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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2월 18일 화요일

오른쪽 날개는 지쳤다. 왼쪽 날개를 펴야 할 때.

이번 대선에서 이명박에 쏠림현상이 일어나는 이유에 대해 여러 글들을 읽으면서 곰곰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된 걸까. 무엇이 이 '참담한 현실'을 당연하게 만들었을까. 이명박 vs 반 이명박으로만 봐도 아무런 문제는 없는 것일까. 그게 이번 대선의 화두인가? 난, 아니라고 생각한다. 예전부터 진보와 보수의 대결, 좌파와 우파의 대결이라고 하면서 지내왔던 세월들이 사실 진보와 보수의 대결이 아니었고 좌파와 우파의 대결이 아니었음이 밝혀지면서 현재와 같은 "극우와 우파의 대결"로 흘러온 게 아닌가 싶다.

한국에 좌파가 없다는 사실은 꽤 긴 시간을 통해 차츰 알게 되었다.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는 말이 과거에만 쓰였을 법한, 냉전의 시대에만 통용되었을 법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은 지금의 한국을 보면 충분히 알 수 있다. 지금의 한국은 너무나 오른쪽으로 기울어졌고 보다 더 오른쪽에 있는 세력들은 너무나 지쳐서 자신들이 어떤 기능을 해야 하는지도 잊은 채 애꿎은 같은 색을 가진 대상을 향해 '용공좌익세력'이라 규명하며 입에 거품을 물고 있는 꼴이다. 이 때 많은 사람들이 개혁이란 이름을 마치 진보나 좌파의 이름과 같은 위치에 올려놓음으로써 이 땅의 인민들이 양질의 민주주의 아래, 급진적 좌파세력과 중도보수 세력으로 나뉘어 싸우고 있는 것처럼 착각하게 만들었다.

개혁은 우파나 좌파나 모두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마치 보수는 개혁도 못하고 사회의 발전을 저해하는 세력으로만 보게 되는 건 문제가 있다. 그건 '수구꼴통'들이라 불리는 자들만 그리 할 것이다. 아니, 그들조차도 개혁은 할 것이다. 모든 통치자들은 개혁을 했다. 그것이 역사의 심판 아래 인민을 위한 개혁인지 기득권을 위한 개혁인지, 또는 자신의 민족만을 위한 개혁인지, 인류의 평화에 기여할 만한 개혁인지가 판가름 나면서 '죽일 놈'도 되고 '존경받는 분'으로도 되는 것이다. 이게 과연 좌와 우, 진보와 보수의 구분기준이 될 수 있는 것일까. 한국에서 개혁을 입에 달고 사는 수 많은 사람들은 과연 좌파인가? 아니면 좌파는 빨갱이와 같은 것으로 위험하고 불경한 세력이라고만 생각하고 있는 걸까? 개혁과 진보가 같은 탈을 쓰면서 많은 사람들이 개혁을 부르짖는 이들을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게 되었고 개혁에 반대하며 민심을 따르겠다고 감언이설을 흘리는 자들에겐 관대해지게 되었다. 정당지, 기관지와 같은 삼류 중앙일간지 등의 여론에 호도되었고 사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게 되었다.

한국은 진보와 좌파 성향의 정당, 혹은 단체, 혹은 국민들이 너무 부족한 건 아닌가 싶다. 가령, 이번 대통령선거에 임하는 국민들의 태도는 그걸 확실히 보여준다. 일단 40% 정도의 이명박 지지자들은 열외로 하고 나머지 60%의 대부분은 반 이명박이거나 여전히 신자유주의를 주창하며 진보, 좌파의 탈을 쓰고 있는 보수당(신당)을 지지하고 있는 셈인데 반 이명박이라고 해서 좌파는 아닐 것이다. 한국에서 그나마 좌파의 색깔을 내고 있는 정당은 민주노동당(사회당도 있다) 밖에는 없는데 많은 이들이 이들을 심정적으로는 지지한다고 하면서도 절대로 그들에게 표를 던져주는 법은 없다. 이건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될 놈을 밀어주자? 내가 주는 표를 먹은 사람이 당선이 되면 기쁘기 때문에? 마음으로는, 머리로는 좌파나 진보가 좋은 것이라고 알고 있거나 혹은 왠지 보수라고 하면 나빠보이고 진보라고 하면 '쿨~'해서 심정적으로는 지지하고 있지만 자신의 현실기반과 미래가치를 따져보면서는 민주노동당은 '현실감각이 떨어지는 집단'이고 '해도 안되는 정당'이기 때문에 문국현이나 정동영 쪽을 지지하는 게 아닌가 싶다.(나도 문국현의 장점, 좋은 모습은 좋다) 이건 아주 묘한 오류를 가지고 있는 논리라고 생각되는데 최소한 인간 삶을 풍요롭게 해줄 수 있는 복지가 필요하다고 느끼거나 집 한 칸 장만하고 싶거나 제대로 된 노동환경에서 일하고 싶거나 최저생활이 보장되는 시스템을 원하거나 사교육보다 공교육의 혜택이 좋아지길 바라는 등등의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민노당을 지지해야 하지 않나?한 번도 써본 적 없는 왼쪽 날개가 완전히 기능을 상실하기 전에 왼쪽 날개를 펼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나. 누가 대통령이 되건 어떤 정당이 세력을 잡건 늘 터지는 사건은 그 밥에 그 나물이고 경제는 늘 오르락 내리기 마련이니 이젠 인민들 살기 좋은 세상, 진정으로 인민들을 위한 시스템 만들어보라고 왼쪽에 있는 당, 사람에게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계속 한 놈만 이뻐해줘서라도 좌,우의 균형을 맞추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한 10년 지나고 나면 '살림살이 좀 나아지지 않을까?' (정말 궁금해서 그러는데 진보를 외치면서도, 유럽의 사민주의를 동경하면서도 민노당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민노당이 위하는 서민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자신의 사회적 위치가 낮아지는 것 같아서 싫어하는 것일까? 아니면 민노당은 노동자를 위하는 당이니 자신은 그런 노동자와는 격이 다르다고 생각해서 싫어하는 것일까?)

