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 16일 토요일

아이티의 비극

flickr ccl image

 

'아이티(Haiti)'의 비극. 지진 7.0의 강도(强度)도 문제지만 극빈국이었기 때문에 참사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아이티 국민들의 가족을 잃은 울부짖음과 집과 삶의 터전을 잃어 망연자실한 표정들은 가슴을 메어지게 한다. 그들의 아픔에 위로를 보낸다.

 

전에 MBC '세계와 나 W'에서 소개된 아이티는 아이들이 진흙쿠키를 먹으며 연명한다거나 정치가 불안정하다거나 벌목으로 황폐화되고 있는 나라였다. 그런 나라에서 엎친데 덮친 격으로 지진까지 발생했으니 사망자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건 뻔한 일이다. 국가시스템은 곧 무너져 내릴 것처럼 위태하고 사회 시스템 및 안전망은 존재하지 않은 상태에서 마주하게 되는 자연재해/재난은 속수무책일 수 밖에 없다. 아이티는 왜 그런 지경에까지 이르렀을까.

 

아이티를 통치하는 자들의 어리석음도 있겠지만 그들의 상황을 교묘하게 이용하는 경제대국들이 더 문제다. 당장 눈 앞에 보이는 이익을 미끼삼아 빈국의 지도층을 구워삶아 매수하고 그들이 가진 노동력과 천연자원을 원하는 대로 부려쓰고 약탈하는 게 문제다. 내정불간섭이라는 원칙은 고수하지만 경제력으로 빈틈이 보이는 나라는 원하는 대로 조종할 수 있는 게 현실이다.

 

만약 대한민국이나 그에 반하는 경제능력을 가진 나라가 아이티와 같은 지진-자연재해를 마주했다고 하더라도 지금의 아이티와 같은 처참한 상황들이 시간이 흐를수록 확산되고 심해지진 않을 것이다. 빈곤은 빈곤을 낳고 빈곤은 악순환을 거듭한다.

 

조속히 해결되기 어려운 아이티의 비극을 보며 문제의 원인을 다시 생각해 본다. 왜 아이티는 극빈의 나라가 되었는가. 그들의 노동력과 그들의 자원은 왜 정당한 가치로 환원되지 못하는가. 그들이 하루 10시간을 노동해서 손에 쥐는 돈과 우리가 하루 10시간을 노동해서 손에 쥐는 돈의 무게와 가치는 왜 엄청난 간극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가.

 

세상의 불균형과 빈곤의 확대는 경제력을 무기로, 자본을 흉기로 사용하는 나라들의 문제겠지만 그런 나라들의 국제깡패같은 행위를 조장하게 하는 건 나라의 정치인들과 그 지도자를 뽑은 그 나라 국민들의 책임도 있는 것이다. 먼 이웃나라 아이티, 먼 이웃나라 아프리카의 여러 국가, 그 외 강대국의 경제논리에 이리치이고 저리치이는 많은 나라의 국민들의 아픔을 함께 나눠야 하는 이유다.

 

쉽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는 않지만 아이티가 어서 고통에서 벗어나길, 아픈 상처가 조속히 치유되길 염원한다. 더불어 이번 사태가 진정되고 나면 아이티에 진흙쿠키가 사라졌으면, 그들의 노동이 정당한 가치로 환원되기를 바라본다.

댓글 5개:

  1. 시급히 아이티의 문제가 해결되어야 할텐데,,,걱정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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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Jmi™ - 2010/01/18 21:09
    그러게요. 정말 걱정스럽네요. 사태가 점점 심각해지는 양상이네요. 지켜보는 사람도 이렇게 힘겨운데 당사자들은 멀마나 괴롭고 고통스러울까요.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길 염원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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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trackback from: 아이티에 100원 모금 참여하기 - 다음
    최근 아이티에서 강진이 나면서 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쳤습니다. 그런 중 저희 나라 국민들은 몇몇 포털사이트를 통해 모금을 시작했습니다. 이 모금 사이트 몇몇을 소개합니다. 첫번째로 다음을 소개합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것은 댓글 남기는 것 만으로도 모금이 가능한 응원댓글 서비스입니다. 직접모금은 아래의 링크로 가주시면 되겠습니다. http://hyphen.daum.net/request/bill/top.do?petition_id=87687 과정은 아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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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소인배인지라 부끄럽게도..남 목숨 제 고뿔보다 못하다는 속담이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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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블링크 - 2010/01/20 23:22
    저 역시 제 아픔 앞에서 남의 슬픔 챙길 여력조차 없는 중생입니다. 그저, 마음 하나, 염원 하나 보태는 것으로 그들에게 위안이 되길, 위로가 되길 바라고 또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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