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2월 31일 월요일

2007년을 보내며, 2008년 새해 복 많이 짓고 받으세요.

옆에서 보세요

이유야 어쨌든 남보다 위에 서는 게
당당하고 떳떳하다고 늘 교육 받아 온 우리입니다.

그래서 미안합니다.
늘 당신을 밟고 당신보다 위에 서기 위해
옆도 보지 않은 채 마음도 닫고 달려왔네요.

그러다 문득 제 영혼의 샘이 메마른 듯 해
가만히 정좌하고 단전을 중심했지요.
아- 굶주린 맹수처럼 희번득이는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려 했던 지난 날의 제가 보입니다.

젖은 눈 들어 옆 동지를 찾아봅니다.
제 옆에 밝은 빛으로 마음 열고 다가 온 당신이 보입니다.
이제야 보입니다.
“與人不競心常靜”
이유없이 요란했던 제 마음은
당신과의 경쟁으로 생긴
아집과 아상으로 뭉친 부끄러움었음을

이젠 서로 같은 눈높이로
서로를 위하는 수평적 관계로
옆에서 사랑스러운 눈으로
닫힌 마음을 열고 함께 사랑을 나누어 보지요.
옆에서 보는 즐거움을 나누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오래 전 어느 날, 쓰다)


2007년이 갑니다. 그리고 2008년이 옵니다. 어제가 별 날이 아니고 오늘이 별 날이 아니듯 2008년을 여는 내일도 별 날은 아닐 것입니다. 특별한 날에 마음을 맞춰 기념하기 보다는 언제든 새로운 마음으로 거듭날 수 있다면 매일매일이 특별한 날일 것입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2007년을 보내며 새해 인사를 드립니다. 2008년에는 복 많이 짓고! 받길 염원합니다. 그리고 늘 건강하고 숨 쉴 때마다 행복하시라고 마음을 전합니다.

2007년 12월 21일 금요일

끝나지 않은 허경영 신드롬? 이명박 하야설?

제목이 좀 낚시성이 다분하긴 하지만 신문을 보다보면 여기저기서 허경영에 대한 분석 혹은 그가 내세웠던 공약 등에 대해 재조명(까지는 아니더라도)을 하는 듯한 내용들을 많이 보게 된다. 이번 대선이 코미디 아닌 코미디로 진행되고 마무리되어서 그런걸까? 뭐, 이래저래 X판이니 즐거움이라도 누리고 싶은 걸까? 혹은 허경영과 그의 공약으로부터 나름의 통쾌함과 희망을 발견하고자 하는 걸까?

XTM의 <생방송-젊은토론 설전>에서 "그들은 왜 허경영에 열광했나?"라는 주제로 난상토론을 했다. 허경영 후보와의 인터뷰 동영상 및 전화 인터뷰가 있었는데 그 중에 허경영 후보의 공약들도 있었지만 허경영 후보가 "이명박 당선자가 하야할 것이다"라는 발언도 나오고 투표 때 출구조사가 인터넷에서는 자신이 38%정도가 나왔는데 어떻게 그 득표수가 그렇게 적을 수 있냐며 "투표함보전신청"을 적법한 절차로 진행하겠다고 한다. 공화당 당원들의 수만큼도 득표를 하지 못했고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표를 던졌다고 하는데도 불구하고 실제 득표는 그렇게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영적인 능력이 있어서 "선견지명"이 있다는 등의 이야기들도 나왔다. 언론에 노출이 되지 않아서 대통령에 당선되지 않았다고 하는 허경영. 이젠 원없이 방송출연을 할 것 같다. 노출빈도도 꽤 높은 편이다. 대선이 끝난 후지만... 암튼, 이젠 대한민국의 대권을 쥐기 위해서는 허경영과 같이 영적인 능력까지 들고 나와야 하거나 그보다 더한 "초능력"이 필요하게 되버린 건 아닌가 싶다.

허경영이 진국이든 허당이든 허경영은 이명박과 닮은 구석도 있다. 남들이 믿던 믿지 않던 자신의 신념을 밀어붙이면 사람들은 그에 대해 반응을 한다는 것이다. 긍정적인 반응과 부정적인 반응 모두 있겠지만 부정적인 반응도 그들의 주장과 억지에 조금씩 의심을 거두기 시작하고 부정적인 면 역시 명확한 논거들이 일관된 "주장"에 막혀 갈길을 잃는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그들을 지지하는 이유를 스스로 만들어내기 시작하고 다른 사람들과의 차별화도 만들어서 그들에게 헌사한다. 재밌고 우습지만 무섭기도 하다.

소위 이명박 특검, 무산 계획?

