가기를 원할 것이고 그러다가 잡지에 실리기라도 하면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할 것이다. 실력은 출중하되 아직 명성이나 인지도를 얻지 못한 어는 사진작가는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작품을 감상하고 자신의 이름을 기억하도록 하고 싶지만 다른 사람이 자신의 사진으로 돈을 버는 것은 막고 싶어 한다. 또 어떤 프로 뮤지션은 자신의 앨범을 발표하기 전에 대중들의 반응을 살펴보기 위하여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그의 곡을 들어보길 원한다. 단 이를 변형하거나 상업적 목적으로 이용하지 않는 조건이다. 더 나아가 정보 공유에 의한 인류문화의 발전에 큰 뜻을 둔 사람은 아무런 조건 없이 자신의 저작물을 모든 사람들과 나누고자 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저작권법은 이처럼 다양한 저작자들의 의사를 수용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 한 가지 룰을 모든 경우에 적용하려는 one-size-fits-all 식의 접근법을 고수하고 있다.




출처: http://blog.naver.com/hz4?Redirect=Log&logNo=20039542416

창작물과 공유(共有)

CCL(Creative Commons License)를 이야기하면서 쉽게 생각하지 못하는 게 '수정'이라는 부분일 것이다. 자유로운 배포, 저작자의 표기, 비영리적 목적 등을 통해 '공유(共有)'의 개념을 확산시켰던 게 CCL임에도 불구하고 무분별한 '수정'과 '배포'를 통해 '영리'를 획득하는 개인이나 단체들이 생겨나고 있으니 이는 라이센스 개념을 오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창작 영상물(영화, 애니메이션, 촬영물 등)을 제작한 후 마땅히 보여줄 공간을 마련하지 못했던 사람들에게는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UCC나 블로그, 기타 게시판 등을 통해 상영의 기회를 얻는 듯 했으나 이 또한 창작 노동에 대한 댓가를 바라기에는 시스템과 제도가 턱없이 부족할 뿐더러 댓가를 바라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창작물을 '퍼 감'과 동시에 '왜곡'시키며 그를 통해 창작자가 아닌 '퍼간 이'들이 주목받고 이익을 취하게 되는 현실은 분명 정상적이지 않다.

듣자하니 모 인터넷 애니메이션 상영제에서 CCL이나 Copyleft 개념을 도입했던 적이 있었다고 하는데 문제는 이러한 개념이 주최측이나 컨텐츠를 제공한 창작자 모두 정확한 알지 못하거나 잘못된 해석으로 인해 남용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라이센스는 창작자의 선택과 결정에 따라야 하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창작자가 모든 개념들을 다 알고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다. 다만, 창작자들의 컨텐츠를 가지고 모종의 '행사'를 주최하게 될 때는 주최측이 창작자보다 법률적으로나 시스템적으로 더 자세히 알고 있어야 하고 창작자들에게 사용개념에 대해 충분히 설명해 주어야 한다. 사실, 창작자건 사용자건 간에 법률적인 용어는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알면서도 불법을 자행하는 경우보다 모르기 때문에 불법을 자행하는 경우들이 빈번하게 생기고 있지 않나 싶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창작물이 어떻게 사용될지 몰랐던 이들이 책임을 면할 수는 없지만 역시 시스템을 주도하고 있는 쪽에서 보다 정확한 개념을 홍보하며 확산시켜가야 하지 않나 싶다.

창작물에 대한 공유의 개념, 혹은 창작물에 대한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자리가 잡을 때, 비로소 여러 창작물들이 노동의 댓가를 돌려받을 수 있을 것이고 창작자 역시 창작자로서 대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는 한 창작자가 땀흘려 만들어 놓은 영상물들은 어느 순간 '공짜'나 다른 이익을 위해 마련된 '공짜'의 개념으로만 취급될테고 그건 곧 한국에서 창작을 하는 노동자들은 배 곯지 않기 위해 창작을 하지 않는 상황까지 이어질 것이다.

물론 영상물에만 국한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모든 창작물이 대접을 받고 댓가를 지불받게 되어야 한다는 생각엔 다른 여지가 없다.

2007년 9월 7일 금요일

잘난 사람들.

