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6월 14일 월요일

색다른 식사.

후배가 학교 교수님 소개로 현장실습을 서양식 식당에서 한다고 한다.
식사 가격은 일반 중국 음식점보다 비싸긴 해도 후배가 한 번쯤 들려달라 부탁을 한다.
비싸봐야 한국에서 먹는 양식보다는 싸니 부담없이 갈 수는 있겠다.
식당 이름은 '파라다이스'.
간판은 무척 큰데 비해 식당 안은 그리 크지 않은 아담한 규모다.



후배가 추천해주는 식사 주문했다.
후배가 아는 사람이라고 사장님이 커피도 서비스로 내어 주고
커피 무료 쿠폰(한장에 18원;오~)도 3장이나 주는 특혜를 베풀어 주셨다.
 
마침 좀 떨어진 자리에는 후배가 다니고 있는 학교의 교수들-모두 서양인-
여러 명이 모여 식사를 하고 있다.
그리고 내 바로 옆자리에는 중국인 여자 둘이 식사를 하고 있고
내 뒷 편에서는 서양인과 한국인(두 사람은 부부)이 식사를 하고 있다.
중국에서 조금은 독특한 식사를 하게 되었다.
여기저기에서 다른 언어들이, 때론 익숙한 언어들이 들리고
식사는 늘 먹던 것과 다르다. 디저트로 나온 커피를 천천히 마시면서 분위기를 즐겨본다.
 
창 밖으론 좋은 차가 지나가고 조금 헐어보이는 건물 앞에는 남루한 아이가 계단에 앉아있다.
세상은 그렇게 돌아가고 세상 속에서 그렇게 사람들과 만나고 사나 싶다.
가끔 내가 여기 살면서 외국인임을 잊고도 살지만
외국인임을 자각하더라도 예전에 배낭여행 다닐 때처럼의 자유로움은 거의 사라진 듯 싶다.
 
조금 다른 공간에서 조금 다른 식사를 하고 조금 다른 분위기를 느끼며
또 다시 내가 지금 외국에 나와서 살고 있음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그렇게 기분이 좋은 것도 그렇다고 기분이 나쁜 것도 없는
그저 평범한 듯, 색다른 듯 익숙한 풍경 속에서의 두 어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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