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을 저지른 자는 기억에서 잊혀지고 피해자는 영원히 기억되는 현실, 합리적인가?
'누구 사건', '누구와 누구 사건'이라고 미디어에서 떠들 때 그 안에는 피해자만 존재하고 피의자 또는 피고인(범인)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 '누구'가 가령 어린 아이일 경우 그 아이의 부모와 당사자는 수 십 년이 지나도 초고속 인터넷 망이 깔린 대한민국에서는 다시 과거의 상처와 대면할 수 있는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게다가 사건 직후나 시간이 오래 흐른 후에도 정신, 심리 치료를 제대로 받을 수 없는 대한민국의 현실 또한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 대한민국의 정서와 시스템상 피해자만 이중, 삼중으로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주고 허술한 법(시스템)을 정비, 보완하기 위해 피해자를 기억하는 게 옳은가. 아님, 피의자, 피고인, 범인을 기억하는 게 좋은가. 개인적인 생각으론 피의자(피고인, 범인)을 기억하는 게 훨씬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조두순 영아 성폭행 사건'이라 말해야 한다.
그 외에도 'ㅇㅇㅇ 영아 유괴사건', 'ㅇㅇㅇ 초등생 성폭력 사건', 'ㅇㅇㅇ 아동폭력 사건' 등 'ㅇㅇㅇ' 안에 범행을 저지른 사람의 이름을 넣어야 한다. 아동 성폭력 관련자는 신분공개 및 특별 감호, 피해자에게 접근금지 등 엄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인권'을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그걸 이해못하는 바 아니지만 '한국적 상황'은 절대 다른 나라와 '똑같지 않다'. 강한 법 집행이 범죄율을 낮춘다는 보장이 없다는 등의 이야기 역시 강력한 법 집행 이후로 다시 토론하고 논의해도 늦지 않다.
특히 황당한 것은 술에 취한 게 감형의 이유가 되는 것인데 이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다. 음주는 자신의 의지로 하는 행위이다. 그런데 자신의 결정으로 한 음주 행위 이후에 벌어지는 일은 자신이 책임을 질 수 없다는 것 아닌가. 그럼, 마찬가지로 본드를 불거나 마약을 한 후에 범죄를 저지르면 본드 흡입과 마약관련 처벌만 받고 나머지는 감형이 되어야 맞는 것 아닌가. 세계 최고의 음주율을 자랑하는 대한민국에서 음주로 인한 끔찍한 범죄행위가 용인된다는 건 이 나라가 미쳤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동기-동생과 대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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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1. 조두순이 예외적으로 독방생활을 한다고 한다. 감옥에서 독방생활하는 게 예외적인 게 아니라 끔찍한 범행을 저지르고도 12년 밖에 형을 받지 않았다는 것과 음주로 인한 참작이 있었다는 게 예외적이고 놀랄만한 일이라 하겠다.
사족2. 대한민국은 '부녀자와 아동'이 살기 어려운 끔찍한 나라가 되어가고 있다. 최근 벌어지는 일련의 폭행/살인 사건을 보면 대부분 '부녀자와 아동'이다. 사회적, 신체적 약자들이 보호받지 못하고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대한민국은 얼마나 비정상적인 사회인가.
사족3. '삼성 중공업 태안 기름유출 사건', '삼성 테크윈 군납품 비리 사건', '대한제분·동아제분·CJ·한국제분·영남제분·대선제분·삼양사·삼화제분 등 밀가루 담합 사건', '농심 신라면 이물질 발견' 등 기업이나 단체가 저지른 비리, 불법 등도 'S사', 'N사' 등의 표기가 아니라 정확하게 이름을 밝혀줘야 한다.
삼성을 삼성이라 부르지 못하고 조선일보를 조선일보라 부르지 못하고 14범 전과범읕 전과범이라 부르지 못하는 현실...
답글삭제조선일보 방씨가 그 텔런트 성상납 사건 때 노골적으로 언론을 통제하는 방식은 이번 정부의 방식과 함께 너무 저질인 것 같아.
@써머즈 - 2009/10/17 18:00
답글삭제결국 장자연씨만 더 불행해졌고 사람들은 잊어버리고 세상은 다시 태평하게 돌아가는 거지. 진실을 마주할 용기가 없는 세상은 그야말로 최악의 세상이지. 저질들이 똘똘뭉쳐 '흔들리지 않게 우리 단결해'를 외치고 있는 대한민국은 과연 '국가'라고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