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2월 18일 화요일

오른쪽 날개는 지쳤다. 왼쪽 날개를 펴야 할 때.

이번 대선에서 이명박에 쏠림현상이 일어나는 이유에 대해 여러 글들을 읽으면서 곰곰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된 걸까. 무엇이 이 '참담한 현실'을 당연하게 만들었을까. 이명박 vs 반 이명박으로만 봐도 아무런 문제는 없는 것일까. 그게 이번 대선의 화두인가? 난, 아니라고 생각한다. 예전부터 진보와 보수의 대결, 좌파와 우파의 대결이라고 하면서 지내왔던 세월들이 사실 진보와 보수의 대결이 아니었고 좌파와 우파의 대결이 아니었음이 밝혀지면서 현재와 같은 "극우와 우파의 대결"로 흘러온 게 아닌가 싶다.

한국에 좌파가 없다는 사실은 꽤 긴 시간을 통해 차츰 알게 되었다.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는 말이 과거에만 쓰였을 법한, 냉전의 시대에만 통용되었을 법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은 지금의 한국을 보면 충분히 알 수 있다. 지금의 한국은 너무나 오른쪽으로 기울어졌고 보다 더 오른쪽에 있는 세력들은 너무나 지쳐서 자신들이 어떤 기능을 해야 하는지도 잊은 채 애꿎은 같은 색을 가진 대상을 향해 '용공좌익세력'이라 규명하며 입에 거품을 물고 있는 꼴이다. 이 때 많은 사람들이 개혁이란 이름을 마치 진보나 좌파의 이름과 같은 위치에 올려놓음으로써 이 땅의 인민들이 양질의 민주주의 아래, 급진적 좌파세력과 중도보수 세력으로 나뉘어 싸우고 있는 것처럼 착각하게 만들었다.

개혁은 우파나 좌파나 모두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마치 보수는 개혁도 못하고 사회의 발전을 저해하는 세력으로만 보게 되는 건 문제가 있다. 그건 '수구꼴통'들이라 불리는 자들만 그리 할 것이다. 아니, 그들조차도 개혁은 할 것이다. 모든 통치자들은 개혁을 했다. 그것이 역사의 심판 아래 인민을 위한 개혁인지 기득권을 위한 개혁인지, 또는 자신의 민족만을 위한 개혁인지, 인류의 평화에 기여할 만한 개혁인지가 판가름 나면서 '죽일 놈'도 되고 '존경받는 분'으로도 되는 것이다. 이게 과연 좌와 우, 진보와 보수의 구분기준이 될 수 있는 것일까. 한국에서 개혁을 입에 달고 사는 수 많은 사람들은 과연 좌파인가? 아니면 좌파는 빨갱이와 같은 것으로 위험하고 불경한 세력이라고만 생각하고 있는 걸까? 개혁과 진보가 같은 탈을 쓰면서 많은 사람들이 개혁을 부르짖는 이들을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게 되었고 개혁에 반대하며 민심을 따르겠다고 감언이설을 흘리는 자들에겐 관대해지게 되었다. 정당지, 기관지와 같은 삼류 중앙일간지 등의 여론에 호도되었고 사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게 되었다.

한국은 진보와 좌파 성향의 정당, 혹은 단체, 혹은 국민들이 너무 부족한 건 아닌가 싶다. 가령, 이번 대통령선거에 임하는 국민들의 태도는 그걸 확실히 보여준다. 일단 40% 정도의 이명박 지지자들은 열외로 하고 나머지 60%의 대부분은 반 이명박이거나 여전히 신자유주의를 주창하며 진보, 좌파의 탈을 쓰고 있는 보수당(신당)을 지지하고 있는 셈인데 반 이명박이라고 해서 좌파는 아닐 것이다. 한국에서 그나마 좌파의 색깔을 내고 있는 정당은 민주노동당(사회당도 있다) 밖에는 없는데 많은 이들이 이들을 심정적으로는 지지한다고 하면서도 절대로 그들에게 표를 던져주는 법은 없다. 이건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될 놈을 밀어주자? 내가 주는 표를 먹은 사람이 당선이 되면 기쁘기 때문에? 마음으로는, 머리로는 좌파나 진보가 좋은 것이라고 알고 있거나 혹은 왠지 보수라고 하면 나빠보이고 진보라고 하면 '쿨~'해서 심정적으로는 지지하고 있지만 자신의 현실기반과 미래가치를 따져보면서는 민주노동당은 '현실감각이 떨어지는 집단'이고 '해도 안되는 정당'이기 때문에 문국현이나 정동영 쪽을 지지하는 게 아닌가 싶다.(나도 문국현의 장점, 좋은 모습은 좋다) 이건 아주 묘한 오류를 가지고 있는 논리라고 생각되는데 최소한 인간 삶을 풍요롭게 해줄 수 있는 복지가 필요하다고 느끼거나 집 한 칸 장만하고 싶거나 제대로 된 노동환경에서 일하고 싶거나 최저생활이 보장되는 시스템을 원하거나 사교육보다 공교육의 혜택이 좋아지길 바라는 등등의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민노당을 지지해야 하지 않나?한 번도 써본 적 없는 왼쪽 날개가 완전히 기능을 상실하기 전에 왼쪽 날개를 펼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나. 누가 대통령이 되건 어떤 정당이 세력을 잡건 늘 터지는 사건은 그 밥에 그 나물이고 경제는 늘 오르락 내리기 마련이니 이젠 인민들 살기 좋은 세상, 진정으로 인민들을 위한 시스템 만들어보라고 왼쪽에 있는 당, 사람에게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계속 한 놈만 이뻐해줘서라도 좌,우의 균형을 맞추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한 10년 지나고 나면 '살림살이 좀 나아지지 않을까?' (정말 궁금해서 그러는데 진보를 외치면서도, 유럽의 사민주의를 동경하면서도 민노당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민노당이 위하는 서민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자신의 사회적 위치가 낮아지는 것 같아서 싫어하는 것일까? 아니면 민노당은 노동자를 위하는 당이니 자신은 그런 노동자와는 격이 다르다고 생각해서 싫어하는 것일까?)

전부는 아니지만 '국가와 개인을 동일시'만 시켜주면 그 어떤 고난과 역경도 인내하고 살아갈 사람들이 바로 대한민국 국민들인 것 같다. 자신이 직접 혜택을 보지 않더라도 국가경제가 좋아져 GDP가 올라간다고 하면, 외화를 많이 벌어들일 수 있다고 한다면 반대에 서있는 어떤 세력도 발언을 하지 못하게 하고 좌파, 진보는 한겨울에 반팔을 입는 것과 같이 쓸모없는 것으로 생각해버리고 마는 듯 하다. 그런데 그렇게 해서 지난 (빌어먹을) 군사정권의 전씨와 노씨도 숨 붙어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고 삼성도 이 나라 국민들의 주머니를 털어 세계시장에서 우쭐대고 있고 수 많은 기업들이 앓는 소리를 하며 가격 담합을 통해 국민들의 주머니를 털고 있으며 거짓말을 하던 의혹이 있던 국가가 위기라는 말로, 경제를 살리겠다는 말로 국민들에게 표를 얻어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되려고들 하고 있다. 이런 흐름이 지속된다면, 돈(자본, 경제)의 논리로, 국가와 개인의 동일시 논리는 더욱 공고해질 것이고 악순환의 고리는 쉽게 끊어지지 않을 것 같다.

