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SAF때 중국학회와 PISAF조직위와 약간의 트러블이 있었는데 중국의 한 대학의 영화제 엔트리폼 접수 여부가 쟁점이었다. 중국쪽 엔트리폼은 나를 통해 조직위로 갔기 때문에 당연히 내가 그 쟁점의 한 가운데 있었다. 물론 난 정식 스탭이 아니었으므로 책임은 약할 수 밖에 없었지만... 엊그제 중국이란 교신했던 모든 메일함을 다 뒤져본 결과 그쪽에서 길길이 뛰던 한 대학의 엔트리폼은 내게 전달되지 않았음을 발견했다. 사실 이 문제로 '손해배상' 청구 얘기까지 오갔다고 하는데 이유를 들어보면 황당하기만 하다. 조직위 영화제 팀장에게 메일을 보냈더니 반가워한다. 한 이틀 내로 메일함 캡춰하고 영화제 팀장 명예회복을 위한 내용(부탁받은...)으로 메일을 작성해서 중국쪽에 전달해야겠다. 메신저로 중국annie와 얘기를 했는데 괜찮다고 한다. 그래도 보내줘서 서로 확실한 일 마무리는 해야겠지.
그러니까 문제는 이랬다. 보낸 사람은 있는데 받은 사람이 없는... 그러면 그 엔트리폼은 어디로 갔을까.
2005년 11월 15일 화요일
2005년 11월 7일 월요일
PISAF 참관기 - 개인적인 상념
사실, 한국에서 애니메이션을 하면서 먹고 산다는 건 그다지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그래도 꾸준히 애니메이션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보여주려는 노력은 페스티벌이나 전시회 등을 통해서 나타난다. SICAF나 PISAF, 그리고 CAF 등은 코 앞에 10주년을 두고 있는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이다. 각각 서울시, 부천시, 춘천시에서 돈을 받아 행사를 꾸려나가는데 이익을 창출하는 게 목적이라기 보다는 가진 예산으로 최대한 멋지고 잘 행사를 운영해서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애니메이션을 알리는 창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각 시정부의 돈을 받아서 하는 것이니 그쪽 사람들 체면차리게 해주기도 하고 대접도 해주고 그러겠지.
가면 갈수록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은 그 빛을 바래가고 있는 것 같다. 여기저기 들리는 소문들, 내막들을 종합해봐도 예전만 같지 못하고 모두 침체기에 접어든 듯 보인다. SICAF는 올해 거의 실패라는 평가가 지배적이고 CAF의 경우는 행사를 하는지 하지 않는지 지역민이 아니라면 잘 모를 정도가 되었고 PISAF는 올해 직접 가서 보니 몇 년 전(내가 참여해봤던)과 비교해 너무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페스티벌인지 동네 전시회인지 모를 정도로 사람들 수도 적고 부스를 배치한 것도 그렇다.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였다. 고생하는 스탭들이야 몇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학교 교수들이니 없는 시간 쪼개어 가며 행사를 준비했을테고 그 노력과 정성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국제 학생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이라는 명칭이 무색할 정도다.
PISAF 개막식 때 개막작 상영 전 꽤 많은 인사(?)들이 축사를 해줬는데 어찌나 많은 사람들이 축사를 하려고 안달을 했던지 난 졸려서 자버렸고 많은 사람들이 야유를 보낼 정도였다. 물론 다들 한 자리(?)씩 하고 있는 사람들이고 나름대로 애니메이션 판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이기에 그럴 수 있겠다 싶다. 당연히 부천시장이나 정책 담당 국회의원이 없으면 애니메이션 판이나 PISAF정도는 문 닫을 처지 아니겠나.-_-; 아닌가? 암튼, 그렇게 개막식 때에도 뭔가 이상한 기운을 느꼈는데 행사는 완전히 뒷전인 것처럼 보였다.
계속 의문이 들면서 보기에 답답했던 것 한가지는 애니메이션 상영 전에 트레일러가 나오는데 보통 영화제에서 트레일러가 나오는 것과는 달리 세 편의 광고가 나오더라. 첫 번째는 경기도 홍보영상, 두 번째는 엠파스 광고, 세 번째는 농협 광고. 사실 이 광고들을 접하면서 난 당혹스러워 어찌할 바를 몰랐다. 이게 왠 지랄인가 싶었다. 경기도에서 PISAF를 후원하니 광고 넣어줘야 한다고? 엠파스도 지원 좀 해줬나 보지? 농협도? 아무리 그래도 애니메이션 영화제에 TV나 케이블 방송에나 나올 광고들이 버젓이 상영이 되고 있고 그 광고를 봄으로 인해 난 본편을 보고 싶은 마음이 절반 이상씩이나 깍이고 말았다. 트레일러는 왜 있는 것인지 모르는 것일까. 정 그렇게 광고를 하고 싶어 안달이 났다면 최소한 간단한 애니메이션으로 광고영상을 만들어 틀던가. 경기도 홍보영상은 혹 '대권' 도전을 위한 정치 선전 영상물일까?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우수하고 좋은 애니메이션을 많이 준비하고도 그 애니메이션들 앞에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 듯 붙어있는 광고들 때문에 '페스티벌'이 '동네잔치'로 끝나는 듯 해서 허탈하기만 하다.