  • 박은조 목사할 말은 하는 사람인 것 같지만 생각을 좀 하고 말을 했으면 좋겠다. 이번 기회를 어떻게든 활용해보려고 하는 욕심이 보이는 듯 한데 말 바꾸는 것도 그렇고 일관성도 없는 신앙은 같은 신앙을 하고 있는 이들을 욕보이는 짓이다. 오전 11시 57분
  • 인터넷 세상에 자기'만'이 잘났다는 사람들로 넘쳐댄다. 눈살이 찌뿌려진다. 자기'만'이 정답이고 해답이다. 도대체 왜들 그러는 거냐? 오후 12시 41분
  • 뱉어내는 게 다 말이 되는 건 아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을 외치는 건 자유지만 상대방에 대한 배려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글과 말은 그 자체로 큰 해악이 될 수 있다. 오후 6시 30분

이 글은 jumpkarma님의 미투데이 2007년 9월 6일 내용입니다.

2007년 9월 6일 목요일

간디의 예수사랑

  • 나는 예수를 사랑한다. 그러나 기독교인은 싫어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예수를 닮지 않았기 때문이다. - 간디 오후 12시 42분
  • 한국 애니메이션의 문제점을 이야기하다가 답답해지고 말았다. 결국 그 문제를 야기하는 이들에겐 중지(中指)를 곧추 세우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제대로 된 작업을 해야 한다고 중지(衆智)를 모았다. 오후 5시 28분
  • 어떤 사람들은 모두 제 멋대로 생각하고 판단한다. 그러면서도 그게 타인에게 어떤 어감으로 들리게 될지, 상처가 되지는 않을지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자기 잘난 맛에 사는 것이다. 오후 7시 7분

이 글은 jumpkarma님의 미투데이 2007년 9월 5일 내용입니다.

2007년 9월 5일 수요일

가을, 그리고 Musical Moment No.3 in F minor

불쑥 찾아온 가을에 Franz Peter Schubert의 Musical Moment No.3 in F minor를 듣다. 클래식 애호가는 아니지만 피아노 선율에 가을이 묻어오는 듯 해 귀를 기울여 본다. 귀를 통해 들어온 가을은, 그리고 Schubert의 선율은 마음에 착상되어 깊은 곳까지 시리게 한다.

 


2007년 9월 4일 화요일

애니메이션은 공산품

적어도 한국에서 애니메이션은 문화예술로 구분되지 않고 공산품으로 분류되는 게 옳다. 문화예술이라는 마인드가 없는 OEM은 그저 물건을 찍어내는 OEM일 뿐이다. 동급 매체인 영화에서는 도제시스템은 있되 OEM은 없지만 애니메이션은 도제시스템 역시 OEM 시스템과 같을 뿐이고 뜻있고 재능(능력)있는 이들은 절대 공산품을 생산하는 시스템에서 수장 노릇을 할 수 없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을 쫓거나 돈을 위해 산다는 건 결코 비루하지 않다. 하지만 아주 단순하게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 애니메이션(마인드)을 OEM과 엿 바꿔 먹는 행위나 그걸로 자신의 배를 불리고 물을 흐려놓은 사람들은 아무리 겉모습이 화려하고 대단하게 보일지라도 스스로 그 악취를 맡지 못할 뿐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고약한 악취를 맡고 현기증을 일으키기 마련이다. 다행히 주변 사람들에게 악취를 풍기는 게 미안했던지 물 건너 많이들 가는 것 같더라만.

어쩌면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미루어 짐작컨대) 현존하는 한국 애니메이션 중에서 가장 애니메이션다운 애니메이션은 <홍길동>일지도 모른다. 적어도 <홍길동> 안에는 세상을 향한 외침이 있거나 호부호형을 하지 못한 서자의 설움이 있고 부패한 이들을 혼내주는 서민의 영웅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홍길동을 만든 신동헌 감독은 장사치들의 농간에 애니메이션을 접게 되고 신동헌 감독과 함께 진로소주CF를 만들었다던 넬슨 신은 도미 후 미국인이 되어 한국에 OEM을 전수해주며 하청 브로커로 엄청난 돈을 벌게 되었다 한다. 이 두 사람의 행보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한국 애니메이션은 <홍길동> 이후로 OEM만 남은 상태가 되어 꾸준히 엄청난 양의 공산품 애니메이션을 찍어내고 있는 것이다.(끔찍하지만 제대로 된 오리지널 한국 애니메이션 <홍길동>을 1995년에 <돌아온 홍길동>으로 만들면서 저패니메이션 OEM 수준정도로 격하시킨 경우도 있었다.) 세계의 모든 공산품 중 90% 정도가 메이드 인 차이나라면 그 중 5%정도는 메이드 인 코리아가 찍힌 애니메이션 공산품일 것이다.