뉴스와 신문을 보고 듣지 않겠다는 사람들이 속출하는 가운데서도 습관처럼 TV를 켜고 자판을 두드려 인터넷을 뒤적이게 된다. 그러다 목격하게 된 여러 매체에서 보이는 징후들, 100분 토론에까지 등장한 주장들. 드디어 본격적인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소위 이명박 특검 무산 계획. 정치적 목적이었기 때문이라는 논리도 들고 나오고,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 같은 망령) 국익에 도움이 되냐는 논리 역시 나오고, 선거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겠다는 후보자들의 이야기가 있었으니 특검법도 이제 그만~ 이라는 소리다. 뭐, 예상하지 못한 움직임은 아니다만 무척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걸 보니 그들의 낯은 얼마나 두꺼울까 생각해 본다. 이명박 특검은 큰 이변이 없는 한 무산되거나 특검을 강행하더라도 다시 한 번 완벽한 무혐의 처분을 내릴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 아무리 12월 5일 발표된 BBK관련 수사에 대한 검찰의 발표를 국민의 50% 이상이 불신한다고 하더라도 이번 대선에서 50%에 가까운 국민들이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선출했는데 특검하자고 악다구니를 쓰겠나. 이명박은 이번 대선 기간 내내 하늘이 도왔다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왔다고 하는 걸 보면 정말 천우신조로 대통령에 당선된 걸까? 아니면 천우신조로 보이도록 이떤 기제가 작동했을까?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회, 이성적인 판단이 작동하지 않는 사회에서 뜨거운 가슴 부여잡고 열정적인 삶을 살 수 있다면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2007년 12월 20일 목요일

모두 끝났다...지만,

보통은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며 휴식을 취하곤 하는데 오늘은 어느 곳으로 채널을 돌려도 계속 이명박 당선자의 얼굴 뿐이다. 그의 웃음과 그 주변의 환호성들은 기분을 불쾌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내가 아주 어리숙했을 무렵(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이 되었을 때 그 다음날 천지개벽이라도 일어날 줄 알았다. 하지만 세상은 너무도 고요했고 일상에 변화는 없었다. 그렇게 10여년이 지났다. 그리고 오늘, 말도 안되는 논리와 말도 안되는 자격을 가지고 등장한 한 대선 후보가 투표한 국민의 50% 가까이 되는 지지를 받으며 덜컥 대통령직에 당선이 되어버렸다. 내일 곧 대한민국이 붕괴되고 망할 것 같은 느낌이겠지만 이명박을 원하지 않았던 개개인의 속은 타들어가고 공허한 마음은 좀 오래 후유증을 가질지언정 세상은 10여년 전 그때와 변함없이 고요할테고 일상에 큰 변화는 없을 것 같다. 조금 지나보면 조금씩 피부로, 생활로 느껴지는 변화가 있긴 하겠지만 내일 당장은 어제와 다름없이 해가 뜰 것이다.

견딜 수 없는 건 비상식적, 비정상적인 선택을 한 사람들의 환호와 그에 달라붙는 수 많은 매체, 군중들의 환한 모습을 본다는 것일테다. 한국에서 진보세력이 제대로 등장이나 한 적이 있었던가. 한국에서 이념의 대결이라고 할 만한 적이 있었던가. 그러고 보면 이 답답한 가슴은 그걸 모르고 살아왔던 자신의 무지함, 무력함으로부터 비롯된 것이거나 알고 있었음에도 별다른 몸부림없이 살았던 것에 대한 댓가일지도 모르겠다.

이젠 호흡도 좀 길게 가고 시선도 좀 더 멀리 맞추고 의연하게 가슴도 좀 펴야 병치레없이 살 수 있을테다. 이 비참한 결과를 진보세력으로서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한 이들의 탓으로 돌려도 큰 상관은 없겠지만 그보다는 스스로가 좀 더 날 선 비판과 비평의 심지를 가지고 성찰을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자꾸 자기합리화로 '쿨한 척'은 말아야지.

2007년 12월 19일 수요일

개표결과 진행 중

개표결과 진행 중인데 생각했던 것보다도 참담하다. 이 정도까지인가 싶다. 문득 이 나라가 무서워졌다. 앞으로 마음 독하게 먹고 악(惡)하게 살아야 하는 것일까. 어제 <PD수첩>에서 소개한 대학생 총학생회장 선거관련 부정부패가 이번 대선과 다를 바 없는 걸 보면 사실, 오늘의 이런 결과들은 예정된 것이고 이 또한 인재(人災)라 불릴 만 하겠다. 그 책임소재에 대해서는 모두가 각각이겠지만 마치 집단최면이라도 걸린 것 같다. 앞으로 이 땅에서 어떤 (좋지 않은) 일이 벌어져도 쉽게 탓하기 힘들 것 같다. 아니, 지금의 상황이 진실이라면 힘들어야만 한다. 개표 초기라지만 많이 참담하다.

투표는 끝났지만...