(대통령)선거에서 찍을 놈 없어서 기권하겠다는 사람들... 그들의 삶은 꽤 먹고 살만하고, 이 땅에서 사는 게 행복하기 때문일 것이다. 가끔 진보나 좌파가 문제라며 끌끌 혀를 차면서...


댓글 13개:

  1. ===(대통령)선거에서 찍을 놈 없어서 기권하겠다는 사람들... 그들의 삶은 꽤 먹고 살만하고, 이 땅에서 사는 게 행복하기 때문일 것이다. 가끔 진보나 좌파가 문제라며 끌끌 혀를 차면서... ===



    찍을놈 없어서 기권한 나같은 사람은 꽤 먹고살만하고 이 땅에 사는게 행복한거겠네..?

    민노당의 정책만 다르다는 당신의 생각에 동의할수 없다. 민노당에 무슨 정책이 있었나? 진보정당이면 늘 걸어야하는 '당위'혹은 전략을 정책이라고 생각하는건가? 나는 권영길이 흔들던 한반도기 밖에 생각나는게 없다.결국 그것이 늘 변하지 않던 민노당 주류의 정책 아니었나?



    민노당조차 찍지 못한 기권표 모두를 일반화 시키지 마시라. '낮은 득표율'을 기권을 선택한 유권자의 정치적 선택이라고 생각하지 못한다면 당신은 선생님 말씀이 모두 진리인줄 아는 초딩이거나 민노당 주류가 그토록 벗어나지 못하는 포퓰리즘에 흠뻑 젖은 사람이겠지....



    참 또한가지..민노당 주류가 진보나 좌파였었나..? 새로운 정보를 줘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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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people - 2007/12/20 01:10
    음, 어디서 반말을 찍찍거리는 걸 먼저 배우셨는지 모르겠지만 그렇더라도 정중하게 대답은 해드려야겠군요.



    마지막 말에 대해 불쾌하셨나 본데 기권자들의 전부를 일반화 시킨 것에 대해서는 조금 미안한 마음이 없지 않아 있네요. 다만, 제가 본 사람들 중에 기권이 마치 쿨한 행동인 양 정말 찍을 사람없어서, 자신이 고결한 양 구는 사람들을 본 터라 그리 적었네요. 글을 이어서 읽으면 이해가 될 법도 한데... 근데 당신이 꽤 먹고 살만하지 않고 행복하지도 않은 거면서도 기권표를 던지고 울분에 참을 수 없어하는 거라해도 당신에게 이런 이야기를 듣는 저도 별로 기분은 좋지 않아요. 뭐, 나라고 권영길이 이뻐서 이런 소리를 해대겠습니까? 민노당이 하는 꼬락서니가 모두 이쁘고 봐줄만해서 이런 소리를 해대겠습니까?



    낮은 득표율을 유권자의 정치적 선택이라고 생각해야 한다라... 당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진실로 부합하는 사람, 정당이 어느 세월에 등장할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기권표를 던지고서 올바른 정치적 선택이었다고 자부심을 갖는 것도 별로 보기에는 좋지 않아요. 만약 그런 정치적 선택이 좀 더 표면 위로 올라와 이명박이나 그 일당들에게 가슴 뜨끔하도록 일침이라도 가해줄 수 있다면 혹 모를까.



    민노당이 그렇게 맘에 안들면 지지를 안해도 되지만 지지를 하는 사람들도 이유가 있을 것 아닙니까? 자신이 지지하지 못하는 이유가 지지하는 사람들을 모두 포퓰러리즘으로, 초딩으로 몰아세울만한 이유가 된다고 생각하는 건가요? 당신이 만약 민노당 지지하다가 그네들 하는 꼴이 맘에 안들어 지지를 철회한 거라면 그쪽에 따끔한 말이라도 해주고 철회하던가. 난 포퓰리즘 따위는 잘 모르겠지만 자꾸 자기합리화에 빠지는 것은 싫어하는 사람이라 당신의 분노가 별로 와닿지 않네요.



    민노당 주류가 진보나 좌파가 아니었다면 미안합니다. 진보나 좌파인 당, 혹은 사람이 있다면 귀띔이라도 좀 해주고 가지 그러세요.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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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글이 평어체 이길래 별 생각없이 평어체로 코멘트를 남겼더니 '찍찍 거리는' 반말에 많이 기분 상하셨나보군요. 일단 그 부분은 꾸벅~



    물론 그 중에는 님 주위에서 봤던 '쿨'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놀러가느라 선거못한 사람도 있겠지요. 하지만 이번 아니더라도 그런 사람은 늘 있어왔습니다.

    제가 남긴 짧은 코멘트에서 선거안하고 자부심을 갖는 사람이라고 나름 규정하셨던데, 어쩌죠 저 자부심은 커녕 찍을놈 없어서 더러운 기분에 더군다나 '쿨'하지도 못하거든요ㅠㅠ



    그냥 멀리 생각하지 마시고 아무 신문이나 펴보시면 역대 최저의 선거율이 민심을 대변하는 것이라는 선거평을 보실수 있을겁니다. 님이 민노당을 미우나 고우나 찍겠다면 별 할말은 없읍니다만 여전히 선거하지 않은 나머지 50% 가까운 사람들에게 눈 흘기는 것은 또한 아름답게 보이지 않는군요. 투표하지 않은 다수만큼 이명박과 그 일당들에게 뜨끔한 일침을 가한것이 이번 선거에서 또 뭐가 있나요? 밉던 곱던 무조건 민노당 10%넘게 밀었으면 정말 뜨끔 했을거라고 말씀하실 건가요?



    문국현보다 못나온 권영길의 득표율에서 민노당의 위기를 읽고 민노당 당원표 조차도 확보하지 못한 그 이면을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진보정당 10년의 피땀은 한순간에 무너질수 있는 것이고 또 지금 그것을 눈으로 아프게 확인하고 있습니다. 정말 이땅에 왼쪽날개를 살려야 하고 진보를 생각한다면 그냥 신문에 나온 몇줄, 가장 평범한 상식속에서 민초들의 생각을 읽는것이 필요치 않을런지요. 민노당 하는 꼬락서니가 이쁘지 않고 권영길이 이쁘지 않으시면 오히려 안 찍는것이 진보를 위한 바른 선택이라는 생각은 안하십니까? 당신이 찍은 한표가 민노당을 반드시 살리는 것이라고 생각하신다면 찍지 않는 행위가 이 나라에 좌파의 씨앗을 살리는 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는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미안하지만 그래서 저는 님의 글이 여전히 어릴적 도덕시간에 배웠던 교과서 내용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쩌죠.. 귀띔 해드릴 정당이 없어서..?