전부는 아니지만 '국가와 개인을 동일시'만 시켜주면 그 어떤 고난과 역경도 인내하고 살아갈 사람들이 바로 대한민국 국민들인 것 같다. 자신이 직접 혜택을 보지 않더라도 국가경제가 좋아져 GDP가 올라간다고 하면, 외화를 많이 벌어들일 수 있다고 한다면 반대에 서있는 어떤 세력도 발언을 하지 못하게 하고 좌파, 진보는 한겨울에 반팔을 입는 것과 같이 쓸모없는 것으로 생각해버리고 마는 듯 하다. 그런데 그렇게 해서 지난 (빌어먹을) 군사정권의 전씨와 노씨도 숨 붙어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고 삼성도 이 나라 국민들의 주머니를 털어 세계시장에서 우쭐대고 있고 수 많은 기업들이 앓는 소리를 하며 가격 담합을 통해 국민들의 주머니를 털고 있으며 거짓말을 하던 의혹이 있던 국가가 위기라는 말로, 경제를 살리겠다는 말로 국민들에게 표를 얻어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되려고들 하고 있다. 이런 흐름이 지속된다면, 돈(자본, 경제)의 논리로, 국가와 개인의 동일시 논리는 더욱 공고해질 것이고 악순환의 고리는 쉽게 끊어지지 않을 것 같다.

(대통령)선거에서 찍을 놈 없어서 기권하겠다는 사람들... 그들의 삶은 꽤 먹고 살만하고, 이 땅에서 사는 게 행복하기 때문일 것이다. 가끔 진보나 좌파가 문제라며 끌끌 혀를 차면서...


2007년 12월 15일 토요일

책자형 선거공보 자료 안 후보자 전과기록

제17대 대통령 선거 책자형 선거공보 자료가 도착한지 조금 지나 다시 투표안내문과 전단형 선거공보 자료가 또 도착했다. 처음 책자형 선거공보 자료가 도착했을 때 별로 챙겨보고 싶지 않아 한 켠으로 밀어두었는데 오늘 책자들을 뒤적여보게 되었다. 각 후보들의 성격과 정책, 정당의 색깔들이 잘 드러나는 책자와 전단들이었다. 정치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그리고 디자인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각 후보들이 어떤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어떤 감성으로 유권자에게 다가서려고 하는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뭐, 개인적으로 지지하는 당과 후보의 칼라와 디자인들이 조금 약해서 아쉬운 점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더 대단한 전문가집단들이 고민했었을 테고 또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을 상황적인 한계가 있었을 거라 짐작(만) 했다.

암튼, 아쉽게 느껴진 건 이 자료들이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발송된 것이라는 걸 감안할 때 맨 첫 페이지 후보자 정보공개자료에 대한 양식을 통일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각 후보자들의 책자 및 전단의 디자인 컨셉에 맞게 폰트 및 표 양식을 알아서 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후보자 정보공개 자료라는 것은 유권자에게 보다 더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야 하는 공정성을 띄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첫 페이지의 디자인 포맷은 일괄적으로 통일시켜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후보들의 정보 공개자료를 보다 보니 눈에 띄는 사항이 있는데 후보자 전과기록과 소명서 란이다. 이 중 전과기록에는 이명박 후보를 제외하고 모두 해당(사항)없음이라고 써 있다. 이명박 후보는 처음에 해당사항 없음으로 기록되었다가 나중에 별지(스티커)를 붙인 형태로 되어있는데 거기엔 이렇게 써있다.

소요죄 징역2년 집행유예3년 (1967.4.4 제2심 확정)
|소명서| 고려대학교 재학 중 6.3민주화운동 주도로 형을 받고 복역하였음

6.3 민주화운동이라.. 이건 처음 듣는 이야긴데? 그건 그렇고 세간에 떠돌던 전과 17범이니 16범이니 하는 이야기들 때문에 전과기록 란이 부족해서 모두 기재할 수 없을 줄 알았더니 확정된 범죄사실이 없었던 모양이다. 전과라 함은 전에 형벌의 선고를 받아 그 재판이 확정된 사실이라고 하는데 이명박 후보는 해당사실이 6.3 민주화운동 때의 소요죄 밖엔 없나보다. 뭐, 어쨌든 의혹과 범죄'사실'은 엄격히 구분해야 마땅하긴 하지만 요즘의 분위기로 보면 어떤 범죄사실이 드러난다고 한들 사람들이 믿지도 않을 것 같고 관심도 두지 않을 것 같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인터넷이 100% 정답은 아닐지라도) 이명박 후보는 구속, 기소, 불구속, 구형, 항소 등 항목이 무척 많은데 이런 것도 형이 확정된 게 없으면 아주 "깨끗한 사람"이 되는 것이고 "대통령 후보자격"이 충분해지는 건지는 모르겠다. 정치판은 더러우니 뭐, 그럴 수도 있겠지...라고 생각하기엔, 그래도 탐탁치는 않다.


■ 이명박 전과기록 누락 고발이 왜 재미있는거냐면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