투표는 끝났고 개표방송은 아주 성황리에 진행 중이다. 온통 이명박을 외치는 함성들 뿐이지만 그들이 왜 당선이 되어야 했고 왜 선거에 이겼는지에 대해 말하는 자들의 이야기는 못 들어주겠다. 어떤 당을 지지하라고 말한 적은 딱 한 번 뿐이었다. 술먹고 꿀꿀한 기분에, 얼토당토않는 말을 하는 아이(성인) 앞에서 어떤 당을 지지하는 게 맞다고 횡설수설했다. 하지만 내 속내는 그게 아니었다. 사실, 한나라당을 찍건, 대통합민주신당을 찍건, 민주노동당을 찍건, 창조한국당을 찍건, 공화당이건, 사회당이건 자신의 의지에 따라 소신있게 행동하고 지지하면 그것으로 좋다. 그것이야 말로 한 개인의 자유의지가 존중되는 사회, 다양성이 인정받을 수 있는 사회에서 볼 수 있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저런 논리를 내세우며 기권을 하거나 자신의 뜻과 소신에 반하는 선택을 하고서 어쩔 수 없었다고 변명을 하는 건 별로 좋지 않다. 선거는 무조건 이기는 것만이 장땡은 아니다. 늘 5년씩만 바라보고 산다면 그것만큼 불안한 삶이 또 어디있겠나. 물론 그 5년 동안 나라가 망해버릴 수도 있고(불가능하겠지만) 세상에 대 변혁이 일어날 수도 있다. 하지만 늘 그 5년에 목을 매달고 사는 사람들 때문에 길게 오랫동안 숙고해야 할 일들도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 아닌가.

사람이 살아가다가 문득 자신의 부족한 모습이나 잘못된 모습을 발견하게 됐을 때 성숙한 사람의 경우라면 그 사실을 인정하고 현재의 모습을 다시 살피며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마음을 다시 곧추세운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경청해 자신의 단점은 장점으로 바꾸려고 하거나 단점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장점은 장점대로 계속 발전시키려고 한다. 그렇게 하지 못하면 당연히 정신과 마음, 이성이 온전해지지 못할 것이다. 기인(奇人)의 경우를 예로 드는 게 아니라 그냥 평범하게 상식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예로 든 것이다.

일단 오늘은 이 나라의 꼬락서니를 제대로 볼 날이 될테니 속은 쓰려도 별다른 뾰족한 수가 없다.

2007년 12월 18일 화요일

....이 될 수 없는 이유 중에 하나는...

제17대 대통령선거가 정책대결이 될 수 없는 이유 중에 하나는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국민들 중에 적지 않는 수가 자극적, 선정적 선동에 쉽게 휘말리기 때문이다. 한 번 휘말린 후에는 뒤를 돌아보며 성찰을 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그런 국민을 상대로 대국민사기행각을 벌이는 일은 참 쉽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아서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일들을 벌여 국민들의 주머니를 털거나 정신을 털어가는 일은 빈번하게 발생한다. 그렇게 당하고 나서 정신을 차린 다음엔 성찰을 하며 그런 상황을 개선하거나 그런 일을 벌인 자들을 엄단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합리화에 급급하고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사기행각에 전문가 행세를 하며 그 대열에 동참한다. 적어도 그렇게 살아내지 못하거나 살아내는 척도 못하는 사람은 사회의 낙오자가 되고 바보병신이 된다. 세상에서 자기 논리와 판단이 가장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여럿이 모여 사는 이 나라에서는 평범하게 산다는 게 가장 어려운 일이라는 걸 쉽게 배울 수 있다.



오른쪽 날개는 지쳤다. 왼쪽 날개를 펴야 할 때.

이번 대선에서 이명박에 쏠림현상이 일어나는 이유에 대해 여러 글들을 읽으면서 곰곰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된 걸까. 무엇이 이 '참담한 현실'을 당연하게 만들었을까. 이명박 vs 반 이명박으로만 봐도 아무런 문제는 없는 것일까. 그게 이번 대선의 화두인가? 난, 아니라고 생각한다. 예전부터 진보와 보수의 대결, 좌파와 우파의 대결이라고 하면서 지내왔던 세월들이 사실 진보와 보수의 대결이 아니었고 좌파와 우파의 대결이 아니었음이 밝혀지면서 현재와 같은 "극우와 우파의 대결"로 흘러온 게 아닌가 싶다.

한국에 좌파가 없다는 사실은 꽤 긴 시간을 통해 차츰 알게 되었다.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는 말이 과거에만 쓰였을 법한, 냉전의 시대에만 통용되었을 법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은 지금의 한국을 보면 충분히 알 수 있다. 지금의 한국은 너무나 오른쪽으로 기울어졌고 보다 더 오른쪽에 있는 세력들은 너무나 지쳐서 자신들이 어떤 기능을 해야 하는지도 잊은 채 애꿎은 같은 색을 가진 대상을 향해 '용공좌익세력'이라 규명하며 입에 거품을 물고 있는 꼴이다. 이 때 많은 사람들이 개혁이란 이름을 마치 진보나 좌파의 이름과 같은 위치에 올려놓음으로써 이 땅의 인민들이 양질의 민주주의 아래, 급진적 좌파세력과 중도보수 세력으로 나뉘어 싸우고 있는 것처럼 착각하게 만들었다.

