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27일 일요일
도마뱀 대한민국
이건 주요한 사건의 핵심에 있는 자들만 하는 짓이 아니다. 남녀노소, 상하좌우를 막론하고 그렇다. 주변에서도 그런 경우들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자신이 아무리 잘못했더라도 결코 스스로의 몸통을 드러내며 꼬리들을 위해 희생하는 경우는 없다. 동물적 본능이라 해도 좋고 인간의 본성이라 해도 좋다. 하지만 그런 행태들에 자연스럽게 길들여 갈 수록 도마뱀의 몸통은 거대해질 것이고 주변엔 잘려진 꼬리들만이 가득해질 것이다.
'꼬리'를 자르고 도망가는 도마뱀을 끝까지 쫓아 '몸통'을 잡아채는 순간 겁대가리 없이 사람 주변을 맴도는 도마뱀은 더 이상 자신의 '꼬리'가 미끼가 될 수 없음을 알고 알아서 조심하던지 조용히 사라져 줄 것이다. 집 안의 벽에 더 이상 도마뱀들이 혀를 내두르며 제 멋대로 활보하는 꼴을 보기 싫다. 가능한 일이 아닌가?
2009년 5월 27일 수요일
경호관 한 사람으로 인해 놀아나는 대한민국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애 마지막 작은 소망이 '담배 한 대'라고 소개되었는데
결국 경호관의 말이 거짓임이 밝혀지면서 조문 중에 '담배'를 권했던 게
집단으로 사기를 당한 꼴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많은 의혹이 생겨나고 있는 현실.
사건 당일 날 뉴스를 들으면서 엄청난 충격에
도대체 긴가민가 하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는데
다른 건 모르겠고 사건 수습이 일사천리로 너무나 경쾌하고 빨랐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혹설을 제기하는 게 아니다.
그야말로 전 대통령이 서거하셨는데 발표/보도 못해서 죽은 귀신이라도 달라붙은 양
사건 수습과정에서 응당 증거로 수집되어야 할 많은 것들은 오히려 발표가 되지 않고
'노무현 대통령은 자살'했다는 쪽으로 굳히기를 들어가다가
경호관의 말이 거짓 진술임이 밝혀지고 말았다.
이젠 어떻게 할 것인가.
현 대통령이 죽음에 이르렀다고 할 때도
보도경쟁과 사건수습경쟁에 나서 일처리를 유야무야 할 것인가.
현 정권에 대해 분노를 표출시키자는 것도 아니고
정치적으로 이용해서 구세력들을 결집하자는 것도 아니다.
죽음의 원인을 정확하게 밝혀주는 건 그 누구를 위해서도 아닌
첫째, 고인을 위한 것이다.
둘째, 가족을 위한 것이다.
셋째, 고인과 인연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넷째, 고인을 아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설령, 명백한 자살이었다고 하더라도
전 대통령의 죽음이라면 주변의 모든 것들을 증거로 수집해야 한다.
정확한 사건을 알리기 위해서라도 CCTV도 공개해야 하고
컴퓨터에 남겨진 유서 뿐만이 아니라 친필 유서는 없는지 찾아봐야 하고
유서 주변의 지문은 모두 수거해서 대조해야 하고
사건 전날, 혹은 당일 모든 유무선 통신내역을 확보해야 하고
추락을 했다면 인체 더미를 이용해 비슷한 추락방법으로 실험을 해서
(하물며 '위기탈출 넘버원'에서조차 마네킨을 이용한 실험을 하는데)
두부 외상이나 손목 골절 등이 일어난 경위도 세세하게 파악을 해야 하고
사고 주변의 모든 증거가 될 만한 것들은 수거하여 증거로 확보해야 한다.
경호관들의 문책 역시 엄중히 이루어져야 한다.
'대통령이 몸을 날렸다면 같이 투신했을 것'이라는 둥
'경호집단 및 자신의 안위가 걱정이 돼 거짓진술을 했다'는 둥의 이야기가 보도되는 게 가당한가.
