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처음 왔을 땐 전화가 없는 게 그리 불편하지 않다가
친구들 찾아서 같이 밥 먹고 술 먹으며 얘기하며 중국어를 배우 요량으로 핸드폰을 산 이후론
핸드폰이 무척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사실 중국에 사는 많은 유학생들은 한국에서 핸드폰을 쓰다가 쓰지 않으니 너무 편하다고들 한다.
나도 그렇다. 그런데 일이 없을 경우엔 그렇다.
일이 있거나 할 때는 핸드폰이 없다는 건 지금의 생활에선 너무나 불편할 따름이다.
어쩌면 누군가와 소통하고 싶어하는 내 본능, 혹은 습관-버릇 때문에
핸드폰이 필요하다고 느끼는지도 모르겠다.
마음은 늘 아무도 없는 곳에 가서 마음 수양하며 자연과 더불어 살고 싶다고 요동치고 있으면서도
내 몸은, 내 삶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곳에 머무니 더더욱 그럴지도 모를 일이다.
누군가와의 소통의 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잠재적 외로움을 달래주는 수단이기도 하겠지만
그만큼 네트워크의 확장이 일어나는 일이니 보다 많은 배움과 깨달음 속에 사는 걸지도 모르겠다.
결국 내가 하는 애니메이션이란 일도 나의 내재된 생각을 표출하는 수단임과 동시에
여러 사람(혹은 존재)과의 살아있는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과정일지도...
'필요'와 '수단' 그리고 '목적'과 '의의'의 사이에서 평형을 잡는 일...
앞으로도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해야 할 나의 몫.
어쨌든 큰 누이에게 핸드폰을 빌려 다시 중국에 돌아갈 때까지 사용해야 한다.
전에 들어왔을 때도 그랬는데 핸드폰 요금이 많이 나왔다고 한 소리 들었다.
요금 절약하며 유용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강구해야지.
그러면 누이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소리' 들을까?
'수단'을 확보하면 잘 '활용'하고 잘 '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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