개혁은 우파나 좌파나 모두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마치 보수는 개혁도 못하고 사회의 발전을 저해하는 세력으로만 보게 되는 건 문제가 있다. 그건 '수구꼴통'들이라 불리는 자들만 그리 할 것이다. 아니, 그들조차도 개혁은 할 것이다. 모든 통치자들은 개혁을 했다. 그것이 역사의 심판 아래 인민을 위한 개혁인지 기득권을 위한 개혁인지, 또는 자신의 민족만을 위한 개혁인지, 인류의 평화에 기여할 만한 개혁인지가 판가름 나면서 '죽일 놈'도 되고 '존경받는 분'으로도 되는 것이다. 이게 과연 좌와 우, 진보와 보수의 구분기준이 될 수 있는 것일까. 한국에서 개혁을 입에 달고 사는 수 많은 사람들은 과연 좌파인가? 아니면 좌파는 빨갱이와 같은 것으로 위험하고 불경한 세력이라고만 생각하고 있는 걸까? 개혁과 진보가 같은 탈을 쓰면서 많은 사람들이 개혁을 부르짖는 이들을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게 되었고 개혁에 반대하며 민심을 따르겠다고 감언이설을 흘리는 자들에겐 관대해지게 되었다. 정당지, 기관지와 같은 삼류 중앙일간지 등의 여론에 호도되었고 사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게 되었다.

한국은 진보와 좌파 성향의 정당, 혹은 단체, 혹은 국민들이 너무 부족한 건 아닌가 싶다. 가령, 이번 대통령선거에 임하는 국민들의 태도는 그걸 확실히 보여준다. 일단 40% 정도의 이명박 지지자들은 열외로 하고 나머지 60%의 대부분은 반 이명박이거나 여전히 신자유주의를 주창하며 진보, 좌파의 탈을 쓰고 있는 보수당(신당)을 지지하고 있는 셈인데 반 이명박이라고 해서 좌파는 아닐 것이다. 한국에서 그나마 좌파의 색깔을 내고 있는 정당은 민주노동당(사회당도 있다) 밖에는 없는데 많은 이들이 이들을 심정적으로는 지지한다고 하면서도 절대로 그들에게 표를 던져주는 법은 없다. 이건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될 놈을 밀어주자? 내가 주는 표를 먹은 사람이 당선이 되면 기쁘기 때문에? 마음으로는, 머리로는 좌파나 진보가 좋은 것이라고 알고 있거나 혹은 왠지 보수라고 하면 나빠보이고 진보라고 하면 '쿨~'해서 심정적으로는 지지하고 있지만 자신의 현실기반과 미래가치를 따져보면서는 민주노동당은 '현실감각이 떨어지는 집단'이고 '해도 안되는 정당'이기 때문에 문국현이나 정동영 쪽을 지지하는 게 아닌가 싶다.(나도 문국현의 장점, 좋은 모습은 좋다) 이건 아주 묘한 오류를 가지고 있는 논리라고 생각되는데 최소한 인간 삶을 풍요롭게 해줄 수 있는 복지가 필요하다고 느끼거나 집 한 칸 장만하고 싶거나 제대로 된 노동환경에서 일하고 싶거나 최저생활이 보장되는 시스템을 원하거나 사교육보다 공교육의 혜택이 좋아지길 바라는 등등의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민노당을 지지해야 하지 않나?한 번도 써본 적 없는 왼쪽 날개가 완전히 기능을 상실하기 전에 왼쪽 날개를 펼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나. 누가 대통령이 되건 어떤 정당이 세력을 잡건 늘 터지는 사건은 그 밥에 그 나물이고 경제는 늘 오르락 내리기 마련이니 이젠 인민들 살기 좋은 세상, 진정으로 인민들을 위한 시스템 만들어보라고 왼쪽에 있는 당, 사람에게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계속 한 놈만 이뻐해줘서라도 좌,우의 균형을 맞추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한 10년 지나고 나면 '살림살이 좀 나아지지 않을까?' (정말 궁금해서 그러는데 진보를 외치면서도, 유럽의 사민주의를 동경하면서도 민노당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민노당이 위하는 서민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자신의 사회적 위치가 낮아지는 것 같아서 싫어하는 것일까? 아니면 민노당은 노동자를 위하는 당이니 자신은 그런 노동자와는 격이 다르다고 생각해서 싫어하는 것일까?)

전부는 아니지만 '국가와 개인을 동일시'만 시켜주면 그 어떤 고난과 역경도 인내하고 살아갈 사람들이 바로 대한민국 국민들인 것 같다. 자신이 직접 혜택을 보지 않더라도 국가경제가 좋아져 GDP가 올라간다고 하면, 외화를 많이 벌어들일 수 있다고 한다면 반대에 서있는 어떤 세력도 발언을 하지 못하게 하고 좌파, 진보는 한겨울에 반팔을 입는 것과 같이 쓸모없는 것으로 생각해버리고 마는 듯 하다. 그런데 그렇게 해서 지난 (빌어먹을) 군사정권의 전씨와 노씨도 숨 붙어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고 삼성도 이 나라 국민들의 주머니를 털어 세계시장에서 우쭐대고 있고 수 많은 기업들이 앓는 소리를 하며 가격 담합을 통해 국민들의 주머니를 털고 있으며 거짓말을 하던 의혹이 있던 국가가 위기라는 말로, 경제를 살리겠다는 말로 국민들에게 표를 얻어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되려고들 하고 있다. 이런 흐름이 지속된다면, 돈(자본, 경제)의 논리로, 국가와 개인의 동일시 논리는 더욱 공고해질 것이고 악순환의 고리는 쉽게 끊어지지 않을 것 같다.