    추신 :

    이거 원 가입하지 않고도 글을 남길수 있는 블로그라 마치 숨어서 돌던지는 느낌처럼 참 찝찝하군요. 개인적인 소회를 끄적이는 남의 블로그에서 쓸데없는 말을 섞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부분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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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글 고맙게 읽었습니다.

    명바기 됐다고 술마시지 말고, 이제야말로 두눈 부릅뜨고 열씨미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짧은 선거는 이제 끝났습니다. 우리 앞에는 더 긴 삶이 남아있는 것이겠지요.



    이래저래 울적하셨을텐데 글로나마 심기 어지럽힌것 같아 또한번 죄송 ㅠ ㅠ



    태극권 요결중에 이런말이 있습니다. 棉裏藏針 하라...

    백성들이 아무리 말랑말랑한 솜뭉치로 보여도 그중엔 솜뭉치속에 항상 날카롭게 벼려진 침을 숨긴이들이 있는 법입니다. 그 침 하나만큼은 늘 품고 살아야 겠습니다.^^



    어지러운 기억들은 절대 잊지말고, 다만 힘차게 새해 맞기를 기대합니다.

    자유인님의 건강한 새해 소망하겠습니다.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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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people - 2007/12/20 11:30
    뭐, 서로 이 혼탁한 세상에 답답한 마음을 풀어내느라 그랬던 것이었겠거니 생각하구요. 다시 답변 남겨주신 것에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반말'에 기분이 '많이' 상하지는 않았습니다. 저도 제 의견(주장)만이 옳다는 식으로 글을 쓴 건 아니었습니다. 당연히 이견이 있다면 경청을 해야하고 저도 부족한 부분은 배워야 하니까요.



    투표 때 기권하는 사람은 늘 있어왔다는 것 잘 압니다. 그 전의 대통령 선거가 꼭 잘 치루어진 것이라고는 말하기 어렵긴 하지만 올해 만큼 우스운 모양새로 대선이 흘러간 것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했던 걸로 압니다. 혹여 위기라면 위기일테고 중요한 시점이라면 중요한 시점이었겠지요.(다른 대선들도 마찬가지 논리가 가능하겠지만요.) 그렇기 때문에 기권을 함으로써 의사표명을 하겠다는 말씀에도 충분히 동감을 합니다. 다만, 말씀드렸듯이 그런 행위를 나름 '멋진 행동'처럼 생각하는 사람들, 그런 분위기에 휩쓸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people님처럼 확고한 의지와 뜻이 있어 선택한 취사에 잘잘못의 기준을 들이대는 것은 어리석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본문을 쓴 취지는 좌우이념으로 대결한 '척' 해왔던 지난 날, 혹은 자신이 진보를 원하는지 보수를 원하는지 애매한 상태에서 지나온 날들의 순환사슬을 끊으려면 어떤 식으로든 왼쪽에 있는 사람들을 지지하면서 보완하고 힘을 키워주는 게 앞으로도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에서였습니다. 논리가 빈약한 줄은 알지만 그런 뜻을 읽어주시면 고맙겠네요.



    최저의 선거율도 민심을 대변하는 것이지만 최고의 선거율도 민심을 대변하는 것이지요. 최고의 투표율을 보여 진보정당이 득표율이 많이 나오게 하는 것이(진보정당에 많은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하실 줄로 압니다만) 더 좋지 않나..라는 관점에서 말씀드린 겁니다.



    문국현보다 못나온 민노당, 분명 문제 있습니다. 그런데 민노당 말고 문국현을, 혹은 정동영을, 대신에 이명박을 선택한 사람들에겐 다른 문제가 없을까요? 그들을 지지한 사람들이 원하는 세상, 사회제도, 삶의 가치는 어떤 것에 편중되어있을까요. 저도 함부로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판단을 재단할 수도, 그런 자격도 없음을 압니다만, 한번쯤 다시 생각해봐야 할 문제는 아닌가 하고 화두를 품어봅니다.



    만약 민노당 하는 짓이 고까워서 투표를 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금민을 지지하거나 하는 경우는 불가능한가요?(여쭙는 말입니다.) 꽤 괜찮은 진보정당의 출현을 계속 기다려야 하나요? 한국이란 나라에서 대부분이 우측으로 기울어져 있으니 왼쪽을 보완해야겠다는 생각을 더 하지 못할 지도 모르겠지요. 어릴 적 도덕교과서가 진부하다고는 하지만 그게 옳은 말들만 있는 거라고 해서 현실감각이 떨어진다고 할 게 아니라 그렇게 살고 있지 않는 세상이 웃긴 거 아닌가요? 이런 말을 참 많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맞아, 글 말이 맞는데 세상은 그렇지 않아. 현실은 다르다니까." 맞는 말을 하는 것도 어려운 세상이 되었습니다.(제 말이 맞다는 뜻이 아니니 오해마세요.)



    people님의 뜻은 충분히 이해를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RE추신: 숨어서 돌던지는 줄 알았는데 다시 오셔서 말씀해주셨지 않습니까. :) people님이 숨어서 돌 던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니 부디 찝찝해하지 마세요. 개인적인 소회를 적더라도 웹 상에 공개적으로 내놓은 글이니 말을 섞건 제게 분노를 하건 상관없습니다. 그런 소통도 없이 어떻게 삽니까. 미안해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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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people - 2007/12/20 16:11
    people님도 너무 괴로워 마세요. 권력은 짧고 인민은 영원하다..가 되려나요? 심기가 어지럽혀졌다기 보단 오히려 정리가 되었다고 할까요? 정신 차리고 잘 살아아죠.^^ 쉽게 잊어버리지 못하겠죠. SBS 하는 작태를 보니 일 터지기 전에 후유증부터 바로 시작될 태세인데요.-_-;



    저도 people님께 미리 인사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짓고 받으세요.(복을 지어야 복 받는다는 생각 때문에 이렇게 인사를 합니다. 오해없으시길.) 늘 건강하시고 숨 쉴 때마다 행복하시길 염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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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레인보우 - 2007/12/21 23:42
    글을 잘 읽어주셨다니 고맙습니다. 거슬렸던 마지막 문장은 자조 섞인 뉘앙스라고 이해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제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저도 그런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겠구나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people님이나 레인보우님처럼 확고한 신념없이 투덜대기만 하거나 쿨한 척 하는 사람들이 보였기 때문이었습니다. 마지막 문장을 적으면서 "이젠 그러지 말았으면..."하는 바램을 담아봤습니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까지 도매급으로 넘겨 재단하는 뜻은 없었으나 그렇게 받아들이신 부분이 있었다면 그건 전적으로 제가 글을 정화시켜 정리하지 못한 탓일 겁니다. 그 점 이해를 구해봅니다.



