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화산(和山)님 기일이다.
저녁에 제사가 있다고 하니 점심 먹고 출발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점점 가슴은 무뎌지고 있지만
당신의 영향력인 점점 강해지고 있음을 느낀다.
이런 날이라고 해서 꼭 더 많이 생각나거나 그리운 건 아니다.
당신에 대한 그리움은 '어느 날 문득' 찾아오는 경우가 많고
그런 날은 대개 부끄럽게도 내 자신의 삶이 버거울 때가 대부분이다.
결국 나는 여전히 당신의 부재(不在)마저도
내 에너지를 충당시키는데 활용하는 못난 놈인 것이다.
늘 죄송스러운 마음조차도 내겐 사치가 아닐까.
여전히 당신이 그립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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