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8월 17일 목요일

봉준호, 우라사와 나오키의 만남. 이런~ 너무 부럽다;;;

한국에 있지 않기에 '괴물'을 볼 수 없는 이 아쉬움은 '불법 DVD 천국'에서 DVD가 하루빨리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살살 달래고 있다. 극장에서 보지 못하게 된 절망적 상황은 이제 다시 어떻게 되돌려 보지도 못하게 되었고 그저 DVD가 어떻게든 빨리 출시되기 만을 기다리고 있다. 인터넷을 돌다 보면 여기저기 괴물 스포일러로 가득하지만 그것마저 눈 감고 넘기기엔 너무 유혹이 강해 별 수 없이 조금씩 보긴 했었다. 하지만, 직접 볼 때는 싸그리 다 잊고 봐주마.

어쨌든 봉준호, 괴물에 대한 평가가 어떻든 난 봉준호 감독을 좋아하고, 그의 영화를 사랑하기 때문에 이번 괴물에 대한 여러 정보들은 내게 진수성찬과 같았다. 아직 영화를 보지 않았음에도 마음은 이미 두근거리고 있을 정도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지만, 실망해도 좋다, 일단 좀 보기라도 했으면 좋겠다.

그러던 중 한 포털 사이트를 통해 접하게 된 글이 있었으니... 바로 "<괴물>의 봉준호, <20세기소년> <몬스터>의 우라사와 나오키를 만나다"라는 내용이다. 아니, 이런...!!! 봉준호, 너무 부럽다. 우라사와 나오키를 만나다니. <야와라>, <마스터 키튼>, <해피>를 비롯해 <몬스터>, <20세기소년>과 같은 엄청난 걸작을 그려낸 우라사와 나오키를 만나다니!!! 그저 부러움에 멍하니 글을 읽을 수 밖에 없었다.

우라사와 나오키의 다른 만화들도 충분히 걸작이지만 특히 <몬스터>에 빠져 몇 번을 반복해서 읽고, 심지어 그 안에 소개된 몬스터와 관련된 짧은 동화는 애니메이션으로 그대로 재현해보려고 생각도 했었다. 엄청난 인물들의 얽힌 관계를 아주 부드럽고 때론 역동적으로 그려나가는 그의 재능에 감탄하고 또 감탄했었다. 몬스터 요한의 슬픈 미소와 닥터 덴마의 맑은 눈동자, 뿐만 아니라 수 많은 사람들의 사연, 슬픔과 아픔, 행복의 경로를 쫓아가며 숨이 멎기도 하고 심장이 터질 듯 두근거리기도 했던 기억은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게다가 <20세기소년>의 어마어마한 스케일과 상상조차 할 수 없는 풍부한 상상력, 인물들의 섬세한 심리묘사, 게다가 내 어릴 적 단면도 슬쩍 엿볼 수 있게 하는 추억의 장면들 그리고 과거와 현재, 근미래를 자유롭게 왕래하며 풀어내면서도 어긋남이 없는 톱니바퀴처럼 부드럽게 들어맞는 이야기는 단숨에 그 속에 빠져들기 충분했고 켄지 일당을 행적을 쫓아가며 숨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단숨에 읽어내려갔던 기억이 생생하다.(아직 완결이 되지 않았지만 곧 볼 수 있겠지) 한 동안 '20세기소년'이라는 아이디를 사용하기도 했을 정도였으니 내게 <20세기소년>은 어떤 만화하고도 비교할 수 없는 대단한 작품이 되고 말았다. 새로 시작한 연재 <플루토>는 1편만 봤는데 아~ 또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그런 만화들을 그려 낸 우라사와 나오키를 만나다니!!! (아니! 봉준호를 만나다니!!! 이렇게 말해야 하는 걸까?-_-;;;)

그래, 유명해지고 볼 일이다.-_-; 그 둘의 만남이 무척 부럽지만 지금의 내 처지를 돌아보며 깊은 상념에 잠기기도 하고 불끈불끈 샘솟는 뜨거움을 느끼기도 한다. 그들의 대화를 읽으며, 보며 순간 몇 가지 아이디어가 스쳐지나가기도 하고 다시 마음을 다잡아 보기도 한다.

두 사람, 서로의 공통점을 발견하고 다른 점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는 게 참 보기 좋다. 언젠가 만약 우라사와 나오키가 만화를 그리고 봉준호가 영화로 촬영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면 현재 나와있는 만화 중 <몬스터>나 <20세기소년>을 봉준호가 영화로 만들어도 좋겠다는 생각. <몬스터>는 미국에서 이미 판권을 사서 영화로 제작한다고 하니 그렇담 <20세기소년>을 봉준호가 만들면 어떨까. 스케일이 크니 반지의 제왕처럼 시리즈로 쭈욱~... 잘 뽑아낼 것만 같다.

그들의 만남이 심히 부러운 새벽, 그저 가슴만 두근거릴 뿐.

쳇, 암튼 많이 부럽다.;;;


봉준호, 우라사와 나오키의 만남 - 텍스트로 읽기
봉준호, 우라사와 나오키의 만남 - 동영상으로 보기

댓글 8개:

  1. 아무래도 둘이 거의 비슷한 시간에 링크를 발견했나 보네. 나도 새벽에 봤는데. 흐.

    1. 알겠지만 지나친 기대는 실망을 부르니 너무 많이 하지 말고, 2. 우라사와 나오키를 만나서 그림에 싸인까지 받다니! 정말 성공하고 볼 일. 3. 20세기소년은 도대체 언제 완결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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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써머즈 - 2006/08/17 11:07
    그런가 봐. 나도 글 다 써놓고 니쪽 둘러보고 있는데 발견했어.ㅎ



    1. 실망도 좋으니 보기라도 했음 좋겠다, 2. 뭐, 싸인이야...ㅎ 봉감독이 직접 콘티를 그리고 그걸 우라사와에게 건넬정도였다면... 윽, 정말 대단해. 3. 근데, 난 아직 몇 권 덜 봤단 말이지...;;;



    플루토도 많이 기대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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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Jumpkarma님의 상기 포스트가 미디어몹 헤드라인에 등록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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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미디어몹 - 2006/08/17 17:27
    허허,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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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괴물 꼭 봐~

    괴물로써의 영화가 아닌

    그 안에 담긴 블랙유머가 장난이 아냐~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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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버미 - 2006/08/17 19:23
    내가 봉감독 그 유머를 좋아하지.ㅎㅎ

    잘 지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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