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2월 14일 화요일

애니메이션의 스크린 쿼터는 언제나...

영화인들이 '스크린 쿼터' 때문에 분주해 보인다. 유명한 배우와 감독들이 한 명씩 시위 현장에 나타나니 일반인들에겐 좋은 기회고 기쁜 날일 것 같긴 하다. 국내에서 국외에서 모두 들고 일어나 단결된 힘을 보여주고 있으니 찬성하는 사람들과 반대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찬반논리가 춤을 춘다.


한국영화에 대한 '스크린 쿼터' 축소 찬성과 반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애니메이션이 무척 쓸쓸하게 느껴진다. 참 초라하다. 전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몇 편의 극장판 애니메이션이 분위기를 썰렁하게 해 놓은 터라 그렇기도 하겠지만 여전히 많은 애니메이터들은 분주히 작품을 만들기 위해 밤을 하얗게 새우고 있다. 그런데 '스크린 쿼터'가 없으니 극장에서 찬 밥 신세 되기 쉽상이고(요즘은 좀 나아졌으려나?) 방송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총량제'도 별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 같다. 아무리 해보려고 발버둥쳐도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게이트웨이가 꽉 막힌 상황에서야 뭘 할 수 있을까. 결국 국내 시장이 작다는 이유아닌 이유로 외국으로 뛰쳐나가는 이들도 꽤 많고 외국 자본을 잡아 작품을 만드는 사람들도 꽤 된다. 심지어는 외국 TV에서 먼저 방영을 하는 경우도 있다. 한국 TV 방송국의 애니메이션 파트는 빚좋은 개살구일 뿐이고 쉽사리 열리지 않는 철옹성이다.


못나도 좀 지켜주고 봐줘야 할 건 우리네 애니메이션이 아닌가 싶다. 단편 애니메이션이야 단편 영화도 사정은 매 한가지니 말하긴 그렇지만 가장 큰 소통의 창구, 기회의 창구인 TV와 극장에서는 역시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만 있을까?)로 애물단지 취급을 받기 일쑤다. 어쩌면 그래서 많은 인재들이 수입도 변변치 않는 차에 보람도 찾지 못하고 목표마저 보이지 않는 상황에 직면해 게임쪽으로 이직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서로 공개된 장소에서 갑론을박 우위를 가리는 경기를 하지 못하니 어두운 그늘 아래서 눈 먼 돈을 찾아 사기(?)를 치는 사람들도 횡횡하고 스스로 자존자대하니 악순환의 고리는 점점 튼튼해져 가는 듯 하다.


물론 내가 아는 이들 중 많은 경우가 현재 외국에서 혹은 한국에서 방영 순서를 기다리고 있고 열심히 작품을 만들고 있으며 끊임없이 애니메이션에 보람과 의미를 심고 키우며 살고 있다. 그래서 전체적인 부분으로 보면 암담하지만......이라고 생각하고 싶진 않다.


......생각 더 해봐야 머리만 찌끈거릴테니 일단 여기서 끝!

댓글 4개:

  1. 그나마 대접받는 애니라곤 지브리 작품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일본꺼지만)“폭풍우 치는 밤에”도 개봉관이 별로 없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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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비밀 댓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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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Anonymous - 2006/02/14 18:36
    상해에 아는 분들 좀 있죠. 잘 만나고 잘 돌아왔습니다. 건강 유념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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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김오타 - 2006/02/14 08:24
    세계적인 대접이라면 지브리 밖에 없다고 봐도 무방하겠죠. 한국에서 일본 애니메이션을 개봉하는 건 아직 좀 무리가 있는 듯 하네요. 이유는 여러 가지죠.

    한국 정부의 애니메이션 지원 정책을 부러워하는 외국 감독들이 많지만 정책의 실효성, 작업 여건들을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구요.

    암튼, 여러모로 노력해야 할 부분이 많은 듯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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