    정치적 지점이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 할지라도 분명 대화와 소통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주장을 하는 것과 우기는 것은 다르기 때문입니다. 제가 논리적으로 무장된 정치적 성향이 아니라는 것 잘 알기 때문에, 그리고 나중에 좀 더 탄탄하게 무장을 하게 되더라도 레인보우님과 같은 분들과 서로 자신의 주장이 옳다 그르다를 가지고 싸우게 되진 않을 것 같습니다. 서로를 발전적인 측면에서 이해하게 된다는 게 좋기 때문입니다. 제가 좀 단순한(혹은 순진-_-;) 면이 있어서 조금 치우친 부분이 있었고 그로 인해 레인보우님께서 찜찜하게 느끼게 된 빌미를 제공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아무튼, 그 점 사과드립니다. 불특정 다수에 대해 일반화시키는 오류를 범하지 말자고 늘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글을 쓰면서는 저도 오류를 범하고 말았네요. 좀 더 주의하도록 해야겠습니다.



    저도 민노당의 움직임에 대해서 일정부분(혹은 많이) 답답함을 느끼긴 하지만 워낙에 "왼쪽"이 부족한 나라에서 살다보니 어떻게든 그 지점을 확보하는 게 여러모로 좋지 않나 하는 생각에 치우치게 되었네요. 보다 더 나은 생각과 사고, 그런 정치인이든 행동가든 생활인이 있다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많은 담론이 형성되고 이야기가 오고가면서 문제점도 직시하고 장점은 살려내게 되면 좋겠습니다.



    좋은 말씀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레인보우님도 올 한 해 마무리 잘 하시고 새해 복 많이 짓고 받으시길 바랍니다. 힘껏 살아야겠지요.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염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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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자유인님의 글 잘 읽었습니다. 댓글을 달아주신 people님 글도 잘 읽었구요.. 저도 사실은 자유인님께서 마지막에 하신 말씀이 조금 거슬렸던 찍을놈 없어서 기권한 사람입니다. 저는 먹고 살만 하지도 못할뿐더러 현재 행복하지도 않고 아직 제대로된 직업도없고 결혼도 못한채로 혼자살고 있는 처지입니다.(물론 이점은 사회가 그래서라기 보단 제 자신에게 문제가 있음을 잘 압니다.)

    나름 오랫동안 고민한끝에 내린 결정이었는데 자유인님께서 지적하신 "...기권이 마치 쿨한 행동인 양 정말 찍을 사람없어서, 자신이 고결한 양 구는 사람들..."과 도매급으로 같이 취급되어진거 같아서 조금은 거슬렸던게 사실입니다. 사실 누가 뭐라 그러지 않았어도 제 자신 스스로도 찜찜했었구요.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제가 하고싶은 말을 people님께서 다 해 주셨네요^^ 여러 면에서요.. 투표를 했냐 안했냐부터 정치적인 부분까지도요.. (글을 읽으며 짐작컨데 저의 정치적 성향은 자유인님보단 people님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그리고 자유인님께서도 성의있게 답변을 해주셨고 자칫 소모적인 감정싸움으로 나갈수도 있을거 같았는데 두분 다 성숙한 토론의 모습을 보여주신것 같아서 보기 좋습니다. 대화의 내용도 충실하게 느껴지는게 참 좋습니다^^ 사실 블로그에 달려있는 댓글들을 보면 생각이 비슷하던 다르던 말싸움으로 귀결되거나 내용도 이리저리 정리가 잘 안되고 분산되는 느낌을 많이 받곤 하는데요.. 두분의 모습은 바람직한 블로거들의 모습을 보는거 같아서(싸우지 않았거나 처음엔 싸우다가 나중에 화해했다고 꼭 바람직한건 아니지만)왠지 건강하고 신선한 느낌을 받습니다. 선거 이후 기분이 많이 칙칙한 상태였는데 두분의 글을 읽고나니 왠지 기분도 조금 나아지는거 같고요.. 자유인님 말씀처럼 저도 어느정도 정리가 되는기분이 듭니다. 자유인님 people님 두분 모두 올해 마무리 잘 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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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너무 친절하게 답변글 달아주셔서 몇마디 투덜거렸던 제가 다 죄송스러울 정도네요^^;

    성의있는 답변 잘 읽었습니다. 제가 쓴 글을 다시 읽어보니 제가 투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설명이 조금 부족한듯 싶었는데 조금 부연설명을 드리자면요.. 사실 선거가 시작되기 벌써 훨씬 전부터 한나라당과 이명박에 대해 승산이 없는 싸움이라고 생각을 했었고 그렇다고 심정적으로 비판적지지를 하고있는 현 참여정부와 여당에 대해서 어떻게든 이기고보자 라고 하는 맹목적 지지를 하기도 싫었습니다.

    왜냐하면 한마디로 설명하기 힘든 여러가지 문제가 있어서죠.. 잘 아시겠지만 열린우리당을 깨고

    대통합 민주신당이라는 당을 출범시킨것도 그렇고 이당의 대선후보로 선출된 정동영에 대해서도

    그다지 호감이 가지도 않았고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를 비판적으로 지지했지만 사실 답답했던 부분도 있었기에 맹목적으로 한나라당에 대해 민주 대 반민주 혹은 개혁 대 수구냉전의 구도로 보고 일단 승리하고 봐야하지 않겠느냐 라는 생각에 의문을 가졌던 부분이 있었던게 사실입니다. 그렇게해서 만약 한나라당과 이명박에 대해 겨우 승리를 했다고해서 그럼 모든게 해결되는것인가.. 라는 의문이 들었거든요.. 저의 짧은소견으로 단언을 하기는 힘들지만 현 참여정부와 노대통령이 겪어왔던것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될지도 모르고 그렇다고 노대통령과 참여정부의 정통성을 발전적으로 계승한다고 보기도 힘든 이상한 모양으로 흘러가는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마음에 드는 사람이 신당의 후보로 선출 되었다면(신당출범 자체를 좋게 생각 안하지만) 아마 그 사람에게 한표를 던졌을 겁니다. 근데 그것도 아니었구요.. 그때부터 제 마음은 이미 신당쪽에서 멀어져 있었고 그렇다면 차라리 권영길쪽으로 가야하는게 아닌가라는 고민을 선거 며칠전까지 했었습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는 위에서 이미 말씀드린것처럼 기권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민노당에 대해 솔직히 잘은 모르지만 자유인님께서도 말씀하셨지만 제가 나름대로 느낀 민노당의 문제점들과 또한 저의 정체성을 생각해 보았을때(만약 어떤분이 저의 보잘것없는 사회적계급이나 위치를 알고 당신은 민노당과 같은 좌파성향의 정당을 지지하는게 맞다 라고 말할지도 모르지겠만 글쎄요.. 사실 이 부분은 어렵네요.. 다만 제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느끼고 생각했던 것들이 솔직히 어떤게 좌고 어떤게 우인지도 아직 명확하게 파악하지도 못한 형편이지만 저의 짧은 소견으론 저 자신은 좌파적 가치보단 우파적인 가치와 노선에 좀 더 가깝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나름대로 하고 있습니다) 민노당을 지지하는것도 좀 아니지 않은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더군다나 후보로 선출된 사람이 권영길이라서 더욱 그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에도 권영길이라니.. 진보를 자처하는 민노당에 그렇게 인물이 없단말인가..