(대통령)선거에서 찍을 놈 없어서 기권하겠다는 사람들... 그들의 삶은 꽤 먹고 살만하고, 이 땅에서 사는 게 행복하기 때문일 것이다. 가끔 진보나 좌파가 문제라며 끌끌 혀를 차면서...


2007년 12월 15일 토요일

책자형 선거공보 자료 안 후보자 전과기록

제17대 대통령 선거 책자형 선거공보 자료가 도착한지 조금 지나 다시 투표안내문과 전단형 선거공보 자료가 또 도착했다. 처음 책자형 선거공보 자료가 도착했을 때 별로 챙겨보고 싶지 않아 한 켠으로 밀어두었는데 오늘 책자들을 뒤적여보게 되었다. 각 후보들의 성격과 정책, 정당의 색깔들이 잘 드러나는 책자와 전단들이었다. 정치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그리고 디자인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각 후보들이 어떤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어떤 감성으로 유권자에게 다가서려고 하는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뭐, 개인적으로 지지하는 당과 후보의 칼라와 디자인들이 조금 약해서 아쉬운 점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더 대단한 전문가집단들이 고민했었을 테고 또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을 상황적인 한계가 있었을 거라 짐작(만) 했다.

암튼, 아쉽게 느껴진 건 이 자료들이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발송된 것이라는 걸 감안할 때 맨 첫 페이지 후보자 정보공개자료에 대한 양식을 통일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각 후보자들의 책자 및 전단의 디자인 컨셉에 맞게 폰트 및 표 양식을 알아서 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후보자 정보공개 자료라는 것은 유권자에게 보다 더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야 하는 공정성을 띄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첫 페이지의 디자인 포맷은 일괄적으로 통일시켜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후보들의 정보 공개자료를 보다 보니 눈에 띄는 사항이 있는데 후보자 전과기록과 소명서 란이다. 이 중 전과기록에는 이명박 후보를 제외하고 모두 해당(사항)없음이라고 써 있다. 이명박 후보는 처음에 해당사항 없음으로 기록되었다가 나중에 별지(스티커)를 붙인 형태로 되어있는데 거기엔 이렇게 써있다.

소요죄 징역2년 집행유예3년 (1967.4.4 제2심 확정)
|소명서| 고려대학교 재학 중 6.3민주화운동 주도로 형을 받고 복역하였음

6.3 민주화운동이라.. 이건 처음 듣는 이야긴데? 그건 그렇고 세간에 떠돌던 전과 17범이니 16범이니 하는 이야기들 때문에 전과기록 란이 부족해서 모두 기재할 수 없을 줄 알았더니 확정된 범죄사실이 없었던 모양이다. 전과라 함은 전에 형벌의 선고를 받아 그 재판이 확정된 사실이라고 하는데 이명박 후보는 해당사실이 6.3 민주화운동 때의 소요죄 밖엔 없나보다. 뭐, 어쨌든 의혹과 범죄'사실'은 엄격히 구분해야 마땅하긴 하지만 요즘의 분위기로 보면 어떤 범죄사실이 드러난다고 한들 사람들이 믿지도 않을 것 같고 관심도 두지 않을 것 같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인터넷이 100% 정답은 아닐지라도) 이명박 후보는 구속, 기소, 불구속, 구형, 항소 등 항목이 무척 많은데 이런 것도 형이 확정된 게 없으면 아주 "깨끗한 사람"이 되는 것이고 "대통령 후보자격"이 충분해지는 건지는 모르겠다. 정치판은 더러우니 뭐, 그럴 수도 있겠지...라고 생각하기엔, 그래도 탐탁치는 않다.


■ 이명박 전과기록 누락 고발이 왜 재미있는거냐면 말이지...

2007년 12월 14일 금요일

끝내주는 군소후보 간 토론

퇴근 길 라디오에서 오늘 밤 군소후보 토론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다. 아이~참, 드디어 하는구나. 허경영의 울트라캡쑝킹왕짱 공약을 언제 후보 자신의 육성으로 들어보나 했는데 오늘 밤 그 기회가 주어졌으니 정말 보고 싶었다. 시간은 흘러흘러 토론회 시간. 다른 일 때문에 처음부터 지켜보진 못했지만 참주인연합 정근모, 경제공화당 허경영, 새시대참사람연합 전관, 한국사회당 금민 후보 등은 정말이지 열심히, 진지하게, 그리고 화끈?하게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솔직히 그들이 말하는 공약 중에는 주요 후보들의 공약보다도 매력적인 게 많았다. 

