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월 5일 월요일

노예들의 세상, 대한민국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삼성, 현대, LG 등 국내 30대 기업끼리 다 그렇고 그런 관계라는 건 이미 알려진 바와 같다. 서로 친인척 관계거나 사돈을 맺거나 사돈의 사돈을 맺는 식으로 그들의 공화국은 건설되었다. 삼성과 현대, LG가 서로 경쟁을 한다고 하더라도 혹은 조중동이 서로 경쟁을 한다고 해도 엄밀한 의미에서 제대로 된 경쟁은 아닐 것이다. 경쟁을 가장한 협업이라고 해도 될까.

문득 이 나라 대한민국에 사는 국민들은 그들의 노예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을 제외하곤 중상층이라는 사람들은 노예들의 대장, 관리감독급이고 그 밑으로는 죄다 노예의 몸값으로 줄세워지지 않았나 싶다. 많은 이들이 열심히 일해서 가정을 이루고 자신의 소박한 꿈을 이루겠다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그들이 열심히 일한 노동의 댓가와 피와 땀의 결실은 결국엔 대한민국의 족벌체제인 30대 기업들의 손으로 들어가는 것 아닌가.

도덕이 바로 서지 못하고 교육이 제 위치를 찾지 못하고 정치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나라에서 사는 국민들은 족벌들을 위해 일생동안 피와 땀을 바쳐야 하는 노예와 다를 바 없다. 물론 노예들 중에 가끔씩 특출난 노예들이 있어 서울대 나와 유학도 다녀오고 변호사, 의사가 되고나면 족벌 중의 어느 누구와 일가를 이루게 되는 그야말로 주인에게 간택되어 삶을 활짝 펴는 사람들도 있을 테지. 그마저도 안되면 주인에게 배운대로 자신보다 힘없고 빽없는 자들을 2중, 3중으로 옭아서 자신들의 노예로 삼고 작은 어르신 흉내를 내면서 살겠지. 계산기 두드려봐도 그렇게 살게 되는 사람보다 노예로 평생을 살다 가는 사람들이 수십, 수백곱절은 많을 게다. 그런데 그 많은 이들은 이 세상이 자신들의 세상이라고 믿지 않는 것 같다. 이 세상을 송두리째 주인들에게 넘기는 것만이 노예로서 충실한 본분을 다하는 것이라 믿는 것 같다.

말이 좋아 민주고 말이 좋아 대의정치라지, 말이 좋아 공교육이고, 말이 좋아 주공아파트라지. 언제 단 한 번이라도 국민들이, 서민들이 살 집 걱정하지 않고 입고 먹는 것 걱정하지 않고 살아온 적 있던가. 꼬박꼬박 건강보험료를 내도 병원비 때문에 병원문턱에 가는 걸 죽기보다 싫어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도 제 집도 아닌데 전세사는 것만으로도, 지하 단칸방에 고단한 몸 하나 뉘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신께 감사하고 나랏님에게 감사하는 사람들이 이 나라 국민 아니었나. 못 배워서 세상이 이모양 이꼴은 아닌 것 같고 아마도 잘못 배워서 그런 걸 테지.

이 세상은 주인들의 것인가, 노예들의 것인가. 이 나라를, 이 땅을 주인들이 소유할 권한이 있던가. 그들이 과연 노예들의 주인이 맞는가. 이 나라 주인행세하는 자들은 그들에게 노력봉사하는 사람들의 배를 곯리고 심지어 착취를 하고 하소연을 해도 모르쇠로 일관한다. 세상이 달라졌는데도 주인행세하는 자들은 여전히 이 세상이 자신들의 것인양 오만을 부린다. 정상인 세상을 되찾아오는 건 불가능한 일일까. 알면서도 지금 이 상태가 여전히 익숙하고 편해서 모른 척 눈감고 있는 걸까.

(씁쓸한 소식만 들려오는 날들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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