'담배 있나', '사람이 지나가네'라는 말이
전 대통령 마지막 가는 길의 한 마지막 말이 되었는데
경호관의 진술 하나에 온 국민, 전 세계가 다 속아버린 꼴이 된 것 아닌가.
대통령의 모든 언행과 기록은 보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퇴임 후 대통령과 현직 대통령은 분명히 다르겠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봉하로 내려간 후 매일매일 사진을 찍고
일정을 체크하는 등 모든 언행과 기록을 보관해오던 측근들이
당신 가는 마지막 길에 모든 기록과 증거를 확보해서 공개하지 않나.
전직 대통령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는 보도만으로도 엄청난 충격인데
그에 대한 조사와 그에 대한 수습과정 역시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전직 대통령의 서거, 정치적 파장, 많은 국민들의 슬픔과 애도의 물결
현 정부에 대한 반감과 분노...
어떤 과정으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예측불허인 현재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건 머리는 차갑게 가슴은 뜨겁게 갖는 일이다.
'결국 견뎌내지 못하게 만든, 그런 정부가 있는 한국에는, 못 돌아가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한
벗의 이야기에 많은 공감이 된다.
2009년 1월 23일 금요일
현실에서 재현되는 헐리웃 영화

Deep Impact에서 Morgan Freeman이 대통령으로 등장한다. 흑인 대통령. 아무리 영화라고는 하지만 현실불가능한 것 아니냐는 반응들이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Morgan Freeman의 훌륭한 연기로 인해 불만 혹은 의구심이 모두 상쇄되고 말았다. 그리고 Deep Impact 1998년 이후 10년 만에 실제로 흑인 미국대통령이 탄생된다. (그 전에도 1933년 '루퍼스존스'(단편), 1972년 '던맨'등 2편의 영화가 더 있었다고 함)

정말 헐리우드에서 뭔가를 시도하면 실제로 이루어지는가. 그렇다면 헐리웃 관계자들에게 진심으로 부탁하건데 "대한민국"을 소재로 해서 괜찮은 영화 하나 만들어주면 안될까. 어떤 내용인지 예를 들자니 울컥해져서 그만 둔다. 뭐, 생쥐관련 애니메이션도 괜찮고.(톰과 제리, 미키마우스, 라따뚜이 말고!!!)
2009년 1월 5일 월요일
노예들의 세상, 대한민국
문득 이 나라 대한민국에 사는 국민들은 그들의 노예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을 제외하곤 중상층이라는 사람들은 노예들의 대장, 관리감독급이고 그 밑으로는 죄다 노예의 몸값으로 줄세워지지 않았나 싶다. 많은 이들이 열심히 일해서 가정을 이루고 자신의 소박한 꿈을 이루겠다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그들이 열심히 일한 노동의 댓가와 피와 땀의 결실은 결국엔 대한민국의 족벌체제인 30대 기업들의 손으로 들어가는 것 아닌가.
도덕이 바로 서지 못하고 교육이 제 위치를 찾지 못하고 정치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나라에서 사는 국민들은 족벌들을 위해 일생동안 피와 땀을 바쳐야 하는 노예와 다를 바 없다. 물론 노예들 중에 가끔씩 특출난 노예들이 있어 서울대 나와 유학도 다녀오고 변호사, 의사가 되고나면 족벌 중의 어느 누구와 일가를 이루게 되는 그야말로 주인에게 간택되어 삶을 활짝 펴는 사람들도 있을 테지. 그마저도 안되면 주인에게 배운대로 자신보다 힘없고 빽없는 자들을 2중, 3중으로 옭아서 자신들의 노예로 삼고 작은 어르신 흉내를 내면서 살겠지. 계산기 두드려봐도 그렇게 살게 되는 사람보다 노예로 평생을 살다 가는 사람들이 수십, 수백곱절은 많을 게다. 그런데 그 많은 이들은 이 세상이 자신들의 세상이라고 믿지 않는 것 같다. 이 세상을 송두리째 주인들에게 넘기는 것만이 노예로서 충실한 본분을 다하는 것이라 믿는 것 같다.
