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9월 3일 월요일

가을

가을이 소리도 없이 성큼 코 앞에 섰다. 한 여름 무더위에 흐느적 녹아내리던 마음이 주춤하며 긴장하는 듯 하다. 삶이 보다 풍요로워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기 전에 내 삶이 좀 더 뜨거워지고 세 치 앞 정도는 내다볼 수 있었으면 했다. 모든 감성이 소름처럼 일어서지만 마음은 한 없이 깊어지는 그런 날들이 많아질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가을을 향해 악수를 청했다. 사뭇 비장하게. 그리고 가슴은 열어 두었다. 한동안 불어가지 못한 바람이 구석구석 휘감고 가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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