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보면서 '1박2일'과 '패밀리가 떴다'와 '무한도전'의 차이점이 뭘까 생각해 봤다. 워낙에 각 프로그램들에 대한 평가도 많고 팬들도 많기 때문에 이렇게 저렇게 말 할 거리가 있는 건 아닌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가장 큰 차이점은 "프레임 안에 사람이 있느냐, 없느냐"
다시 말하면 '1박2일'은 연기자들이 만나는 일반인, 그들과 함께 동행하는 스태프들이 자주, 적극적으로 '프레임 안에 등장'한다는 것이다. 반면 '패떴'은 프레임 안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최대한 막으며 절제한다는 것이다. '무한도전'은 '1박2일'과 '패떴'의 중간지점 정도가 될 텐데 바로 이 차이, '프레임 안에 사람이 있느냐, 없느냐'가 '리얼'의 지점을 가르는 거란 생각이 들었다.
시청자들은 누구나 다 연기자들은 연기를 할 거라고 생각을 한다. '리얼'을 표방하더라도 '대본'의 존재를 인지하며 그들 사이에 벌어지는 일들은 일종의 '합'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본다는 것이다. 하지만 연기자들이 만나는 일반인들은 짜여진 각본(대본)에서 자유로울 뿐 아니라 스태프들 역시 모든 스태프들이 대본을 숙지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카메라 프레임에 연기자 외의 사람들이 등장할 경우 '리얼'의 효과와 주문은 상당한 시너지를 갖게 된다는 것이다.
이건 비단 이런 오락프로그램 뿐만은 아닌 것 같다. 정치인들의 행보도 마찬가지인데 어떤 정치인은 자신의 '각본'을 일반인들에게 노출시키며 의도되지 않은 '리얼'을 맞닥트리고 극복해가지만 어떤 정치인은 자신과 일반인들을 최대한 자신이 원하는 '각본'안에 가둠으로 인해 가식적이란 비난과 서민을 기만한다며 욕을 얻어먹는 것이다. 똑똑한 정치인이라면 자신의 정치행보라는 프레임 안에 어떻게 '사람'들을 등장시켜 최대한 자연스러운 '리얼'을 연출할 것인지 고민하게 될 것이다. 당연히 그러한 '리얼'은 많은 신체적 괴로움과 정신적 피로감을 동반한다. 하지만 결과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보람과 즐거움으로 채워질 것이다.
다시 오락프로그램으로 돌아오면... 그렇기 때문에 '패떳'은 갈수록 재미가 없고 가식적일 수 밖에 없으며 '1박2일'은 가끔씩 따뜻한 정서를 담은 화면들을 선사하는 것이다. '무한도전'은 감독의 각본이 탄탄하지만 감독 역시 때론 적극적으로 프레임 안에 개입하고 일반인들도 조금씩이지만 프레임 안에 등장함으로 인해 '다큐'같은 '오락'을 만들어낸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모르겠지만 거기에서 '강호동'과 '유재석'의 갈림길이 생긴다. 유재석은 일반인들과 소통할 때 거리를 두는 반면, 강호동은 일반인들과 소통하는 데 비교적 자연스럽다.(하지만 난 강호동의 시끄러움이 싫다.)
어차피 미디어에서 보이는 대다수의 것들 중 진정한 '리얼'과 '다큐'는 거의 존재하지 않겠지만 어떤 식으로든 그런 '자연스러움'을 즐기려는 수요가 늘어가는 만큼 '프레임 안과 밖의 사람'이 중요해지고 그에 대해 자연스럽게 생각이 머문다.
1박2일의 소통은 진정성이 느껴집니다..산골어르신,농부,어부,시골분교어린이가 나와도 가감없는 즐거운 웃음을 주죠..스탭들과의 어울림도 마찬가지입니다..모니터라는 간접화면을 사이에 두고 보게되지만 1박2일은 정,인간을 담아내는 따뜻함이 전해집니다..그 차이죠..공감하며 추천 누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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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글삭제[kbs 해피선데이 1박 2일] 지난주에 이은 1박 2일 영암편... 전남 영암 월출산 용돈 추적의 폭소장면에 이어 방송된 27일의 그 두번째 방송은 푸짐한 낙지요리 한상을 같이 나눠먹으며 시작됐다. 즐겨본 사람만이 즐긴다고...제대로 쉬어보지 못했던 멤버들은 갑자기 주어진 "쉼"에 당황했다. 그리고 시작된 스태프들과의 대결... 예전 전남 나주에서 스태프들과의 1번의 대결이 있었지만 연기자들의 실패로 스태프 야외취침은 이루어지지 못했던 적이 있다...
@디토 - 2009/09/28 01:57
답글삭제네, 1박2일은 보면 볼수록 재밌고 잔잔한 웃음, 때론 감동이 있더군요. 프로그램의 스태프들 중 PD말고 다른 파트(조명, 지미집, 카메라 등) 감독 및 스태프들의 얼굴을 볼 수 있는 유일한 프로그램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변호사나 의사가 스스로를 의사나 변호사라고 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의사나 변호사가 상대적으로 보수가 적은 직업에 대해 스스로의 직업이 훌륭하고 따라서 자신이 귀하다고 느낀다면... 그때 사람들은 거부감을 가지게 되거나 직업의 귀천의식이 있다고 말하게 됩니다. 예전에는 딴따라라고 불리며 무시를 당하던 연예인이 이제는 동경의 대상이 되고 인기에 휩싸이면 사람들의 추앙을 당연히 여기게 되고 스스로 특별한 사람이라는 특권의식이 생기기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또는 일반 사람들도 그들이 무슨 물의를 일으키면 공인이니 하면서 특별한 취급을 하고 다른 계급이라도 되는 듯이 구니 실제로도 그런 것도 같습니다.
답글삭제하지만, 일박이일 제작진이나 제작진에게는 그런 특권의식이 보이지 않습니다. 자신은 특별한 사람이고 그런 대접을 받아야하며 일반인과 만나주는 것이 무슨 특혜인양 굴지 않고 그냥 서로 같은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납니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선이 아닌 같은 높이에서 마주보고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는 시선.. 그 속에서 일반인도 심지어 카메라 앞임에도 편안하게 마음을 열고 출연진을 대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스타킹을 보면 일반인 출연자가 아이인 경우 안아올리거나 무릎을 꿇어 시선을 맞추는 강호동씨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일박에서는 전 출연진과 제작진이 다 그러합니다. 그래서 일박이 다녀간 곳에서 만난 사람들은 방송용 일회용이 아니라 오랜 인연과 정으로 나중에도 이어지곤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하루 - 2009/09/30 11:19
답글삭제그렇네요. 스스로를 존중하는 게 아닌 상대방과의 비교우위에서 존중을 차지하려고 할 때 문제가 생긴다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발전하면서 연예인들을 공인으로 생각하고 특별한 존재로 생각하는 것은 생각하는 사람 자유겠지만 엔터테인먼트 본질, 즉 대상에 대해 고민해 본다면 분명 다른 여러가지 답들이 존재할 것 같습니다.
'권위'는 '특권'을 내려놓을 때 생기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