    우리가 그토록 비판하고 극복하려고 했던 한국의 후진적이며 수구적인 정당,정치시스템과 무슨차이가 있단말인가.. 만약 민노당의 후보가 권영길이 아닌 심상정이나 노회찬 혹은 다른 누구였다면 저의 한표를 던졌을 확률은 적어도 권영길 보다는 높았을 겁니다. 그외에도 제가 보고듣고 나름대로 판단한 민노당의 모습을 보았을때 민노당으로 가려는 마음을 거둘수밖에 없었습니다.(죄송합니다. 민노당에 대해 비판적인 글을 쓸 생각도 없었고 그럴만한 능력도 안되는데 글을 쓰다보니 어쩔수가 없었네요)

    이렇듯 후보로 나온 사람들의 인물을 봐도 그렇고 뭔가 대통령후보로 나올정도의 어떤 시대정신이 담겨있는 큰 이슈나 국가가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전체적인 관점에서의 긍정적인 설계같은 그런걸 제시하는 후보도 없어 보였습니다. 다 거기서 거기이고 고만고만하게 느껴지거나 때문에 후보간 차별성도 별로 없어보였고 또한 자신들의 현실상 당선 가능성이 없는데도 단일화 요구에도 불응하는 후보들의 행보도 별로 좋아 보이지를 않았습니다. 사실 이번선거는 정책적인 대결이라는 부분도 별로 부곽되질 못했지요.. 대선판이 네거티브 선거로 흘렀던것은 잘 아실테구요.. 물론 가장 큰 원인은 이명박 때문이구요.. 어떻게해서든 이명박의 지지율을 끌어내릴려고 안간힘을 쓰는 각당의 후보들의 행태도 보기에 불편했지만 그럼에도 떨어질줄 모르는 이명박의 지지율을 보면 참 한심한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대통령이 윤리선생을 뽑는선거는 아니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기본을 갖춘 사람이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정당은 또 어떻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능력만 된다면 어떤 범죄를 저질러도 상관없다라는 혹은 그정도 위치에 올라간 사람이 그정도의 비리도 없겠냐.. 털어서 먼지안나오는 사람없다라는 식의 국민정서..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요약하자면 걸출한 인물도 없고 비판적으로 지지했던 당도 깨져버리고 이합집산한 상태였으며 정책도 다 사라져버리고 네거티브 전략으로만 치닫는, 가는길이 조금 다르더라도 대의를 위해 연대의 정신을 보여주는면도 없었으며 게다가 경제만 살려 준다면 어떤사람이 대통령이 되든 상관없다 라는 식의 노예근성에 물든 많은 사람들.. 사실 오래전부터 이명박으로 대세가 기울은 상황에서 선거판이 이렇게 흘러가다 보니 저는 기권이라는 수단을 통해 제가 품고 있던 마음을 항변했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때문에 저는 투표하지 않은 사람에게 흔히 가해지는 비판인 '투표 안한 놈은 정치에 대해 혹은 이나라가 어떻게 흘러 가는지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말하지마라' 라는 말들을 일정부분 수긍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투표하지 않았기에 이번선거에 대해 승복하지도 않고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인정하고 싶은 마음도 없습니다. 투표하신 분들은 결과가 어떻게 나왔건 승복해야겠지요.. 어쨌든 민주주의니까요.. 물론 제가 인정하건 안하건 17대 대선의 당선자는 이명박으로 확정이 되었지만 저의 개인적인 마음은 그렇습니다.



    앞으로 전개될 BBK특검도 왠만해선 별로 나올게 없을거 같고 무사히 대통령에 취임해서 앞으로 5년동안 이명박이 대통령으로 국정을 책임지고 이 나라를 이끌고 가겠지요..

    인정하고 싶지않은 인물과 집단이 대통령과 여당이 되어서 국정을 수행해 나가겠지만 그러나 잘한 부분이 있을땐 충분히 인정하고 격려해줄 용의가 있습니다. 저 개인적인 차원에서의 관점이 아닌 이나라의 대다수의 평범한 민중들의 관점에서 보았을때 말입니다. 그러나 지속적인 관심과 비판의 칼날 또한 놓지 않을 생각입니다. 최소한 한나라당과 수구언론들이 참여정부에 대해 5년내내 실로 놀라울 정도의 지대한 비판과 감시를 기울인것 만큼 저도 앞으로 그러한 자세로 이명박 당선자와 한나라당을 대할 것입니다.



    이번 대선은 제가 성인이 되어서 투표권을 얻은 이후로 맞은 세번째 대선 이었습니다. 지난 두번의 대선에서는 저의 소중한 한표를 행사 했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번과 같은 상황은 없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마지막으로 혹시 참고가 되실만한 글을 링크해 드리겠습니다. 대선이 끝난후 대선결과에 대한 여러 글들이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저도 요즘 그런글들을 주로 읽고 있습니다. 자유인님의 블로그도 그렇게 해서 들어오게 되었지요^^ 혹시 이미 읽으신 글일지도 모르겠지만 그 중 한가지를 링크해 놓겠습니다. 선거 끝나고 다음날 읽은 글인데 혹시 참고가 될까싶어 링크해 놓겠습니다. 글쓴이의 생각을 다 수긍하는건 아니지만(특히 참여정부에 대해) 그래도 공감하는 부분이 있어서 읽어볼만한 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댓글들도 많이 달렸는데 그것도 한번씩 보시면 좋을듯 싶습니다^^ 읽으시면서 혹시 생뚱맞다고 느끼시는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글쓴사람은 확실한건 아니지만 권영길이 아닌 문국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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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레인보우 - 2007/12/25 03:47
    장문의 글을 달아주시다니 어찌 답변을 드려야 할지요.^^; 죄송스러워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상반된 정치성향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지만 설령 완전히 상반된 정치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한들 대화와 소통도 하지 못한다면 그건 정치성향도 그 무엇도 아니라 생각합니다. 그저 자신의 아집이고 고집이겠지요.



    선거를 하지 않으셨던 부분에 대해 부연설명을 해주시니 고맙습니다. 레인보우님과 같은 의지를 가지고 투표를 하지 않으신 분들이 꽤 많다는 걸 저도 투표가 끝난 후 여기저기 글을 읽으며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마지막에 쓴 문장이 조금 고깝게 읽힐 수도 있겠구나 생각도 했구요. 다만, 그런 소신으로 투표를 하지 않으셨던 분들이 계셨던 만큼 저도 나름의 소신으로 (물론 제가 지칭하는 대상은 레인보우님같은 분이 아니지만) 마지막 문장을 적었습니다.



