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 23일 화요일

빅토르 최



 

빅토르 최, 오래 전 TV에서 소개해주는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그'의 존재를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는데 그 때 본 다큐멘터리는 내게 무척 충격이었다. 위대한 한 인물을 알게 된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빅토르 최"의 생애


무척이나 한국에 와서 공연을 하고 싶었던 빅토르 최가 의문의 죽음(게다가 한국공연이 결정되고 한국으로 오기 전 8월 15일 광복절에 죽음을 맞이했다.)으로 떠나고 난 뒤 그를 따라 자살을 한 젊은이들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러시아에서 전설을 만들었던 빅토르 최. 다큐멘터리에서 소개되었던 내용 중에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대목이 있다. 그의 공연 티켓 암표가 엄청난 가격에 팔리고 있을 때도, 그의 앨범이 몇 백만 장씩 팔려나가고 있을 때도, 그가 출연한 영화가 큰 수익을 내고 있을 때도 그는 유명해지기 전에 하던 보일러공(火夫)으로서 일을 계속 했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이 계속 노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을 했고 그래야 노래를 계속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젊음의 이상적 삶을 몸소 살아낸 사람. 시대의 아픔을 노래하고 젊음의 자유를 완성한 사람. 러시아 정부로부터 많은 협박과 압력이 있었지만 그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되는 일은 굳건히 이뤄냈다. 미술에도 남다른 재능이 있었던 그의 방에 남겨진 몇 점의 작품과 그가 좋아했던 이소룡 사진이 소개되었던 다큐멘터리 영상 속 그의 흔적들이 무척 그리워졌다. 그에게 부인과 어린 딸이 있었던가...
 

혈액형

어둡고 추운곳 그러나 그 거리는 우리의 발자국을 기다린다
군화위엔 별빛의 먼지
푹신한 소파, 십자 나사, 제때에 당겨지지 않은 방아쇠,
햇빛 비춰지던 시절이란 눈부신 꿈속에나 있을 뿐,
치뤄야 할 댓가가 있다해도 헐값의 승리는 바라지도 않는다.
전우의 가슴을 밟고 싶지 않기에
너와 함께 있을 수 있다면
단지 너와 함께 있을 수 있다면
그러나 하늘높이 솟은 별은 나를 전장으로 불러낸다
소매위에는 혈액형
소매위에는 나의 군번
전투로 향하는 내게 행운을 빌어주게
이 들판에 남게 되지 않기를
니 들판에 남게 되지 않기를
전투로 향하는 내게 행운을 빌어주게
[빅토르 최, 1962.6.21 - 1990.8.15]


혈액형과 몇 개의 곡을 윤도현이 불렀다고 하는데 혈액형 부른 것만 들어봤다. 윤도현은 "혈액형"이란 노래를 분위기와 외피만 목소리에 두르고 노래를 하는 듯. 그러나 빅토르 최가 부르는 노래에는 묵직한 시대의 반항과 고민과 젊음의 방황과 자유가 묻어나온다.

Concert Version


English Version

댓글 5개:

  1. 부디 하늘나라에서 행복하게 사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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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황성문 - 2009/05/17 03:00
    너무 빨리 떠나서 아쉬운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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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비밀 댓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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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Anonymous - 2009/07/05 20:16
    동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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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한국인중 자랑스러운 분이군요. 안타깝습니다. 마음이 아프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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