아이큐 430의 허경영은 계속해서 발언시간을 넘겨 그의 목소리는 마이크 너머 궁시렁 대는 사운드로 매듭을 짓곤 했지만 하고 싶은 말이 어찌나 많은지 발언시간을 늘려주거나 단독 정견발표 시간을 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게다가 당선되면 국민연금제도 만든 사람들을 다 처벌한다거나 국회의원 100명으로 확 줄여버린다거나 정당제를 폐지한다거나 등등 입만 열면 화끈한 공약들이 쏟아지니 발언시간 때문에 궁시렁 사운드로 마무리를 장식해야 하는 그가 안쓰럽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다른 후보들 역시 각자의 정치색깔을 확실히 드러내며 타협없는 정책발표들이 인상적이었다.

사실, 지금 선두다툼하고 있는 후보들 간의 정책은 민노당을 빼고는 대체로 오십보백보 아닌가? 이들 군소후보는 각자의 출신성분에 걸맞는 정치색을 선보이며 아주 단호하고 확고한 정견들을 발표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여느 세미나처럼 6명의 주요 후보자들이 발표자로 나서고 군소후보 4명이 패널로 참석해 엄청난 에너지로 질문을 쏟아붓는 것이다. 그렇게 주요 후보자들과 군소후보자들이 열띤 공방을 벌이게 되면 정책적인 면으로도 많은 비교가 될 듯 싶고 국민들의 선거관심도 상승하게 되지 않을까. 표면적으로만 다양성을 주장하는 이 나라에서 획일성을 배제하기 위해서라도 이들의 난상토론이 벌어지면 참 좋겠다. 뭐, 어차피 이번 대선 경쟁 끝까지 보는 것도 지겨운 마당에 말이다.


■ 군소후보 TV토론..이색정책 `눈길'


■ 1997년 군소후보 토론회에서 허경영...

■ 마이너리그 대선 후보들

2007년 12월 12일 수요일

태안 기름유출사고와 그럴듯한 음모론

기름유출사고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는 사태의 심각성을 알지 못했다. 그저 약간의 기름유출만이 있었던 걸로 생각하고 관심있게 보도내용을 접하지 못했다. 이제야 주의깊게 살펴보고 있는데 정말이지 엄청난 재앙이 몰려온 걸 알 수 있었다. 그런데 기사를 검색하며 읽어보던 중 기름유출이 된 선박 이름이 "허베이호"라는 걸 알게 되었다. "허베이"라면 중국 선박이겠거니 생각하고 더 검색해봤다. 역시 "허베이호"는 홍콩 선주로 되어 있더라.

이번 사태는 "허베이호" 혼자 북치고 장구치며 기름유출을 하지 않았을 테고 분명 부딪힌 배가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각 배의 선주 및 사고 원인, 배경, 보상대책 등이 보도되는 게 정상 아닌가. 그런데 이상하게 처음 검색을 시작했을 때는, 그리고 TV 뉴스를 통해 사건소식을 접했을 때는 그런 내용이 쏙 빠지고 태안의 어민들이나 자원봉사자들, 정부관계자들에 대한 이야기만 나온다. 처음 기사를 접했을 때만 해도 그림으로 된 설명에 "삼성T-5" 선박이라던가 크레인, 바지선 어쩌고 저쩌고 하는 내용들을 봤기 때문에 이번 사건도 "삼성"과 관련있는 거겠거니..생각하고 삼성 계속해서 사고만 터지네...라고 생각했던 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의 책임소재에 대해 별 말이 없었고 "예고된 인재(人災)였다"고 하면서도 심층보도가 이뤄지지 않아서 뭔가 시원한 느낌이 없었는데 여기저기 검색하며 돌아다니다가 "그럴듯한 음모론"을 읽게 되었다. 뭐, 음모론으로 떠도는 이야기가 실제로 그렇다고 밝혀진 바가 극히 드물기 때문에 쉽게 단정짓거나 무조건 믿을 수는 없겠지만 읽다보니 요즘의 한국이란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상기해보니 답답한 마음이 생기기 시작한다.

내가 음모 정도를 파헤치거나 분석할 정도는 아니고 아래 링크 걸린 글들을 읽다보면 조금은 뉘앙스가 다를 수 있을 거란 생각이다.


■ 방송뉴스엔 삼성중공업이 없다.

삼성, 잇단 대형악재로 곤혹

태안 사고로 유조선 발주받는다고?


* 기름유출사태 소식을 TV뉴스로 보고 있노라니 정말 가슴이 아프다. 그곳을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과 바다, 생태계 모든 게 일순간에 황폐해졌다. 하지만 시커멓게 변해버린 바다, 태안 일대에서 모래 한 알에 묻은 기름까지도 닦아내려는 주민들, 그들과 바다, 환경을 위해 전국에서 모여든 자원봉사자들의 땀과 노력은 분명 원래의 바다를 되찾아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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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집중" 주의 취소 결정?

손석희의 "시선집중"은 지난 11월 22일 에리카 김 인터뷰 방송분에 대해 선거방송심의위원회의 주의조치를 받았다. 한참 BBK로 인터넷 곳곳이 뜨거웠던 터라 "시선집중"의 에리카 김 방송분은 인터넷으로 찾아서 들어봤다. 손석희가 한쪽 의견만을 듣고 있는 청취자들을 향해 거듭 강조하면서 한나라당의 반박의견도 듣겠다고 말을 했었는데 한나라당은 일방적으로 인터뷰를 취소했고 100분 토론도 몇 차례 거부하고 말았다. 때마침 선거방송심의위원회는 '시선집중"에 주의조치를 내린 것이다.

