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2월 3일 금요일

용정(롱징;龙井)에 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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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젠 리용과 그의 친구들과 함께 낮부터 밤까지 함께 얘기하고 먹고 마셨다. 그의 친구들은 모두 북경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애니메이션과 게임 쪽에서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같은(비슷한) 업종에 있는 사람을 만나다 보니 이래저래 많은 얘기를 하게 됐다. 좋은 인연이 되지 않겠나...


2
아침 일찍 일어나 영중 형의 일정에 함께 움직이다가 영덕 형이 있는 용정에 가려고 집을 나섰다. 버스 터미널에 도착했는데 몇 몇 택시 기사들이 용정에 갈 사람들을 모으고 있다. 낮에 가면 10원/1인, 밤엔 15원/1인이라는 정보를 알고 간 터라 10원에 간단히 합의를 보고 택시에 앉아 다른 두 손님이 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 날씨는 무척 춥다. 달리는 택시도 바로바로 얼어버릴 것만 같다. 택시 기사가 자리에 앉으며 그냥 출발을 하려고 한다. 손님이 나 밖에 없는데 출발하려고 하니 살짝 다른 생각이 든다. 혹 용정에 도착해서 더 돈을 내라고 요구하진 않을까? 그래서 손님도 다 안왔는데 출발하는 거냐고 물으니 원래 손님 채워서 다니는 택시가 아니라고 말한다. 카이산에서 오는 길인데 어떤 일 때문에 부득이하게 오게 되었고 다시 돌아가자니 중간 톨게이트 요금은 내야 하고 해서 손님을 끌게 되었다고 한다. 톨게이트 요금은 10원이다. 나 혼자 가게 되었으니 톨게이트 비용만 벌어 빈손으로 돌아가는 셈이 됐다.


3
영덕 형과 형수는 여전히 그대로고 형수가 너무 반갑게 맞아준다. 꽤 오래 전에 봤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또렷하게 기억을 해주셔서 반갑고 고맙다. 딸 옥결이는 7살 때 만나고 처음 만나는 지라 나를 기억하고 있지 못하지만 아주 예쁘게 잘 자라고 있다. 내가 말을 거니 부끄러워하고 쑥스러워하긴 하지만 제 할 일 잘 챙겨서 하는 아주 건강한 소학교 3학년이다. 요즘 손풍금(아코디언)을 배우러 다닌다는데 언제 기회가 닿으면 옥결이가 연주하는 손풍금을 들어보고 싶다.


북경에 갈 기차표가 구해지지 않아 영덕 형과 난 걱정을 하고 있지만 뾰족한 방법은 없다. 운 좋게 표가 구해지길 바라는 수 밖에. 하루이틀 늦어지면서 일정도 하루이틀씩 뒤로 밀리겠지만 춘절이 중간에 끼는 바람에 부지런해도 특별한 방법은 없다.


갈 길은 아직 멀고 밖은 꽁꽁 얼어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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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 윤동주가 다녔다는 대성중학교, 일송정이 있는 곳에 가봤냐고 묻는다. 물론 오늘 날씨가 무척 춥기 때문에 나가는 게 꺼려져 그리 적극적인 대화가 되지 않는다. 나 역시 (다행히) 4년 전에 왔을 때 가봤기 때문에 큰 흥미가 일지 않는다. 용정은 위에 말한 딱 그 두 곳을 제외하곤 가 볼만한 곳이 없다. 그래도 내일 날이 좀 풀리면 가볼까 싶다.


오늘 저녁은 집에서 후워구워(샤브샤브)를 먹기로 했다.


아, 영중 형이 건너온다고 전화가 왔다.

댓글 16개:

  1. 비밀 댓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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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잘지내구 있구나...

    사람들 냄새가 난다....좋다...

    나두 어젠 경진이하구 친구들을 간만에 봤어.

    너 안부를 묻길레 중국에서 잘지내구 있다구 대답해줬다.헤헤

    잘지내구..또 들려서 네 소식 보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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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Anonymous - 2006/02/04 09:18
    아...그러셨군요.

    좋은 경험 많이 하고 가겠습니다.

    용정은 점점 조용한 도시가 되어가고 있군요.

    사람들이 예전보다 많이 적은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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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김정화 - 2006/02/04 11:43
    우와, 누이가 친히 방문해주다니.ㅎㅎ

    경진이는 곧 결혼하는 거 맞나?

    오랫만에 사람들 만나서 반가웠겠네요.

    누이도 잘 지내시고, 건강하시고,

    하루하루 행복이 가득하길 바래요. :)

    종종 들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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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3번 에피소드를 읽으니 왠지 '똘똘하다'는 형용사가 떠오르는구만.

    동생이 할 말은 아닌 것 같긴 하지만. :p



    잘 지내지? 가족들이 종종 형의 안부를 떠올리곤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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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비밀 댓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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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써머즈 - 2006/02/04 13:31
    엥? '똘똘'? 무슨 뜻인지...감을 잡을 수 없구만.--;

    그래, 난 주변사람들이 종종 가족들의 안부를 묻곤 해. 암튼, 난 잘 지내고 있다. 넌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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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Anonymous - 2006/02/04 17:11
    네, 잘 참고하겠습니다.





    언제나 늘 그렇게 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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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자유인 - 2006/02/05 10:07
    헉; 3번이 아니라 2번 에피소드 였어. -_-; 윽 !!!

    이것저것 잘 물어보고 다니는 것 같아서 그런 거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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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써머즈 - 2006/02/04 13:31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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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비밀 댓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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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비밀 댓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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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wolhoo - 2006/02/07 08: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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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Anonymous - 2006/02/07 22:19
    세계시계는 옆에 화살표를 눌르면 선택할 수 있게 되었을텐데요?ㅎ 근데 정말 오랜만에 글 남기는 것 같소. 잘 지내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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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Anonymous - 2006/02/08 07:02
    고난 겪지 않을 정도로 잘 다니고 있습니다.

    있을 때나 없을 때나 늘 여여한 마음을 갖도록 해야겠지요.

    건강 유념하시고, 늘 마음 여유로이 행복하시길 염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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