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2월 25일 일요일

따스함, 가볍다.

손 안 가득 만져지는 햇살과 함께 아침을 맞이하고
덩어리 채 나를 눈부시게 하는 느린 낮을 보내는 게
아주 오랜만인 '오늘'
TV소음과 전화하는 소리, 아이들의 재잘거림은
오히려 현실에서 나를 멀리 격리시킨다.


아무리 가슴에 담고 눈시울을 붉히더라도
행동없는 삶 변두리엔 스러지는 사연들이 즐비하고
그저 지금 이 순간만은 햇살에 송두리 채 무너져
현실 위를 부유하는 영혼, 가볍다.


해가 지지 않을 것 같은 이 몽롱함은
사실 오래가지 않아야 좋을 것 같긴 하다.
그래도 여전히 매혹적으로 아름답지만.

댓글 6개:

  1. 자유인님이 보내신 어제의 풍경이 머릿속에 그려집니다. 오붓한 크리스마스 보내셨나봐요? 헤헤. 늘 그렇듯 행복이 찾아왔다 싶었는데 어느새 지나가버렸더라구요.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매혹적으로 아름다웠습니다. 그 순간만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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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영원했으면 하는 욕심에서 조금 가벼워진다면 지금 이 순간에서도 얼마든지 행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희망을 심어주시는군요. 그럼, 어디 한 번 찾아볼까나?!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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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왕도비정도 - 2005/12/26 23:36
    오붓하다고 할 수 있을까 모르겠네요.^^; 나른하고 게으른 하루를 보냈죠.ㅎ 하지만 정말 행복하다는 느낌을 받긴 했어요. 아름답기도 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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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왕도비정도 - 2005/12/26 23:40
    그러시지요. 함 찾아보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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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나는 왜 그 노래가 생각나지?

    그 이병우가 만들고, 양희은이 불렀던 노래 있잖아.

    "이른 아침 작은 새들 노랫소리 들려오면...산책갔다 오시는 아버지의 양손에는 효과를 알 수 없는 약수가..."어쩌구 저쩌구 하는 노래. 아, 그래 <가을아침> 이다. ㅎㅎ

    편안하게 자알 보냈구나. 무엇보다 부러운 건, "햇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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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wolhoo - 2005/12/29 07:15
    응...가을아침. :)

    햇살. 그곳은 햇살이 부족한가 보구나. 햇살도 포장을 해서 보낼 수 있다면 좋겠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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