선거방송심의위원회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국민들의 알 권리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분명 "시선집중"의 방송내용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도 내려진 주의조치에 당연히 어리둥절할 밖에. 당연히 "시선집중" PD와 손석희 아나운는 이에 불복하고 항의를 했다. 그로부터 오늘까지 검찰의 애매하지만 단호하고 확고한 수사종결 소식이 전해졌고 이명박은 활짝 웃었다. 그리고 태안 기름유출사고와 총기탈취사건이 벌어졌다. 정신없이 몇 주가 지나갔다.

오늘 선거방송심의위원회는 "시선집중"에 내려진 주의조치를 취소하겠다고 한다. 피식- 웃음이 난다. 어치피 이렇게 결론이 날 것을 "시선집중"에 주의를 주며 프로그램 진행에 살짝 태클을 걸었던 것일 게다. 과연 선거방송심의위원회는 지난 11월 22일 방송분을 제대로 듣고서나 징계를 내렸던 것일까? 징계를 내리지 않아도 될 일 아니었나? 아니, 징계를 내려서는 안될 일 아니었나? 지금은 당연히 BBK관련 검찰조사가 종결되었고 이명박은 면죄부를 받게 되었으니 "그딴" 주의조치는 아무 짝에도 쓸모없어진 것일테지. 그리고 MBC에서는 계속 항의를 하고 귀찮게 굴어대니 이제 필요 없어진 징계는 그냥 지나가는 개에게 던져주고 모르쇠로 일관하면 될테지.

코딱지만한 권력(권한)이라도 가지고 있는 단체들은 도대체 왜 그러나 싶다. 늘 사건 벌려놓고 수습은 나중에 대충 하는 작태들. 그러는 걸 두 눈으로 바라보면서도 따끔하게 혼을 내주지 못하는 국민들의 답답한 심정은 누가 대신해 주려나. 이번 선거는 누구를 위한 선거인지 궁금하다. 방송이 누군가에 의해 선거방송심의위원회의 한심한 작태처럼 시시콜콜 간섭을 받는다면 방송 또한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도 궁금하다. 아니, 궁금하지 않다. 심증은 있는데(물증도 꽤 되지 않나?) 물증이 없으니...허..


방송위, MBC 라디오 ‘손석희 시선집중’에 ‘주의’

선거방송심의위, KBS·MBC에 무더기 ´징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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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2월 11일 화요일

한국노총과 이명박, 그리고 민주노총

한국노총이 이명박을 지지한다? 태생부터 어용이었고 정부의 시녀였던 한국노총(구 대한노총)과 이명박의 조합은 그럴듯 해 보인다. 아마도 이런 조합을 예견한 이들도 적지 않았을 것 같다. 물론 충격을 받은 이들도 있었을 것 같고..

노동자의 탈만 쓴 한국노총, 이들로 인해 부디 사람들이 한국의 모든 노동자가 이명박을 지지한다..라고 오해하지 않았으면... 한국노총에 소속된 노동자들은 스스로가 대한민국에서 터를 잡고 땀을 보태는 노동자라면 부디 현실을 직시하면 좋겠다. 이용득 위원장은 전에 "100분 토론"에 나왔을 때도 이상한 소리를 해대더니 결국 이런 멋진(?) 일을 해내고야 말았다. 이명박이 "설사 반노동자적 인식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이명박 후보의 그런 인식을 한국노총의 정책연대를 통해 바꿀 것"(?)이라며 "자신 있다"고 했단다. 헛헛. 범을 잡으러 호랑이 굴에 들어가겠다는 논리인 것 같긴 한데 말만 번지르하지 이용득 위원장이나 그 주변인들의 진짜 속내는 무엇인지 무척 궁금해진다. 판세를 보아하니 이명박 굳히기로 갈 것 같고 굳어진 판세는 다시 뒤집어지지 않을 것 같으니 일단 권력에 손 내밀어 모양새 좀 내고 한 구역 선점하려 했던 모양이다.

한국노총은 민주노총과는 늘 반대걸음을 걸었던 것 같은데(이랜드 사태 때도 그랬다) 뭐, 이번 대선에서도 역시나!구나. 민주노총의 이석행 위원장은 민주노동당, 권영길에 올 인을 했는데 한국노총은 범을 잡겠다는 구실로 이명박에게 올 인을 했으니 정말 이번 대선은 여기저기서 풍성한 볼거리를 끊임없이 제공한다.(수 많은 볼거리 중 압권은 김종필이 한나라에 입당하고 이명박 지지를 선언한 것! 그리고 이렇게 지지유세를 한다.)

