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3월 26일 일요일

기본원리 발견하기.

몇 몇 선생님들은 상해에, 북경에 일이 있어 나중에 돌아오면 뵙기로 했다. 마침 다른 선생님과 연락이 되어서 만나게 되었는데 요즘 본인의 단편 작품을 만들고 있다고 한다. 스토리보드릴과 간단한 이미지 컷을 봤는데 느낌이 참 좋다. 내용은 철학적으로 깊은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진 않지만 가벼우면서도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 맘에 든다. 몇 군데 이야기만 좀 더 보강하면 꽤 괜찮은 작품이 되지 않을까 짐짓 생각해 본다. 작품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던 중 스토리보드릴에 대한 내 의견도 이야기를 하고 제작기법이나 방식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ceng선생님은 기꺼이 내 이야기를 들어주신다. 그러다가 내가 그 작품에 함께 참여해 작업을 하자는 이야기까지 나오게 되어 나도 조심스럽게 가능하겠냐고 물었더니 너무도 반갑게 허락을 하면서 같이 한 번 해보자고 하신다. 있는 동안 내 작품에 대한 고민도 해야겠지만 ceng선생님과 이 작품도 한 번 해 봄직하다.

자리를 옮겨 식사하면서 이야기를 계속하게 되었다. ceng선생님도 애니메이션에 대한 생각, 작품에 대한 생각이 남다른 면이 있다. 사실, 어느 나라 어느 애니메이터를 만나도 작품을 하는 사람들의 심성은 기본적으로는 비슷한 게 아닌가 싶다. 물론 작품만 생각하고 경제적인 부분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생활이 어려워지고 그건 또다시 작품을 못하게 되는 악순환으로 연결될 우려가 없지 않지만 그래도 작품에 열정을 보이는 사람을 만나는 건 늘 즐겁다. 그리고 함께 분투를 다짐하게 되고 끈끈해지지 않나 싶다. 이것저것 정리하고 있는 내용들 함께 즐겁게 교류할 수 있을 것 같다.

작품이던 삶이던 대인관계든 기본적 원리는 비슷하지 싶다. 어떤 상황, 사물, 사람을 대할 때 갖는 마음가짐 또한 대동소이한 것 같다. 하지만 만약 전체 삶의 유사한 연결고리를 발견하지 못할 때는 힘겨워질 게 틀림없다. 모든 상황, 모든 것에 대해 각각의 마음과 에너지를 쏟아내야 할테니까.

한 인간의 한 에너지는 수 많은 각각의 일을 처리할 때 똑같은 크기와 성질로 나타나게 된다. 그 에너지의 흐름, 크기를 잘 조율할 수 있다면 참 좋지 않을까. 단 한 번의 삶, 영원한 삶 달리 보면 두 개의 삶이고 같이 보면 하나의 삶일텐데. 여전히 한 번의 삶이 가진 유한성에 두려워하고 조급해하진 않나 곰곰히 돌아보게 된다.

댓글 4개:

  1. 비밀 댓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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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Anonymous - 2006/03/26 21:59
    알겠습니다. 명심하도록 하지요.

    지혜롭도록... 노력해야지요.



    힘 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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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이번에 제가 과대표를 맡게 되었는데, 마지막에 두 문단을 보니 다른 동기들을 대할 때 저의 흐트러진 마음을 돌아보게 되네요. 문득 맹자가 말한 여럿이서 즐기는 즐거움..이란 구절이 떠오릅니다. 그간 독락, 혼자만의 즐거움만 추구하며 살았던 건 아닌가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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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왕도비정도 - 2006/03/28 01:06
    사회적 동물이라 그럴까요? 꼭 그 이유 뿐만은 아닐 것 같아요. 함께 즐기는 즐거움은 세상을 살아가는 좋은 방식 중에 하나겠죠. 혼자 꾸는 꿈은 꿈일 뿐이지만 여럿이 꾸는 꿈은 실현된다는 말처럼요. 여럿이 함께 하기가 참 힘든 세상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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