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1월 6일 월요일

바쁜(?) 일정의 시작

하나 얼마 전부터 계속 연락을 취해오긴 했는데, 오늘부터 계원조형예술대학 이용배 선생님이 길림예술학원동화학원에 오셔서 '스톱모션' 워크샵을 하기로 됐다. 공항에 가서 선생님을 마중하고 호텔로, 식당으로 옮기면서 내 바쁜 일정도 함께 시작되었다. 선생님은 오늘부터 15일 동안 학생들과(몇몇의 교수들과) 함께 워크샵을 진행하게 된다. 그 보름동안의 통역은 오로지 내 몫이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단편 애니메이션의 일정도 빠듯한데 일이 겹치게 되어서 함께 공동감독을 맡고 있는 중국 선생님도 걱정이 상당하고 나도 이래저래 신경이 곤두선 상태다. 암튼, 워크샵 진행을 성공적으로 마치는 게 발 등에 떨어진 불이라서 이쪽으로 먼저 신경을 써야 하긴 할테다. 다행이 매일 진행하는 시간이 오후부터 시작되는 일정이라 오전에는 작업실에 건너가서 작업 진행상황을 체크하거나 얼마간의 작업을 진행할 수 있을 듯 해서 다행이다.

선생님은 얼마 전 장춘국제애니메이션교육포럼에도 오셨었기 때문에 장춘이 그다지 낯설지는 않겠지만 당시에는 일정이 너무 빠듯해 시내를 돌아 볼 틈도 없었다. 이번 기회는 비교적 편안한 상태로 진행할 수 있는 여건이라 오전과 저녁 일정은 그나마 여유가 있을 것 같다. 전에 오셨을 때도 너무 정신없이 바빠서 제대로 된 이야기도 못했는데 이번에는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으니 이것저것 여쭙고 배워야겠다. 오늘은 내가 작업하고 있는 곳에 모시고 가서 구경도 하고 함게 작업하고 있는 감독님과 간단한 대화도 나누고 준비 중인 단편 스토리보드 릴도 보여드렸다. 작업 진행상황도 보여드렸는데 나름 흥미가 있으신 것 같아 한편으로 안심이 된다. 아래 사진은 현재 작업 진행 중인 스튜디오에서 찍은 사진이다. 뒤로 보이는 게 간단히 만든 "날아라 병아리(大)" 포스터와 상해에서 주홍수 감독님이 진행 중인 "도야지 봉" 포스터다. 오후 햇살 분위기가 괜찮네...

정이강 감독님(좌)과 이용배 선생님(우)

정리궈 이사장과 창광시 감독님이 저녁에 이용배 선생님을 모시고 함께 식사를 했는데 간만에 고량주(마오타이 술보다 더 고급인 쉐이징팡)도 마시고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다들 다시 재회를 하게 되어서 그런지 반가움에, 익숙함에 분위기가 좋았다. 내일부터 워크샵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더 긴 시간 대화를 하기 어려웠지만 앞으로 시간이 많으니 많은 교류와 토론들이 오고 갈 것이라 생각된다.

그동안 벼르고 별렀던 DSRL을 구입했다. 한국보다 조금은 싼 가격이라 마음이 편하긴 하지만 여전히 고가의 장비를 구입한다는 건 여러모로 부담스러운 점이 많다. 암튼 구입을 했으니 잘 활용해야지. 덕분에 다시 아날로그 사진기를 대하듯 공부할 게 많이 생긴 것 같다. 바쁜 시기에 구입하게 되어서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사진을 찍으며 공부하는 것이 더 나을 듯 하니 별 걱정은 되지 않는다. 욕심은 늘 무럭무럭 자라는 법, 그 욕심을 잘 다스리고 좋게 활용하면 독이 되기 보다 약이 되는 부분이 많은 걸 안다. 욕심을 다스릴 만한 힘이 아직 많이 부족함을 느끼긴 하지만 때론 그 힘을 역이용해서 상황을 만들어 내는 법도 필요한 것이겠지.

장춘은 이미 영하로 떨어진 기온 탓에 공기가 차다. 아침 저녁으로 옷깃을 여미지 않으면 목을 타고 바람이 들어와 한기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어제는 잠시 첫 눈이 내리고 오늘도 살짝 눈 발이 휘날렸다. 장춘의 지독한 겨울이 막 시작되었다. 하지만 역시 아무렇지 않게 보낼 수 있는 여유는 지난 몇 차례 동북의 겨울을 보낸 내 몸의 세포들 안에 숨 쉬고 있다. 와라! 겨울. 신나게 맞이해 줄테니!

댓글 2개:

  1. 앗. 이용배 교수님은 졸업작품전도 못보시고 거기 계시는 건가 하는 생각을 잠깐 하다가 날짜를 세어보니 그 때는 돌아오시는구만;;;

    오오오- DSLR (본문에 오타 :p) 뭐 샀어? 캐논? 부럽다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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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써머즈 - 2006/11/11 01:28
    DSLR.-_-; 그렇군. 수정하려다...니 글 때문에 그냥 냅둘란다.ㅎㅎ 캐논400D. 마음이 쓰라리긴 하지만 카메라 버전업에 신경쓰기 보다 렌즈를 바꿔가며 찍고, 포샵효과를 노리기 보다 생짜 사진을 찍어보려고 샀다.ㅎㅎ 아직 버벅대서 좋은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네. 난 인물사진 찍는 걸 좋아하는데 대상이 되는 사람들이 별로 맘에 안들어 하는 것 같아서 걱정됨.-_-a



    이용배 샘은 잘 계신다. 매일매일 샘이나 나나 고단하긴 하지만.(샘은 워크샵때문에 연일 강행군?이고 난 통역과 조교노릇 때문에 강행군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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