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 30일 토요일

기륭전자, 길고 긴 투쟁





3년 혹은 1000일이라는 숫자가 주는 길고 긴 시간의 간격, 그 긴 시간동안 투쟁해 온 기륭전자 부당해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미 많이들 떠나갔고 남은 이들의 몸과 마음은 모두 지쳤다. 이랜드 사태때도 그랬지만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은 그저 마음을 보태는 것 뿐 그 어떤 행동도 취하지 못했다. 미안할 뿐이다.

잡담했다고 지각했다고 한 통의 문자메시지로 해고통지를 해도 아무런 제재조치를 받지 않는 대한민국의 기업. 지 맘에 들면 사면시키고 지 맘에 들지 않으면 방송국 사장이던 종교지도자 건 맘대로 능멸해도 괜찮은 대한민국 정부. 그보다 더 견디기 힘든 건 해고노동자들이 왜 투쟁을 포기하지 않느냐고, 포기하고 다른 일자리를 구하면 되지 않느냐고 묻는 다수의 사람들의 태도들이다.

잘못된 상황을 바로잡기 보다는 어쩔 수 없지 않냐는 식의 패배감. 세상은 다 그런 것 아니냐는 달관의 태도. 너만 힘든 게 아니라 내가 제일 힘들다고 말하는 극단적 이기심. 있는 자에게 관대하고 없는 자에게 냉혹한 현실이 마치 원래부터 그랬던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들. 돈과 권력을 쥔자들에게 붙거나 그들의 울타리에 들면 자신 역시 계급이 상승될 거라 믿는 순진함. 그런데 이 모든 태도를 견지하는 자들이 등따시고 배부르게 잘 살고 있는 시스템의 대한민국.

기륭전자 부당해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단식을 멈추고 일터로 복귀하는 게 죽은 사람 살리는 것보다도 더 어려워보이는 현실. 하지만 멈출 수는 없다. 여태까지 지켜온 날들이 아까워 고집을 부리는 게 아니다. 옳은 걸 지키는 신념에는 고집따윈 필요하지 않다. 그저 그렇게 바로 지켜낼 뿐이다.


기륭전자 단식 63일차 김소연님이 소금과 효소를 끊으며 여러분께 드리는 편지 글.



기륭 투쟁 기금 모금

하루, 한끼 단식해서 절약한 밥값을 기륭 투쟁 기금으로 보네요.
국민 362702-04-067271 김소연

기륭전자노동조합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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