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또 하나의 큰 명절인 국경절(10월1일)이 지나갔다. 아니, 아직 진행 중이다. 중추절과 맞물려 있는 이 커다란 명절에 너도 나도 시내를 벗어나 다른 지역으로 여행을 떠났고 그나마 별 관심없이 보내는 이들은 학교 안에서 각자의 일을 하며 조용히 보내고 있는 중이다.
원래는 이번 한가위(중추절) 때 한국에 들어갈 생각도 했었는데 한 번 발걸음에 깨질 여비에 대한 걱정도 좀 있었고 특히 비자 연장으로 인해 여권이 수속 중이라서 한국은 물론이고 중국 다른 지역에도 갈 수 없게 되어서(다른 곳으로 이동하려면 신분증은 필수, 미처 복사본도 마련해 두지 못했다.) 별 수 없이 장춘에 꼼짝없이 발이 묶이게 되었다.
일주일(혹은 그 이상) 정도 되는 휴가 기간이라 어떻게 알차게 보낼까 고민하는 동료 선생들을 보면서 여행가고 싶은 마음이 조금도 일지 않음이 오히려 더 이상했다. 휴가기간을 이렇게 슬렁슬렁 보내는 것도 꽤 좋은 편이다. 다만, 현재 있는 숙소엔 TV가 없기 때문에 중국이 얼마나 떠들썩한지 전혀 알 수가 없다는 것. 그리고 한국의 소식도 근래 좀 바빴던 관계로 띄엄띄엄 소식을 접하다 보니 고립무원에 갖힌 나그네가 된 기분이다. 북적했던 학교가 국경절 연휴로 인해 한산해지고 나니 한적해서 좋긴 하다.
이번 국경절은 한가위와 맞물려 있어(사실, 중국 국경절 시즌엔 대부분 그렇다.) 시내 곳곳에서 월병을 사고 파는 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고 각 상점에는 특별 할인 행사를 하느라 연휴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편이다. 어제 Zeng선생과 함께 시내에 나갔을 때 둘이 돈을 거출해 낱개로 포장된 월병 50개를 산 후 나눠 가졌다. 1개에 4원씩이니 결코 싼 가격은 아니었지만 녹차와 말차로 속을 채운 월병 맛이 괜찮아 가격은 금새 잊게 되었다. 게다가 한꺼번에 많이 사니 약 30%정도 할인해 주더라. 만나는 선생들에게 두어 개씩 줄 요량으로 샀건만 한가위가 오기 전에는 모두들 밖으로 분주히 돌아다니고 있을테니 잠시 방에 보관해 두는 수 밖에.
한가위 특별 맞이 영화를 하나 싶어 극장에 가고 싶었지만 잠시 미뤄야겠다. 함께 보러 갈 친구를 찾으면 가야지. 장춘에 극장다운 극장이 없었는데 작년 말엔가 총칭루(충경로)에 완다국제영화관이 생겼다. 얼마 전 중국에 온 지 두번 째로 극장을 찾았는데 아는 친구의 소개로 가보게 되었다. 분위기는 한국의 멀티플렉스 극장과 비슷했다. 얼마나 기뻤는지... 처음에 갔던 극장은 극장이라고 할 수 없는 분위기였다. 완다국제영화관은 음향시설이나 기타 부대 시설도 꽤 좋았기 때문에 앞으로 극장엔 종종 갈 수 있게 될 거라 기대하고 있다. 상영하는 영화 수가 적은 편이어서 아쉽긴 하지만.
며칠 더 남은 휴가 기간 나름 편하게 쉬며 일하며 보내야겠다. 연휴가 끝나고 나면 바빠질 일이 또 기다리고 있으니 재충전을 할 수 있도록 해야지.
아~ 아쉬워요. 한국에 오셨더라면(형 일정이 바빠서 안 될 수도 있겠지만) 제가 서울에 한 번 놀러 갔을텐데^^;; 이번 연휴 때는 장춘에서 혼자 지내시는건가요? 혼자 놀다 심심하시면 저랑 놀아요~ 국제채팅 같은 거 안되나?푸훗. 세이클럽 같은 거ㅋㄷ
답글삭제@왕도비정도 - 2006/10/06 22:13
답글삭제그러게. 한국에 갔더라면 볼 수도 있었을텐데... 연휴는 거의 다 지나갔지만 혼자 보낸 건 아니고 동료 선생님들이랑 함께 보냈지.
국제채팅이라...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