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 21일 일요일

참 '나'와 거짓 '나'

글을 읽다 한 군데서 시선이 멈춰졌고 생각을 좀 해봤어. 바로 이 부분. "지구 반대편 한 쪽에선 굶어죽어가고 있는데, 그 사람들의 아픔을 온 몸으로 느끼는 사람이라면..." 이런 예를 들면 이게 쉽게 전달이 안되는 경우도 많더라구. 비교를 통해 스스로의 존재와 문제를 증명하고 해결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지만(불가에서도 '네가 있느니 내가 있고 내가 있으니 네가 있다'고 한 말 처럼) 체득하는 게 쉽진 않지.(나 역시도.)

그래서 이런 생각을 해봤어. 가령, 먹는 문제를 비롯한 의식주에 관한 모든 문제들이 역시 남들과 비교를 하기 때문에 점점 과도한 형태로 변질되는 건 아닌가 하고. 다시 말해, 문제의 발단과 해결은 역시 일단 '나'로부터란 거지. 굳이 '남'을 끌어오지 않더라도 내가 먹는 게, 입는 게, 사는 게 오롯한 나 한 개인의 육체와 정신만을 두고 볼 때 적정한 선을 지키고 있는지. 굳이 미식(美食)을 하는 것 만이 고급생활이라고 생각하고 비싼 물건을 걸쳐야 내 품위가 올라간다고 생각하는 건 아닌지 생각하는 것. 물론 네가 말한 것에 반대하는 뜻에서 말하는 건 아니니 오해하지 마렴. 그저, 너처럼 전체를 관망할 수 없는 사람들에겐 건강한 삶, 소박하지만 품위있고 알찬 삶을 살도록 이야기 해준다면 그들이 소비하는 것도 차츰 정상적인-본디 자리를 찾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럴 경우 그들이 의식하진 못하더라도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삶을 살아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들...뭐, 그렇게 생각을 해본거야.

스타벅스에 가서 커피를 마시는 게 꼭 미국 뉴요커 생활을 흉내내기 위해서가 아니라고 반박을 하는 사람들이 있지. 그들이 말하는 스타벅스는 커피 한 잔에 문화를 향유할 수 있고 자유로운 개인시간을 사용할 수 있고 오래 앉아 있어도 아무도 터치하지 않는다는 편안함을 이야기 해. 뭐, 거기에 대고 스타벅스를 가는 걸 제국주의 커피 마신다며 무작정 비난할 수는 없잖아? 그렇다면 그들은 규모는 작지만 분위기도 좋고 2-3시간 정도 앉아서 책을 읽어도 되는 커피숍은 왜 가지 않는 것일까. 도서관 같은 곳은 왜 가지 않는 것일까. 사실 피치못한 이유가 있어 스타벅스를 가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경우 스스로의 마음 한 구석에 어떤 '묘(妙)한 마음'이 들어서 있기 때문인 건 아닐까. 도대체 그 '묘한 마음'은 어디에서부터 온 것일까. '나'를 잃어버린 상태에서는 중심을 잃게 되고 판단이 흐려지며 고집스러워지게 마련이고 종종 '남'을 따라하게 마련이지. 그 '남'은 늘 나보다 우위에 있는 사람들이야. 결코 나보다 처지가 낮은 사람들을 따라하진 않으려는 게 보편적 '(거짓)나'라고 볼 수 있겠지. 나보다 위에 있다는 것, 나보다 낮은 곳에 있다는 걸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일까. 그렇게 생각하게 하는 '나'는 어떤 '나'일가. 음...그걸 찾아내야겠다.


2006/08/14 불매운동과 관련한 이야기 중에서.(이모티콘 삭제 및 글 내용 등 약간의 수정, 첨가)

댓글 2개:

  1. 비밀 댓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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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Anonymous - 2009/07/02 20:56
    덧글을 내 공간에 옮겨서 남겨두려고..그랬지.^^



    난 휴대폰 문자나 이메일 등에서 보여지는 글, 단어를 때론 진지하게 생각해서 오해하는 일도 있고 그랬었어. 지금은 그런 어리석은 실수는 저지르지 않지만..^^ 문제는 어떤 매체를 활용하는 가의 문제가 아닌, 어떤 '마음'을 갖고 대하는 가에 대한 문제인데도 대다수 사람들의 마음은 매체나 어떤 도구, 환경에 의해 쉽게 변해버린다고나 할까.



    이메일이 생기면서 손으로 쓰던 편지에 관심을 멀리 하는 것 까지는 좋은데 이메일을 편지 대신으로 쓰면서 마치 편지가 아닌 쪽지나 포스트 잇으로 메모를 남기는 것 같은 글 (따위)을 쓰게 되는 것일까. 물질문명의 발달이 정신문명을 황폐화시키기 때문이지. 그 본질을 명확히 알고 있으면 그런 것들로 인해 자신을 쉽게 놓치거나 잃어버리진 않을 텐데 말이야. 인간의 본질이 양면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느 쪽을 계발시켜 가는 가에 따라 결과도 판이하게 달라지는 것인데... 시스템이 움직이려고 하는 방향으로 너무 쉽게 따라가 주니 통제, 통치(당)하기가 쉬워지는 거지.



    사는 게 참 힘들어.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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