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9월 28일 금요일

예술'계'??...

수사팀의 한 관계자는 “신 씨가 변 전 실장의 도움 없이 기업체를 찾아갔다면 그 기업에서 일개 큐레이터를 쳐다보기나 했겠느냐”라고 말했다.... 대부분 유명 미술관의 관장은 재벌가의 안주인이 맡고 있고...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미술관이) 큐레이터 선발부터가 엉망인데, (기업 후원금 횡령 등) 도덕성은 기대하기도 힘들지 않겠느냐”고 비판...

인터넷 신문기사를 검색하다가 보게 된 내용들이다. 기업은 일개 큐레이터의 기획력이든 능력이든 상관없이 쳐다보지도 않는다. 결국 권력에 휘둘리거나 타협하는 정도가 되어야 겨우 쳐다볼 정도다. 일개 큐레이터는 권력을 등에 없었으니 보이는 게 없었을 테고 그런 기회를 이용해 자신의 욕망을 충족했을 것이다. 한국에서 순수미술이던 뭐든 미술, 예술 한다는 사람들은 다 아는 것 아닌가? 한 번쯤 들어봤을 미술계의 고질병. 썩어 문드러져 가도 어느 하나 개선해보려고 하지 않는 고질병. 그림으로, 재능으로, 능력으로 평가받고 담론을 형성하고 비판발전해가는 게 아니라 권력의 끈을 잡고 권력의 입을 빌어 권력의 하수인이 되거나 권력을 희롱해 등치는 사람들이 어디 한 둘이겠나. 큐레이터 선발이 엉망이란 건 미술관 관장들이 엉망이란 것이고 그저 그들만의 테두리 안에서 북치고 장구치며 자신의 그늘 아래서 충성하는 심복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는 것 아닌가. 그건 미술'관' 뿐만이 아니라 대학은 더 엉망이란 얘기를 수 없이 들었고 미술'계' 역시 그렇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허위사실 유포 정도라고 하면 할 말 없지만... 다 알면서 쉬쉬하고 있는 건 모두가 지켜야 할 불문율이기 때문이다. 얽히고 섥힌 그물망에서 혹은 양심의 폭 안에서 100% 자유로운 사람보다 그렇지 못한 이들이 더 우세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의식을 갖고 작품활동을 하며 예술인으로 사는 사람들도 많이 있지만 그들과 달리 예술이 미술이 권력으로 치환되고 돈으로 환산되는 세계에 사는 사람들은 결코 그 수렁을 벗어날 생각도 없거니와 오히려 보다 더 끈끈한 유대관계를 형성해서 자신의 밥그릇을 돈독히 해나갈 뿐이다. 자신의 밥그릇 지키는 건 나쁜 게 아니다.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정당한 방법을 부정하고 자신들만의 룰을 만들어 영속시키고자 하는 게 문제다. 사회는 결코 평등해질 수 없겠지만 권력과 권위가 평등을 집어 삼키고 있는 한 피해를 보는 건 늘 평범한 인민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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