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 20일 수요일

이혁재 폭행사건이 심각한 이유

개인적으로 연예인의 사생활에 대해 과도한 관심을 갖고 사사건건 발언을 하는 세태에 대해 관심도 없을 뿐더러 어떤 면에서는 너무 지나치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물론 연예인은 청소년들이 매체를 통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접하고 싶은 대상이란 점에서 타인의 귀감이 되어야 한다고 말을 한다면 '일부분' 수긍을 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연예인들의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 선택, 행동 등에 대해 '마녀사냥'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조금도 이해할 수가 없다.

 

연예인의 일거수 일투족에 대중들이 일희일비하는 게 어제오늘 일이 아니건만 '이혁재 폭행사건'에 대해서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이유는 딱 한가지다. 이혁재가 '조폭을 대동'했다는 것이다. 단순한 폭행사건이라고 볼 수가 없다. 만약 술에 취해 종업원을 때리거나 했다면 이혁재의 주사가 문제가 되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별 관심도 없다. 그런데 '조폭'과 함께 찾아가 폭행을 했다면 이건 무척 심각한 일이다.

 

조폭은 그야말로 사회에 기생하는 존재다. 그들은 불로소득으로 연명하고 사람을 폭행하고 협박하고 때론 살인까지 저지르며 살아간다. 일반인들에게 그들은 영화나 개그의 소재가 아니라 끔찍하고 두려운 존재일 뿐이다. 조폭관련 영화가 양산되고 조폭관련 개그가 쏟아져 나오니 사람들은 조폭이 단지 추상적인 존재 또는 현실과 괴리된 존재로 인식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결코 그렇지 않다. 조폭은 절대 일반인과 함께 존재해서는 안될 부류다. 어느 나라에나 이런 존재들이 있기 마련이지만 그들이 일반인의 세계로 넘어오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사채로 인해, 건설-유흥업소 사업권 다툼때문에, 신도시-뉴타운 재개발 현장에서, 철거민 주거지 철거현장에서, 도박현장에서, 그들과 잘못된 결혼생활이 진행되는 가정 내에서 조폭들에게 맞고 죽임을 당하며 시달리고 있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조폭'이란 존재가 그저 웃음으로 넘길 일이 아니라는 걸 알아야 한다. 그래서 개그 프로그램에 조폭 소재로 웃기려는 사람들이 달갑지 않다. 조폭을 비판하거나 조롱하는 역할도 하지 못한다. 영화 역시 마찬가지다. 대한민국에서 조폭은 버젓이 일반인들 사이에서 기생하며 일반인들의 피와 땀을 빨아먹고 사는 흡혈인간들이지만 그들을 다루고 대하는 방식은 미화(美化)일색인 경우가 많다. 연예인과 조폭이 오늘의 일 뿐만은 아닌 걸로 알고 있지만 절대로 일반인의 세계로 넘어와서는 안된다. 이번 사태의 경중을 제대로 생각해 본다면 이혁재는 본인의 취사를 분명히 해야 한다.

 

이혁재 뿐만이 아니다. 개그맨 김준호도 TV에서 걸핏하면 아는 '조폭 형님'을 거들먹 거리며 개그 소재로 삼고 있다. 많은 연예인들이 밤무대에서 활동하는 걸 생각하면 조폭과 형님동생 하는 연예인이 적지 않을 것이다. 기획사 사장 중에도 꽤 될 거고 매니저 중에도 꽤 될 것이다. 대한민국 운동선수-특히 과거 운동선수가 어떤 사람인지를 생각해 본다면 잘 나가는 K모씨 역시 그럴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스스로 잘 컨트롤을 하고 있는 것 같다. 현실이 그렇다며 변명하는 것조차 안 된다. 만약 관계를 청산하지 못하거나 청산할 수 없다면 스스로가 '연예인'의 굴레를 벗는 게 가장 좋지 않을까.

 

그 어떤 이유와 변명을 하더라도 조폭을 대동한 이혁재 폭행사건은 심각하고 우려스럽다.

댓글 6개:

  1. trackback from: 이혁재-김현중 논란이 커진이유? `눈가리고 아웅`
    최근 구설에 오른 이혁재와 김현중이 말 바꾸기와 눈 가리고 아웅하기식 대응으로 된서리를 맞았다. 김현중은 18일 오후 전두환 전 대통령의 팔순연에 참석했다. 연합뉴스는 전 전대통령 팔순연 보도에 이 사실을 짧게 언급했고 이 보도직후 소속사 관계자는 다른 매체를 통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결국 참석 여부에 대한 엇갈린 보도가 오보 소동을 낳았고 소속사는 다음날 보도자료를 통해 참석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참석 배경을 해명했다. 김현중 본인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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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이번 사건에 이혁재가 조폭을 대동했다는 기사 내용은 없는 거 같은데요?

    강병규 사건이랑 헷갈리신거 아닌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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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이런 - 2010/01/25 21:03
    제가 처음 본 기사에는 있었는데 나중에 경찰이 잘못 보도된 거라고 해명을 했다더군요. 기자들이 모두 잘못된 보도를 했거나 추후에 조폭관련 이야기는 빼도록 합의가 되었거나 그랬겠죠. 그런데 나중에 나온 기사를 보니 조폭이 손을 쓰지 않았지만 조폭과 함께 있었다는 내용은 있던데요. 조폭이 직접 폭력을 쓰지 않아도 조폭을 대동했거나 함께 자리를 했다는 것만으로도 문제가 심각하다는 생각입니다. 일반인들은 누군가가 조폭과 연결되어있다는 얘기만 들어도 겁에 질리기 마련이거든요. 강병규 역시 조폭과 연루되어 있었다면 쉽게 넘어갈 문제는 아닌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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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비밀 댓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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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Anonymous - 2010/01/26 02:12
    네, 잘 해결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런 일들이 반면교사의 기회가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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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trackback from: 이혁재 사건을 보면서 관상에 대한 단상
    오래전 미모와 몸매에 꽤나 신경 쓰는 친구가 있었는데 날씬한데도 불구하고 얼굴이 좀 동근 편이라 언제나 자신이 통통하다고 생각했나보다. 162cm에 49킬로 나가는데 3~4킬로 뺀다고 단식원에 들어갔다가 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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