    저 역시 한나라당이나 이명박을 이기는 게 대선의 목적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대통령 한 개인이 아니라 정치인들의 자세이며, 각 부처의 실무를 담당하는 자들의 자세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명박이 대통령이 된다고 해서 나라가 곧 망하기야 하겠습니까.(하느님께 봉헌을 하면 한국의 소유자가 누군지에 대해서 논란이 생길 수도 있겠지만요....-_-;) 저도 이번에 문국현과 민주노동당(창조한국당과 권영길이 아닙니다.)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지요. 심정과 감정적으로는 문국현이라는 사람됨됨이, 깨끗한 이미지에 매료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그런 사람이 꾸준히 한국정치계에 살아남아 그와 함께 뜻을 같이 하는(기회주의자들이 아닌) 이들이 청정한 정치행보를 해줬으면 하는 바램이 무척 컸습니다. 특히 털어서 먼지 나오지 않는 이가 이 나라의 얼굴이었으면 했던 마음이 컸습니다. 그런데 여러 글들을 읽어보고 제 자신을 돌아보면서 이런 마음 때문에 자꾸 보수진영에 흔들리고 그들과의 싸움이 이렇게 한시적이고 일시적으로만 벌어지면서 에너지를 소진하고 있는 건 아닌가 생각이 들더군요. 좀 더 길게 보고 왼쪽 진영, 진보 진영에 힘을 실어주고 그들과 소통하며 견제해왔다면 한국사회의 복지가 인민들의 삶이 보다 더 윤택해지진 않았을까. 적어도 초석은 닦아놓을 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진보아닌 진보들에게 눈과 정신이 현혹되고 개혁에 혹세무민을 당하고 점점 제 삶은 오른쪽으로만 기울고 있으면서도 입으로만, 형식적으로만 왼쪽을 이야기하고 있는 건 아닌가 싶었습니다. 문국현이 대단한 사람이긴 해도 신자유주의 정책의 제대로 된 해법없이는 그 역시 깨끗하고 반듯한 기업인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닐 것입니다. 물론 그런 사람은 반드시 필요하죠. 저질자본주의, 악질자본주의가 판을 치는 세상에서 그 나름대로 중요한 포지셔닝은 되리라 생각합니다. 민노당이 해체되고 3년 내내 권영길이 대표주자로 나선 것 역시 진보를 갈망하는 이들의 진보를 대하는 자세가 잘못되어서 그러하지 않았나 생각도 해봅니다.



    한국인들은 여전히 경제, 돈에 매몰되어 자신의 삶이 어떻게 변해왔고 변해가리라는 것을 예측조차 하지 못하는 건 아닌가 싶더군요. 국민이란 이름으로 싸잡아 레인보우님처럼 고민하고 실천하는 이들까지 폄하하려는 의도는 아니니 염려마시길 바랍니다. 어쩌면 그런 전체적인 의식의 흐름이 형성되고 나서 진보라 불리웠던 이들도 혹은 진보를 주창하던 이들도 스스로 제 갈길을 잃어 우왕좌왕하고 있던 차에 올해와 같은 일들이 벌어지진 않았을까...생각도 해봅니다.



    ...

    BBK에 대해서는 저도 레인보우님과 같은 생각이구요. 소개해주신 글은 읽었던 글입니다. 글 쓰신 분과는 조금 얘기를 나눴던 적도 있어서... 아마 처음엔 문국현을 지지한다고(현 상황의 답답한 심정에 분노하듯이) 했다가 민노당을 지지하지 않았을까 싶긴 합니다.



    사실, 저는 처음에 말씀드렸다시피 레인보우님과 정치성향이 엄청나게 다른 지점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보다 나은 삶의 가치, 삶의 시스템을 만들어가기 위해 진보를 열망하고 있다면 비슷한 지점이 아니겠습니까? 특히 같은 이념을 가진 신당이나 한나라당이 좌파네 우파네 하고 싸우는 이 나라에선 더더욱 그래보입니다.^^



    이런저런 일을 하다 답글을 남기려다 보니 하신 말씀에 대해 조목조목 답변을 해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다만, 글에서도 밝혔듯히 제가 정말 원했던 건 "왼쪽"이 너무 없는 한국에서 "진보"가 부족한 한국에서 그 지점을 만들고 힘을 키워야 하지 않나...라는 것이었습니다. 앞으로의 5년은 그런 지점을 모두 잃어버리느냐, 아니면 좀 더 나은 삶의 가치를 선점할 수 있는 전진기지를 만들어볼 수 있느냐에 대한 분기점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현 상황으론 지극히 절망적입니다만...-_-;;;



    붙임: 대통령 선거가 민주적인 방식으로 다득표자 한 사람을 뽑아내는 것이긴 하지만 자신을 대표해 줄 사람이 당선되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그에게 한 표를 보태어 힘을 키워내게 하는 것도 중요한 과정이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그럴 사람이 없었으니 문제였겠지만 정말 사람이건 정책적으로건 최소한 자신의 사상과 50%라도 혹은 10%라도 비슷한 사람, 정책, 정당이 없었을까요? 없었을 수도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암튼, 저는 그런 부분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해야겠네요. 아! 레인보우님께서 왜 투표를 하지 않았느냐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해를 했구요. 저는 뭐 그런 생각을 했었다...라는 것이지요.^^;



    성탄절은 지났고, 한 해 마무리 잘 하시길, 그리고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염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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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전에 규항넷에 트랙백 걸려있을 때 봤었는데 그 땐 덧글을 못 남겼었어요. 다시 오니 덧글이 정말 길게 달려있네요.^^ 덧글까지 재밌게 봤어요.

    극우와 우파의 대결이었다.. 제가 정치에 관심을 가진 지가 채 1년이 안되어서 최근 시사는 조금 아는 편인데, 예전 내용은 잘 몰라서요.

    최근에 돌아가는 걸 보면, 극우와 우파만 있구나 싶다는 생각이 들지만, 최근 10년 혹은 좀 더 멀리잡아 근현대사까지 어떤 담론들이 우리나라를 지배했었는지를 공부해볼 필요가 있겠다 싶어요.



    노무현 정권이 국가보안법도 결국 폐지 못하고, FTA추진하고, 파병연장하고(올해 또 연장이라니;;), 비정규직법 통과시키고 이런 것들이 결국은 지극히 우파적인 행동들이었겠죠?(그런데 이거 말고 또 더 있나요?) 김규항이 얘기하는 개혁이기도 하겠죠. 진보를 가로막는 것이 목적인 개혁. 다른 댓글들처럼 저도 얘기가 조금 길어질 것 같아서 번호를 매겨서 달게요. 1번 2번은 질문 비슷한 거구요,(비슷한 건 뭐지?ㅎㅎ) 3번은 제 의견 입니다.



    1.

    진보와 개혁의 차이

    형이 얘기하셨듯 '급진적 좌파세력'과 '중도보수'세력이 싸우는 것처럼 사람들이 착각을 하고 있는데.. 여기서 급진적 좌파세력이란 실제 진보가 아니라 개혁에 해당하는 것이잖아요? 중도보수는 수구에 해당되는 거고..

