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7월 20일 목요일

한국어 강의, 일단 오늘로 종강!

마침내 지날 달 말에 시작한 한국어 강의가 오늘로써 끝났다.  물론 내가 이곳에 온 건 한국어를 가르치가 위함이 아니었다. 다만 학교에서 한국어반을 개설한 후 한국어 선생을 급하게 찾고 있었고 마침 내가 학교에 있으니 부득이 나에게 잠시만이라도 한국어를 가르쳐 주지 않겠냐고 요청을 해와서 수락했던 것이다. 이제 학교 모든 일정이 끝났고 모두들 각자 고향으로 돌아가게 되었기에 오늘로 (일단) 종강을 했다.

중국 학생들이 아닌 학교 선생님들(교수 및 직원)을 가르치게 되었는데 한류열풍과 한국 드라마, 영화로 인해 한국에 대한 관심은 이미 높았던 상태였고 적지 않은 선생님들은 이미 전부터 나와 교류가 있었기에 흥미 반, 열의 반으로 한국어 강의를 듣고자 했다. 선생님들을 가르치는 일은 그다지 쉽지 않았다. 학생들이라면 과제를 내주고 쪽지시험이라도 보면서 끌고 갈 수 있지만 선생님들은 학교 일이 바빠지면 결강하기 일쑤고 학교 업무를 보느라 복습을 제대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와 선생님들은 꽤 재밌게, 즐겁게 한국어 수업을 했고, 마쳤다. 선생님들의 절반 정도는 정말 열심이고 흥미를 잃지 않고 있었기에 가르치는 나도 덩달아 신이 났기에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은 비단 언어 뿐만이 아니라 문화도 함께 가르치게 되기에 (조금은) 신경 쓰이는 부분이 있었으나 그 역시 재미있는 방식으로 지루하지 않게 가르쳤고 결과적으로 절반(혹은 절반 이상)의 성공을 거두지 않았나 자평해 본다. 아직 문장이나 어법은 시작도 못했다. 어법과 조사, 동사변형 등을 시작하게 되면 아마도 상당부분 어려워하고 힘들어하지 않을까 싶다.

ㄱㄴㄷㄹ...부터 ㅏㅑㅓㅕ 그리고 발음, 받침, 곁받침 등을 가르치며 나도 한국어에 대해 다시 찾아보게 되고 공부하게 되었다. 스스로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그 날 저녁 인터넷으로 정보를 뒤져가며 제대로 된 정보를 주려고 애를 쓰다보니 그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있지만 나 역시 한국어를, 한국 문화를 조금씩 더 알아가고 확인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서로 도움이 되었던 시간이지 않았나 싶다.

여전히 중국어가 부족하긴 하지만 선생님들의 격려와 긍정적인 피드백이 있었기에 나름대로 자신이 생겼다. 일주일에 두 번, 하루에 두 시간씩 강의하는 걸로는 그들이 배우는 한국어가 여전히 초보 단계에 머물 수 밖에 없었지만 가르치는 나의 입장으로서는 시간의 길고 짧음에 상관없이 기분좋은 시간들이었고 그들 역시 탄탄한 기초를 다지는 시간이었으리라 생각한다.

몇 몇 선생님들은 9월 15일에 있을 <장춘국제애니메이션교육포럼> 행사에서 한국인들과 몇 마디 대화를 나누기 위해 무던히 노력 중이다. 지금도 내게 한국어를 배운 많은 선생님들은 나를 만나면 수줍게 웃으며 정확하진 않지만 "안녕하세요", "고맙습니다"라고 말한다. 참 보람있는 일이다. 이 참에 전문적으로 한국어나 가르쳐 볼까? :P

새학기가 시작되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선생님들에게 방학 중에 한국 드라마, 영화를 자막과 함께 보라고 권유해뒀다. 방학이 지나고 다시 만나게 된다면 지금까지 배운 내용들 잘 복습한 착한 학생들^^;이길 기대한다.

댓글 8개:

  1. 역시 사시는 곳이 중국이시라 그런지 한국에선 경험할 수 없는 일들을 하시네요~ 부러워요 (한)국어강의는 제 전공인데..ㅎㅎ 학교에서 계속 공부하고 계신가 있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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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아무리 생각해도 국어는 정말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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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왕도비정도 - 2006/07/22 17:26
    앗, 국어강의가 전공인 분이 만약 제 수업을 들었다면 완전 낭패! 뭐, 아주 기초적인 것이니 조금은 이해를 해줄 수 있으려나요?^^ 중국어를 좀 할 줄 안다는 이유로 한국어 강의를 맡게 되긴 했었지만 어렵긴 어려워요.



    공부하는 게 아니고 '일(?)'하고 있죠. 한국어 강의는 별도로 부탁이 들어와서 겸사겸사 한 것이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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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써머즈 - 2006/07/22 22:13
    맞아, 정말 어렵지. 가끔은 중국어가 더 쉽다는 생각을 하기도...하...;;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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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성호는 머먹고 살라고 ....

    며칠전에 성호하고 갈대밭으로 바람쐬러 갔는데

    이런저런 얘기하다보니 우리 승인이 얘기가나오드만..

    현재 생활에 젤 만족 할 것 같고 잼나게 사는것 같다고..

    얼마전 태풍으로 피해가 많다고 하드만 괜찮냐?

    암튼 건강하게 잼나게 살다가 웃는 모습으로 돌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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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상구 - 2006/07/28 13:30
    그런다고 성호가 굶어 죽겠냐.-_-;;;

    갈대밭으로 바람쐬러 가다니 너무 낭만적인 거 아니냐?

    생활에 젤 만족...은 아니지...뭐, 유랑하고 있으니까.ㅎㅎ

    태풍 피해는 없다.



    넌 제수씨랑 잘 살고 있지?

    새로 시작하는 일은 어때? 예전보다는 좋겠지?

    잘 살아라. 건강하고 행복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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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그랬구나..

    가르치는 일 잘 했을 것 같다. 어울려..

    수고많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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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그냥늘깸 - 2006/08/03 12:38
    ㅎㅎ 그런가? 난 그렇게 뭔가를 가르치고 있을 때 가끔 나도 모르게 흥분(?)하는 버릇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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