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MBC연기대상 사회를 보던 신동엽이 입 밖으로 꺼내기 힘든 말을 꺼냈다. 함께 사회보던 한지혜가 우수상을 수상한 후 "하느님께 감사한다"는 수상소감을 들은 신동엽이 한국엔 다양한 종교가 있는데 한 번도 부처님께 감사한다던가 절에 함께 다니다 알게 된 오빠 이야기(같은 교회 오빠 얘기는 종종 나온다며 빗대어..)는 왜 안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말을 하더라. 많은 스포츠 스타, 연예인, 공인들이 대중들 앞에서 "하나님"을 들먹이는 행위에 대해 하고 싶은 얘기들이 있었을 텐데 신동엽이 대신 공적인 자리에서 해준 거라 볼 수 있겠다. 조금 불안하고 위험한 발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 종교를 가진 모든 이들이 한 번쯤 생각해 볼만한 문제가 아닌가 싶다. 덧붙이고 싶은 얘기가 많지만 나중에 기회가 닿으면 해야겠다. 신앙은 개인이 하는 것이다. 신앙을 강요하거나 너무 공개적이 되거나 모든 대중이 함께 같은 믿음을 같게 되면 광기로 흐를 확률이 높다.
여자 최우수상을 받은 배종옥의 말 한마디도 기억에 남는다. 연예인들도 외로울 수가 있는데 배우분들 외로우면 서로 손을 내밀고 잡아줄 수 있다는 말. 어쩌면 연예인들끼리의 연대, 소통, 교감을 말하는 것인데 정말 인간적인 정이 듬뿍 묻어나는 한마디다. 무슨 라인, 누구 사단 등으로 이합집산을 하는 세태이긴 하지만 그보다 좀 더 포괄적인 인간, 배우들 간의 관계를 역설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역시 배종옥, 그녀를 좋아할 만 하다.
사족.
어제 MBC연예대상도 그렇지만 이번 MBC연기대상 역시 공동수상자가 너무 많다. 배우들을 욕먹이는 행위일 뿐 아니라 옥석을 가리는 일을 너무 쉽게 하려는 경향으로 보인다. 특히 대상 수상자가 김명민, 송승헌 두 명이라니, 말이 되나.
문소리의 그녀가 진보신당 심상정 의원을 위해 애를 썼던 걸 생각하면 별 것 아니지만 MBC 시위/집회 지지 발언 역시연예인들 사이에선 단연 돋보이는 정치발언이었다. 모든 인간은 정치적임을 감안할 때 한국의 연예인들은 너무나 정치적이지 않을 뿐더러 기회주의적 속성으로 일관되는 경우가 많다. 연예인이 정치적인 걸 눈 뜨고 봐주지 않는 팬들이 더 문제이긴 하다.
강석우의 다문화가정에 대한 이해와 화합에 대한 발언도 인상깊다. 양희은과 함께 여성시대를 진행하면서 보고 듣고 느낀게 많을 거 같은데 라디오에서 접하는 강석우는 세심하고 여성스럽고 눈물많고 감성적인 부분이 많다. 물론 전형적인 한국의 남성상같은 부분도 적잖이 느껴지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사람에 대한, 약자에 대한 배려가 많이 느껴진다. 그런 부분들이 수상소감으로 이어졌겠지.
박근형의 손주야 할애비 상 먹었어요...라는 수상소감은 너무 흐믓해서 좋았고 이문세의 여유있는 수상소감에 짤막한 노래 한소절이 좋았다. 하지만 많은 배우들의 여전히 빠지지 않는 자기 식구 챙기기식의 수상소감은 내겐 여전히 듣기 불편했다.
다른 종교에 비해 기독교인들이 왜 시상식에서 하나님께 감사하다라는 말을 하냐면 하나님은 신앙인에게 있어서는 인격적인 관계를 가지기 때문입니다..상을 타면 누구누구..이름 불러가며 감사의 표시를 하잖아요..그것과 마찬가지인 셈이죠..제일 영향력을 주었고 또한 늘 언제나 함께 하신 하나님게 감사의 표현을 하는건 당연한 것이기에 그런겁니다..단순히 신이나 종교적인것이 아니라 인격적인 교제를 하는 분이기 때문이랍니다..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답글삭제신동엽 어제 이동건에게 집안에 무슨일 있었냐고 말했던건 진짜 개념없는 발언!!!
