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2월 5일 금요일

Bobby Mcferrin의 유쾌한 실험-Pentatonic Scale

BOBBY MCFERRIN FUCKS WITH YOUR MIND

 

위 링크는  Bobby Mcferrin의  Pentatonic Scale에 대한 놀라운 영상이다.(Youtube로 보기)

 

처음 영상을 보고 나서 어떤 전율 혹은 깨달음 같은 게 마음 깊숙히 느껴졌다. 가슴이 뛰고 흥분되는 짜릿한 느낌.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나 그와 관련있는 사람들이라면 별 것 아닌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내게는 수 많은 생각과 고민, 한 편으로는 해답을 주는 영상이었다.

 

Pentatonic Scale은 오음계라고 하는데 온음(도레미솔라;궁상각치우)과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영상에서 Bobby Mcferrin은 관중들에게 단 2개의 음만 일러준다. 그가 자리를 옮길 때마다 그에 맞는 소리를 내게 한 것인데 신기하게도(놀랍게도) 2개의 음을 지정한 자리를 벗어나 자리 이동을 하면 관중들은 정확히 그 자리에 맞는 음을 낸다.

 

동생은 음계라는 게 수학적으로 아주 정교한 것이고 과학적이라고 이런저런 설명을 해줬지만 솔직히 제대로 이해는 되지 않았다. 다만, Bobby Mcferrin의 유쾌한 실험은 많은 것을 시사해주고 있다.

 

특히 애니메이션에 관련해 어떤 생각이 순간 떠올랐는데 (거친 생각이지만) 말하자면 이렇다. 애니메이터가 원화/동화를 그린다고 할 때 사실 우리가 늘상 보고 느끼는 대로 표현하기 보다는 주입된 정보와 정해진 패턴에 의해 그림을 그린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영상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2개의 음만을 정해줬지만 나머지 음을 정확히 낼 수 있는 원리처럼 첫 원화와 움직임에 대한 감정만을 정해준다면 스스로의 감각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가장 많이 보고 접했던 동작들을 자연스럽게 표현해낼 수도 있지 않을까.

 

조금 다른 측면으로 생각해 본다면 '음'이란 게 어릴 적부터 알게 모르게(학습/비학습) 접하고 익혀온 것이기 때문에 어떤 기준점만 형성해주면 나머지는 자연스럽게 의식/무의식을 통해 표현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들이 살고 있는 세계에서 1+1=2라는 공식을 자연스럽게 인식하고 있는 것과 같이 정치,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 우리가 일정부분 세뇌를 당했다고 생각한다면 스스로가 인위적으로 거부하지 않는 한 공식과 시스템 대로 따라가고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 하나, Bobby Mcferrin의 실험 혹은 재현을 다른 방식으로 이용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아이들의 학습이나 성인들의 교육에 응용한다면 기준점을 정한 후에 발산되는 폭들에 대해 무의식을 꺼낼 수도 있을 듯 하고 습관적으로 행해지는 행위들에 대한 되돌아봄(성찰)도 가능할 것 같다.

 

물론 '음악'이라는, '음'이라는 특수한 매개/매체만이 할 수 있는 일종의 실험일 수도 있겠지만 Bobby Mcferrin이 전해준 울림은 비교적 중요한 '화두'로 남는다. 영상을 다시 볼 때마다 짜릿함이 느껴지는 걸 보면 확실히 그렇다. 특히 그의 자리바꿈에 의해 관중들이 내는 소리에 맞춰 Bobby Mcferrin의 허밍이 어우러지며 즉흥 잼 아카펠라가 이루어지는 대목에서는 더욱 그렇다. 다른 사람들은 재밌어하며 박장대소를 하지만 그들에게 조용히 하라는 Bobby Mcferrin의 진지한 손짓과 몸짓, 표정은 Pentatonic Scale에 대한 일종의 실험이 단순한 것이 아님을 시사해주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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