말이 좋아 민주고 말이 좋아 대의정치라지, 말이 좋아 공교육이고, 말이 좋아 주공아파트라지. 언제 단 한 번이라도 국민들이, 서민들이 살 집 걱정하지 않고 입고 먹는 것 걱정하지 않고 살아온 적 있던가. 꼬박꼬박 건강보험료를 내도 병원비 때문에 병원문턱에 가는 걸 죽기보다 싫어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도 제 집도 아닌데 전세사는 것만으로도, 지하 단칸방에 고단한 몸 하나 뉘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신께 감사하고 나랏님에게 감사하는 사람들이 이 나라 국민 아니었나. 못 배워서 세상이 이모양 이꼴은 아닌 것 같고 아마도 잘못 배워서 그런 걸 테지.
이 세상은 주인들의 것인가, 노예들의 것인가. 이 나라를, 이 땅을 주인들이 소유할 권한이 있던가. 그들이 과연 노예들의 주인이 맞는가. 이 나라 주인행세하는 자들은 그들에게 노력봉사하는 사람들의 배를 곯리고 심지어 착취를 하고 하소연을 해도 모르쇠로 일관한다. 세상이 달라졌는데도 주인행세하는 자들은 여전히 이 세상이 자신들의 것인양 오만을 부린다. 정상인 세상을 되찾아오는 건 불가능한 일일까. 알면서도 지금 이 상태가 여전히 익숙하고 편해서 모른 척 눈감고 있는 걸까.
(씁쓸한 소식만 들려오는 날들이라...)
2008년 1월 30일 수요일
영어에 환장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2mb와 인수위에서 내놓고 진행하려고 하는 "영어관련" 정책 및 사업은 그 누가봐도 엉터리고 졸속이며 말도 안되는 소리임을 안다. 물론 이와 무관한 상위 몇 % 사람들이야 그들이 영어정책을 내놓든 일어정책을 내놓든 중국어 정책을 내놓든 아무런 상관도 없을 테지만 고스란히 그들의 실험대에 올라 모르모트가 되어 인고의 시간을 보내야 하는 사람들은 다름아닌 일반 국민들이다. 이 나라를 향후 5년간 운영하겠다고 하는 사람들은 왜 이렇게 영어에 미쳐있는 걸까? "기러기 아빠의 완전한 퇴출"을 핑계삼아 이 나라의 국어를 영어로 바꾸고 싶어하는 것일까? 2mb는 이 나라를 자신이 그동안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맘껏 실험해보고 싶은 실험장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 것인가? 영어정책이 난항을 겪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찌라시 신문들의 기자들이 흔히 사용하는 "되면 좋고 아니면 말고"식의 사고방식이 보이는 듯 해 답답함을 넘어 두렵기까지 하다.
more..
그들은 "기러기 아빠"들이 더이상 기러기 아빠가 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기러기 아빠들은 단지 자녀들의 영어교육을 위해 그 힘든 시간을 견딘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한국의 전반적인 교육이 선진화되지 못하고 서울대를 선두로 한 줄세우기 학벌체계가 사회에 만연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어떤 교육을 받던 자신이 하고 싶은 꿈을 펼치기 힘들거나 악몽같은 입시기간을 지내고 난 후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면 취업에 난항을 겪고 설사 상위권 대학에 진학한다 해도 다시 '그들만의 리그'에 편입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쏟아야 하는 이 나라에서 자녀들을 교육시키고 싶지 않아서다. 경제적인 여건이 허락되는 한 교육과 취업, 한 인간의 미래 등을 고려한 복합적인 이유로 인해 기꺼이 기러기 아빠가 되기를 자청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아주 단순하고 교묘하게 영어의 문제로 치환해버리는 인수위의 발상은 머리에 쥐가 날 정도로 짜증이 난다.
