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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0월 8일 토요일

리얼 트레일러 소각식(?)

소각식은 취소되었습니다. 리얼 트레일러는 조직위 측에 전달되었습니다. 이 글은 비슷한 일이 재발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올리는 것이고 트레일러를 만드신 감독님의 심정을 전달하기 위함입니다.




위 글은 tengulee님 블로그에서 그대로 퍼온 글입니다. 물론 허락을 받았지요.


사실 어제 부산에 내려오자 마자 이 감독님을 뵈었죠. 내려오기 전에 트레일러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를 들은 터라 이 감독님이 살짝 흥분한 상태를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였고 그 '내막'을 들었습니다.


아~ 이런 그 내막은 있을 수도 없는, 있어서도 안되는 내용이었습니다. 영화제를 10년이나 운영해오면서 트레일러 필름의 체크나 문제 발생시 대응능력이 이것 밖에 안되나 하는 허탈함도 함께 느껴지더군요. 작품의 완성도는 별개 문제입니다. 작품에 대한 비판과 질책은 달게 받아야지요. 그러나 그 짧은, 하지만 영화제의 얼굴이자 첫 인상이라고 할 수 있는 트레일러에 대한 기술적 실수로 인해 생긴 문제는 잘 이해가 되지 않더군요.


결국 20초 분량의 트레일러에 사운드 필름이 21프레임나(!!!) 잘려나가튼 바람에 사운드 싱크가 하나도 맞지 않은 상태로 개막식에서 상영이 되었다고 합니다. 오늘까지 각 상영관에서는 제대로 된 트레일러를 관객들과 감독들이 보지 못하고 사운드도 엉망인 채로 상영되고 있다고 합니다. 서울에서 다시 급하게 프린트를 떠서 가져오긴 했지만 92개나 되는 상영관에서 트레일러를 교체하는 작업은 여전히 늦어지고 있고 필름 관리하는 '알바'들의 미숙함에 문제 해결은 더디 될 것 같습니다.


인디라운지에서 들은 한 감독님의 얘기를 인용하자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는 시기에 발생한 문제"일 수 있습니다. 여전히 상영관에서는 필름으로 상영을 하고 있지만 필름(아날로그)에 대한 교육은 순방향으로도 역방향으로도 전혀 교육이 되지 않고 인식이 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10년이나 진행해 온 한국 최대 영화제인 부산 영화제는 이런 문제가 발생하고도 늑장으로 대처하거나 문제해결에 아무런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도 큰 문제가 아닌가 합니다. 20초 밖에!! 되지 않는 트레일러는 영화제 조직위에 아무런 가치도 없나 봅니다.


한류에, 한국영화의 약진에 영화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의 축제는 한동안 지속될 것 같지만 이런 일들이 또 발생하게 된다면 그리고 영화에 몸 담고 있는 사람들이 여전히 고집스러운 권력이 되어간다면 미래 영화제의 성패도 알 수 없는 일이 되고 말 것 같습니다.


부산 국제 영화제에 오는 것만으로도(영화를 한 편 보지 못하더라도) 영화제의 생생한, 날 것 그대로의 느낌을 공유하게 되는 축제가 앞으로도 지속되길 바라는 마음은 비단 저 뿐만은 아니겠지요. 눈가리고 아웅하는 시대는 점점 설 자리를 잃어버리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공식 사과문이 영화제 기간에 나오게 될 것 같네요.


즐거운 축제 조금만 더 즐기다가 돌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