물론 그 후로 젊은 창작자들에 의해 창작 애니메이션에 불이 당겨지는가 싶었는데 작금의 현실은 또 다시 OEM만 해도 괜찮은 분위기가 되어버린 것 같다. 9시 뉴스에서도 한국의 애니메이션 OEM에 대한 칭찬이 쏟아지고 OEM을 진두지휘했던 사람도 애니메이션 시장을 개척한 위인으로 소개되니 이를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창작을 한다는 이들 역시 자신의 입신공명만 이루면 그걸로 끝인 한국 애니메이션. 비평할 가치가 있는 애니메이션도 찾아보기 힘들지만 그나마 비평하려해도 애니메이션 시장축소를 두려워하며 절반의 실패보다는 절반의 성공만을 봐야하는... 지나다니는 사람 하나도 없는 저잣거리에서 떨이로, 도매급으로 인식되고 있는 한국 애니메이션. 공산품이라도 제품의 때깔이 좋거나 약간의 성능만 좋다면 사서 써보기라도 하련만.

사람도 있고 테크닉도 있고 산업도 있다. 그런데 애니메이션 산업을 위한 시스템은 해가 바뀌어도 줄지 않고 있고 그 시스템을 위해 막대한 세금 들이대지만 결국 제대로 이루어지는 산업은 없었으니 애니메이션 산업이 아니라 애니메이션 주식 시장이었단 말인가? 실체는 보이지 않고 숫자로만 거래가 되는...

해가 갈수록 오리무중인, 답이 보이지 않는 한!국! 애니메이션.

사실, "적어도 한국에서 애니메이션은 문화예술로 구분되지 않고 공산품으로 분류되는 게 옳다"라는 문장만 쓰고 닫으려고 그랬는데, 두서도 없이 글을 쓰게 되서 쪽.팔.린.다. 요즘은 뭘해도 이렇게 정리가 안되냐...-_-;

잡담-드라마, 영화의 흥행?

문득 드라마나 영화 중에 흥행하는 것은 어떤 이유를 가지고 있을까 라는 다소 범위가 큰 생각을 하다가 문득 머리를 스치는 '가설' 하나가 머문다. 분석할 능력도 안되고 자료를 찾아볼 시간도 안되기 때문에 그냥 가설에서 시작해 가설로 마무리 하는, 잡담 정도로 적어본다.

사실, 써머즈의 <음모론적 시간에서 본 드라마 24>라는 포스팅을 보다가 생각한 건데 드라마나 영화가 흥행하는 배경에는 '삶에 아주 익숙한 것'들이 등장하지 않나 싶다. 예를 들어 남자는 마초로 단장하고 가장 남성적인 걸 드러내거나 여자는 역시 순종적이거나 주변인으로 그려질 때, 정치인들 나쁘거나 바보처럼 그려질 때, 테러리스트는 늘 아랍계일 때(이 외 중국인, 한국인, 일본인, 기타 아시아인에 대한 편견) 등등... 이런 이야기가 끼지 않으면 드라마, 영화는 대중적으로 크게 흥행하지 못한다. 물론 그것'만' 있을 때 역시 흥행하지 못하겠지. 다만, 그런 부분들 즉 익숙한 코드가 재생산되지 않으면 흥행하는 건 크게 무리가 있지 않을까 싶다. 새롭게 성격을 부여해도 원래 캐릭터가 가진 범주에서는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법이다. 뭔가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처럼 보이는 드라마, 영화조차도 극이 진행되면서 차츰 본색을 드러내고 결말은 여전히 제자리를 답습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래서 영화에 사상을 담고 철학을 담는 일 따위는 돈과는 크게 상관이 없어보인다. 그래서 좋은 드라마, 영화라고 하는 건 아주 익숙한 것들 위에서 새로운 것을 영리하게 올려놓거나 아주 익숙한 것을 새롭게 해석해 내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 '익숙함'과 '새로움'을 분리하거나 재조합하는 방법이 알고 싶다.

혼자 이렇게 저렇게 생각해 본 것에 지나지 않지만 정말 흥행하는 드라마나 영화의 속내가 궁금하다.