설령 모든 기러기 아빠들이 영어 문제로 인해 생겨난 사회적 현상이라고 하더라도 "모든 학생이 고교만 졸업하면 기본적인 생활영어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일까? 게다가 "생활영어를 할 수 있다"의 기준은 무엇인가. 그걸 측정해서 점수라도 매기겠다는 날이 오면 생활영어에 대한 메뉴얼이 생기고 다시 학원을 다녀야 할 것이다. 생활영어라는 것은 영어가 생활이 되어야 하는 것인데 한국이란 나라는 아시아권에 속한 나라지 영미권에 속한 나라가 아니다. 영어가 생활이 된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아니지, 그들의 계획 중엔 새로운 도(道)를 신설해 외국인들만 살게 하고 달러만 사용하는 상권을 조성할지도 모를 일이다.) 생활한국어도 제대로 구사하지 못해 많은 국어학자들과 지식인들이 이 나라의 젊은이들의 미래를 걱정하고 제대로 된 토론과 글쓰기도 안되는 상황에서 모든 걸 스톱!하고 '영어'를 향해 내달리자고 하는 2mb과 인수위의 진짜 속셈이 궁금하다.
(외국어를 공부해 본 사람들은 알고 있겠지만) 국내에서 많은 시간을 들여 노력하더라도 외국어를 공부하는 건 쉽지 않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해외로 어학연수를 떠나는 것이다. 대부분의 목적은 어학을 위한 환경을 만들어보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외국에서 어학을 공부한 이들의 외국어 능력도 천차만별인데 이는 유학생들의 생활태도에서 비롯된 부분이 많다. 즉 해외에 거주를 한다고 하더라도 계속 한국인만 만나서 어울리고 얘기하게 되면 절대 어학은 늘지 않는다. 대부분 외국어 실력이 충분히 늘었던 사람들을 경험담을 들어보면 자신을 철저히 외국인들 사이에 두고 모든 말과 생각을 외국어로 하려고 노력했다는 것이다. 혼자서 여행도 다니고 혼자서 쇼핑도 하고 혼자서 많은 일들을 겪으면서 외국어가 자신의 언.어.처.럼 됐다는 것이다. 이런 '몰입'상태를 지속하면서도 최소 1년에서 길게는 수 년이 지나야 외국어를 꽤 한다는 소리를 듣는다. 하지만 이 역시 '전공외국어'를 말하는 게 아니다. 생활외국어를 잘한다는 것이다.
2mb와 인수위의 발상이 얼마나 아메바적인지 그리고 누구를 위한 정책인지 훤히 들여다보이는 데도 그들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거나 혹은 정말 모르고 있는 부분이 많다. 결과가 어떤 식으로 마침표를 찍게 되는지에 상관없이 업적을 기리고 치적만 쌓으면 된다는, 보여주기 위한 전시행정의 전형이다. 청계천 복원공사 역시 취지는 좋았지만 검토방법, 진행방법, 사후관리방법 등에서 많은 문제를 드러냈지 않나. 그나마 청계천 복원공사는 서울시에 한정된 것이었다. 상암동 DMC 의혹 역시 서울시 한 지역에 한정된 것이었다. 그러나 영어정책(대운하 등 기타 정책 역시)은 전국민을 상대로 하는, 대한민국을 상대로 하는 정책이다. 시도했다가 실패하면 폐업처리하고 땡처리해서 문닫으면 되는 현대같은 회사가 아니란 것이다.(대기업은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해서 설레발치겠지만)
만약 2mb 정도의 생활영어 수준을 말하는 것이라면 이렇게 소란을 떨지 않아도 (조금 과장하자면) 국민의 3분의 1, 혹은 절반은 이미 충분한 실력을 갖췄다고 생각한다. 모든 학생이 고교 졸업 후 기본적인 생활영어를 잘 할 수 있도록 하는 것만이 살 길이라고 몽니를 부릴 일이 아니다.
정작 영어가 필요한 이들이 누구인지 면밀히 검토해서 지원을 늘리고 현재 운영되고 있는 정체불명의 영어마을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게 하며 얼굴 하얀 백인 위주의 외국인 말고 여러 피부색의 외국인들에 대한 인식 변화에만 힘쓰더라도 영어가, 외국어가 지금보다는 좀 더 제대로 된 기능을 발휘할 수 있지 않을까. 또한 영어 못지 않게 국민들이 (한)국어를 더 잘 구사할 수 있도록 국어정책에 신경을 쓰고 국어가 좀 더 외국인들에게 알려질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