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 14일 목요일

판타지 드라마 히어로

'히어로'가 막을 내렸다. 현 시대와 맞물려 여러 생각을 하게 하는 드라마였다. 너무 노골적이어서 좀 낯 뜨거운 점도 있었지만 오히려 통쾌한 점도 있었고 정공법으로 밀고 나갔다. 상징적이라고 말하기도 민망할 정도의 은유와 직설적 화법들이 가득 찬 드라마였지만 가슴 뜨거워지는 몇 몇 장면들과 말하고자 한 바를 놓치지 않고 말하는 착한 드라마였다.

히어로가 판타지 드라마라고 생각하게 된 이유는 최종회 마지막 자막 때문이었다. 마지막 용덕일보로 사용되던 집이 보여지다가 용덕일보 간판이 사라지면서 자막이 떴다.

"용덕일보를 찾습니다"

대한민국에 존재하지 않는 언론, 기자, 정의를 가진 용덕일보. 그 자막 때문에 여태까지 드라마를 통해 봤던 내용들이 일장춘몽처럼 느껴졌고 문득 주위를 둘러보게 된다. 히어로가 판타지로 느껴지는 슬픈 현실.

물론 정의로운 지방의 작은 신문사도 있을 것이고 주류 언론들 속에 진정한 기자정신을 실천하고 있는 기자들도 있을 것이다. 꾸준히 계란으로 바위를 치고 있는 소수의 참언론 종사자들이 있지만 그 힘이 너무 미약해서 보이지 않는 것 뿐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용덕일보가 더더욱 판타지처럼 느껴지는게 아닌가 싶다.

히어로의 마지막 자막이 전하고자 했던 이야기는 "진정한 언론을 찾습니다"거나 "진정한 언론 만들기에 동참합시다" 정도가 아닐까. '양심'이 명(命)하는 대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참언론, 진짜기자. 대한민국의 민주화가 되건 되지 않건 사회, 국가라는 시스템이 존재하는 한 영원히 필요한 존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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