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2월 9일 목요일

버스를 타고... (주절주절...)

북경의 지인들 핸드폰이 모두 꺼져있다. 낭패다. 그 중 한 사람은 급한 일로 장춘에 가야 한다며 나중에야 연락이 닿았다. 결국 중관촌(中关村) 대항과학기술빌딩(大恒科技大厦)에 있는 중국동화학회 북경사무소에 가서 몇 몇을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돌아와야 했다. 돌아오는 길에 중국의 실리콘밸리라 불리우는 중관촌(中关村)에 위치한 전자상가 몇 군데를 둘러봤다. 서울의 용산 전자상가와 많이 닮았다.


오늘 왕징(望京)에서 중관촌까지 오가는데 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버스요금은 10km이내는 1원, 10km이상은 2원이다. 버스비도 올랐다. 듣기로 북경시 지하에 습기가 많아 지하철 공사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그래도 북경 올림픽 전까지는 몇 개 노선은 증설 될 예정이다. 도시는 버스와 택시로 북적인다. 물론 자가용들도 많긴 하지만 서민들의 발이 되주는 버스는 정말 많다. 그리고 그 버스들은 도시 곳곳까지 모두 다닌다. 버스비는 앞으로 쉽게 오르지 않을 것 같다. 버스비가 오르면 인건비도 올라야 할텐데 그들의 삶에 기대어 무한발전을 하고 있는 이들은 분명 서민들이 먹고 자고 이동하는 비용을 그대로 둘 거란 생각이 들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버스 안에서 졸며 버스 차창에 머리를 종종 부딪히긴 했지만 북적이는 사람들 속에서 있으니 나도 그들과 함께 있는 느낌이다. 하긴 요즘은 하도 중국 사람과 닮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내가 한국인인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부모와 딸이 다정히 버스를 탄다. 아이를 안고 있는 엄마와 아이의 이모인 듯한 사람도, 중학생처럼 보이는 앳된 아이들도, 고된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청년도 손에 1원, 2원을 들고 버스를 탄다. 1원, 2원에 버스에 몸을 싣고 고층 아파트 사이로 떨어지는 해를 바라보며 모두들 집으로 돌아간다.


북경 저녁은 한국의 겨울처럼 새콤하게 춥다.

댓글 8개:

  1. 비밀 댓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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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Anonymous - 2006/02/09 21:48
    별 말씀을 다 하시오.

    뒷북을 울린 건 맞지만 그럴 수도 있지.뭐.ㅎㅎ

    정리만 잘하는 건 의미가 없지 않소.

    반성만 하는 것도 매 한가지오.

    암튼, 열심히 잘 사는 수 밖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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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너는 중국이 편하긴 한가보다. 버스에 앉아서 머리까지 부딪혀가며 졸수 있다니, 부럽군. 난 아직도 여기선 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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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wolhoo - 2006/02/10 13:55
    그래도 중간 중간 호주머니 체크해보고 가방 다시 체크해 보곤 한다. 특히나 중요한 물건은 잘 안가지고 다니려고 하지.ㅎㅎ 환경에 따라 적응하기 마련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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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이 글을 읽고 있는데 왜 가슴이 찡하죠.^^

    서울은 어제까지 눈이 펑펑 오더니 오늘은 조용하네요...



    중국이란곳 가보진 않았지만 정말 가보고 싶은 곳.....

    주말 잘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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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아트테라피 - 2006/02/10 19:52
    북경도 올해 눈이 참 많이 내렸다고 하네요.

    중국이란 나라가 너무 넓어서 저 스스로는 중국은 한 나라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마치 유럽과 같이 여러 나라가 모여 사는 것 같더군요.

    아트.님도 주말 잘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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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비밀 댓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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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Anonymous - 2006/02/11 16:17
    여기도 웬시아오지에(元宵节)라고 해서 보름을 보내는 풍습이 있군요. 보름날에도 폭죽을 터트리면서 즐기구요. 여긴 보름을 지내야 설 연휴를 완전히 다 지내는 거라 하는군요. 정월 대보름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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