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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2월 4일 일요일

첫 눈, 初雪。

얼마 전 눈이 내렸다는 소식을 듣긴 했지만 직접 본 것도 아니었고 눈이라고 할 만큼 내린 것도 아니었다 하니 첫 눈이라고 말하긴 그렇겠다.


오늘, 첫 눈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눈이 내렸다. 늦은 오후엔 시력이 좋아야만 보일 수 있을 정도로 눈이 내리더니 저녁이 되어서 눈다운 눈이 내렸다. 전남 지역을 포함해 몇 곳은 폭설주의보가 내려졌다니 첫 눈 치고는 강력하다.


첫 눈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편이기 때문에 - 사실 첫 번째라고 하는 의미가 중요하게 여겨지는 까닭을 이해못하는 바 아니지만 - 특별한 감흥을 느끼진 못하고 있지만 어릴 적(?-지금보다 젊었을 때^^;)엔 첫 눈에 꽤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흥분(?)했었다. 첫 눈이 내리면 무조건 '어디어디'에서 만나자고 약속을 정해두기도 했고. 그런 내 삶의 여정 속에 꽤 인상적인 기억이 하나 있긴 하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후에 맞이한 '첫 눈'이 내리던 날의 기억.(그냥 생각만 하련다.)


눈이 사람의 심리적인 작용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모르겠지만 내 마음의 움직임이나 사람들의 반응들을 보면 참 신기하기만 하다. 언제부터 눈에 대한 반응들이 생겨났을까. 게다가 수 많은 자연 현상 중에서 눈이 갖는 의미는 보다 특별함이 담긴 듯 하다. 이런 의문(?)을 갖는 게 우습긴 하지만 암튼 그렇다.


예전보다 설레거나 감상에 젖지 않게 된 건 단순히 세월이 흐르며 감성이 무뎌진 탓이 아니다. 내 감성은 여전히 건재하게 작동을 하고 있다. 생각해보니 감상에 빠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조카들과 함께 살짝 쌓인 눈을 보는데 너무너무 즐거워하던 조카들을 보고 있노라니 말이다.


그저 이렇게 주절주절주절, 눈 때문인 것 같다. :)


중국어로 첫 눈은 초설; 初雪(Chu Xue)라고 한다. 우리 말이나 중국 말이나 똑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