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5월 27일 수요일

경호관 한 사람으로 인해 놀아나는 대한민국

경호관의 진술 하나만을 가지고 보도를 했던 탓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애 마지막 작은 소망이 '담배 한 대'라고 소개되었는데
결국 경호관의 말이 거짓임이 밝혀지면서 조문 중에 '담배'를 권했던 게
집단으로 사기를 당한 꼴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많은 의혹이 생겨나고 있는 현실.
사건 당일 날 뉴스를 들으면서 엄청난 충격에
도대체 긴가민가 하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는데
다른 건 모르겠고 사건 수습이 일사천리로 너무나 경쾌하고 빨랐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혹설을 제기하는 게 아니다.
그야말로 전 대통령이 서거하셨는데 발표/보도 못해서 죽은 귀신이라도 달라붙은 양
사건 수습과정에서 응당 증거로 수집되어야 할 많은 것들은 오히려 발표가 되지 않고
'노무현 대통령은 자살'했다는 쪽으로 굳히기를 들어가다가
경호관의 말이 거짓 진술임이 밝혀지고 말았다.
이젠 어떻게 할 것인가.
현 대통령이 죽음에 이르렀다고 할 때도
보도경쟁과 사건수습경쟁에 나서 일처리를 유야무야 할 것인가.
현 정권에 대해 분노를 표출시키자는 것도 아니고
정치적으로 이용해서 구세력들을 결집하자는 것도 아니다.
죽음의 원인을 정확하게 밝혀주는 건 그 누구를 위해서도 아닌
첫째, 고인을 위한 것이다.
둘째, 가족을 위한 것이다.
셋째, 고인과 인연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넷째, 고인을 아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설령, 명백한 자살이었다고 하더라도
전 대통령의 죽음이라면 주변의 모든 것들을 증거로 수집해야 한다.
정확한 사건을 알리기 위해서라도 CCTV도 공개해야 하고
컴퓨터에 남겨진 유서 뿐만이 아니라 친필 유서는 없는지 찾아봐야 하고
유서 주변의 지문은 모두 수거해서 대조해야 하고
사건 전날, 혹은 당일 모든 유무선 통신내역을 확보해야 하고
추락을 했다면 인체 더미를 이용해 비슷한 추락방법으로 실험을 해서
(하물며 '위기탈출 넘버원'에서조차 마네킨을 이용한 실험을 하는데)
두부 외상이나 손목 골절 등이 일어난 경위도 세세하게 파악을 해야 하고
사고 주변의 모든 증거가 될 만한 것들은 수거하여 증거로 확보해야 한다.

경호관들의 문책 역시 엄중히 이루어져야 한다.
'대통령이 몸을 날렸다면 같이 투신했을 것'이라는 둥
'경호집단 및 자신의 안위가 걱정이 돼 거짓진술을 했다'는 둥의 이야기가 보도되는 게 가당한가.
'담배 있나', '사람이 지나가네'라는 말이
전 대통령 마지막 가는 길의 한 마지막 말이 되었는데
경호관의 진술 하나에 온 국민, 전 세계가 다 속아버린 꼴이 된 것 아닌가.

대통령의 모든 언행과 기록은 보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퇴임 후 대통령과 현직 대통령은 분명히 다르겠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봉하로 내려간 후 매일매일 사진을 찍고
일정을 체크하는 등 모든 언행과 기록을 보관해오던 측근들이
당신 가는 마지막 길에 모든 기록과 증거를 확보해서 공개하지 않나.

전직 대통령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는 보도만으로도 엄청난 충격인데
그에 대한 조사와 그에 대한 수습과정 역시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전직 대통령의 서거, 정치적 파장, 많은 국민들의 슬픔과 애도의 물결
현 정부에 대한 반감과 분노...
어떤 과정으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예측불허인 현재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건 머리는 차갑게 가슴은 뜨겁게 갖는 일이다.

'결국 견뎌내지 못하게 만든, 그런 정부가 있는 한국에는, 못 돌아가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한
벗의 이야기에 많은 공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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