2007년 9월 3일 월요일

"심슨 더 무비" 그리고 할 말 없는 한국 애니메이션

우석훈 박사 블로그에 갔다가 혼자 두고 읽기 아까운-특히 애니메이션 종사자들에게는 더욱 더- 글을 접하게 되었다. 특히 아래 부분에 한국의 대표적?인 애니메이션 세 편에 대한 짧은 소회나 애니메이션 만들기에 대해 반성하라고 지적하는 글이 있는데 100% 동감한다. 애니메이션이 자신의 생각과 삶의 자세를 반영하는 문화예술이라고 한다면 한국의 수 많은 애니메이션 중에는 딱히 가슴에 묻어두고 볼 만한 작품이 없음이 안타깝기만 하다. '운동'을 하는 도구로서 뿐만이 아닌 '삶'을 담아내고 '이야기'를 풀어내는데 있어 그 어떤 매체보다도 자유로워야 할 애니메이션이 유독 한국에서만은 사회의 향기로운 냄새나  똥 냄새도 풍겨내지 못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음이 정말 안타깝다. 그건 결국 만드는 사람의 철학, 사상이 부재하다고 밖엔 생각할 수 없는데 그럼에도 아티스트, 작가라는 꼬리표가 달리는 걸 보면 참..;;;

그럼, 나는 그런 작업들 해왔는가?라고 반문한다면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은 없지만 최소한 그렇게 타락?하지 않으려고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는 민망한 자기고백으로 반성하는 것으로 대답할 수 밖에. 더 나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한다면 믿는 사람이 있을까?.... 있겠지...?

한국 애니메이션이 가지고 있는 답답함을 풀어내기 위해 우석훈 박사의 글로 화두를 품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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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가을이 소리도 없이 성큼 코 앞에 섰다. 한 여름 무더위에 흐느적 녹아내리던 마음이 주춤하며 긴장하는 듯 하다. 삶이 보다 풍요로워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기 전에 내 삶이 좀 더 뜨거워지고 세 치 앞 정도는 내다볼 수 있었으면 했다. 모든 감성이 소름처럼 일어서지만 마음은 한 없이 깊어지는 그런 날들이 많아질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가을을 향해 악수를 청했다. 사뭇 비장하게. 그리고 가슴은 열어 두었다. 한동안 불어가지 못한 바람이 구석구석 휘감고 가길 바라면서.

왜 같이 살까? - 스캔들

가끔 우연히 채널을 돌리다 짤막하게 보게 되는 tvN의 스캔들이란 프로그램이 있다. 처음 봤을 때는 한국에서도 저렇게 리얼한 방송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상태가 되었나 보다 했는데 알고보니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만든 재연 프로그램이더라. 재연배우들 연기에 물이 올랐다.-_-;

대부분이 남자건 여자건 불륜을 저지르게 되어 가정파탄이 나는 에피소드로 꾸며져 있는데 오늘도 역시 한 가정이 파탄나는 이야기가 방송되고 있었다. 하루에도 수십쌍이 이혼을 한다니 이 프로그램은 소재 고갈로 인해 프로그램이 중단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장수할 프로그램일지도.-_-;

그건 그렇고 사실을 기반해서 이야기를 짜내는 것이니 현실에서도 저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텐데 문득 저런 상황까지 다다른 부부에게 도대체 어떤 미련이 남아서 절대로 이혼을 못하겠다는 이야기가 나오게 되는 것일까 싶다. 아이를 위해서? 사회의 눈초리가 따가워서? 만약 서로 불륜을 저지르고도 헤어지지 않고 살아간다면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일까. 왜 같이 살까. 함께 산다는 건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이고 함께 삶을 공유한다는 건 어떤 노력을 해야 가능해지는 것일까. 자신은 로맨스고 남은 불륜이라는 생각 때문에 자기 합리화가 되어서 살 수 있는 것일까. 무촌인 사람 둘이 만나 하나의 소공동체를 이루고 평생을 기약하며 살아간다는 결혼생활. 사실 그만큼 드라마틱한 일이 어디있을까 마는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말이 안되지만 말이 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부모님 세대에는 살아온 인생이 억울해서, 자식들을 위해서 이혼도 못하고 꾹꾹 참아내며 살아왔다고 하지만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고 한다. 고3을 둔 어머니는 참고 또 참다가 자녀가 대학입학을 함과 동시에 이혼을 하는 등 자녀에 대한 눈치도 최소한의 경우까지만을 염두에 두고 자신들의 뜻대로 갈라서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라. 그래, 어차피 몸도 마음도 다 떠난 사람과 같이 사는 게 진정 산다고 할 수 있겠나. 그런 상황이 되지 않기 위해 노력도 하고 배려도 하고 살아야겠지만 최후의 수단은 참고 견디며 삶을 소진하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분리수속을 밟아내는 것이다. 그게 더 현명한 일일 것이다. 외국의 동화책 중에는 부모의 이혼을 돕는 어린 자녀들의 이야기를 다룬 것도 있다고 하더라. 합리적 가치관으로 보면 오히려 서로가 행복해질 수 있는 수순을 밟고 교육도 미리미리 시켜주는 게 좋겠다. 여진히 감성적 가치관이 지배하고 있는 곳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일 수도 있겠지만.