그리고 왜 주말에 사람들이 가장 많이 올 것임도 불구하고 복사골 문화센터 안에 있는 커피 라운지나 휴게실 등은 문을 닫는 것일까. 애니메이션이 일찍 끝나서 밖에 나가 차 한잔 하며 기다리고 싶어도 앉을 공간도 없고 차 마실 곳도 없어서 슈퍼에서 음료수 사다가 한쪽 구석에서 깨작대며 기다렸다. 그것도 중국에서 오신 감독님들, 교수님들과 함께. 참 민망하기 짝이 없는 노릇. 내가 복사골 문화센터의 구조를 잘 몰라서이기도 하겠지만 있었더라도 안내판도 없으니 알 턱이 있나.
이제 한국에서 애니메이션을 즐길 수 있는 '페스티벌'은 사라질 참인가?
가면 갈수록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은 그 빛을 바래가고 있는 것 같다. 여기저기 들리는 소문들, 내막들을 종합해봐도 예전만 같지 못하고 모두 침체기에 접어든 듯 보인다. SICAF는 올해 거의 실패라는 평가가 지배적이고 CAF의 경우는 행사를 하는지 하지 않는지 지역민이 아니라면 잘 모를 정도가 되었고 PISAF는 올해 직접 가서 보니 몇 년 전(내가 참여해봤던)과 비교해 너무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페스티벌인지 동네 전시회인지 모를 정도로 사람들 수도 적고 부스를 배치한 것도 그렇다.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였다. 고생하는 스탭들이야 몇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학교 교수들이니 없는 시간 쪼개어 가며 행사를 준비했을테고 그 노력과 정성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국제 학생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이라는 명칭이 무색할 정도다.
PISAF 개막식 때 개막작 상영 전 꽤 많은 인사(?)들이 축사를 해줬는데 어찌나 많은 사람들이 축사를 하려고 안달을 했던지 난 졸려서 자버렸고 많은 사람들이 야유를 보낼 정도였다. 물론 다들 한 자리(?)씩 하고 있는 사람들이고 나름대로 애니메이션 판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이기에 그럴 수 있겠다 싶다. 당연히 부천시장이나 정책 담당 국회의원이 없으면 애니메이션 판이나 PISAF정도는 문 닫을 처지 아니겠나.-_-; 아닌가? 암튼, 그렇게 개막식 때에도 뭔가 이상한 기운을 느꼈는데 행사는 완전히 뒷전인 것처럼 보였다.
계속 의문이 들면서 보기에 답답했던 것 한가지는 애니메이션 상영 전에 트레일러가 나오는데 보통 영화제에서 트레일러가 나오는 것과는 달리 세 편의 광고가 나오더라. 첫 번째는 경기도 홍보영상, 두 번째는 엠파스 광고, 세 번째는 농협 광고. 사실 이 광고들을 접하면서 난 당혹스러워 어찌할 바를 몰랐다. 이게 왠 지랄인가 싶었다. 경기도에서 PISAF를 후원하니 광고 넣어줘야 한다고? 엠파스도 지원 좀 해줬나 보지? 농협도? 아무리 그래도 애니메이션 영화제에 TV나 케이블 방송에나 나올 광고들이 버젓이 상영이 되고 있고 그 광고를 봄으로 인해 난 본편을 보고 싶은 마음이 절반 이상씩이나 깍이고 말았다. 트레일러는 왜 있는 것인지 모르는 것일까. 정 그렇게 광고를 하고 싶어 안달이 났다면 최소한 간단한 애니메이션으로 광고영상을 만들어 틀던가. 경기도 홍보영상은 혹 '대권' 도전을 위한 정치 선전 영상물일까?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우수하고 좋은 애니메이션을 많이 준비하고도 그 애니메이션들 앞에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 듯 붙어있는 광고들 때문에 '페스티벌'이 '동네잔치'로 끝나는 듯 해서 허탈하기만 하다.
그리고 왜 주말에 사람들이 가장 많이 올 것임도 불구하고 복사골 문화센터 안에 있는 커피 라운지나 휴게실 등은 문을 닫는 것일까. 애니메이션이 일찍 끝나서 밖에 나가 차 한잔 하며 기다리고 싶어도 앉을 공간도 없고 차 마실 곳도 없어서 슈퍼에서 음료수 사다가 한쪽 구석에서 깨작대며 기다렸다. 그것도 중국에서 오신 감독님들, 교수님들과 함께. 참 민망하기 짝이 없는 노릇. 내가 복사골 문화센터의 구조를 잘 몰라서이기도 하겠지만 있었더라도 안내판도 없으니 알 턱이 있나.
이제 한국에서 애니메이션을 즐길 수 있는 '페스티벌'은 사라질 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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