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 13일 수요일

화끈한 MB특사, 뻔뻔함의 극치

그래도 전에는 아픈 척하며 휠체어를 타거나 울며 반성하는 척 하거나 고개를 떨구며 참회하는 척 하며 감형을 받거나 불구속이 되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적어도 자신의 잘못에 대해 일말의 양심이 움직였거나 고개를 빳빳히 들고 분노한 국민들을 대면할 자신이 없어서였을 것이다.

숭숭 뚫린 법의 구멍들을 이리저리 헤집어가며 자신들의 원하는 바를 이뤄냈다고 하더라도 덜미를 잡히면 '아이쿠, 뜨거워'하며 가식적이긴 하지만 그럴듯한 쇼라도 보이는 분위기였다.

이젠 완전히 달라졌다. 나라를 살리겠다는 구국의 결단으로 MB가 판결문에 잉크가 채 마르지도 않은 다수의 범법자들을 제자리로 복귀시켜버렸다. 그들에게 완벽한 면죄부를 준 것이며 '그딴 일'로 상처받지 말고 열심히 불법 저지르고 돈 많이 벌고 끼리끼리 잘 해보자고 월권을 한 것이다.

그러면서 MB는 이같은 명언을 남겼다. "이번 사면은 현 정부 출범 이전에 법을 어긴 사안이 대상이었고, 새 정부 임기 중 발생하는 부정과 비리에 대해서는 공직자와 기업인을 불문하고 단호히 처리하겠다"

그러니까, MB는 국민을 X으로 보는 거다. 정부가 바뀌면 법을 어긴 것도 어기지 않은 게 되고 자신이 집권한 후에 자신한테 밉보이면 죄가 없어도 법을 어긴 범죄자가 되는 것이다. 그렇게 KBS 사장은 긴급체포가 되었고 MBC PD수첩도 MB한테 찍혀버렸다.




"광복절 특별사면"
"MB특사, 법치훼손의 완결판"
"사면수혜 언론, 겸연쩍은 자기변론"
정연주

댓글 1개:

  1. trackback from: 사면권을 국민에게
    법이 만인에 평등하지 않다는 것은 초등학생도 아는 사실이다. 요즘의 초등학생들은 과감하게 대통령을 욕할 정도로 사회의 부조리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도올은 헌법조차 국민의 함성 아래에 존재한다고 말했다. 정직하고 법치주의의 기원을 잘 아는 학자들은 법이 국민의 상단부에 존재하는 구조가 가장 최악의 상황임을 알고 있다. 법이란 인간사회에서 등장하는 이해의 갈등, 죄수의딜레마 등을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최소한의 규제였고, 또 그래야 한다. 만일 법을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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