주절대다가 문득 '산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본다.


무엇 때문에 함께 살고 무엇 때문에 헤어짐의 수속을 밟아야 하는지 인간사 세상만사 아직도 풀리지 않는 수수께기로 가득하지만 사실 그보다 더 시급한 건 '나'라는 존재다.

2007년 9월 2일 일요일

Bon Jovi - Thank you for loving me

창을 모두 열고 서늘한 초가을 바람을 안으로 받아들이고 있을 때 라디오에서 노래가 흘러나왔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가슴이 아리고 콧잔등이 시큰해졌다. 주책일지 몰라도 참 오랜만에 온 몸에 풋내나는 감성이 가득 들어찼다.

 

 

It's hard for me to say the things I want to say sometimes
때때로 너무 하고 싶은 말인데도 해주기가 힘든 말들이 있어요

 

There's no one here but you and me And that broken old street light
이 곳엔 당신과 나뿐, 방해꾼들도 없고 깨지고 오래된 가로등밖엔 없으니

 

Lock the doors We'll leave the world outside
자 문을 닫아요 저 밖의 세상은 제멋대로 돌아가게 놔두어요

 

All I've got to give to you Are these five words when I
내가 그대에게 주어야만 할 것은 그저 이 다섯 마디랍니다

 

Thank you for loving me
사랑해줘서 너무 고마워요

 

For being my eyes When I couldn't see
내가 볼 수 없을 때 나의 두 눈이 되어주어서

 

For parting my lips When I couldn't breathe
숨쉬지 못할 때는 내 입술을 떼어 주어서

 

Thank you for loving me
사랑해줘서 고마워요

 

I never knew I had a dream Until that dream was you
내가 꿈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어요 그 꿈이 당신이 되기 전까지는

 

When I look into your eyes The sky's a different blue
그대의 눈을 들여다 볼 때면 하늘의 푸른색마저 다르게 빛나네요

 

Cross my heart I wear no disguise
자 내 마음을 펼쳐 보여 드릴게요 그 어떤 가식도 없답니다

 

If I tried, you'd make believe That you believed my lies
설사 내가 거짓말들을 하려 했다고 해도, 당신은 아마 내 거짓말들을 믿는 체 하려고 했겠지요

 

Thank you for loving me
사랑해줘서 너무 고마워요

 

For being my eyes When I couldn't see
내가 볼 수 없을 때 나의 두 눈이 되어주어서

 

For parting my lips When I couldn't breathe
숨쉬지 못할 때는 내 입술을 떼어 주어서

 

Thank you for loving me
사랑해줘서 고마워요

 

You pick me up when I fall down
내가 힘들어 쓰러질 때면 당신이 날 일으켜주고

 

You ring the bell before they count me out
사람들이 날 따돌리기 전에 미리 경고도 해 주었지요

 

If I was drowning you would part the sea
내가 물에 빠져 익사하고 있었다면, 그대는 바다라도 갈라주었을 거예요

 

And risk your own life to rescue me
그리고 나를 구하기 위해서 자신의 목숨을 위험에 빠뜨렸겠지요

 

Lock the doors We'll leave the world outside
자 문을 닫아요 저 밖의 세상은 제 멋대로 돌아가게 놔두고

 

All I've got to give to you Are these five words when I
내가 그대에게 주어야만 할 것은 그저 이 다섯 마디랍니다

 

Thank you for loving me
사랑해줘서 너무 고마워요

 

For being my eyes When I couldn't see
내가 볼 수 없을 때 나의 두 눈이 되어주어서

 

For parting my lips When I couldn't breathe
숨쉬지 못할 때는 내 입술을 떼어 주어서

 

Thank you for loving me
사랑해줘서 고마워요

 

When I couldn't fly
내가 날 수 없었을 때는

 

Oh, you gave me wings
내게 날개를 주었지요

 

You parted my lips When I couldn't breathe
숨을 쉴 수 없어 헐떡일 땐 내 두 입술을 떼어 주었구요

 

Thank you for loving me
사랑해줘서 정말로 고마워요.

