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2월 22일 금요일

대한민국 대통령 - 정치다큐멘터리 2부작


처음으로 공개되는 청와대와 청와대 사람들,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의 밀착취재. 곧 봉하마을로 돌아갈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회고, 기록, 베일에 싸여있던 청와대의 공개를 통해 그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카메라에 담았다. 노무현에게 표를 던졌고 노무현을 지지했으며 노무현에게 실망하고 노무현을 잠시 잊었었던 일련의 과정 속(노무현이 변한 게 아니라 내가 변해 가면서 생긴 필연 같은 것)에서 느낀 게 있다면 노무현 대통령, 그로 인해 억압적이고 폐쇄적인 많은 공간들이 열렸고 다가서기 쉬워졌다는 것이다. 물론 여전히 그렇지 않은 부분도 많이 있겠지만 이번 MBC 스페셜, 정치다큐멘터리 2부작을 보면 노무현으로 인한 변화가 꽤 많음을 알 수 있다. 노무현을 지지하던 지지하지 않던 그로부터 공과를 확실하게 따져보건 그렇지 않건 MBC가 준비한 이번 스페셜 다큐멘터리는 참 많은 의미를 담고 있고 소중한 프로그램이라 생각한다.

최근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미디어 보도를 접하다 보면 노무현이라는 한 개인이 과연 한 나라의 대통령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푸대접을 받고 있음을 느낀다. 용비어천가를 읊자는 것도 아니고 과(過)를 덮고 공(功)만을 치하하자는 것도 아닌데 그저 가만히 있으면 가만히 있었다는 '죄목'으로, 입을 열면 입을 열었다는 '죄목'으로 단죄하며 최소한의 예의도 지켜지지 않는 작태들을 많이 봐왔다. 하지만 그의 공과는 천천히 따져보고 이성적으로 판단한 후에 설레발을 쳐도 되지 않나. 그런 이성적 태도가 부족한 즈음이다. (정치, 경제)권력에 굴복하는 언론, 검찰, 줄서기 선수-정치인들, 그 뒤로 앞으로 나란히 한 여러 군상들 역시 이성적 태도보다는 심정적, 혹은 감정적 태도로 판단하고 취사하는 경우들이 많고 제 멋대로인 경우가 속출하다보니 더더욱 이성적 태도가 아쉬운 때다. 여전히 전씨, 노씨는 전 대통령 예우를 다 갖춰 받고 있는 세상에서 말이다.

그래서일까. 프로그램을 지켜보는 내내 '좌파 방송', '빨갱이 집단' 이라 자주 욕을 얻어먹던 MBC는 노무현과 참여정부 관계자들을 약간의 감성을 보태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음이 느껴졌고 그런 시선과 함께 내 마음이 따뜻해지기도, 쓸쓸해지기도 했으며 한 편으론 이해가 되기도 했고 한 편으로 울컥하기도 했다. 이렇게 따뜻한 정치다큐멘터리는 처음 보는 것 같다. 물론 프로그램 제작자는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려고 애를 썼겠지만 나래이션과 함께 등장하는 각 부처의 행정관들, 노무현 대통령의 눈 빛, 표정, 인터뷰을 보고 듣다보면 어느 정도 가공되었음을 감안하더라도 진솔함이 느껴지고 그들에게 심심한 위로와 애정을 보내고 싶어지는 건 어쩔 수 없더라. 떠나는 사람, 호통을 치며 혼을 내더라도 오늘 다큐멘터리에 등장했던 모든 이들은 지난 5년 간 정말 수고했음이 느껴지더라. MBC가 프로그램을 잘 만들었던 탓도 있을 게다.(분명)

이런 프로그램이 과거엔 존재할 수도 없었을 것이고 앞으로 5년 후에는 2mb의 선전용이 아니면 불가능할 것 같기에 노무현 대통령과 청와대를 공개하고 밀착취재한 것은 시의적절하고 나름의 의미를 갖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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