답글삭제@구 씨 - 2008/12/31 11:14
답글삭제하나님이 인격적인 교제를 하는 분이라는 뜻은 잘 이해했습니다. 다만, (지극히)개인적인 성취나 집단의 성취들을 하나님의 영광과 은혜로 돌리는 경우가 많은데 그들의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혹은 집단) 역시 하나님의 세상 속에 살고 있고 하나님을 신앙하는 사람들도 많다는 것이죠. 하나님을 인격적인 존재로 보는 건 좋습니다만 하나님을 절대신으로 생각한다면 개인적인 범위를 벗었났을 때 잘 납득이 안된다는 거죠.
이해하려고는 합니다만 대다수의 경우 제대로 신앙을 하는지도 의심스러울 정도로 쇼맨쉽이 강한 경우가 많아서요.-_-;;;
이해를 도울 수 있는 답글 고맙습니다. :)
@kyw - 2008/12/31 14:32
답글삭제전 개인적으로 신동엽을 좋아하진 않습니다만, 이동건 친동생 얘기는 전혀 생각을 못하고 있었네요. 한지혜와 연인이었던 건 전혀 몰랐었구요. 그렇다면 신동엽은 정말 개념을 안드로메다로 보낸 채 이동건을 상처주고 있었던 거네요. 혹 집안 일을 거론할 때 한지혜와의 결별을 말하려고 했다고 하더라도 역시 개념없긴 마찬가지구요. 정신차려야 할 사람이군요.
비밀 댓글 입니다.
답글삭제@Anonymous - 2008/12/31 20:22
답글삭제아, 그러셨군요. 전 보지 못했고 시상식 프로그램 역시 처음부터 본 건 올해가 처음이라서요. 아마, 비교적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을 부르기에 그런 생각이 더 들었던 것 같습니다. 요(要)는 신앙의 방식, 신앙인의 자세에 대한 생각을 더 해보자는 것이었습니다.^^;
@kyw - 2008/12/31 14:32
답글삭제공감입니다. 순간 기절할 뻔했다는... 신동엽의 무개념. 완전 최고였습니다.
@kyw - 2008/12/31 14:32
답글삭제그러셨군요. 신동엽은 진지하게 반성해야겠어요.
대상을 송승헌 과 김명민 에게 공동으로 준 건 정말.... 작년에 한류 스타 배용준에게 밀리고, 이 번엔 공동 수상.... 김명민 뛰어난 연기와 그 노력에 비해 정말 상복이 없는 듯... 연기력으로 보면 배용준, 송승헌 정말 아니잖아요...
답글삭제@글쎄 - 2009/01/04 14:41
답글삭제그러게요. 배용준, 송승헌은 연기가..쩝. <소름>때부터이긴 했지만 요즘 김명민의 대사나 연기를 곱씹어보면 정말 연기 참 잘하는 배우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터라..더더욱 그렇네요.
제 생각은 님 생각과 많이 다른데...
답글삭제님이 만약 연예인이라 칩시다. 대상을 받게 되서 수상소감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요새 기독교가 많이 욕먹잖아요? 뭐만 하면 기독교를 깎아 내리려는 풍토가 만연화되어 있죠
이런 분위기 속에서 전국민이 다 보는 앞에서 하나님께 감사하다고 말하는 것이 과연 단순한 일일까요?
쉽게 할 수 있는 일인가...형식적으로 보이는 것이지만 과연 이게 형식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도리어.. - 2009/01/05 13:40
답글삭제네...다르실 수 있죠. 근데 저도 님 생각과 좀 달라요. 제 입장에선 그들이 기독교가 욕을 많이 얻어먹는다는 게 신경쓰여 발언까지 조심할 것 같진 않아보인다는 거죠.
개인의 신앙, 신앙의 자유를 가지고 왈가왈부하는 게 아님을 다시 말씀드립니다. 즉 형식과 본질 등을 떠나 그런 수상소감을 말하는 연예인들의 신앙이 잘못되었음을 말하고자 하는 게 아니라 그런 신앙이 혹여 출발점, 이해점이 잘못되어있는 건 아닌가...를 말하고자 함이었습니다.
저도 다시 곰곰히 생각해보겠습니만, 님께서도 신앙의 본질이 무엇이고 신앙의 이유가 무엇인지도 다시 생각해보시는 계기가 되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