2007년 9월 1일 토요일

꾸준함

  • 그림은 너무 어렵다. 잘 그리고 싶다는, 잘 그릴 수 있다는 마음과 달리 손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게으른 머리는 자꾸 펜과 종이로부터 몸을 분리하려고만 한다. 오후 3시 24분
  • 가장 힘든 건 "꾸준함"인 듯. 볼 것도 많고 즐길 것도 많은 흥미로운 세상에서 한 가지만 오롯이 끈기있게 해나간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일가(一家)를 이룬 사람들이 나오고 있는 걸 보면 "꾸준함"은 절대적으로 내게만 부족한 개념일 뿐이다. 오후 5시 38분

이 글은 jumpkarma님의 미투데이 2007년 8월 31일 내용입니다.

2007년 8월 31일 금요일

돼지의 왕

  • "돼지의 왕" 건으로 미팅, 2주 후면 YES or NO가 결정되겠지. 어떤 결정이든 상관없다. 성심성의껏 진행하고 준비하면 되는 일. 또다른 돌파구를 위한 모색과 그에 따른 노력도 필요하겠지만... 오후 12시 46분

이 글은 jumpkarma님의 미투데이 2007년 8월 30일 내용입니다.

2007년 8월 30일 목요일

전두환이 인질로?

  • 그래 맞다. 왜 고속도로 통행료는 카드결제가 안되는 걸까. 현금으로만 결재하게 한다는 건 분명 뭔가 있다는 건데. 버는 돈도 엄청나구만. 오전 10시 56분
  • 이마트 좌불안석인가보다.소득이 적은 사람들에게는 저런 할인행사가 꽤 유혹적이긴 하지만 이랜드 기업이 한 행태를 생각하면 할인행사 역시 납품업체 숨통을 조이며 어려운 시기를 넘어가려고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오전 11시 3분
  • 개념없이 구는 사람에게 똑같이 개념없이 대하는 것 졸렬한 짓이겠지만 알량한 직위로 사람을 차별하는 짓 따위를 하는 사람은 정말 괴롭다. 오후 2시 54분
  • 아무런 규칙(Rule)도 없는 집단은 그저 볼품없는 자존심을 지키는 것 만이 규칙이라 믿는 경향이 많다. 생각하지 않는 집단은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기 마련이다. 오후 2시 56분
  • 전두환이 인질대신 아프간으로 가려했다는 기사를 보고 실소가 터져나오면서도 석방된 사람들에겐 미안하지만 혹시 재협상하면 안될까 하는 마음도 생기고 기사 내용대로 이루어지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 사뭇 경건해진다. 오후 3시 11분

이 글은 jumpkarma님의 미투데이 2007년 8월 29일 내용입니다.

2007년 8월 29일 수요일

온난화, 문국현, 인질석방

  • 믿거나 말거나 지구가 뜨거워지는 데는 이유가 있다. 그 뜨거워짐에 나도 한 몫 하고 있었던 셈이다. 오전 11시 4분
  • 봄도 아니면서 왜 춘곤증? 왜 이렇게 졸리는겨... 오후 4시 59분
  • 문국현일까? 아닐까? 끌려다녀야 하는 선택권과 투표권이 싫증난 이들의 찾아낸 새로운 대안인가? 아니면 정말 대안인가. 오후 6시 3분
  • 탈레반에 납치되었던 인질 모두가 석방된다는 보도. 무척 기쁜 일이다. 그들의 가족, 인연들 이제 한시름 놓게 되었다. 한국에 도착하기 전까지 모두 건강하고 안전할 수 있길. 오후 9시 8분
  • 인질들 모두 안전하게 한국에 도착해 건강을 되찾고 난 후 반성과 성찰을 통해 성숙해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길. 오후 9시 11분

이 글은 jumpkarma님의 미투데이 2007년 8월 28일 내용입니다.

2007년 8월 28일 화요일

변명.

사실 변명을 하자면 요 며칠 미투데이로 포스팅이 채워지고 있다. 글을 길게 적기에, 생각을 정리하기에 시간이 마뜩치 않아 작업 중 틈틈히 한 두줄 적었던 것으로 포스팅을 채우고 있다. 미투데이가 만약 티스토리로 글배달을 해주지 않았다면 그리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혹여나 내 블로그를 찾아오는 벗들에게 텅 빈 공간을 보여주기 싫어 미투데이를 활용하고 있는 중이다. 어차피 한 줄의 기록이라도 벗들이 보기에 그리고 내가 나중에 다시 보기에도 분명 한 점의 의미는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다보니 중국어 블로그는 늘 포스팅도 안하고 방치해 두기 일쑤였는데 플레이톡은 중국어를 지원하기에 요즘은 중국어 블로그 포스팅 대신 플레이톡으로 소식을 적어가고 있다. 중국어로 작성되는 포스팅은 신변잡기적인 내용이 대부분이었고 내용도 길지 않았던 터라 플레이톡이 오히려 더 나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내용은 블로그 오른쪽에 CHINESE PLAYTALK으로 포워딩을 해서 보여주고 있다.

