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월 13일 금요일

예민하지만 게으른 족속들




위 글을 읽고 난 후 얼마나 마음이 찔렸는지 모르겠다. 내가 꽤 실력이 있는 사람도 아니고 앞서가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아니지만 게으름을 피우는데 일가견이 있는 것 같고 보는 것만 고수인 것 같아 속내를 들킨 듯 얼굴이 화끈거렸다.


물론 남들의 탄성을 자아낼 정도는 아니었지만 작은 일들에 대해 미리 예측 해 맞추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빼어난 나만의 촉수가 있거나 혜안이 있었다는 뜻은 아니다. 어쩌면 몸을 움직여 이뤄내는 경우보다 입으로, 말로만 살아온 것은 아닌가 돌이켜 보게 된다.


그건 어쩌면 내가 언제부턴가 남들과 함께 잘 어울리지 못하는 습성과도 관계가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고집이 세다고 비난을 받기도 하고 잘난척 한다고 뒷소리를 듣기도 하지만 여전히 내 스스로의 생각과 행동에 큰 부끄러움은 없다고 믿는다. 다만, 이러한 내 태도, 자세가 결코 작품을 만들거나 생활의 질을 높이는데 직접적 영향을 주진 않았다는 것이다. 생각이 가슴까지 닿질 않고 가슴이 몸을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몸으로 움직여 뭐든지 이뤄내고 만들어 내는 게 중요함을 다시 또 반성한다.


멀리서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고 있는 친구의 글을 읽고 솔직히 감동했다. 어쩌면 그렇게 사는 사람은 여전히 그렇게 살고 있었을지 모를 일이지만 게으른 내겐 위 글과 더불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아니, 이젠 많은 생각도 필요없겠다. 움직여야지. 조금만, 조금만 더 움직여야겠다.


삶은 어쨌건 단 한 번이다.

댓글 2개:

  1. 엊그제 봤던 소로우의 <월든>이 생각나네요. 그는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호수에서 멱을 감았다구 해요. 하나의 종교적행사처럼 새벽의 여신을 숭상했다고. 하루하루가 그가 더럽힌 시간보다 더 이르고, 더 성스러운 새벽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믿지 못한다면,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사람일 거래요. 같은 하루라도 별 기대해 볼 일 없는 하루가 되지 않도록 정진해야겠습니다. 그래서 요샌 아침에 일어나면, 108배와 반야심경을 외우고 있다는.. 근데, 건너뛰는 날이 더 많다는^^; 30배로 줄일까 고심중이예요ㅠㅠ



    아무튼 좀 더 적게 생각하며 간소하게 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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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왕도비정도 - 2006/01/14 10:52
    오~ 108배와 반야심경을... 저도 과거엔...쿨럭.-_-;

    하루하루를 새롭게 한다는 건 쉽지만 어려운 일 같아요. 최소한 뒷걸음 치지는 않도록 해야겠어요. 게으른 몸을 다스리는 건 역시 부지런한 습관을 들이는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왕도비정도님이 하고 있는 방법을 도입해 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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