    김규항 선생님도 진보와 개혁은 분리해서 사고해야한다면서 경향이나 한겨레에서 진보개혁세력이라는 표현을 쓰는 거나 그 곳에 글을 싣는 거의 대부분의 지식인들이 개혁적인 거지, 진보적인 게 아니라고 비판을 하던데..

    위에서 언급했던 노무현의 우파적인 행동들 말고 '진보'와 개혁'의 차이점이 드러나는 지점들이 또 뭐가 있는지 아시면 여쭤봐도 될까요?^^



    2.

    "최소한 인간 삶을 풍요롭게 해줄 수 있는 복지가 필요하다고 느끼거나 집 한 칸 장만하고 싶거나 제대로 된 노동환경에서 일하고 싶거나 최저생활이 보장되는 시스템을 원하거나 사교육보다 공교육의 혜택이 좋아지길 바라는 등등의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민노당을 지지해야 하지 않나?"



    형은 이런 근거로 민주노동당을 지지해야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저도 모두 공감해요. 그런데 이번에 문국현을 비판하는 글을 쓰면서 창조한국당의 공약들을 검토했었는데, 쓰면서 들었던 생각이 민노당의 경제/복지/기타 등의 정책에 대해서 너무 모르고 있다는 걸 스스로 깨달았어요. 물론 FTA반대, 비정규직법철폐, 파병반대같은 굵직한 사항들로도 충분히 지지할만하지만, 민노당의 정책들도 좀 더 꼼꼼히 따져보고 한나라당은 말할 것도 없고 창조한국당 같은 곳과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비교해볼 필요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물론, 제 스스로 공부해야겠죠.)



    3.

    가난한 사람들이 민노당을 지지하지 않는 이유.

    "정말 궁금해서 그러는데 진보를 외치면서도, 유럽의 사민주의를 동경하면서도 민노당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민노당이 위하는 서민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자신의 사회적 위치가 낮아지는 것 같아서 싫어하는 것일까? 아니면 민노당은 노동자를 위하는 당이니 자신은 그런 노동자와는 격이 다르다고 생각해서 싫어하는 것일까?"

    형은 이렇게 의문을 던졌는데요.

    여기에 대해선 두가지 답변이 있을 수 있을 거 같아요.





    첫번째, 민노당 내부의 문제죠. 제 덧글 2번 바로 밑에 인용한 형의 글이 형이 민노당을 지지하는 이유인데, 사실 그 부분조차도 이번에 민노당이 제대로 밀지 못했다고 생각해요.

    서민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민주노동당의 히트 상품인 부유세의 경우, 최고위원회가 거부했었어요. “중산층의 반발이 우려되어”라는 이유를 들면서요. 나중엔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또, 형은 사교육보다 공교육의 혜택이 나아지길 바라는 사람들이 민노당을 지지해야 되지 않냐고 하셨는데 정책 책임자가 대학평준화 공약도 “교육운동단체들이 반대하는 것 같아”라는 핑계를 대며 처음엔 거부하다가 나중에야 겨우 넣었죠. 그래서 '정동영'에게 '입시폐지'구호를 뺐겼었죠. (대학평준화 얘기도 하지 않는데.)



    결국 민주노동당 스스로 안주하려던 모습들도 하나의 이유라고 봐요. 물론 저는 그럼에도 민노당이 정체성없는 민주신당이나 부자들의 당인 한나라당보다는 몇 배나 더 낫다고 생각하지만, 일반 서민들이 보기에는 별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했을 수도 있겠다 싶어요.



    특히 '코리아연방공화국' 슬로건을 내세운 자주파들도 한 몫 했죠. 그들이 자신의 이익을 관철시키기 위해서 더 많은 표를 얻을 수 있는 심상정이나 노회찬같은 후보를 내세우지 못하고 식상하고 화술도 그다지 좋지 않은 권영길을 내세웠던 것도 사람들의 마음을 못 끌었던 원인이고요.



    저도 대선 전에는 잘 몰라서 문국현을 비판하며 권영길을 지지하자고 A4용지 여섯 장에 걸쳐서 글을 쓰기도 했었지만, 대선 이후 <레디앙>에 분당과 관련된 기사를 보면, 자주파들과 손을 떼지 않는 한, 민주노동당을 지지하는 건 쉽지 않을 거 같아요.



    독도에 공수부대보내자고하고, 민노당 당원들의 명단을 북한에 넘겨주고, 북핵을 자위용이라며 옹호하는 자주파들.... 좌익용공세력이라 불리는 것은 이들 때문인 거죠. 김일성식 사회주의를 추종하는 그들의 태도는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해요. 물론 그들과도 함께 연대할 수 있는 운동들이 있겠지만...



    아무튼 꼭 그 문제가 아니더라도 분당을 해야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야 형이 이야기하는 진정한 좌파정당이 될 수 있고, 노동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정규직 중심의 민주노총에 의존하고 있는 민주노동당은 비정규직들을 끌어안기 힘들죠. 정규직 양보론인 '연대임금제'같은 것도 민주노총은 조합원들에게 설득 못하겠다고 얘길했었거든요.



    위에 레인보우님이 남긴 덧글에 ozzyz님 글이 있는데, ozzyz님도 이런 이유에서 처음엔 권영길이 아닌 문국현을 지지했었거든요. 나중엔 권영길지지로 돌아섰지만. 제가 보기에, 이번 대선에서 문국현에게 갔던 6%의 표는 대중이 왼쪽으로 더 가지 못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민노당 내부의 문제가 더 큰 것 같아요. 그래서 요즘 <레디앙>에서 분당기사를 눈여겨 보고 있다는^^;;