사실 쓰고 싶은 내용들이 좀 있는데 요즘 일이 좀 밀려있는 느낌(순전히 느낌, 금방 처리하면 될 일들인데...)이 있어서 정리가 잘 되지 않더라. 조금 더 지켜보자. 지금의 상황들.

개강, 도전

  • 오늘부터 개강, 디지털 기법II, 이번 학기는 어떤 내용을 어떻게 요리해서 알곡있는 시간으로 만들 것인가. 가장 큰 화두. 단지 기계적이고 단순한 기술습득이 아닌 애니메이션에 대한 흥미를 느끼고 자신의 재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도록 연마 또 연마. 오후 5시 36분
  • 이번 주 목요일 새로운 도전을 위한 미팅 계획이 잡혔다. 성사된다면야 여러사람 좋을 기분좋은 프로젝트. 걱정도 기대도 잠시 접어두고 해야 할 준비에 전념하도록. 오후 5시 37분
  • 잡탕하나 끓여놓고 두부지짐해서 양념 올려놓고 쿠쿠로 밥도 다 해놨는데... 사람은 아직 오지 않네. -_-; 오후 10시 5분

이 글은 jumpkarma님의 미투데이 2007년 8월 27일 내용입니다.

2007년 8월 25일 토요일

세금징수의 원칙

  • 내일 친구들 모임, 익산에 갈 예정인데 두통이 찾아왔다. 어제 잠을 잘 못 잔 탓일까. 가을이 문턱에 왔다고들 하지만 오늘 낮엔 온 몸에 땀이 흥건하도록 더웠다. 두통은 그 때문일지도 모른다. 가을 문턱의 페이크. 오후 7시 35분
  • 도대체 리모컨은 어디로 간 거지? 못찾겠다 꾀꼬리. 오후 8시 10분
  • TV운동본부에서 세금징수팀이 하는 말, "늦게나마 체납세금 납부해주셔서 뿌듯합니다" ..??? 이런 젠장할. 뿌듯이고 뭐고 고마워할 일이냐? 칼 같이 징수하고 원리원칙을 지켜야 정신나간 사람들이 사라질 것 아닌가. 사정봐주며 세금징수하는 건 어느나라 법이냐. 오후 9시 13분
  • 이런저런 이유? 때문에 티스토리 스킨을 연달아 두 번이나 교체했다. 스킨은 모두 써머즈가 만든 것. 왜 플톡이 안 붙는 거지? 오후 11시 26분
  • 잠시 후 출발할 예정인데 너무 더워 샤워라도 한 판 해야 할 참이다. 이 무더위 정말 힘겹다. 정말 힘겹다. 오후 11시 27분

이 글은 jumpkarma님의 미투데이 2007년 8월 24일 내용입니다.

2007년 8월 24일 금요일

중화항공 기장, 작업진행, 플톡, 미투데이

  • 원화 현재 스코어 93cut. 170cut 중 절반을 넘었다. 완성된 cut도 4개 정도. 특별한 일만 생기지 않는다면 비교적 순조로운 진행. 오전 11시 59분
  • 어제 저녁엔 코 안을 뜨겁게 하는 한여름의 열기 속에서 문득 청량한 가을 냄새를 맡았다. 가을이 멀지 않았다. 오후 12시 57분
  • 대만 중화항공 기장 요우젠궈(犹建国)씨에 관련한 보도를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중화항공이 사건사고가 많은 항공사라는 건 차치하고서라도 그가 보여준 프로페셔널한 침착한 대응은 "원리원칙"을 알면서도 지켜지지 않는 사회에서 단연 돋보이는 행동이었다. 오후 2시 12분
  • 이런, 아래 오타. 미투데이가 내게 있어 가장 불편한 점은 글의 수정, 삭제가 안 된다는 점이다. 한 번 뱉은 말은 주워담을 수 없다는 의미라는 건 이해하지만 문자는 기록으로 남는 것이라 어떤 오해나 이해의 충돌이 생길 수도 있다. 오후 2시 18분
  • 중국어로는 플레이톡을 쓰고 있는데 미투데이보다 편리한 건 글의 수정, 삭제가 가능하다는 점일 것이다. 사진을 올리는 공간도 따로있고 관리설정 기능이 좀 더 풍부하다. 내가 생각하는 미투데이의 가장 큰 장점은 "글배달"이다. 처음에 애를 먹긴 했지만서도... 오후 3시 21분

이 글은 jumpkarma님의 미투데이 2007년 8월 23일 내용입니다.