한국의 노동자라고 해서 모두가 다 노동자는 아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듯이 신분에서부터 사상, 삶의 가치까지 분명 다른 노동자들이 존재하고 있다. 암튼, 어쨌든 간에 한국노총이라고는 하지만 "노총"이란 단어를 내세우는 단체에서 이명박을 지지하겠다며 뜨거운 환호를 보내니 매체에 찍혀 날리는 활자를 보고 있는 나, 기분 참 묘하다.


그러면서 역시 "삼성이야!"를 되뇌였다. 모든 게 "돈"으로 통하는 사회. "돈"이 된다고 하면 무슨 일이든 하겠다고 달려드는 사회. "돈"없는 부모는 잘 찾아뵙지도 않는다고 하는 사회. 권력이 돈을 키우고 돈은 다시 권력을 생산하는 사회. 그게 내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다. 한국전쟁 이후에 이 땅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는 하지만 사실, 변한 게 별로 없는 것 같기도 하다.


한국노총, 이명박의 "노동관" 바꿀 수 있을까?

술렁술렁술렁 - 술렁이는 노동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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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2월 5일 수요일

눈 뜬 장님마냥...

요즘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눈 뜬 장님마냥 보고 듣고 있다 보니 세상은 분명 하나로 이루어져 있지 않음이 확실하다. 자신이 믿고 싶은 대로 세상이 움직여 가기를 바라는 건 분명 잘못된 일은 아니지만 검은 걸 하얗다 하고 하얀 걸 검다 하는 세상에선 가치관이 쉬이 변하길 마련이다. 제대로 중심잡고 서 있지 않으면 내가 내 삶을 사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삶에 장단을 맞추고 춤을 추고 있게 될 것이다. 아무리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지만 낮은 곳에 임하는 사람들의 귀와 코는 귀도 아니고 코도 아닐 뿐더러 걸어 볼 귀걸이, 코걸이도 없다. 늘 세상은 높은 곳에 임하는 자들의 뜻대로 움직여 간다.(왔다). 사실 그들도 자신이 뭔 소리를 하는지 모르고 살 게다. 지금 하고자 하는, 되고자 하는 욕망에 사로잡혀 순간을 모면하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으니.

모든 걸 위장하던, 모든 걸 편법으로 처리하던 이는 무척 깨끗하게 살아왔다고 확신에 찬 어조로 얘기하고 민주화의 투사였네 하던 이는 전장군의 치적을 홍보하던 시절이 있었어도 여전히 투사며, 모든 잘못을 책임지겠다 물러섰던 이는 한 몇 년 지나니 세월과 함께 죄값도 다 치룬 것이라 믿고 있는 세상. 잘못이란 말은 존재하되 잘못한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 세상. 꼴리는 대로 살아도 아무나 쉽게 범접하지 못한 곳에 몸과 마음을 걸어두면 법 위에서, 상식 위에서 춤을 출 수 있는 세상. 그렇게 살지 못하는 사람들이 어리석은 바보가 되는 세상. 지금 이런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장님인 양 벙어리인 양 귀머거리인 양 보고 듣고 있다. 아니, (누군가에 의해) 그렇게 보고 듣게 하고 있다.

내가 이 땅에 발을 딛고 선 후 부터 지금까지 별반 다를 게 없는 이 세상은 점점 공고해져 간다.

부는 바람만으로

부는 바람만으로

매일 밤새워 무에 그리 서러워 우는
내 영혼을 부는 바람으로 달랠수 있다면

동앗줄로 묶어두어 몸부림치지 못하게
숨통을 죄어 잠시 지친 내 영혼을

새벽 닭 울기 전에
밤바람으로 달래어 보내준다 해도
매일 서러워 우는 이유를...

속세의 내 육신은
숨소리 미약해져 갈 즈음
그 까닭을 알아
내 영원한 영혼을
바람으로 달래어 보리오.



- 20년 전(1987년)의 흔적을 찾아냈다.

2007년 12월 4일 화요일

亂心

亂心

노란 개나리가 슬퍼 보였던 게
눈부신 햇살 때문이라고
투덜거리던 내가
눈매가 촉촉해진 건
- 그저 가슴이 아프더라고... -

향은 쉼 없이 새로 태워지고
찌개도 계속 끓고 있는데
시끄러운 인간들이 싫다며
홀로라도 훌쩍 벗어나려고
파리한 가슴 몰래 뛰쳐 나왔는데,

젠장맞을!
하늘은 너무 맑아 슬프고
개나리는 눈이 부시게 샛노란데
새빨간 피가 배어 나오는 건
참 섬찟하더라.

후... 담배나 있었으면 하는 치욕에
아지랭이 뒤로 푸석한 미소 짓는 내가
어엿브다.

봄의 품안에
화창한 개나리 위로 무너져
한 숨 자볼까.

2007년 12월 2일 일요일

중심(中心)

중심

오늘은 어제와 내일의 중심이고
현재는 과거와 미래의 중심이며
이 생은 전생과 내생의 중심입니다.
지금을 살고 있는 당신은 삼세(三世)의 중심입니다.

지나간 과거에 매이지 않고
오지 않은 미래에 현혹되지 않는 당신은
심거래 자유하며 삼계의 대권을 쥐는 자유인,
그렇게 지금, 여기서 우주의 중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