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3월 17일 토요일

봄날의 시작

...꽤 오랫동안 밤에는 기온이 뚝 떨어져 옷깃을 여며매도 한기가 들어오는 듯 하더니 어제부터 날씨가 활짝 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을 지나야지 몸도 마음도 알이 채워지긴 하지만 겨울을 지나 봄을 맞이할 즈음이면 그 기쁨과 설레임은 사뭇 다른 느낌을 주곤 한다. 이 봄과 더불어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되어서 좀 더 의미가 있다고 해야겠다. 일도 삶도 또다른 의미에서 첫 걸음을 뗀다고 생각하니 심리적 부담은 더해지지만 한 편으론 마음이 평온해지며 덤덤해지는 느낌이다.

...중고 자가용부터 중고 냉장고, 세탁기, TV 등 새로운 시작과 (그리 오래지 않은) 옛날 것이라는 의미의 중고품이 궁합이 맞지 않는 듯 하지만 스스로의 상황에 맞게 처지에 맞게 시작한다는 건 충분히 의미가 있다. 마음에서 자격지심이나 비교심이 전혀 없다고 한다면 이미 해탈한 도인이 되어버렸겠지만 그 마음의 대부분이 "어쩔 수 없다는 포기"에서 비롯되는 게 아니라 "평온한 마음의 저편"에서 시작되는 것이라는 것만으로도 스스로 자족하고 있다. 특히 주변의 도움도 있었고 관심을 가져주는 많은 인연들이 없었다면 고단했을 봄날의 시작을 그들에 대한 고마움과 삶의 행복과 기쁨을 느끼며 조용히 맞이하고 시작하려 하고 있다. 그럴수록 자꾸 당신이 계셨더라면 하는 마음이 든다.

...일 때문에 준비해야 할 게 점점 많아짐에도 불구하고 정리가 되지 않은 상태에 컴퓨터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 때문에 자꾸 마음만 조급해지고 있다. 변명거리를 만들지 않으려 애를 쓰고 있다. 오늘, 내일만 지나면 좀 나아질까...

댓글 2개:

  1. 그럴수록 자꾸 당신이 계셨더라면 하는 마음이 든다.. 이 구절이 눈에 확 띄는데요?ㅎㅎ



    오늘은(새벽이니 어제지만) 비오는 수요일이었어요. 빨간 장미 한 아름이 생각나는 날이라는 어떤 노래 가사처럼, 저는 형의 블로그가 생각이 나더라구요.^^; 여전히 많이 바쁘신 거 같네요. 새로 살림살이도 장만하신 것 같구요~



    조금 전에 천상병시인에 시집을 봤었는데, 봄이 있는 건 세상을 즐거운 곳으로 만들기 위해서라는 구절이 있더라구요. 꾸밈없는 그 분에 시가, 형과 제게도 꾸밈없이 받아들여지길 바래요. 발랄한(?) 새내기가 남긴 덧글을 보시면서 봄이 왔음을 느껴보시길 바랍니당~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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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왕도비정도 - 2007/03/22 03:06
    아, 그건 먼저 가신 아버지에 대한 내용이야...^^;



    그래도 날 생각해주는 네가 있어 기분이 좋다. 이제 거의 마무리되었고 일은 이미 시작했지만 또 다른 일은 다음 주 부터 정식으로 시작될 것 같다. 네게 만들면 보여주겠다던 애니메이션은 이미 물건너 갔다만 이번 건 아마 제대로 나오지 않을까 싶다.ㅎㅎ



    그래, 발랄상큼신선한 새내기의 방문과 댓글에 힘입어 그리고 천상병시인의 기운에 힘입어 즐겁고 행복한 봄날을 열며 시작하련다. 고마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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