2007년 8월 23일 목요일

테스트

  • 계속 테스트를 해봐도 안되던 미투데이, 오늘은 될 가능성이 있다. 오후 4시 52분
  • 좋은 글을 읽으면 삶이 문득 행복해지는 걸 느낀다. 아무것도 하지 않더라도, 단지 좋은 글을 읽었다는 것만으로 무언가 의미있는 일을 한 것 같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오후 4시 54분
  • 너무 졸리면 내 육근은 내 것이 아니다. 졸음神에 이끌려 제멋대로 움직이게 마련이다. 이럴 땐 각성제를...;; 오후 6시 31분

이 글은 jumpkarma님의 미투데이 2007년 8월 22일 내용입니다.

2007년 7월 31일 화요일

국정원, 법원의 장난

'무분별 애정행각' 국정원 여직원 '복귀 불가' ?? 국정원 여직원과 함께 부적절한(?) 데이트를 즐긴 고위 간부님들은 집에서도 가장으로 대접받고 해고도 되지 않으며 사회적으로도 지탄받지 않아 좋은 건가? 국정원이 다른 공무원들보다는 신분을 숨기거나 행동이 조심스러워야 한다는 건 알겠지만 그들을 관리감독하는 국회의원들은 뭔가. 국정원 여직원에 대해 조병현 서울고법 특별6부 부장판사에 의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원고는 일반 공무원에 비해 절제된 사생활을 해야 할 국정원 공무원으로서 모든 영역에 있어 모범적인 자세와 행동을 유지하고 국민의 신뢰를 확보해야 하나 그런 기본적인 신뢰가 붕괴됐다면 더 이상 국민의 위임을 받아 공무를 수행할 적격을 상실했다고 봐야 한다"

그럼, 최연희같은 사람은 "일반 공무원에 비해 절제된 사생활을 해야 할 대한민국 국가 공무원"이 아닌가? "기본적인 신뢰가 붕괴"된지가 언젠데 아직도 "국민의 위임을 받아" 국회의원직을 수행하고 있는가.

법이 사건의 상황에 따라 해석이 분분할 수 있는 부분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 법은 상황에 따라 해석이 다른 게 아니라 "사람"과 "지위"에 따라 해석이 분분한 게 문제다. 아무리 만인은 법 앞에 평등하다고 외친들 무엇하겠나. 만들고 집행하는 사람들이 제 멋대로 휘두르는 법은 이미 법이 아니다. 일반인들에 대한, 아니 인간에 대해 국가가 휘두르는 눈 먼 주먹, 폭력에 다름 아니다.

게다가 국정원도 마찬가지다. 여직원과 함께 데이트를 즐긴 이들은 2,3급 공무원이다. 그들의 "끕수"가 다른 직원들에겐 권력으로 작용될 게 분명한데도 하급 공무원과 데이트를 즐기고 그 모든 문책은 하급 직원에게 떠넘기는 꼴이 아닌가. A씨가 한 행위는 "애정행각"이고 나머지 2,3급 간부들이 한 행위는 로맨스며 어쩔 수 없이 한 행위였단 말인가. 그 고위 간부들은 모두 독신이고 정신수양을 하는 도인들이란 말인가. 정직 1개월, 감봉 2개월의 징계만 내리면 전부 해결된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2,3급과 5급의 차이가 과연 간단한 징계와 해임의 차이로 벌어질 정도인가. 상황이 이러니 일반인들과 국정원 직원, 그리고 국가 공무원들의 차이는 어느 정도인지 짐작도 되지 않는다. 그들에게 그들 자신은 "국가의 녹을 먹으며 국가 대사를 수행"하는 상전이고 일반인들은 그들의 부름에 옴짝달싹 할 수 없는 종처럼 인식된 건 아닌지.

내부감찰을 통해 사실을 추적한 국정원 직원들이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냄새'가 다르다. 초점을 어디에 맞추느냐에 따라 세상의 질서는 또 이렇게 "그들만의 리그"에서 정해놓은 규칙대로 아웃과 세이프가 결정된다. 심판은 있으나 마나한 그들만의 리그에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