    두 번째로 사람들이 민노당을 지지하지 않는 이유는, 형이 지적했듯 계급의식의 부재겠죠. 그런데 저는 계급의식의 부재가 꼭 개인의 문제에만 있는 건 아니라고봐요. 개인의 문제도 상당히 큰 부분이긴 하지만, 개인이 그러한 의식을 갖게끔 만드는 건 사회제도이기도 하니까요. 예를 들어 쿠바의 의사들은 무상교육으로 의사가 되었기 때문에 자신들이 배운 의료활동을 통해 사회에 환원해야겠다는 의식이 강하죠. 반면, 우리나라는 사교육비 엄청 많이 들여서 명문대간판을 따면, 그걸로 본전 뽑아야겠다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는 거 같아요. 이번에 88만원 세대에서도 지적했듯, 개인의 문제도 있지만 사회가 어려워지니 개인이 사회의식, 연대의식까지도 실종해버린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하핫. 위의 덧글들보고 저도 장문의 덧글 달았습니다만, 형까지 장문의 덧글로 답변하셔야 되는 건 아니니 부담가지지 마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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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trackback from: 가난한 사람들이 민노당을 지지하지 않는 이유(민노당분당관련)
    아는 형 블로그에 덧글로 쓴 내용인데, 곱씹어 볼만한 주제라서 포스팅합니다. 이 네가지 이유 중에서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일까요? "정말 궁금해서 그러는데 진보를 외치면서도, 유럽의 사민주의를 동경하면서도 민노당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민노당이 위하는 서민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자신의 사회적 위치가 낮아지는 것 같아서 싫어하는 것일까? 아니면 민노당은 노동자를 위하는 당이니 자신은 그런 노동자와는 격이 다르다고 생각해서 싫어하는 것일까?"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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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왕도비정도 - 2008/01/01 05:56
    1. 진보는 어떤 정도나 수준이 나아지는 것, 역사 발전의 합법칙성에 따라 사회의 변화나 발전을 추구하는 것이고 개혁은 제도나 기구 따위를 새롭게 뜯어고치는 것이라는 사전적 의미만 보더라도 큰 차이가 있지. 물론 사전적 의미가 아니라 일반인들이 인식하고 있는 감정적 의미는 거의 같다고 봐도 무방할 듯 싶어. 그래서 개혁을 진보라고 속이는 것도 가능하고 진보와 개혁을 구분하는 것도 쉽지가 않게 된 거겠지. 이전 정부를 비판하고 그들이 했던 걸 새롭게 뜯어고치면 개혁이 되는 거지. 거기엔 어떤 다른 이유나 논리가 없어도 가능해져 버리지. 이번에도 노무현정부의 실정에 엄중한 심판을 해야한다며 해괴한 논리를 들고 나왔음에도 그게 마치 '새로움'으로 치장되고 '개혁'으로 분장되고 나니 마치 발전하고 정도나 수준이 나아지는 '진보'처럼 위장이 되고 마는 것 아닌가 싶어. 네가 묻는 차이점이 드러나는 지점에 대해선?? 글쎄? ^^



    2. 정책대결이 사라지는 이유는 사람들이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려고 하는 심리 때문이 아니었을까. 정책의 장단점을 명확히 비교해 보고 난 후 제대로 해낼 수 있을까 없을까를 판단하는 게 아니라 허접한 정책 한 가지라도 자신이 원하는 사람, 당이 집권하면 밀어부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 이유야 어쨌든 김대중, 노무현 정권이 10년 정도나 했는데 이번에 한나라당에게 정권을 줘야 한다는 심리. 그들이 10년을 집권했음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논리. 사실, 이뤄놓은 것도 많고 획기적으로 바뀐 것이 많음에도 알려지지 않고 덮어버리니 사람들은 자신들이 체감하는 것만으로 판단할 수 밖에. 게다가 정책대결로 이끌어야 할 사람들이 인신공격이나 약점만을 잡고 늘어지면서 어부지리 하려는 심보가 국민들에게 밉보였던 거겠지. 근데 정책을 제대로 보지 않고 판단하는 걸 모두 국민의 책임으로 떠넘기기에도 무리가 있지. 이것도 어쨌든 '마케팅'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데 진보를 자처하는 '민노당'은 과거보다 한발자국도 나가지 못하고 제자리에서 답보하고 있으면서 진보를 부르짖고 정책홍보 역시 그다지 열심히 하지 못했던 것 같아. 혹은 한국 사회에서 필요한 '마케팅' 방법을 적절히 활용해야 하는데 말이지. 근데 그들은 그런 데이터들을 가지고나 있을까?



    3. 반복적으로 말하지만 민노당은 마케팅을 정말 못하는 것 같아. 이미지 메이킹 능력도 없고 자꾸 옛날 옷을 입고 신세대 흉내를 내려고 하니 꼴을 못봐주는 거지. 그렇게 감각이 더딘 사람들의 좋은 점을 남들이 슬쩍 가지고 가서 써먹어도 어쩔 줄 몰라하기나 하고. 민노당 내 자주파들이 장악하고 있거나 그들이 안주하려고 하는 모습 때문에 민노당지지를 철회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고 있고 또 그 사람들을 탓할 게 못된다고 생각해. 그건 민노당의 자승자박이지. 그럼에도 내가 포스팅했던 논리는 이러거나 저러거나 한국엔 '왼쪽'이 너무 없다는 게 문제니 '왼쪽'을 좀 더 키워내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 때문이었어. 자주파가 장악하고 있다는 문제를, 왼쪽 세력이 한심하게 안주하고 있다는 문제를 끄집에 내서 공론화시키고 대화하며 문제를 해결할 정도의 크기는 만들어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이었던 거지. "오른쪽"은 이미 과포화 상태니까. 서민들이 보기에 다른 당과 다를 바가 없이 느꼈다는 건 민노당 자체가 이미 진보의 행태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일거야. 정책과 의지, 열정은 진보지만 21세기에 맞는 옷으로 갈아입지 못했거나 얼굴을 만들어내지 못했기 때문이겠지. 민노당도 중산층을 위한 당으로 변모했나보다...-_-;



    ozzyz님하고는 문국현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 "좀 길게 가는 당(사람)으로 살아남는 게 답"이란 이야기도 했던 기억이 나는데 문국현도 좀 더 견뎌내다 보면 오히려 "왼쪽"으로 좀 더 기울어지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했었지.ㅎㅎ 그래서 문국현에게 갔던 표 6%의 아쉬움보다는 오히려 민노당이 3%도 넘기지 못한 게 경악스러웠지. 그걸 문국현 탓이라고 한다면 그건 민노당이나 민노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어리석은 거라 생각해. 민노당 스스로도 자정노력을 해야하고 변모를 해야할텐데. 것도 당이라고 국회의원 물 오래 먹으면 변하나?-_-; ....쩝. 당이 더 많아지고 다양해지는 것을 반대하는 건 아니지만 그보다 사람들의 생각이 좀 더 다양해졌으면 좋겠어.



    계급의식의 부재가 개인의 문제에만 있다고 말하긴 힘들다는 데 동의하지만 제도가 먼저냐 개인이 먼저냐 라는 문제에 봉착하면 난 "개인" 쪽으로 좀 더 기울더라고.ㅎㅎ 물론 이야기할 때는 시스템과 제도의 개선이 중요하다고도 많이 주장하는 편이지만 내 마음의 결론은 "개인" 쪽이야. 개인이 모여 시스템과 제도가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야. 아니면 제도가 좀 더 강력해지거나. 그런데 요즘 터지는 검찰, 삼성, 태안, BBK 문제들만 봐도 버거워보이지? 프랑스 고등학생들처럼 짱돌 던지고 바리케이드 칠 정도의 "개인"들이 살아나면 사회의식, 연대의식, 사회제도, 시스템에도 좀 변화가 오지 않을까?ㅎㅎ 사실, "개인"이나 "시스템"이냐의 문제는 경우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아. 하나로 묶어서 접근하기엔 소모적인 부분이 있지 않나 싶기도 하고.



    장문으로 달지 않으리라...생각했는데...;; 역시 장문을-_-;;



    글을 막 쓰다보니 맥락에 맞지 않는 내용도 있을 것 같은데 잘 이해하고 보면 될 것이야.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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