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8월 16일 수요일

복고(復古), 현상유지, 혁신 중에 뭘 주장할까.

옛날 위세가 당당했던 사람은 복고(復古)를 주장하고,
지금 위세가 당당했던 사람은 현상유지를 주장하고,
아직 행세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은 혁신을 주장한다.
- 루쉰

복고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도처에 널렸다. 물론, 대부분 한 자리씩 꿰차고 앉았던 사람들이겠지. 지금은 그 위세가 예전만 못해 자꾸 옛날 생각날 테니 과거가 좋다고들 궁시렁대고 있겠지. (현재가 좋지 않으니) 그런 사람들에 편승해 과거가 더 좋았을 거라고 추측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 현재를 어떻게 살아낼 것인지 생각조차도 하지 않는 패배자들이다. 과거는 돌아가기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라 현재를 더 잘 살아내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나 이제 돌아갈래"라고 외쳐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으면 박하사탕도 제대로 못 먹었던 영호씨는 이미 "과거로 돌아가" 다시 사람다운 삶을 살았을 것이다. 이 역시 현재를 잘 살아보려는 몸부림에서 그런 것이지 그런 반성조차 없는 과거로의 회귀는 볼쌍 사납다.

현상유지를 하고 싶어하는 이들도 서로 더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아귀다툼을 벌인다. "이제 그만~"이라고 이야기 해봐도 뽀동한 텔레토이 어린 것들이 뭘 아냐고 혼을 내기 바쁘다. 그만큼 해 쳐드셨으면 만족할 줄도 알아야 하건만, 벌써 강산이 몇 번은 변했을 시간동안 권력을 쥐고 흔들면서 좋은 상황은 한 번도 만들지 못하고서도 다시 또 번쩍거리는 권좌가 그립다고 아우성이다. 현상유지도 모자라 복고까지 주장하며 벼룩의 간을 빼먹을 태세로 눈들이 뻘겋다.

지금 어떻게 몸부림을 쳐봐도 달라지지 않는 현실 때문에 부득이 시위를 하고 항거를 하는 사람들도 있긴 하지만 그 중에는 제대로 행세하고 싶어 "갈아보자"고 선동하는 자들도 있다. 정말 제대로 된 삶을 위해 시스템을 흔들어 보려는 게 아니라 "너는 해 먹었는데 나라고 못 해먹으란 법 있느냐"며 뗑깡을 부리는 부류들. 정말 지리한 현실과 투쟁하는 이들을 자신의 안락한 삶을 위해 도구로써 이용하는 부류들. 그러고 나서 앉는 "높은 자리"는 과연 편안할까. 그들이 구구절절 입에 달고 있는 건 '혁신'이 아니다.

그러고 보니 복고나 현상유지나 혁신 모두 "한 자리, 한 껀" 해먹고 싶은 이기심, 욕심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은 듯 싶다. 물론 이리보면 이렇게 보이고 저리보면 저렇게 보이는 게 루쉰 글 행간 속에 숨겨진 재미고 의미다. 자신들이 주장하는 바가 그리 나쁜 의도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고 부득부득 우길 수도 있다. 그래 우겨라. 우겨도 진실은 변하지 않는 법이다. 우겨서 진실이 될 것 같았으면 여전히 천동설을 믿고 있어야 했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마녀로 몰려 화형을 당하고 있어야 하는 법. 많은 성자, 선지자들이 사람의 마음과 정신상태에 대해 이야기를 했던 건 다 이유가 있다. 근본을 치유하지 못하면 결코 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뿌리가 아닌 가지에 나와있는 문제를 해결하면 옆에서 새로운 가지가 치고 올라오며 또 다른 문제를 만들어 낸다. 악순환의 연결고리를 끊는 방법은 썩은 뿌리를 도려내는 것이다. 자신은 하나도 다치지 않고 아프지 않길 원하며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건 극히 이기적인 생각이다. 뿌리를 도려낼 때는 늘 아픔을 동반하는 법이고 그 아픔을 견뎌내고 잘 치유해야만 비로소 문제 해결에 다다를 수 있다.

"아직 행세를 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말 중에 "행세"가 정확이 무엇을 지칭하는 지 알듯 모를 듯 하지만 내가 바라는 최소한은 사람사는 이치에 어긋나지 않고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시스템과 삶의 방식이다. 그게 무엇이냐고 세세하게 물어봐야 나도 계속 풀어가고 알아가는 중이니 쉽게 몇 마디로 답을 낼 수는 없겠고 함께 찾아가고 공부해 가면 좋겠다.


이 때문에 글을 적은 건 아니지만 문득 생각이 나 첨언하자면, "친일파(어떤 블로그가 말한 반역자가 더 맞을 듯)" 재산 환수를 위한 조사를 착수했다고 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제대로 청산을 했으면 하는 바램 뿐이다. 불합리한 일들이 도처에 벌어지고 있으면서도 눈가리고 아웅하는 일에 너무 익숙하다. 뒷 목이 저리도록 켕기는 게 없는 사람 중에도, 당당하고 떳떳한 사람 중에도 쉽게 눈을 감고, 귀를 막고, 입을 닫는 게 익숙한 사람들이 많다. 나중에 어떤 댓가를 받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일까?(설마...) 그런데 결코 떨어지지 않을 떡고물에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사는 건 나중에 혈압 올라 병 얻기 딱 쉽상이다. 건강은 미리 챙기는 게 좋겠다. 오히려 댓가를 바라는 거라면 제대로 듣고, 바르게 보고, 소신껏 말하고 사는 게 훨씬 빠르고 게다가 건강에도 좋다.

댓글 2개:

  1. 글 잘 읽었네.

    어딘가에 잘 있는것 같군.

    연락이나 하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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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영덕 - 2006/08/17 11:36
    앗, 형님... :)

    그러게요. 오랫동안 연락도 못 드렸네요.

    상황봐서, 놀러갈 수 있게 되길...바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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